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1회 여수인권영화제가 '인권 속의 영화, 영화 속의 인권'이란 주제로 24일 오후 6시 30분 여수청소년수련관에서 개막식을 갖고 사흘 동안 8개 작품을 상영한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등 여수지역 7개 시민·노동단체들이 공동 주관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후원으로 열리는 여수인권영화제는 여순사건 55주기에 맞물려 진행된다.
여수인권영화제는 24일 개막작 '6개의 시선(오후7시)'을 시작으로 '레드헌트 1((오후 9시)' △25일 '사라진 여성들(오후7시)', '밥·꽃·양(오후8시10분)' △26일 'IMF 한국 그 1년의 기록(오후3시)',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1(오후4시)', '월령공주(오후5시30분)', '볼링포 콜럼바인(오후8시)' 등을 상영한다. 특히 국내 판권이 없는 '사라진 여성들'은 미국에서 직수입해 상영되는 작품이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영일(46) 소장은 24일 "제1회 여수인권영화제는 공동·주관한 여수의 7개 시민·노동단체가 각 분야별로 추천한 영화들을 상영하게 된다"면서 "소외된 계층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인권 영화제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1회 여수인권영화제의 상영 작품 소개
개막작품인 '여섯 개의 시선'은 여균동, 정재은, 박광수, 임순례, 박진표, 박찬욱 등 여섯 명의 감독이 모여 '인권'이라는 주제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다.
임순례 감독의 '첫 번째 여행(상영시간 20분)'은 주인공 선경(출연 이설희)을 통해 상고 졸업반 여학생들을 통해 외모 지상주의와 그로 인한 폐해를 지적한다. 정재은 감독의 '두 번째 여행(상영시간 18분)'은 성 폭력범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균동 감독의 '세 번째 여행(상영시간 14분)'은 김문주라는 한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의 일상적인 사건, 감정, 기록을 열세편의 짧은 장면으로 구성한 영화다.
박진표 감독의 '네 번째 여행(상영시간 14분)'은 광적인 영어 열풍의 문제를 다룬 영화. 영어 발음을 위해 아이에게 설소대 수술을 시키는 부모세대들의 '자식사랑'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다큐멘터리로 보여준다. 박광수 감독의 '다섯 번째 여행(상영시간 12분)'은 주차 매표원인 여자와 주차하려는 운전자 두 사람의 언쟁을 통해 외모에 대한 편견이 일상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보여준다.
박찬욱 감독의 '여섯 번째 여행(상영시간 28분)'은 한국 정부에 의해 6년 4개월 동안 정신병원에 수감된 네팔 여인 '찬드라'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대한민국의 편견을 보여준다. 박 감독은 정신병원 수감 후 네팔로 돌아간 찬드라를 직접 만나 촬영했다.
▲ 미 '콜럼바인' 고교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을 다룬 영화 '볼링포콜럼바인'
ⓒ2003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조성봉 감독의 '레드헌트1(상영시간 67분)'은 1992년 북제주군에서 발견된 다랑쉬굴의 희생자에 관한 영화다. 제주 4·3항쟁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미군정보고서, 당시의 신문보도, 연구자들의 학술적 설명, 목격자의 인터뷰, 자료화면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이를 통해 제주 4·3항쟁이 미국의 한반도전략, 청산되지 못한 친일세력의 발호, 이승만 정권에 의한 세력재편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조 감독은 기록영화집단 하늬영상의 대표로서 제주4·3을 주제로 한 '레드헌트1편' 외에도 레드헌트 2편인 '국가범죄'와 정신대문제를 다룬 '보이는 어둠' 등을 제작하였으며 현재는 빨치산 이야기를 다룬 '진달래산천'을 제작 중에 있다.
'루데스 포르틸로' 감독의 '사라진 여성들(상영시간 75분)'의 공간은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 국경지역, Juarez에서는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납치, 강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1993년부터 최근까지 200명 이상의 여성들이 이 부근에서 사라진 후 숨진 채 발견되고 있지만, 이들은 정부 당국의 묵인 아래 어떠한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반복되는 악순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카메라는 살인자들의 주변환경과 피해자 가족의 공포를 마치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처럼 그려내면서, 글로벌 경제체제의 변방에 놓여 있는 여성 노동자의 인권이 정치, 경제적 권력에 의해서 어떻게 유린되는가를 고발한다.
멕시칸계 미국인으로 '포르틸로' 감독은 1960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78년 San Francisco Art Institute 졸업하였으며 79년부터 영화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하여,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정체성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여성감독들과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임인애, 서은주 감독의 '밥·꽃·양(상영시간 135분)'은 98년 정리해고를 둘러싼 울산 현대자동차노조 총파업이‘노사 277명 정리 해고안 합의’로 평화적으로 끝난 사건의 이면을 뒤집어보는 다큐멘터리다. 당시 주요 해고자들은 현대자동차 공장 안‘늙은 식당 아줌마’들이었다. 나이 많은 여성인데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극빈 가정의 실질 가장인 탓에‘밥주걱 부대’로 불리며 누구보다도 총파업에 열심히 참여했으나, 결국 노사 양쪽은 이들을 희생양으로 일반 남성 노동자의 정리해고를 막는다.
한때 마당극을 무대에 올렸던 임인애 감독은 89년부터 노동현장에서 붙박이로 지내왔다. 일터, 노동자문예창작단 등을 거치면서 파업지원 공연을 주로 해왔으며, 카메라를 들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 주로 노동조합 교육용 비디오, 방송용 시사물 제작 등을 맡아왔다. 서은주 감독은 '밥·꽃·양'과 소재가 동일한 '평행선'을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작가.
박종필 감독의 'IMF 한국 그 1년의 기록(상영시간 50분)'은 IMF 사태 이후 1998년 3월부터 서울역, 청량리역, 용산역 등지에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3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이다. 이들은 종래의 부랑자형 노숙자 와는 달리 실직에 따른 일시적인 노숙자 들이다. 이들이 거리로 나오게 됐다는 것은 경제적 파산 뿐 아니라 이미 가족간의 유대마저 파괴됐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장애인 이동권에 관한 영화 '버스를 타자'를 만든 감독으로 다큐멘터리 제작 전문 감독이다.
▲ 미국에서 직수입한 '사라진 여성들'
ⓒ2003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서울영상집단의 홍형숙 감독 작품인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상영시간 55분)'는 작은 학교 폐교정책에 반선 주민들의 교육주권 지키는 투쟁기이다. 경기도 가평 두밀리 주민들은 두밀학교 폐교 결정이 비민주적인 교육 행정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교육정책조차 경쟁력과 효율성을 가치 기준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의 본질이 작은 학교를 폐교시키고 만 것이다. 주민들은 스스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농한기의 짬을 빌어 데모도 해보고, 자신들이 만들어 가는 작지만 큰 민주주의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게 되는 것이다.
홍 감독은 다큐멘터리 감독, 이 작품으로 1996년 서울다큐멘터리영상제 대상을 수상하였다. 한국 정부로부터 '간첩’혐의를 받고 있다. 송두율 교수의 33년만의 귀국이 좌절되는 과정을 기록한 '경계도시'는 안기부 직원과 감독과의 대화를 몰래카메라로 찍은 부분이 삭제되지 않고 2002년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되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KBS의 일요스페셜에서 방영되어 널리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월령공주·상영시간 135분)'의 무대는 무로마치 시대. 부족들간의 권력 싸움에서 밀린 에미시족은 깊은 산 속에 부락을 이루고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에미시족의 용맹스런 소년 아시타카는 나물을 캐러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멧돼지 재앙신에게 쫓기게 된 마을 소녀들을 구하기 위해 멧돼지를 죽이는 바람에 저주를 받는다. 이 영화는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과 이를 막으려는 자연의 신과의 싸움을 다룬 줄거리로 환경운동 단체가 단골로 고루는 영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애니메이션 영화의 역사를 만들어 온 세계적인 감독. 30년 이상 애니메이션 길을 걸어오면서 이룩해놓은 업적과 후대에 끼친 영향은 너무나도 크며, 또한 세계 애니메이션 사 속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발전시켜 그 위상을 높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포콜럼바인(상영시간 120분)'의 시점은 99년 4월 20일. 농부는 농장 일하고, 선생은 수업하고, 대통령은 전쟁놀이에 열중하던 별다를 것 없는 미국의 아침. 콜로라도의 소년 '에릭'과 '딜란'은 볼링을 하러간 그날, 콜로라도 리틀톤의 콜럼바인 고교에서 끔찍한 총격사건이 벌어졌다. 평소 '트렌치코트 마피아'라고 자칭했던 에릭과 딜란이 900여발의 총알을 시원하게 날려, 학생 열 둘에 교사 한 명을 죽이고, 자기네들도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뉴욕의 인디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중에 한 사람. 대단히 논쟁적인 다큐멘터리 '로저와 나'로 명성이 높은 감독이다. 사회악을 고발하고, 기회주의적인 정치가를 지탄하며, 악덕 대기업의 횡포를 공격하는 비타협적인 정신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