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날의 斷想★
대보름입니다.
1년 중 가장 크고 훤하게 밝은 달이 뜨는 날!
실제 커지기야 하겠습니까만, 맘속으로는 한껏 부풀어 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 커진 달을 향해 만사형통하고 건강하게
해달라는 기원도 드려보고 싶습니다.
어릴 적 영문도 모른 채, 달님보고
소원 빈다며 고사리손 맞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불현듯 아무 조건 없이 그때로 돌아가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는
가망 없는 헛소망도 가져봅니다.
아, 참! 대보름날에는 달집태우기란 게 또 있었지요.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빛에 막걸리 한잔 걸친 풍물장이 아저씨의
번들거리던 눈빛도 생각나네요. 아,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그저 즐겁고 행복했었는데…!.
달집태우기는 요즘도 대표적인 민속놀이로 남아있지요.
아마 가까운 데 달집 태우는 대보름날 행사도 열릴걸요.
그곳에라도 가봐야겠어요. 해운대나 광안리 바닷가에서는
아마도 예년처럼 대형 달집태우기를 하겠지요.
시간 맞춰 나가봐야겠어요. 어지러운 세상의 온갖 이기심과 적대심,
그리고 원망과 미움들을, 거기다 요즘 한참 기승을 부린다는
신종바이러스마저도 몽땅 태워 없애버리는 건 어떨까요?
아마도 이런 생각은 철없이 즐겁기만 했던
그때로 돌아가 보고 싶은 반작용에서 일 것입니다.
그때는 먹을 것도, 아는 것도 없었어도, 엄청 행복하고 즐거웠었는데…,
왜 지금은 그렇지 않을까요? 그때보다는 분명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알기도 하는 데 말씀입니다. 재미도 훨씬 더 없잖아요?
설마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 아닐 텐데 말씀입니다.
그래서 뭐든 기원이라도 해 봐야겠어요.
오늘 하루가 다 가버리기 전에. 뭐가 뭔지도 모르고 어른 따라,
아니 친구 따라 휘영청 떠오른 달님에게 절도 하고 두 손을 모아 보기도 했던
옛 시절 그때처럼 말입니다.
혹시 압니까?
대보름 달님이 복덩어리, 건강 덩어리 같은 걸
뭉텅뭉텅 던져 주실는지…?
첫댓글 오늘 달집 태우는 곳을 한번 구경 갈려고 했는 데, 여기 김해에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행사가 취소됐네요. 기후도 많은 변화가 오고 전에 없던 병원균도 많이 생겨 모든 것이
우리 어릴 때 보던 것과 다른 세상이 되어 서글퍼 집니다.
대보름 날이면 낮에 부터 농네 청년들은 산에가서 솔가지를 베어다가 달집 만들 준비를 했지요.
어린 나는 괜히 달집태울 논에 나가 마냥 뛰어놀곤 하였는 데, 저녁 달이 동산에 오르면
꽹가리,징,장고,소고 등 농악놀이를 신나게 하곤 했지요. 그런데, 달도 옛날보다 일찍 떠는 것
같애요. 해넘어 가고 제법 어둑어둑 해서야 달이 떴다고 기억을 하는 데....아마 산골이라
산이 높아서 그랬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