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인천공항 4일째 파업사태 진짜 갑인 인천공항공사가 나서라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노조)는 지난 7일 원만한 협상을 위해 2주간 유보했던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2주를 기다렸지만 인천공항공사측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임금 문제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노조는 하청업체와 합의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고용과 임금 등 5개 조항은 진짜 갑인 인천공항공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사가 협상에 나오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사는 여전히 “노조원의 고용이나 처우에 관한 사항은 노조원의 사용자인 각 용역업체의 일로 공사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1월 12일 유엔산하 전문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라는 국제기구로부터 ‘노동존중경영상’을 받았다.
UNGC는 공사가 적극적인 대화와 협력에 바탕을 둔 노사 리더십을 통해 갈등과 대립에서 상생화합의 노사관계로 발전시키고, 협력사 직원에게도 교육시설을 확대 제공한 것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고 한다. 공사는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정립하고, 고용 및 업무에서 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한 우수기업을 뽑는 노동존중경영 부문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돼 이 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인천공항의 7천여 명 직원 중 비정규직이 6천여 명(87%)이 넘는 현실이고 비정규직을 통해 이윤내기에만 몰두하는 기업이다. 노조설립 이후 ‘비정규직 노조와는 절대 대화하지 않겠다’며 대화를 거부하는 소통부재의 기업이다. 파업이 4일째 접어들어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공사는 지난 11월 2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된 'CAPA 항공 어워즈 시상식에서 '올해의 공항상(International Airport of the Year 2013)'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을 받게 한 것은 누구였던가! 바로 여기에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 아니었겠는가! 이런 상을 받게 했던 노동자들이 파업까지 하면서 요구하는 사항에 귀 기울이지 않고, 사용자는 용역업체라고 하면서 발뺌만 하고 있을 것인가! 진짜 갑이 누구인지는 다 아는 사실이다.
노조는 양보할 것을 다 양보하고 최소한의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의 경우 근속수당 4만원을 2만원으로, 교통비 22만원 인상에서 3만원으로, 식대 10만원 인상에서 철회, 명절상여금 기본급의 50%에서 정액 20만원으로 대폭 수정해 요구하고 있다. 용역업체가 바뀔 때 전원 재고용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 무리한 요구인 것인가!
인천공항이 2005년부터 8년 연속 세계 최고 서비스 공항으로 선정되도록 애써왔던 노동자들에게 포상은 못할망정 ‘비정규직 노조와는 대화를 거부한다’는 일관된 논리로 진짜 갑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인가!
이미 공항에서는 안전사고가 발생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 소속 항공기와 탑승교가 접현하는 과정에서 항공기 표면을 탑승교가 긁고 지나가는 사고도 발생됐고, 탑승동 111번 게이트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비행기가 승객들을 내리고 탑승교를 분리시키는 과정에서 항공기 왼쪽 동체와 탑승교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교 체인이 손상되고 항공기 동체 하부가 30센티미터 정도 찌그러졌다. 승객들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공항공사 재량으로도 수용할 수 있는 사항을 방치하고 파업을 지속되도록 보고만 있는게 진짜 갑인 공항공사의 태도일 수는 없다. 8년 연속 세계 최고 서비스 공항의 위상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진짜 갑인 인천공항공사는 즉각 인천공항지역지부와 교섭에 임하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길 강력히 촉구한다.
인천공항이 인천에 있는 만큼 파업사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인천시도 적극적인 중재를 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3. 12. 10.
노동당 인천시당 대변인 이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