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0차 수락산산 정기 산행기
• 일시: 2022년 11월 16일(수)
• 산행 코스: 장암역 – 노강서원/석림사 – 전망대(간식/점심) – 수락산 정상 – 철모바위 – 코끼리바위 – 치마바위 – 벽운동계곡 – 수락산역 (약 4시간 소요)
• 참가자: 조길래, 김길수, 오정균(대장)
일동 산우 3명이 같은 기차로 거의 1시 정각에 장암역에 집합함. 길래/길수 산우님은 11시 아점을 하였고 정균 산우는 8시 아침을 한 관계로 근처 편의점에서 김밥 두줄만 구입하고 수락산 초입을 확인 후 산행길로 접어듬.
노강서원 앞에 단체 탐방객들과 열심히 연설(?)하고 있는 해설사를, 별로 궁금히 여기지 않으면서, 뒤로 두고 석림사에 들어서서 증명사진을 남기고 기차바위에 밧줄이 없다는 안내(아래 사진 안내판)를 확인한 후, 전망대를 거쳐 정상에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음.
석림사를 지나 올라가면서 오늘 가는 길이 얼마나 숭악한 지 일도 모르고 “날씨 좋다”하면서 신나게 발걸음을 옮겼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발로는 모잘라 두손도 마구 쓰면서 땀을 내기 시작함. 전망대 못 미쳐서는 길수산우님의 이름을 계곡아래로 쭈욱 불러보기도 하면서…(길이 꼬굴탕꼬굴탕하고 가팔라서 조금만 뒤에 있어도 얼굴도 안보이고 소리도 안들리고 그랬음)
전망대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차도 한잔 하고… 그러면서 “우리 나이에 이런 길을 또 오기는 쉽지 않겠네”라는 넋두리로 휴식을 마감하고 사진 한팡 찍고 정상으로 출발.
사람 일도 구경 못하다가 정상 구부능선 쯤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는 할배 한 분(우리보다 +10 연세 정도)을 처음 만났는데, “기차바위에 밧줄이 없어서 그리로 가려다 이리로 내려간다”고… 우리는 그 노익장에 대단한 존경심(?)을 보이면서 계속 발을 옮겨 갔고, “그래도 우리는 이 길 또 오겠나” 하면서…
드디어 정상에 도착. 정상에는 컵라면과 막걸리 파는 사장님, 또 다른 방향에서 온 몇 등산객들을 보고 ‘이 산에 사람들이 드러 오기는 오는 모양이네’ 속으로 생각하고… 사장님이 증명사진 눈치채고 열씨미 찍사해주시드만 막걸리 한잔도 권하시는데, 올라온 길만큼 내려갈 길도 쪼께 걱정이 돼 사양하고, 30분 더 걸린다는 편한 길 방향을 물어 출발함.
수락산 첫 소감은 오랜 세월 흙이 다 씻겨 내려가 산에 큰 돌, 작은 돌들 밖에 없는 바위산 같아 청계산 같은 흙산이 그리웠음. 한발한발 조심들 하면서 하산하다가 철모처럼 생긴 바위를 만나 지도에서 본 기억도 되살려보고... 또 가다보니 길이 좌우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비슴듬히 좌로 내려가는 바위길, 하나는 비스듬히 우로 올라가는 바위길. 우로 올라가는 길은 막다른 낭떠러지라 좌로 방향 잡고 갈려는 데 웬 산신령 같은 아저씨가 뒤좇아 오길래 우리가 편안한 길을 한번 더 확인함. ‘좌로 내려가면 된다’고 하면서 ‘여기가 유명한 코끼리바위 있는덴 데 그냥 가시냐고, 사진 찍으시라’고 하길래 우로 낭떠러지로 다시 올라가 폼을 잡고 한팡 찍고, 길수산우님은 낭떠러지에서 한팡 더 찍음.
이런 저런 바위 구경하면서 길을 재촉하다 보니 도솔봉으로 가는 길과 아래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등장, 산신령씨한테 어느 길이냐 하니까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자기는 도솔봉으로)고 하여 방향을 잡고 출발했는데, 이 길(나중에 보니 수락산 벽운동계곡)로 내려오는데 거짓말 좀 보태면 수직하강하듯이 내려오는 돌덩이(일부 데크) 길에 사람구경도 못하고, 막걸리 먹었으면 큰 일 날뻔했다 하면서, 산신령한테 욕(?)도 바가지로 하면서… (도솔봉으로 가는 길이 정답)
한참 걸어 거의 다 내려오니 우리가 당초 생각했던 편안한 길이 등장함. 길도 잘 알고 경험도 많은 산우분이 대장을 해야 되는구나 또 한번 반성하면서 수락산역을 끼고 돌아 밥집을 찾아감.
1차는 갈매기살 등으로, 2차는 닭튀김 등으로 적당히 지친 몸을 위로해주고 산행을 마감하였슴다.
* 길래/길수산우님, 고생 많았습니다.
* 산행기가 늦어 죄송합니다.
첫댓글 수락산 가을 풍경을 눈으로 보는듯 정감있는 산행기 잘 읽었소이다.
풍류를 아는 조김오 산우라 역쉬 차수 변경하며 뒤풀이 하셨네여 ㅋ
온 몸을 다 써서 힘들게 정상(주봉)까지 올라갔기에
내려갈 땐 30분 더 걸리더라도 편한 길로 가려 했지요.
말 많은 이상한 친구( 산산령 같아 보이지는 않았음 )가
종바위 코끼리바위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준 거는 고마운데 그 친구 말을 들은게 패착.
벽운동계곡(가다 보니 계곡)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입에서는 욕이 절로 나오고.. ㅎ
오랜만에 제대로 쓴 산행기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 국선도사님께 감사드리고..
김씨보다는 더 어울리는 내 姓 조씨를 돌려 주소~
길수는 그 날 주봉 올라갈 때 욕 좀 봤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