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달라진’ 니로HEV…백두대간을 달리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5년 만에 풀 체인지 모델로 탄생한 기아의 니로 하이브리드는 오르막 도로를 가볍게 넘었다. 강원도 영월을 출발해 태백을 향하는 동안 동강의 지류를 따라 내려가다 강원남로(38번 국도)를 타고 태백로로 넘어갔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가 달리는 길 양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들이 지치지 않고 차를 따라왔다. 맑은 날씨 영향인지 니로는 더욱 신나게 달렸다.
6월로 넘어오니, 한낮의 햇살이 제법 뜨거워졌다. 오전에는 시원했지만, 12시가 넘어서면서 강원도의 맑은 공기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에어컨을 테스트하게 만들었다. 에어컨을 켜둔 채 도로를 달리면서도 니로 하이브리드는 힘이 부족하지 않았다. 에어컨은 전기와 엔진의 힘을 동시에 줄어들게 만들지만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니로는 부드러운 주행을 이었다.
태백역 인근에 위치한 화전사거리는 삼척으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비교적 잘 뻗어있는 태백로를 달리다 강원남부로로 넘어갈지, 이름만큼이나 스릴 있는 백두대간로를 달릴지 결정해야 했다. 고민도 잠시, 니로의 성능을 믿어보기로 하고 도중에 풍력발전단지와 고랭지 배추밭이 줄지어 있는 백두대간로를 선택했다.
경사각이 크지 않은 오르막 도로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면 니로도 힘이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결코 니로는 힘을 거두지 않았다. 차량이 부드러운 주행으로 편안함을 주자 반대편으로 풍력발전 단지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고, 고랭지 배추밭에는 짙은 초록색을 품고 있는 배추가 눈에 들어왔다.
백두대간로를 달리다 삼척방향으로 건의령을 만났다. 건의령을 넘어야 삼척으로 향하는데 도로에서 가속 패달을 밟기가 쉽지 않았다. 앞서 백두대간로보다 길이 훨씬 거칠었다. 급커브길이 지속됐고, 경사도 훨씬 심했다. 의도하지 않았던 니로의 핸들링 테스트가 시작됐다. 좌우로 핸들을 꺾으면 니로는 민첩하게 반응했다. 핸들링은 부드럽고 부담이 없었다.
도중에 360도를 돌아 나올 만큼 회전 구간이 나타났지만 팔에 무리되는 일은 없었고 니로는 날렵한 주행 실력을 보였다. 니로의 운전자보조기능(ADAS) 가운데 차선 중앙에 맞춰 운전대를 스스로 돌릴 수 있는 중앙차선유지 보조기능을 켰다. 도로가 너무 심하게 휘어진 탓에 가끔 인식을 못하긴 했으나, 커브길 주행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삼척해변에서 다시 출발해 동해고속도로에 올랐다. 부산에서 출발해 속초까지 이어지는 동해고속도로는 통일이후 우리나라 동해를 유럽까지 이어주는 아시아고속도로 6호선(AH6)이 된다고 한다. 니로는 유럽 대륙을 향한 그 출발점에서 신나게 달렸다.
활용할 수 있는 ADAS 기능을 적용했다. 니로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로 앞차와의 거기를 조절하며 달렸다. 차선이탈방지와 중앙차선유지 등으로 운전도 한결 수월했다. 산길과 굽은 경사로를 달리는 동안 연비는 리터당 평균 15km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번 시승에서 니로 하이브리드는 리터당 평균 20km에 이르는 연비를 기록하고 있었다.
니로는 1.6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에 회생제동 기능까지 덧입혔다. 스마트회생제동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회생제동의 단계를 조절했다. 도로 주행 조건에 따라 배터리와 엔진을 골고루 사용하며, 엔진 주행 시에는 배터리를 충전하며 달렸다. 엔진은 최고출력 105마력에 14.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전기모터는 32kW 출력에 170Nm의 토크를 발휘한다.
한때는 인기가 주춤하며 단종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던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 기아는 고유가 시대에 SUV와 세단의 장점을 모두 지닌 풀 체인지 모델로 내놓은 니로에 10년/20만km로 역대 최대의 보증까지 얹었다. 기아의 기술력을 집적한 안전 기능을 적용하고 달라진 외관으로 등장한 니로는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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