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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캅은 1987년도 폴 버호벤 감독의 헐리우드 영화로, 당시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만화같은 슈퍼 히어로가 사회에서 악을 응징한다는 주제를 재미있어 한다. 슈퍼맨이 그랬고, 배트맨도 있으며, 스파이더 맨 에다가 최근에는 아이런 맨까지.. 그들은 신비의 초능력에 항상 선을 위해 악당을 물리친다. 그들의 영웅담은 보통 시리즈화 되는데 아주 적격이다.
경찰은 미약하다. 보다 못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더티 해리라는 영화에서 무지막지한 매그넘 권총으로 악당을 물리쳤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에게 법적으로 무장되어 있는 현대인에게 정당함의 공허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법정으로 가면 무죄가 되는 돈 많은 깡패들을 손 봐준다는 게 그랬다. 만화같은 로보캅은 절대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악당을 응징한다. 그는 정밀 조작되는 기계 신체를 가지고 있어서 백발백중의 명사수이며, 철갑 몸체는 웬만한 공격에는 끄떡없다. 슈퍼 히어로의 새로운 모습에 아이들은 열광했다.
그러나 로보캅이라는 영화는 그렇게 흥행만을 노리는 흥미 본위의 주제는 아니었다. 한국의 명 평론가들께서 해석해주시지 않은 책임이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리 간단한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무대는 디트로이트라는 도시이다. 많은 아이들이 영화의 도입부와 중간 중간에 나오는 많은 배경 이야기들을 간과한 채 오로지 우리의 히어로인 로보 캅이 얼마나 빨리 총을 뽑고 악당과 총격전으로 호탕하게 물리치는 장면만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많은 생각할 만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당시의 한국인들은 이해를 하지 못했겠지만 말이다.
디트로이트라는 도시의 시 정부는 파산의 지경에 이른다. 지금의 캘리포니아 주가 파산을 당할까 말까하는 위기인 것처럼 그 때도 그런 일이 있었 던 것이다. 당시의 한국은 지방자치제가 없었지만, 미국은 지방자체제였기 때문에 시의 재정도 시에서 걷는 세수등의 수입과 지출이 독립 체산제였다. 아마 당시에 교도소가 민영화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의아한 일이겠지만, 미국은 정부가 운영하는 것보다 적은 예산으로 민영화가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로보 캅은 바로 이런 정부의 세태를 멋지게 풍자한 영화이다. 물론 포트리스라는 영화에서 크리스토퍼 램버트가 극단적으로 발전환 민영 감옥 탈출 이야기를 보여주긴 했어도, 로보캅만큼 잘 되어 있지 못했다.
디트로이트에는 재벌 회사가 있다. 지금도 있지만, 영화에는 가상의 재벌이 디트로이트라는 도시의 정부 경영권까지 인수하려고 하는 자들이 있었다. 파산 위기에 놓인 디트로이트 시 정부는 행정 각부문을 민영화하기로 하고 제일 먼저 경찰청을 매각해 버린다. 민간 회사에서 경찰청을 인수하자, 기업의 최고의 경영무기인 구조조정을 시행한다. 경찰관들은 상당수가 직장을 잃게 생겼다. 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더 적은 경찰관으로 더 좋은 경찰 업무를 수행활 수 있는가? 바로 로보트다. 산업 현장, 특히 자동차 공장등은 로보트가 인력을 대신해서 효율을 높인다. 누구나 아시다시피 디트로이트는 미국의 자동차 빅 쓰리 가 모여 있는 산업용 로보트 도시이다. 로보트 경찰은 1 대(명이라고 해야 하나?)가 인간 경찰 수십명을 커버하고도 남는다. 거기에 월급을 줄 필요도 없으며, 휴일도 없이 일한다. 경찰들은 같은 경찰 일을 하는 로보 캅을 적대시 하게 된다.
그러나, 경영진들의 멋진 작품인 로보 캅은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는 대로 법과 규칙에 의해서만 움직였다. 그리고...그는 원래 인간이었던 경찰 출신의 신경세포에 의해서 작동되었으므로 어쩌다가 한 번씩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경영진은 디트로이트 시의 행정권은 마저 인수하기 위해서 시를 파산에 몰아 놓기로 하고 제2의 로보 캅을 개발한다. 또 하나의 인간 신경 새포를 구하여야 하는데, 이번에는 무지 막지한 악당 출신의 신경 세포를 입수한다. 우리의 히어로인 로보캅은 여기서 범죄의 단서를 잡고 나중에 결국은 경연진을 척결하게 된다.
우리 나라가 1995 년부터 지방자치제가 도입되어 운영되어 욌고, 지금 많은 지방 자치 행정부들이 벌인 사업때문에 재정적으로 취약해지는 도시가 나올 때가 되었으므로 지금 이 영화가 소개되면 적절한 시기가 될 것이었다. 사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20 년 전 쯤 벌써 이런 문제들이 있었던 것이다.
영화는 원작이 있을 것이 분명하고, 원작을 교묘히 흥행 영화라 바꿔버린 폴 버호벤은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제작자(역시 재벌)들이 돈을 대도록 만든 것은 분명히 공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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