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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바다 최고의 전망대, 마니산을 오르다.
1. 일자 : 2012. 9. 8 (토)
2. 장소 : 마니산(469m)
3. 행로 및 시간
[함허동천 주차장(09:50) -> (야영장) -> 계곡/능선 갈림(09:50) -> 팔각정(10:04)-> 능선안부(10:24) -> 전망 바위(10:39) -> 계곡 갈림(10:42, 참성단 1.2km) -> 계단 갈림(10:53, 정수사 0.7km) -> 정상(11:00) -> (바위능선, 칠선녀교) -> 참성단 중수비(11:24) -> 참성단(11:30) -> 바위 전망대(11:40) -> (중식) -> 참성단(11:55) -> 칠선녀교(12:04) -> 정상(12:23) -> 정수사 갈림(12:26) –> 암릉 전망대(12:34) -> 이정표(12:51, 정수사 0.4km) -> 정수사(13:04) -> 해병대비(13:13) ->(함허동천) -> 주차장(13:30)]
4. 동행 : 홀로
< 마니산 산행을 준비하며 >
마니산은 국내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 남단에 솟은 산이다. 으뜸이라는 뜻의 마리산이라도 불렸으며, 정상 능선에 위치한 참성단은 단군께 제(祭)를 올리던 곳이다. 서해 바다가 조망되는 능선 길이 이 산이 갖는 최고의 매력 포인트이다.
거의 5년 전인 2008년 새해 첫 날 몹시 추운 아침, 친구들과 함께 신년 산행으로 올랐던 곳이다. 당시는 화도에서 출발하여 단군로를 따라 능선으로 붙은 후, 서해바다를 보며 참성단으로 올라 계단로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산행을 했었다. 3시간 남짓의 짧은 산행이었으나 맑은 날씨에 바다 풍경이 너무 근사해 업된 기분에 평촌으로 돌아와 새해 첫 날부터 밤 늦게까지 술을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당시는 100대 명산을 목표로 하지 않았기에 짧은 기록만이 남겨져 있어, 새롭게 정보들을 모은다. 가장 가치가 있는 정보는 역시 장호 선생에게서 가져온다.“마니산은 산이라기보다는 바위둔덕이란 말이 차라리 걸맞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한양어구를 가로막는 강화도를 타고 앉아, 한반도 역사의 구비구비를 겪음으로써, 어느새 전설의 산, 호국 방패의 산으로 알려져 내려왔다. 높이만 가지고 말한다면, 기준 이하로밖에 치지 않을 수 없는 이 산을, 내가 굳이 따돌려 놓지 못한 까닭은 여기에 있다.” 물리적 높이로만 평가할 수 없는 역사적 가치를 가진 명산이라는 말이다.
마니산을 더욱 가치 있는 산으로 만드는 것은 함허동천의 존재인데, 이는 정수사를 중수한 함허대사의 이름에서 따 온 마니산의 유려한 계곡이다. 사진으로
보는 계곡은 와폭과 골짜기가 숲에 촉촉이 젖어 잠겨 있다.
< 2008. 1. 1 마니산에서의 추억 >
마지막으로 마니산이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반열에 오른 이유는 “단군 시조의 전설이 간직된 산으로 역사·문화적 가치 등을 고려하여 선정. 참성단(塹星壇), 함허동천, 삼랑산성이 있음. 또한 많은 보물을 보존하고 있는 정수사 및 전등사 등이 있으며, 성화를 채화하는 장소이기도 함” 이다. 산 자체의 멋 보다는 역사적 가치를 우선했다.
< 희망사항 >
강화도는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섬이다. 고려 고종 때 몽고의 침입으로 왕이 무려 49년간 피난했고, 충렬왕 때에는 거란의 침입 시 또 2년 대피했다. 조선조에 들어와서는 정묘호란 때 인조가 40일 피신했으며,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의 시발점이 된 곳이다. 특히 병인양요 시에는 정족산사고의 소장된 귀중한 문화재를 약탈당한 아픈 기억이 있으며, 조선이 멸망으로 가는 길에 굴욕적으로 일본과 맺은 강화도조약의 현장이기도 하다. 국민이 편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국가가 부강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든 정치인이든 기업이든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5년 전의 산행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볼이 얼 정도로 추운 날씨에 힘겹게 참성단에 올라 헬기장에서 코코아 한 잔 먹고 내려간 기억이 전부다. 물론 오르며 보았던 푸른 서해바다의 풍경은 최고였다. 오늘 코스는 지난번과는 반대편 함허동천에서 계곡을 따라 정상으로 올라 참성단을 왕복한 후 정수사를 거쳐 다시 함허동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참성단은 새해 첫날, 개천절 등 일년에 4번만 개방하니 안까지 들어 갈 수는 없어도, 근처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다. 내 다시 그곳에 올라 단군 할아버지의 기(氣)를 받고 내려와야겠다.
밤새 비가 내린다. 내일 아침 비가 그치고 밝은 태양이 솟아나기를 기원하며 토요일 밤을 맞는다.
(여기까지는 등산 전 준비사항을 기록한 것이고, 실제 산행은 이와는 달랐다.)
< 강화도 가는 길 >
밤새 바람이 매섭게 불었다. 새벽녘에 눈을 떠 창 밖을 본다. 다행히 비는 그친 것 같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길을 나선다. 외곽고속도로를 타다 강화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아파트 타운이 곳곳에 형성되어 있다. 새 도로에 들어서니 네비게이션이 순간적으로 먹통이 된다. 감으로 길을 새로 잡아 가는데 함허동천까지 거리와 소요시간이 조금 전보다 훨씬 늘어났다. 길을 잘못 든 것이다. 지난 주에 업그레이드 했는데 이리 낭패를 주다니 역시 M사가 하는 일은 미덥지가 못하다.
전등사를 지나 한참을 더 가서 함허동천 주차장이 도착했다. 시간은 9시 50분, 집 출발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주차장 바로 위 야영장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등산로로 접어든다. 날씨는 바람이 조금 불고 흐리지만 등산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다.
< 함허동천에서 참성단 >
도로를 따라 오르는 길 좌측은 야영장이다. 어제가 금요일이고 폭우 예보가 있었는데도 놀라울 정도로 많은 텐트가 계곡을 따라 늘어서 있다. 헉! 이란 말 밖에는 나오질 않는다. 주차장에서 10여분 걷자 이정표가 나타난다. 좌측은 계곡 길, 우측은 능선 길, 계획은 좌이었으나 발 길은 우로 향한다. 하는 수 없다. 발 길 닫는 데로 가 보자. 이것도 ‘휴리스틱(경험에 의한 판단)’의 일종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능선이 계곡보다 편하다는 선입견이 작용했다 하겠다. 도로 끝 지점에 팔각정이 나왔다. 위로 오르니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흐려 그리 만족스러운 경치는 아니었지만 높이 올라가면 바다를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잠시 후 만나는 이정표 ‘마니산(참성단) 2.2km’, 두 가지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참성단이 개방되었나? 참성단 전에 위치한 정상에 대한 언급은 왜 없을까? 일단 가 보자.
길가 풀을 누군가가 기계로 정리한데다 지난 태풍 때 떨어진 나뭇가지와 어제 밤 비바람을 견디지 못한 나뭇잎들이 뒤엉켜 숲은 어지럽고 지저분하다. 아무리 자연 그대로가 좋다지만 방치된 것은 흉물스럽다. 평범한 오르막 지능선 길이 한 동안 계속된다. 길은 한적하다. 고도를 조금씩 올릴수록 풍경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이 보이고 그 밑으로 계곡 물소리도 들린다.
아직까지는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어디로 연결될지 장담할 수가 없다. 10시 24분, 초록과 분홍의 원색으로 치장된 표지판을 보면서 마니산으로 향해 크게 돌아드는 능선길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좌측이 마니산이라면 우측은 초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일 것이다. 한참을 더 가야 함허동천 계곡 길과 만날 것이다.
< 야영장 팔각정 / 능선 갈림 길 >
지능선 안부를 지나며 길이 거칠어 진다. 거친 돌 길에 가끔씩 암릉도 나타난다. 대신 조망이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바다가 조금 더 가까워졌고, 지나온 사기리 마을도 눈에 들어온다. 계곡 길의 사정이 어떤지는 몰라도 능선 길로 올라 온 것은 잘된 선택이었다. 10시 35분과 40분 즈음에 전망이 기가 막힌 바위지대를 지난다. 고도는 300미터 수준이다. 제법 시원한 눈 맛이 느껴진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날씨가 흐림에서 점차 맑음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표가 나타난다. 능선로와 계곡로에서 각각 1.5km를 왔고 참성단까지는 1.2km가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곳이 계곡 갈림이다. 혹시 이쪽으로 하산 할 수도 있으므로 눈도장을
찍어둔다. 이후 10여분 평지 길과 바위 길이 번갈아 나타났다. 대세 오르막이지만 다이니믹하여 지겨울 겨를이 없다.
< 전망바위에서의 풍경 / 정상 전 계단 갈림 >
계단이 나타났다. 정상이 멀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한참을 오르는데 나무로 정성스레 만든 이정표가 보인다. 좌측으로 가면 정수사이며 거리는 07km, 참성단까지는 1km가 남았다 한다. 잠시 후 전망대가 나타난다. 중년 남자 두 분이 담소를 나누고 있길래 인사를 하고 사진을 부탁한다. 오전보다 시야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 계단 전망대에서 >
’114 계단’을 올라서자 암릉이 나타났다. 바로 마니산의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상 표지석이나 안내 글이 없다. 그저 또 하나의 바위전망대로 취급 받고 잇는 듯하다. 내려다 보는 경치는 연녹색과 연한 회색 일색이다. 그래도 파스텔 톤의 색의 조화는 멋지다.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암릉이 보이고 산 넘어 들녘, 그 넘어 바다가 넘실거린다. 산에서 바라보는 전형적인 우리네 바닷가 풍경이다.
참성단 방향으로 조금 더 올라가자 예전 정상 전망대가 있던 위치에 당도했다. 사진 설명이 있었던 입간판의 흔적이 예전 이곳이 마니산 정상 대접을 받던 시절을 추측하게 했다. 이곳까지 오면서 사람구경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이곳에 오니 특히 직장 단위의 산꾼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마도 인근에 워크삽을 오거나 경영층의 지시로 새벽 길을 나선 사람들일 것이다. 다행히 멋진 풍광에 산을 오른 모든 이들이 행복해 하고 있으니 이 역시 옳은 일이다.
< 정상 전망대 풍경 >
정상에서부터 참성단까지는 암릉 길이다. 가야 할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꽤 길어 보인다. 30분 정도는 소요될 듯 하다. 가는 방향의 능선 길과 좌측 바다의 풍경이 멋지다. 이리 풍광 좋은 바다 암릉 길도 흔치 않을 것이다. 통영 미륵산, 해남 달마산에 이어 연이은 황홀한 바다풍경이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마음 놓고 즐겨야겠다.
< 참성단 가는 길의 풍경 >
정상 능선에 서니 바람이 거세다, 엊그제까지 한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쳤는데 한기를 느낄 정도로 바람이 서늘하다. 비가 올까 하여 혹시나 하고 넣어가지고 온 바람막이가 유용하게 쓰인다. 칠선녀교라는 암릉 사이의 작은 다리를 지난다. 이곳 마니산에서 전국제전 성화 채화(採火)식 때 의식을 펼치는 선녀들의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한차례 내려앉았던 길은 참성단을 향해 다시 길게 뻗어 있다. 밧줄과 난간이 없으면 위험한 길이다. 아기자기한 암릉이 걷는 재미를 주고 있다. 바위 밑 길가에 웬 표지판이 서 있다. 참성단 중수비를 알리는 현판 옆에 마모된 글귀가 새겨진 바위가 있다. 조선 후기에 참성단을 개보수 하면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참성단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았다.
< 참성단에서의 풍경 >
옛 기억이 난다. 그때도 그랬지만 참성단 건너편 헬기장은 훌륭한 식당자리가 되어 주었고, 그곳에서 건너다 보이는 참성단은 그 거리만큼 신비롭다. 마니산 정상석을 대신하는 나무기둥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을 찍는다. 건너다 보이는 참성단에 사람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참성단은 개방되어 있나 보다. 기쁨 마음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 참성단에서 함허동천 >
참성단에 올랐다. 그간 숨어있던 햇살이 비춘다. 나의 방문을 축하해 주는 것 같아 좋았다. 제단에는 역사와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화강암들이 돌 이끼들을 벗삼아 솟아 있다. 제단 우측에는 마치 보호수 마냥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늠름하게 서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능선의 풍경은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난다. 단군의 존재가 비록 신화일지라도 우리민족에게 주는 정신적 영향력은 크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 나라의 중심이 이곳 섬으로 옮겨온 것은 단순히 바다를 건넌다는 군사적 목적만은 아니었으리라, 시조(始祖) 정신적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려는 바램이 보태어졌을 것이다.
시계를 본다. 11시 35분, 아직 이르다. 이대로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 가기는 무언가 아쉽다. 진행 방향으로 발 길을 이어가 본다. 예전에 없던 데크 길이 단군로 방향으로 이어져 있다. 호기심에 내쳐 길을 걷는다. 길에서 희미한 5년 전 겨울의 흔적을 느낀다. 인간의 오감 가운데 코가 가장 정직하다 한다. 다른 감각기관들은 의식의 집중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데 후각만큼은 무작위로 작동된다. 지금 내가 옛 기억을 더듬는 것은 시각과 더불어 후각의 영향이 크다. 분명 계절이 다른데 냄새의 여운이 남는 것은 특이한 느낌이다.
화도 방향으로 더 길을 가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전망 좋은 바위에 걸터 앉는다. 간식을 꺼내 먹으며 산과 바위를 조망한다. 건너편 암릉이 제법 험악해 보인다. 그 위로 사람이 보인다. 사진기를 누른다. 꽤 근사한 사진 한 장이 완성된다.
< 화도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 줄기 / 암릉과 사람이 있는 풍경 >
11시 50분 무렵,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다시 참성단으로 향한다. 올 때보다 걷는 걸음에 속도가 붙는다. 익숙한 것에서 오는 속도일 것이다. 다시 칠선녀교를 지난다. 차가운 바람이 인다. 이 자리 밑에 허공이 생겨 바람의 길목이 만들어지나 보다. 익숙한 풍경들이 반복된다. 바닷가 마을들의 모습들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독특하다. 특히 원색이 칠해진 지붕이 이채롭다.
< 마니산에서 본 바닷가 풍경 1 >
12시 20분 무렵 정상으로 돌아왔다. 바위 난간에 선 소나무 한 그루가 늠름히 서 있다. 모진 바람을 이겨내고 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미덥다. 내려보는 풍경, 해변가로 조수의 흐름이 감지된다. 바다도 주름이 지나 보다. 회색의 기운은 이제 흰 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 마니산에서 본 바닷가 풍경 2 >
114 계단을 내려서 정수사 방향으로 길을 튼다. 하산 길 초입은 예상외로 험하다. 비탈에다 물기가 많아 질다. 마치 눈 녹은 초봄 응달 길을 걷는 기분이다. 거친 산 어깨 길을 지나자 다시 암릉지대가 나타난다. 올려다 보는 정상으로 뻗은 풍경이 근사하다.
<올려다 본 정상 능선 / 정수사 대웅전 >
이후 정수사까지는 30여분이 더 소요되었다. 땅이 어지러운 숲 길을 지나, 함허동천의 계곡 상류 지대를 지나고서야 정수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수사는 예상대로 고즈넉한 숲에 위치한 그리 크지 않은 절이었다. 대웅전 좌측 언덕에 작은 석탑이 서 있다. 바라보는 눈이 잠시 평온을 느꼈다.
도로 길을 따라 걷다가, 함허동천 계곡 길로 접어든다. 계곡은 어제 밤 많은 비가 온 것을 감안하면 물이 그리 많지 않은 작은 계곡이다.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아니 어쩌면 이 계곡은 지류이고 본류는 좀 더 우측 편에 있겠다 하는 추측이 간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니 오전에 지나쳤던 야영장을 만난다. 3시간 40여분의 즐거운 여흥이 마무리 되어 간다.
< 에필로그 >
심리학 용어 중에 닻내림효과(Anchoring effect) 라는 것이 있다. 닻이 내린 곳에 배배 머물 듯 처음 입력된 정보가 닻으로 작용해 이후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간 것에서 익숙함을 느껴 그것의 지속성과 정합성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한다.
5년 전 추운 겨울날 아침의 경험이 오늘 산행의 닻이 되어 주었다. 길을 걷는 내내 지난 산행의 경험을 기준으로 오늘의 산행을 비교하려 했다. 이런 경우 대개가 지난 추억이 과장되게 마련인데, 오늘 마니산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가 근사했고 멋졌다. 걷기에 최적인 암릉 길도 좋았고, 그 길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는 더욱 좋았다. 지난해 7월부터 참성단이 상시 개방되어 고마웠고, 내가 역사에 현장에서 나라의 안녕을 기원할 수 있어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