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강속구와 폭포수 처럼 떨어지는 커브볼은 보는 사람이나 던지는 사람에게 큰 만족감과 흥분을 가져다 주어 어린 투수들의 로망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유소년 야구선수들은 지도자의 가르침 또는 선수 본인의 의지로 패스트볼 다음으로 4~5학년 정도에 커브를 배우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패스트볼 다음으로 체인지업을 배울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유소년기의 팔 보호를 위함입니다.
대략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구종을 습득하는 순서가 다음과 같이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한국 : 페스트볼 -> 커브 -> 슬라이더 -> 체인지업
미국 : 페스트볼 -> 체인지업 -> 커브 -> 슬라이더
제가 아이가 어렸을 때 부터 캐치볼을 하면서 느낀점을 말씀드리면,
초등학교 저학년 또는 그 이전에는 손가락이 작아서 페스트볼 조차도 제대로 잡고 던질 수 없었습니다. 손이 작아서 페스트볼도 슬라이더 처럼 비스듬히 잡아서 던지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다섯 손가락으로 움켜지고 던지도록 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때 커브를 던지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손가락이 짧아서 제대로된 커브를 구사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체인지업 연마를 권했지만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강속구와 폭포수 커브를 원하는 아이에게는 너무 밋밋한 구종이라고 생각되서인지 배우기를 원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열심히 커브를 연마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아이가 팔꿈치가 아파서 1개월 정도 투구를 쉬면서 커브보다는 체인지업을 배우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체인지업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체인지업은 페스트볼과 동일한 투구폼으로 페스트볼 대비 10 ~ 15km/h 느린 속도를 갖는 구종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즉, 슬라이더나 커브와 같이 공에 강한 회전을 주어 공의 궤적을 바꾸는 변화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페스트볼에 비해 구속이 느리기 때문에 종방향 변화(낙차)가 생기고 공을 잡는 그립의 차이로 횡방향 변화가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페스트볼과 동일한 투구폼으로 구속차를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부분을 아이에게 이해시킨 이후에야 체인지업을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히 오랫동안 야구할 수 있도록 변화구 보다는 체인지업을 먼저 익히도록 지도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