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목회를 위한 인간실존의 이해와 목회상담/한재희 교수

I. 서언 일제치하와 6·25의 아픔을 이겨낸 한국 교회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눈물어린 기도와 성령 의 역사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21세기의 진입을 목전에 둔 한국 교회는 이제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위기와 도전을 맞고 있다. 우리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크고 많고 빠 른 것은 아름답고 가치가 있으며 작고 적은 것은 가치가 없고 추하다"는 산업사회의 물량주 의적 가치관이 어느 덧 교회와 목회자의 의식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20세기 후 반의 목회적 paradigm은 '경쟁목회'라는 말처럼 다른 지역교회보다 더 크고 멋진 예배당 건물과 더 많이 모이는 대형교회를 향한 양적인 성장지향위주의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었 다. 하나님께 드리는 그 자체로 순수해야될 예배와 찬양조차 교회성장을 위한 수단이 되어 버리고 더 나아가 전도와 선교, 설교까지도 진리의 전달이라는 본래적 순수성이 퇴색된 채 상품화된 가치논리에 장단이 맞추어지고 있는 모습에 교회 스스로 놀라고 있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오늘날 인간은 최첨단 산업사회의 전자기계와 정보문화의 지배적 영향 아래 놓여 있다. 이는 신속하고 정확함을 요구하는 기계주의적 인성과 진정한 인간관계를 상실한 비인격적 실리주의 가치관을 낳았으며 인간에게 정서적 목마름과 영적, 심리적 고통 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따라 성장모델의 목회적 paradigm이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성도 들은 교회에서 영적인 지도만이 아닌 심리적 치유와 돌봄을 요청하게 되었으며 참된 인격적 교제를 갈망하게 되었다. 또한 현대인의 긴장된 삶과 황폐화된 인간관계, 신앙의 갈등상황은 자연스럽게 목회자의 역할 중 상담의 비중을 높여주는 요인들이 되고 있다. 본 논고에서는 목회와 상담에 대한 관계성과 전인적 인간이해, 그리고 상담자로서의 목회자가 갖추어야 될 기본적 상담의 태도와 기술에 대하여 고찰해 보고자 한다. II. 21세기 목회와 상담 서언에서 언급했듯이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한국교회의 목회적 요구는 성장제일주의적 paradigm에서 돌봄과 지역사회 봉사라는 paradigm으로 그 방향을 바꾸고 있다. 이것은 시 대적 욕구와 상황 속에서 불가항력적으로 이루어지는 방향전환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미 많은 교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담세미나, 내적 치유세미나, 결혼 예비학교와 건강한 가족 만들기 또는 부부 성장 프로그램과 같은 가정사역, 기독교 장례문화세미나 혹은 기독 교 결혼예식 문화 세미나 등이 이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이제 상담목회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되었으며 대형교회에서는 상담전문부서를 설치하고 있다. 교회 내에서 성도들은 단순히 영적 지도만이 아니라 가정폭력과 부부문제, 고부간의 문제, 자녀들의 비행문제, 또는 우울증이나 강박증 같은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요소들을 해결 받 고 싶어하는 욕구를 드러내고 있으며,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신앙적 지도만이 아닌 치유(Healing), 지탱(Sustaining), 인도(Guiding), 화해(Reconciling)에 이르게끔 할 수 있는 전 인적 돌봄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더우기 21세기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회적 변화 가 예측되며 이에 따른 사회적 체제와 가치관 변화 적응해 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불 안과 정서적 고통이 더욱 심각해 질 것은 불 보듯 뻔한 현상이다. 이러한 21세기 교회의 현 실에서 목회자의 기능은 다양성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특별히 목회적 돌봄이나 상처 입은 영혼의 전인적 치유를 위한 상담적 기능이 필수적으로 대두된다. 목회자는 본인이 원하 든 원치 않든 하나님께로부터 위탁받은 상담자들이다. 따라서 목회상담을 수행해야 할 목회 자가 무엇보다도 목회와 상담과의 관계성 그리고 필요와 목표 등에 기초하여 목회상담을 이 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1. 목회와 상담의 관계성 목회라는 명칭은 하나님과 인간사이의 근본적인 관계를 표현해 주는 독특한 기독교 용어이 다. 목회를 가르키는 성경적 근거는 목자(The Shepherd) 와 목양(The Sheperding)의 개념 을 포함하고 있는 헬라어의 "포이맨(ποιμη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성구, 1980). 성 경 속에서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인도하고 먹이며 훈련시키시고 보호하시는 목자로서 (시편 23편),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역시 길을 잃어버린 양을 찾아 헤매이며 양을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아니하는 선한 목자(요10:11)로 표현되고 있다. 독일어에 '목회'란 젤조르게(Seelsorge)인데 이 말의 지닌 의미는 치료 또는 돌봄으로서 특 히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돌본다는 의미의 것이며 간호원이 환자를 돌본다는 뜻으로도 쓰여 지고 있었다 (정성구, 1980). Seelsorge는 '영혼(Seele)'라는 말과 '돌봄(Sorge)'라는 단어의 합성어이다. 이 단어의 뜻대로 살펴보면 목회는 곧 영혼을 돌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영혼이란 인간 속에 있는 영적인 것 뿐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대로 몸과 영혼, 그리고 정신이 하나가 된 인격적인 존재로서의 영혼을 의미한다. 따라서 목회는 인간의 영혼을 돌보아 주는 일인데 인간 속에 있는 영적인 관심뿐만 아니라 육체적(일시적), 도덕적(의지적), 영적(영원한 관심)인 차원이 하나가 된 전인(Whole man)으로서의 돌봄인 것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목회는 육체적 욕구나 도덕적 성장이 영적 인격형성과 함께 창조 적인 균형을 유지하도록 돌보아야 하는 것이다(Oden, 1986). 한편, 힐트너(Seward Hiltner)는 그의 저서 'Pastoral Theology'에서 목회의 신학적 원리를 목양에서 찾았다. 목양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교회가 목사들에 의하여 행해지 는 모든 일에 의하여 존재하는 교회실존의 원리로 신자 개개인의 지도는 물론 교육과 교회 의 건설, 행정 등의 전반을 의미하고, 두 번째는 더 중요한 의미로 도움을 요하는 가장 약하 고 작은 것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으로서 정의한다 (Hiltner, 1968). 따라서 광의적인 의미로 볼때 목회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종을 통하여 그의 백성을 소망과 진리의 빛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일 전반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협의적인 의미에서 목회는 성도 개개인의 영혼을 개인적으로 접근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구원하고 양육하며 전인적인 완성을 위한 목회적 배려로서의 돌봄이라고 그 본질을 정리할 수 있겠다. 상담이란 개인의 내면으로부터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으로서의 과정을 의미한다. 곧 어떤 개인의 자아가 성장하고 있는 것을 인식한다는 데에 상담의 근거가 있다 (Turnbull, 1979). 상담에 대한 몇몇 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면 로저스(Carl Rogers)는 명확하게 구성된 수용 적 관계에서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하고 새로운 방향을 향해서 적극적으로 걸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서 정의하고 있다 (Perterson & Nisenholz, 1995). 실존주의 상담가인 프랭클(V. E. Frankl)은 상담을 인간의 타고난 가능성을 깨닫고 삶의 진정한 의미 로 결단하는 능력을 고취시킴으로써 스스로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으로 보았다 (Frankl, 1983). 또한 죤슨(P. E. Johnson)은 상담이란 성장하는 책임감과 정서적 이해의 방 법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는 요구에서 생기는 반응적인 관계라고 말하였다 (Johnson, 1964). 이것은 상담에 있어서의 정서적 이해와 상호관계를 강조한 것이라고 하겠다. 인간의 문제를 하나님과의 관계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목회상담에 있어서의 경우에도 힐트 너(S. Hiltner)는 상담을 내담자 스스로의 결단과 깨달음을 돕는 기능으로서, 그리고 아담스 (J. Adams)는 내담자로 하여금 죄사함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서, 클라인벨(H. Clinebell)은 문제를 성장지향적으로 돕는 회복적 기능으로서 인간의 전인적 성장을 촉진시 키는 것으로 보았다. 콜린스(G. R. Collins)는 상담은 성장과 인간을 돕기 위한 한 방법으 로서 인격의 발달을 자극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서 개인들로 하여금 삶의 문제, 내적인 갈 등, 또 불안정한 정서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하 였다 (Collins, 1983). 이러한 면에서 볼 때 목회와 상담간에는 유사성이 있다고 하겠다. 즉 인간의 전인적 성장 과 회복을 위한 돌봄과 도움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힐트너는 상담을 목 회관계성에서 고찰하여 목회의 내용을 치료(healing), 지탱(sustaining), 인도(guiding)로 한 상담관계성을 통한 목회를 주장하였다 (Hiltner, 1968). 따라서 목회상담이란 상담을 목회적 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목회상담은 교회가 인 간의 요구에 적절하게 응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방편이며, 인간과 그들의 관계, 그리고 그들 의 집단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도구라고 이해할 수 있다 (Clinebell, 1985). 결론적으로 목회 상담은 단순한 상담의 차원을 넘어서서 영혼의 치료 또는 영혼의 구원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서 개개인에 대한 배려를 가지는 상담관계를 중요시하는 적극적인 의미로 이해되어야 할 것 이다. 2. 목회상담의 필요와 목표 목회상담은 교회봉사의 사명인 디아코니아(Diakonia)의 표현이지만 그것은 또한 복음을 전 하고 친교를 수립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클라인벨(Howard J. Clinebell)은 목회상담이 삶의 현실적 만남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스스로 소생할 수 있도록 하는 은혜의 화육 이 일어나는 한 장소하고 하였다 (Clinebell, 1987). 목회가 한 개인 개인에 대한 전인적인 돌봄이라면 목회에 있어서 상호간의 대화가 없이는 목회는 불가능한 것이다. 여기서 목회상 담의 필요성은 절실하다고 하겠다. 목회에 있어서도 상담과 정보를 통해서 영혼을 돌보며 복음을 선포하는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목회상담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개인적인 관계 속에서 사람들을 이끌려고 노력 하며 사람들이 먼저 예수의 제자가 되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자들이 되도록 도 우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Collins, 1983). 목회상담의 필 요와 중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황의영은 그의 저서 '목회상담원리'에서 첫째, 찾아 오는 교인들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며, 둘째, 생의 기쁨을 도모해 주며, 셋째, 단란한 가정생활의 기틀을 마련해 주고, 넷째, 시험의 요소를 제거해 주며, 다섯째, 지도자로서의 신 뢰와 존경을 받게 하며, 여섯째, 아름다운 공동체를 형성케하고, 일곱째, 더욱 은혜 있는 설 교를 하게 되며, 여덟째, 승리하는 생활을 하게 하고 아홉째, 바른 지도자로서의 자세를 갖 게 하고 열번째, 목회성공의 비결이 된다고 하였다 (황의영, 1977). 따라서 목회상담은 교회나 목회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목회상담은 학문으로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담적 기술 과 방법이 실제 목회생활에서 성도들을 위해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자들은 목회상담을 목회의 영역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혜롭게 적용하느냐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결국 목회상담은 예수의 구원의 능력을 상담 관계 속에 나타내야 하며 내담자를 예수 앞에 세워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그의 문제를 해결 받게 해 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회상담은 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능력이라는 궁극적 관심 에서 출발하며 이 구원은 전인적인 구원을 말한다. 전인적 구원이 목표인 목회상담은 내담자들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여 성숙된 그리스도인 이 되게 하며 영혼구원으로 인도함이 기본명제이다. 그 이유는 일반상담에서는 내담자로 하 여금 스스로 자기의 문제를 찾고, 통찰하고, 해결하는 자율적 능력을 발휘하는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이 그 최종목표가 되지만 목회상담은 그것과 더불어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앙적 인 격의 완성까지 그 목표지점을 연장시켜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회상담의 목적이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 속에서 들어가도록 하며 풍부한 삶을 얻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구원의 내용과 일치한다. 그리고 이 구원은 치유 또는 전인을 만든다 는 의미를 갖는다. 이와 같이 목회가 전인적 구원을 위한 돌봄이고, 목회상담이 전인적 돌 봄을 위한 한 방편이라면 상담자로서의 목회자는 무엇보다도 영적 특성으로서의 인간으로 서만이 아닌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 관계성 속에서의 전인적인 인간이해가 필 요하다. III. 인간실존의 전인적 이해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밝히려는 노력은 철학,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상담학, 신학 등 특정한 학문분야의 경계를 초월하여 연구되어지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속성에 대한 기본 입장을 각기 달리하면서 인간을 파악하려고 한다. 특별히 20세기에 이르러 과학적 독선주의 가 대두되면서 자연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해 생물학적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가 극대화된 자연주의적 심리학이 인간의 실존을 설명할 수 있는 듯이 보 였다. 인간의 외적 내적 행동에 대해 밝히고자 하는 심리학에 있어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학에서는 무의식적 성욕의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려 하였으며 스키너와 같은 행동주의자는 인간을 학습된 환경의 산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과학적 방법만으로 전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과학 계와 심리학계 스스로 인정하였고 이에 따라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정신건강의 정의에 서 인간의 영적 문제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즉 21세기에 들어서는 문턱에서 20세기의 과 학주의의 한계성을 표면적으로 노출하게 되었다. 또한 기독교에 있어서도 인간심리를 하나 님의 형상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심리학적 지식을 기독교와 대립되는 차원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하나님의 일반은총에 의한 일반 계시로 보는 시 각이 급격히 확산되었다.(정동섭, 1996; Collins, 1998).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물론 성 경 속에서 그 원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이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설명해 주는 심리 학 교과서는 아니다. 성경적 조명 아래서 인간 본성에 대한 심리학적 이해의 인식을 넓힐 때 전인적 인간이해에 대한 폭이 넓어질 수 있다. 1. 인간 실존의 성서적 이해 성경은 인간의 고유한 본성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원리와 체험적인 지식을 제공해주고 있 다. 따라서 성경에서 가르치는 인간상을 규명하지 않고는 인간이해를 올바르게 말할 수 없 다. 성경적 인간은 본질적인 인간이해로써 신학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을 포착할 수 있다. 기 독교 신학은 "사람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추구해 왔다. 이것에 대한 간략 한 대답은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고, 타락한 죄인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께로부터 오는 구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Wise, 1984)."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이 요소들을 똑같이 공유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경에서는 인간을 한 인격으로서 표출하고 있으나 여기엔 몇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로, 성경은 인간을 하나님의 피조물로 본다. 인간은 어느 의미로 보든지 하나님이 될 수 없고 하나님과 인간은 창조주와 피조물로 구별되어 있다. 인간은 창 조주도 아니고 궁극적인 존재도 아니므로 인간은 주인이 될 수 없다. 인간은 하나님께 지음 을 받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존재하며 하나님 없이는 단독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하나님께 의존하는 제한적인 존재이다. 둘째로, 성경에서는 모든 인간을 죄인으로 취급한다 (창8:21, 시51:5, 시143:2, 롬3:23). 그런 데 인간이 피조물로서 죄 됨을 말할 때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즉 죄라는 것을 희랍사상에 서와 같이 육체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일 인간이 죄인이라면, 성경적인 증거가 전체 인간이 죄 된 것이라고 증거 하므로 인간은 전체가 죄 된 존재인 것이다.(윤성범, 1961) 왜냐하면 인간의 심증이 오만하여지고 하나님을 거부하며 자기 이웃에 대하여 관심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창세기 3장에서 11장까지 죄(인간의 불순종)가 봇물처럼 터져 나와 세상 으로 흘러 들어가는 광경을 묘사하면서 이스라엘 계약의 역사가 시작되는 서막으로 나타나 고 있다. 성경은 이러한 하나님 앞에 죄인 된 인간을 말하고 구원의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약성서에서의 인간은 성육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서 중심위치를 차지한 다. 즉 인간은 구원과 멸망의 사이에 서 있으며 성경은 인류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써 구원을 받아야 될 대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은 아직도 종말론적 긴장상태에 있으면서 구원의 완성을 기다리는 종말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2. 심리학적 인간이해 심리학은 사람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써 인간의 정서, 인지적 요소 등을 포함하는 내 재적 행동과 외현적 반응을 연구하는 인간중심의 학문이다. 그러므로 심리학은 사람으로 하 여금 자기자신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그 의미가 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이해되어 왔다. 하나는 인 간을 내적 충동의 산물로 보는 정신분석학적 견해이며 다른 하나는 외적환경의 결과를 보는 행동주의적 견해이다. 전자는 인간을 생물학적 욕구의 결과로 보기 때문에 상담은 내적 해 방, 균형의 유지가 그 목적이다. 이러한 영역에 속해 있는 몇몇 심리학자들의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소개해 보면 우 선 오스트리아의 신경병학자이며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드를 말할 수 있다. 그는 인 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쾌락을 지향하는 의지라고 보고 이는 단순한 애욕적인 것이기 보다 는 살려고 하는 욕망이라고 한다. 그의 인간이해는 본질적으로 비관주의적이요 결정론적이 며 기계적이다. 그는 모든 본능들은 타고난 것이며 생물적이라고 하는데 특히 성적(性的) 본 능과 공격적 본능들을 강조한다. 즉 인간의 모든 행동은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얻으려는 욕 망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Corey, 1987). 프로이드를 승계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의 무의식적인 정신면의 기본적 경향을 권 력을 지향하는 의지라고 규정하였다. 여기서 권력은 다른 사람을 정복하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무시되고 싶지 않거나 혹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되고 싶 다는 곧 우위에 대한 의욕을 지니고 있음을 말한다 (Cottone, 1992). 그에게 있어서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욕구들 때문에 움직이는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독특한 삶의 양식을 개 발한다고 본다. 또한 융(Carl Jung)은 인간성장에서 목적의 역할을 강조하여 자기 완성의 목표를 강조하면서 인?５涌? 대한 낙관적이요 창조적이 견해들을 가지고 있다. 즉 현재는 과거에 의해서도 결정되지만 미래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Capuzzi & Gross, 1995). 기본적인 심리기능으로는 사고(thinking), 느낌(feeling), 감각(Sense), 직관(Intuitive)의 네 가 지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행동주의적 견해에 있어서는 인간을 자극과 반응의 결과로 보기 때문에 환경의 조절 혹은 조건화(Conditioning)를 통한 적응(Adjustment)이 상담의 목적이 된다. 행동주의는 인간의 행동에 관한 과학적인 견해로서 인간 개개인은 적극적인 경향성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경향 성에 동등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그들의 사회 문화적 환 경들에 의해 구성되고 결정되며 모든 인간의 행동은 배워서 습득된다는 것이다. 스키너 (B.F.Skinner)와 같은 급직적인 행동주의자는 인간은 환경조건들에 의해 통제 받는다고 분 명히 강조하지만, 모든 행동주의자들이 결정론적이며 기계적인 접근을 하지는 않는다 (김남 성, 1992). 위의 두 가지 견해는 모두 인간을 동물이나 기계로 보는 위험성과 지나친 결정주의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그리하여 위와 같은 인간이해에 대한 비판 또는 보충으로 새로운 심 리학이 태동하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정신요법의 제 3학파라고 불리는 V. E. Frankl (제1학파:Freud의 정신분석학, 제2학파:Adler의 개인심리학)과 미국 심리학의 제3세력(제1세 력:정신분석학, 제2세력:행동주의 심리학)이라고 불리우는 인본주의 심리학을 들 수 있다. 프 랭클은 인간의 정신적인 차원을 강조함으로 신체-심리이론(Body-Mind Theory)의 한계를 극복하여 인간을 전체성에서 본다. 또한 인간의 기본적인 동기를 의미추구라고 하여 삶의 고차원에 대한 관심을 욕구나 충동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정신적 기본현상에서 찾는다. 인 본주의 심리학의 대표인 매슬로우(A. Maslow)는 종래의 심리학이 신경증 환자의 임상연구 혹은 동물실험에서 얻어진 실험의 결과를 가지고 인간을 이해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의 성장과 발달에 기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건강한 사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 사람 의 연구결과를 가지고 그의 심리학을 전개시키며 인간의 자아실현성에 대해 강조함으로써 인간을 가능성의 차원에서 본다. 3. 전인적 인간이해 목회상담은 목회라는 차원에서 보면 신학과 관계된 것이며, 상담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심리학과 관계된 것이다. 여기서 목회상담의 인간이해는 심리학적이면서도 성경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므로 심리학적 인간이해를 위해서는 현대심리학의 도움을 필 요로 하며 성경적인 인간이해를 위해서는 신학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학과 심리학은 사실상 아무런 무리 없이 연결되는 것은 아니면서도 전혀 불 연속적인 관계 역시 아니다. 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독교적인 인간이해와 심리학적인 인간이해가 관찰면에 있어서의 강조점에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쉐퍼(F. A. Schaeffer)는 하나님과 여러 가지 창조물의 질서와의 관계를 도표로서 제시해 주고 있는데 이 도표를 통해 강조점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Koteskey, 1988). 하 나 님 인 격 적 ................................................... 무 한 성 ================= 인 간 간 격(Chasm) ================ ================== 간 격(Chasm) 인 간 ================ 동 물 동 물 식 물 식 물 기 계 류 기 계 류 (도표) 쉐퍼에 의한 여러 가지 창조질서의 구조적 도표(1968) 물론 위의 도표는 하나님과 피조물의 관계에 대하여 계통적인 이해를 하는데 유용한 도 움이 된다. 인간의 유한성에 대해서는 인간은 그들 아래의 동물과 유사하나 하나님과는 매우 다르다. 반면에 인격적인 면에 있어서는 인간은 하나님과 유사하고 하류 동물과는 매우 차이가 있다 (Koteskey, 1988). 위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창조질서의 구분에 따라서 많은 심리학자들은 주로 인간과 동물의 유사점에 중점을 둔다. 최초의 행동주의 심리학자 인 왓슨(J. B. Watson)은 행동주의 심리학자는 인간과 동물의 구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들의 동물 실험실에서 시작된 행동치료의 각종 기술도 역시 공포증 같은 성격적 결함을 치료하는데 매우 유효하였다 (Corey, 1987). 이러한 효과는 인간들이 유한성에 있어서 동물과 유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도 역시 인간의 피 조성은 다른 피조물과 같이 모든 것에 있어서 창조주에게 의존적인 존재임을 근간으로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과 동물간에 유사점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커다란 차이점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쉐퍼는 위의 도표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창조적 질서의 구조적 도표의 인 격적인 면에서 본 인간과 동물간의 간격(Chasm)을 강조하여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면 에 있어서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궁극적인 소명에 대해 강조하고 심리학은 인간의 현실성 에 대해 강조한다. 즉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본래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죄라는 말로 기술 한다. 하나님은 무한하신데 인간은 유한할 뿐 아니라 타락의 상태에 있다. 하나님은 거룩 한 존재인데 반해 인간은 범죄한 존재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인간은 유일무이한 존재인 것이다. 하나님은 범죄하지 않으며 동물은 범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죄와 그 결과에 대해 논의하기를 꺼려해 왔다. 죄라는 말이 사용될 때 그것은 보통 하나님께 대항해서라는 의미에서가 아니고 인간에 대항해서 취해진 행동 이란 의미에서 사용되었다 (Kotestey, 1988). 심리학에서는 실제 인간의 모습을 생물학적으로, 행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 입장에서 기 술한다. 즉 인간의 감정, 인지, 동기, 애정과 증오 등에 대한 연구를 한다. 그러나 심리학 은 인간이 이상적으로 무엇이 될 것이며 무엇을 해야하는지 등의 문제에 대한 언급은 거 의 없고 단지 성숙이라고만 한다. 여기서 기독교의 신학과 심리학의 상호 보충적 성격을 찾을 수 있다. 힐트너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해석에서 신학과 심리학의 대화를 강조한다. 즉 인간본성 에 대한 모든 학문의 해석에서 인간을 당위성(Oughtness)에서 보는 것과 현실성(Isness) 에서 보는 것이 있다 (Hiltner, 1968). 신학과 심리학도 역시 인간을 이런 두 가지 관점에 서 본다. 즉 이 당위성과 현실성은 인간을 보는 방법론인데 신학과 심리학은 이 방법을 통하여 함께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이들 모두에게 있어서 인간은 현실적으로 본 질적이고 바람직한 상태와 현실의 상태사이에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과정이 나 능력을 통하여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이러한 인간의 당위 성과 현실성은 신학과 심리학의 상호보충적인 영역을 제시해 주고, 더 나아가 성경적이면 서도 심리학적인 인간이해를 마련해 준다. Ⅳ. 목회상담의 기초적 이해와 기술 1. 목회상담에 대한 이해 목회상담은 목회자 또는 기독교상담자가 대화라는 매체를 통하여 성령의 임재와 역사를 경험하면서 내담자의 심리적 고통이나 정서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다. 그러나 상담의 과정에서 심리학적 인간이해와 상담의 이론적 배경에 따라 상담의 접 근방식을 달리하는 일반상담가와 마찬가지로 목회상담자 자신의 관점에 따라 많은 접근적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권면적 상담으로 유명한 아담스는 모든 심리학적 이론을 반대하며 오직 성경 및 기독교 전통에 입각하여 지시적, 충고적 상담방법을 견지하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목회(기독교)상 담가들은 심리학과 일반 상담적 지식을 일반계시의 부분으로서 기독교적인 방법으로 사용 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세계기독교상담인협회 회장인 콜린스의 설명은 이를 잘 드러내 주고 있다 (Collins, 1993). "신학자들이 말하는 계시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나님 자신 및 창조에 대해 말씀 하시는 것, 자신의 목적에 대해 대화하시는 것, 그리고 자신이 어떤 분인지를 우리에게 보 여주시는 행위를 말한다. 이 계시에는 두 계시가 있는데 일반계시와 특별계시이다. 전자는 우리가 세상과 우주 내에서 관찰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의 성품 및 목적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상담자는 이 두 가지 계시를 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목회상담자들 사이에 상담장면에서 성경 또는 기도, 기독교 전통의 자료를 사용하 는 것에 대한 견해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몇몇 기독교 지도자들은 교회 가 영적인 문제와 성숙보다 심리적인 관심에 너무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하지만 현재 한국의 기독교 상황에서 기독교의 유산이나 전통이 무시 되서라기보 다는 오히려 목회자나 기독교지도자가 인간에 대한 전인적 이해에 대한 무지와 상담에 대 한 기초적 이해와 훈련 없이 상담하려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인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특별히 목회상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상담자로서의 목회자 자신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목회상담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B. Estadt는 "목회상담이 무엇이냐?" 는 질 문보다 오히려 "목회상담자가 누구냐?"라는 질문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stadt, 1991). 그에 따르면 목회상담자는 인격 안에서 신앙적 통합을 이루고 인간 에 대한 존엄적 경이로움을 지닌 자로서 내담자로 하여금 화해와 신앙적 통합을 이루려는 목적으로 상담적 관계 안에서 성숙의 순례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라고 말한다. 여기서의 화해는 자기 자신과 더 나아가 이웃과 그리고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 회복을 말하는 것이다. G. Collins 역시 목회상담을 정의하면서 무엇보다도 목회상담자의 자질에 대해 주의깊은 초점을 맟추고 있다 (Collins, 1993). 그는 목회상담을 가리켜 성령의 인도 함을 받는 상담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헌신하여 하나님이 주신 능력, 기술, 훈련, 지식, 통찰력 등을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함으로서 목회상담자 의 자질에 대한 중요성을 우선적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인성상실의 모습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중심적이며 목적중심적 사 고방식, 인격 이전에 기술위주와 권위주의 중심의 인성은 상담자로서의 목회자가 경계해 야할 매우 중요한 문제들이다. 오늘날 상담분야의 세미나에 참석하는 많은 목회자들의 요 구가 특별한 기술 습득으로서의 상담을 원한다. 즉 유행되는 프로그램에 매달리는 현상들 을 흔히 본다. 그러나 "상담은 하나의 과정"이라는 철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상담은 내담 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상담자가 교통순경 같은 역할을 통해 내담자를 대신하여 해결 하려는 시도가 아닌 내담자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Empowering) 과정중심의 작업인 것이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적 과정에 있어서 목회상담자는 일반 전문직종의 종사자들과는 다르다. 외과의사와 자동차 정비기술자는 자신의 인격과 상관없이 뛰어난 의술과 기술만 있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상담자로서의 목회자는 신앙적 인격의 바탕이 없이는 기 술과 방법이 무의미해 질 수 있다. 다음은 상담자로서의 목회자가 상담관계에서 지녀야 할 중요한 상담적 태도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2. 상담의 기초적 태도와 기술 1) 공감적 이해 (Empathic understanding) 공감적 이해는 상담자가 외면적 사건이나 표면적 지식과 기준에 근거하여 내담자를 평가 하며 이해하는 것이 아닌 내담자의 눈높이에서 그의 감정을 느끼고 그의 주관세계를 이해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즉 상담자는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관에서 내담자를 판단하거나 자신의 주장과 지식 등을 전달하기에 앞서 상담자로서의 객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내담 자의 주관적 입장에 함께 서서 함께 보고 느끼는 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제럴드 코리 의 공감에 대한 주장은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Corey, 1987). "공감은 내담자와 함께 내담자를 깊이에서부터 그의 주관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담자와 인격적으로 일체감을 이루는 것이다. 상담자는 자신의 감정을 내담자와 같게 동 화시킴으로서 내담자의 주관세계를 함께 나눌 수 있다. 그렇지만 상담자는 자신의 독특성 을 상실해서는 안된다." 상담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내담자의 내적인 세계에서 일어 나는 경험과 감정을 내담자와 함께 보고 느끼듯이 파악할 때에 내담자의 삶에 스스로 건 설적인 변화가 일어나게됨을 많은 상담자들은 체험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공감적 이해의 가장 구체적 모델이다. 예수는 자신을 버리고 인간의 육신을 입고 인간의 자리에 오셔서 인간의 고통과 연약함을 체휼하셨고 인간과의 인격적 만남을 이루어 주셨다. 그는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고 사마리아 여 인의 소외된 심령에 다가섰으며 삭개오의 고독한 심령 앞에 공감적 이해의 손을 내미셨 다. 목회상담자는 무엇보다도 예수의 공감적 이해를 발견하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적극 적 시각의 공감이 확장될 때 내담자의 변화되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2) 무조건적인 긍정적 관심(Unconditional positive regard) 로저스는 인간 속에 자신의 인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성이 있는데 무조건적 존중을 경험하는 시점이 긍정적인 인격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가정한다. 현사회는 가정내에서조차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말을 잘 듣기 때문에, 돈이 있기 때문에, 외모가 괜찮기 때문에 등 등의 조건적인 사랑 또는 조건적 수용의 만연으로 인하여 사람의 마음이 끊임없이 긴장되 어 있고 인간 자체에 대한 소중함보다는 조건을 충족시킴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목마름으 로 황폐해지고 있다. 이러한 심리적 과정은 때때로 자신의 외적 조건에 만족이 안될 때 열등감, 무가치함, 완벽주의, 강박증, 우울증 등 다양한 심리적 역기능을 유발시키기도 한 다. 상담의 출발은 내담자를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하는데서 부터 출발된다. 상담자 자신의 가치기준에 따른 내담자의 행동에 대한 평가와 비판 이전에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하나님 으로 말미암아 창조된 존재라는 존엄성을 인정하며, 인간으로 존중되어지는 장면이 되어 야 한다. 크리스챤 가족상담가인 챨스 셀은 금목걸이가 목걸이라서 보다는 금이기 때문에 가치를 지니는 것처럼 인간 역시 존재한다는 이유 하나로 존귀하다고 하였다 (Sell, 1997). 즉 죄가 인간의 존재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담자는 먼저 내담자의 행위에 대한 초점으로부터 인간존재의 가치에 대한 초점 으로 그리고 고통에 대한 초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각의 교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유아 적이고 잘못된 행위를 묵인하거나 긍정해 주라는 뜻이 아니다. 상담적 장면에 있어서 접 근하는 시각의 초점을 말하고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 유에서 탕자가 허랑방탕한 후 아버지 집으로 되돌아 왔을 때 탕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 어서 집안에 있던 아버지와 형의 시각은 매우 달랐다. 물론 아버지와 형 모두 탕자가 죄 를 짓고 돌아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형이 동생의 죄와 잘못, 실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에 아버지는 죄로 말미암은 고통에서부터 그의 시각을 접근시키고 있다. 따라서 형은 동생을 가르켜 "아버지의 살림을 창기와 함께 먹어버린 이 아들(눅15:30)"이 라고 지칭하여 분노하고 있는 반면 아버지는 탕자의 비참한 모습과 고통에 대해 무조건적 인 관심과 수용 그리고 돌봄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상담자가 가져야 될 무조건적인 긍정적 관심을 위한 태도와 행동을 정리해서 제럴드 어 간 (G. Egan)은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Egan, 1991). (1) 내담자의 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돌본다. (2) 내담자를 하나의 사례로 처리하지 않고 독특한 인격을 지닌 사람으로 생각한다. (3) 내담자에게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신뢰한다. (4) 분명한 증거가 나타나 내담자의 악의가 증명되기까지는 내담자의 선한 의지를 인정한 다. (5) 내담자에게 적극적인 경청과 주의 집중을 한다. (6) 비판적 판단을 유보한다. (7) 내담자에게 적당한 온정과 친절함을 표현한다. (8) 내담자에게 대한 정확한 공감적 이해를 전달한다. (9) 내담자에게 자신의 자원을 발견하고 개발하도록 돕는다. (10) 내담자에게 용기를 주고 그를 지탱해 준다. (11) 내담자 스스로 상담과정의 각 단계의 목적을 성취하도록 돕는다. 이상과 같이 상담자가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그의 행동을 보기 이전에 그 안 에 존중받을만한 인간적 가치가 있음을 인정하는 행동과 태도를 보여줄 때 진정한 상담은 가능해 진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가 시몬이라는 어부에게서 베드로라는 가치를 보았고, 일 곱귀신 들린 여인으로부터 자기를 따르는 진실된 막달라 마리아를 보신것처럼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3) 솔직과 책임성 현대 상담의 주류를 이루는 이론들에게 있어서 내담자의 치유와 성숙을 촉진시킬 수 있 는 조건으로 공감적 이해 그리고 무조건적 수용과 관심과 함께 상담자의 내담자에 대한 솔직한 관계성을 말한다 (Capuzzi & Gross, 1995). 일반적으로 전문 상담자들은 타인의 치유를 돕기 위해 먼저 각종 훈련과 치료를 통해 자신에 대한 자각(Self-awareness)의 능 력을 갖추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상례이다. 이를 통해 상담자가 경험한 내면적 충동과 갈 등을 내담자에게 투사시키지 않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또한 상담자의 내 면 세계에 대한 외부적 표현이 일치될 수 있는 상담자의 인격적 특성을 향상시킨다. 상담장면에서 상담자의 사고와 정서 그리고 언행의 솔직함과 일치는 무엇보다도 중요하 다. 솔직하게 된다는 것이 상담자가 갖고 있는 모든 생각과 느낌을 내담자에게 털어놓는 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상담자의 내면적 정서와 외적 표현이 다를 때 내담자는 매우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상담에 불신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상담자가 내담 자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꾸밈없이 전달하며, 상담과정에서 상담자의 약 점과 제한성이 드러나더라도 변명이나 회피 등을 통해 자기를 방어하고자 하는 행동을 하 지 않을 때 상담은 더욱 진지해진다(오성춘, 1991). 특별히 상담자로서의 목회자는 찾아오는 사람에게 양육적이고 돌보아주는 듯한 모습과 표정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에 때때로 자신의 내적 심리에서 일어나는 매우 부정적이 고 비판적인 감정과 그의 외현적인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향이 쉽게 발견된다. 목회자 가 자기 역할의 가면 속에 자기 본래적인 인간과 인격을 숨기려는 경향은 모든 상황에서 목회자의 역할을 요구받는 우리 나라의 교역자들에게 쉽게 보여질 수 있는 형상이다 (오 성춘, 1991). 이럴 경우 상담의 관계는 피상적일 뿐 치유적 상담의 힘이 발생되지 않는다. 또한 상담자의 위치에 선 목회자는 내담자에게 있어서 책임을 지는 전문적 관계를 맺게 된다. 전문적 관계에 있어서의 책임의식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능력에 대한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과 상담내용에 대한 비밀유지, 이중적 관계 금지 등의 전문성에 대한 책임과 함께 상담자로서의 윤리적 책임성을 들 수 있다. 참고로 1999년 5월 한국 목회상담협회 제 3차 대회에서 선언된 윤리 강령 중 목회상담자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준수해야 될 사 항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내담자를 방치하거나 포기하여서는 안되며, 특별한 사유로 전문적인 도움이나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경우 즉시 다른 전문가에게 소개 및 의뢰한다. (2) 내담자에게 상담과정과 그 결과에 관해서 현실적인 전망만을 말한다. (3) 내담자와 그가 속해있는 공동체의 도덕적, 사회적, 종교적 표준들에 대해 세심한 배려 를 기울인다. 상담자의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4) 내담자가 상담으로부터 도움을 분명히 받는다는 판단이 섰을 경우에만 상담자/내담자 관계를 유지한다. (5) 상담자와 내담자와의 신뢰관계가 치료에 중요하지만 이러한 신뢰관계를 이용하거나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자에게 의존하도록 하는 행위는 피하여야 한다. 내담자와는 전 문가로서의 판단력을 흐리거나 치료에 대한 성실성이 줄어들 가능성 있는 이중적인 관계를 맺지 않으며, 상담자의 이익을 위해 내담자와의 관계를 이용하지 않는다. (6) 내담자에게 괴로움을 주거나 해로운 말 또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강압적인 행위를 하 지 않는다. (7) 어떠한 경우에라도, 내담자가 원하였거나 동의를 한 경우에라도, 내담자에게 성적 행 동이나 추행을 하지 않는다. 성적 행동이라 함은, 모든 형태의 성적 유혹을 담은 언사 는 물론, (그것이 직접적이든 암시적이든) 성적 제스쳐, 행동 및 신체 접촉을 가리키 고, 추행이라 함은 성적인 내용의 반복적인 언사, 제스쳐 혹은 강제적 신체 접촉을 가 르킨다. Ⅴ. 맺는말 20세기의 산업사회는 경제적 성장을 통해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려고 하였다. 그러 나 현대사회는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인간성 상실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불안과 소 외, 상실감, 무가치감 등이 인간 삶의 깊숙한 저변에 자리잡게 되었다. 더욱이 다가오는 21 세기의 사회는 정보화 사회로의 진입과 가치관변화로 말미암아 개인의 생활과 가족, 교회에 엄청난 변화를 야기 시킬 것이다. 이에 따른 개인의 정체감 혼란과 가족관계와 사회조직 내 에서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며 교회 내에서도 상담에 대한 수요와 상 담 사역의 요구는 더욱 증가될 것이다. 이미 한국의 대형교회에서는 목회상담 또는 기독교 상담의 전문가적 체제를 갖추어 가고 있다. 이제 다가오는 21세기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코자 소명 받은 목회자는 상담자로서의 역 할을 수행하여야 하며 목회도 상담목회의 paradigm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이는 인간을 단순 히 영적 존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긴장된 삶 가운데 정서적, 심리적 상처를 수 없이 받는 인간으로서의 전인적 실존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목회적 안목의 확장을 뜻하는 것이라 하겠다. 더 나아가 기독교 심리학자인 폴 뚜르니에(Tournier, 1963)가 전인의학을 주 창하여 인간의 몸과 마음이 영에 순응할 때 비로소 건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처럼 상담자로 서의 목회자는 목회 안에 정신의학적 시각을 적용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 위해 목회자 는 인간의 심리적 이해와 이에 따른 전문적 상담기법을 자체를 거부하는 종교적 독선주의를 버리고 인간의 삶과 마음속에 바위덩이처럼 내려앉아 있는 정서적, 심리적 고통의 깊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상담자로서의 목회자가 갖추어야 될 통합 된 신앙적 인격의 연마와 함께 목회의 상담적 접근에 대한 관심과 기본적 훈련을 통하여 성 도들로 하여금 풍성한 삶을 이룰 수 있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어야 하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