봄날 -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출판사:반비)
'성매매 여성들이나 그걸 사는 남자들이나 똑같은 거 아니야? 성매매 여성들이랑 왜 연대해야 돼? 여성 인권 하락에 일조하는 사람들인데.'
이 책은 당신이 성'착취' 여성에게 가졌던 모든 고정관념을 바꿔줄 성착취 피해자 여성의 에세이.
나는 어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 여자아이. 나이는 18살. 부모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학업에 열중해야 할 나이인 내게 학업을 그만두고 직업을 가지라 했어. 나는 코피를 쏟으며 자야 할 잠을 자지 않고, 말 그대로 피가 쏟아질 정도의 힘을 들여 부모에게 돈을 갖다 바쳤지. 그걸로는 부족했나. 내 부모는 영 내키지 않는 듯 보여.
친구 중 하나가 내게 우연히 별거 아닌 일처럼 '그 일'을 추천했어. 그냥 웃다가만 오면 된대. 별일 아닌데 돈이 꽤 된다고 한 번 같이 해보지 않겠냐더라. 돈이 돼? 나는 그냥 나쁠 거 없겠지 싶어 따라갔을 뿐이야. 친구를 따라 '그 일'을 하러 갔고, 거기 있던 어른들은 웃고만 있으면 된다고 했어. 나는 정말 그냥 웃기만 했는데 예상 외로 그 어른들이 준 돈이 꽤나 짭짤하더라. 나는 내가 받은 돈을 어디에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부모에게 갖다 바쳤어. 부모가 웃는 모습을 꽤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왠지 결심이 서는걸. 아아. 이 일을 시작해야겠다.
하지만 그 어른들이란 인간들, 정말 착한 사람들인지 모르겠어. 왜 비싼 옷과 비싼 화장품을 강매시키고, 버스 타는 여자들은 품격 떨어진다며 무조건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는 거야? 알고 보니 그들이 강매시킨 원피스는 500만원 대였고 택시비나 화장품비나 내 '품격비'라는 것들이 고스란히 내 빚으로 올라 앉은 거 있지? 그러고 갑자기 그들의 태도가 불친절해졌어. 좀 더 빨리 알았다면. 그들이 친절을 가장한 악마의 웃음으로 나를 꼬셔서, 빚이라는 족쇄를 내게 걸었다는걸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나는 생리를 해도 성착취 여성. 성병에 허리가 끊어질 거 같아도 남자들에게 나는 그저 성욕을 풀어줄 수단. 내 질에서 생리혈을 쏟아내도 나는 그것을 솜으로 틀어 막으며 그들의 무거운 몸뚱이와 성기를 받아내야 하는 한낱 인형.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한지 벌써 10년이네. 나름 열심히 돈을 벌었다고 생각했는데 수중에 돈은커녕 오히려 빚만 불어나있어. 어디에도 이런 나를 받아줄 곳이 없어. 심지어 가족조차도. 가족은 이 나이까지 직업이 없는 나를 한심하게 보고 있어. (가족은 내가 이 일을 하는걸 모르거든.) 그러니까 내 글을 보고 있는 너라도 날 이해해주겠니?
내 얘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이제부터는 이런 나를, 성매매 여성이 아니라 성착취 여성이라고 불러주겠어?
알지는 모르겠지만, 성매매라는 단어가 남자의 가해 사실을 덜어주는 단어라고 해. 너 내가 아직도 성을 판매하는 사람으로 보이니? 그렇다면 한 가지 알아줄래?
나는 10년동안 단 한 순간도, 이 일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던 적이 없었어.
(에세이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단편 소설집 - 감겨진 눈 아래에 (출판사:황금가지)
이 책은 페미니즘이 대두되고 나온 비교적 최근 소설집이야. 그래서인지 주인공들은 모조리 여성으로 구성되어있지. 다른 단편들도 너무 좋았지만 기억나는 건 무엇보다 이 소설집의 제목인 '감겨진 눈 아래에'라는 소설이야.
'감겨진 눈 아래에'는 몇십 년 후의 대한민국 사회를 그리고 있어. 이 대한민국은 디스토피아야. 여성들에게는 말이지. 남성들에게는 어쩌면 유토피아일지도 모르겠네. (씨발)
이 소설의 화자는 외국에서 유학생으로 지내며, 명석한 두뇌를 가진 지식인으로서 활약 중인 한 여성이야.
어쩌다 보니 친해진 유학생 한국남자와 화상전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던 그 한국남자가 글쎄, 어느날 이 여성에게 폭언을 쏟아내고 사라져.
'너도 병역의 의무를 다 해야지! 여자라면 애를 낳아야지! 이 xxx 같은 xxx...'
그 한국남자는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한 걸까? 아이는 기계가 만들어낼 정도로 발전된 세상인데 말이야. 여성은 이제 애를 낳을 필요가 없는걸? 그리고 여성의 의무가 애를 낳는 것도 아닌데 왜 이래? 페미니즘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즘에 저런 말을 하는 인간이라니. 참 황당하기 그지없어. 그러다 이 여성은 문득 한국이란 나라가 궁금해져. 어느 시기를 거쳐서 지금 한국은 굉장히 폐쇄적으로 변했다던데, 한국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왜 여성들이 한국으로 여행을 가면 사라져서 돌아오지 않는거지?
친한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지만 심각한 표정의 교수님은 이 여성을 극구 말렸어. 한국을 조사하러 갔던 똑똑하고 유능했던 그 여자, 세계 여기저기서 주목할 정도로 꼭 필요한 인재였다던 그 여자, 한국으로 간 뒤로 연락 두절 된 것은 알고는 있느냐고. 그 교수님은 한국에 잠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어디에도 여성을 볼 수 없다고 했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여성들이 없다니?
호기심으로 무작정 가게 된 고국. 이 여성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글쎄. 큰일 난 것 같아. '검사'라고 하면서 왜 이 여성의 옷을 벗기는거야? 왜 이 여성의 질에 손가락을 넣고 휘젓는거지? 성경험은 있느냐고? 결혼은 했느냐고? 그러고 여성의 등급이 뭐? 몇 등급이라고?
씨발... 이런 좆같은 나라에 들어오다니. 이 여성은 과연 살아서 이 좆같은 나라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까?
오스카 와일드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출판사:열린책들)
나, 도리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 마치 한 떨기의 꽃처럼 청춘의 햇살을 받아 나는 아주 싱그럽지. 모두들 내 얼굴을 보고 감탄하고는 해. 어쩌면 저렇게 아름다울까? 하고. 갓 성인이 된 나는 평소처럼 아름다운 채로 살아가고 있었어.
그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내 아름다운 얼굴과 몸을 그리고 싶다는 화가의 청을 받아 그의 요구를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었는데, 그 화가의 친구가 어느날 화가의 방에 있는 거야. 문제의 그 남자야. 음. 나를 보고 정말 아름답다나.
그 남자는 내게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고, 나의 이 아름다움은 일시적일 뿐이라고 하면서 그밖의 여러 말들로 나를 현혹시켰어. 그의 이야기로 알게 된 세상은 내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더군.
나는 결국 타락했지. 아마 그때부터였을까.
화가가 선물한 내 초상화가 쎄하게 느껴지는 거 있지. 마치 거기에 내 영혼이라도 담겨있는 것 같아. 뭐지? 내가 나쁜 일을 할 때마다 초상화가 영악한 표정을 짓는 거 같기도 하고... 기분 탓인가?
근데, 초상화는 분명 이렇듯 변하고 있는데 나는 왜 40대가 된 지금까지도 주름 하나없이 젊은 얼굴인거지?
빌 브라이슨 -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출판사:21세기북스)
유럽에 가봤든 가지 않았든 유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그래봤자 유럽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흔한 기행문이겠지.'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야. 일단 이 털보 아저씨의 맛깔난 문체는 도저히 웃지 않을 수 없어. 유럽의 이곳저곳을 걸어나가는 이 털보 아저씨의 시선은 흔히들 알고 있는 멋진 곳보다 저 구석에 잘 보이지 않는, 유럽의 시궁창 냄새와 끔찍한 역사들에 닿곤 하지.
이런 기행문은 어쩌면 처음일지도 몰라. 하지만 걱정 마! 이 털보 아저씨가 친절하게 잘 안내해줄테니. 그의 안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유럽을 잘 여행해보도록 해.
조금 피곤할 수도 있겠다. 무작정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이미 유럽 한 바퀴를 돌고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고 있을거거든.
첫댓글 나 sf덕훈데 여성서사 sf 개좋다 헛헉 다른것도 뭔내용인지 궁금해 글 써줘서 고마워!!문체 즇은데??
헐 추천 너무 고마워 문체 좋잔아ㅜㅜ 도서관열면 다 빌려볼것.. 따냥고🧡
헉 글 공유 넘 고맙잔아!!!
완전 술술 읽히잔아 문체 좋잔아
첫번째 책부터 끌리네 ㅋㅋ 꼭 다 읽어볼게 담편도 기대하잔아😍
문체 넘 좋잔아!!! 영업 당했잔아.. 현생 다 때려치고 책만 읽고싶다...⸝⸝ʚ̴̶̷̆ ̯ʚ̴̶̷̆⸝⸝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이랑 감겨진 눈 아래에 꼭 읽어야지 추천글 너무너무 고맙잔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살래...문체 넘 좋잖아... 다음에 또 와줘... ㄹㅇ 싹 다 읽어보고싶음 최고잔아
와... 멋지잔아.... 고마워 (◞♥ꈍ∇ꈍ)◞♥
너무 좋잔아~!~!! 다 읽고싶어지잔아
따냥고..♥︎ 문체 좋아 ..!!!
50권이라니 .. 나도 책 더 많이 읽어야겠잔아 (ง •̀_•́)ง
북마크 하고 갈게!!
올해는 꼭 책 읽어야지 추천 고마워 따냥고!!!
허얼 니가 추천해준 책 다 재밌겠다 고마워 !!!! 읽어볼게
토비야 진자 고마워!! 무기력했는데 너가 추천한 책 다 읽고싶다
글 너무 잘 쓰잔아 다 읽어보고싶잔아!!
고맙잔아!!!
따냥고!!!!!!
따냥고!!! 추천 고맙잔아 문체도 넘 좋잔아 ㅎㅎㅎ
하앙 진짜 너무 좋잔아! 추천해줘서 고마워 냥희야❤️
와 책 추천 고마워 다 재밌어 보인다 꼭 읽어볼게 따냥고!
추천 고맙잔아ㅠㅠ
따냥고!!!
다 읽어볼께 따냥고!
따냥고 ❤️❤️❤️
다 너무 재밌어 보인다!! 잘 읽을게 따냥고❤
눈아 따냥고!!!
따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