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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는 "사랑한 후에의 원곡에 대한 설명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사랑한 후에 - 들국화
작사: 전인권, 작곡: 외국곡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 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 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의 커다란 울음이라도
달랠 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오늘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 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 위로
작은 새 한 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온 새벽 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 걸까 새벽이 내 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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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 갈 일이 있을 때, 그 곳에 노래 좀 하는 남성이 있으면 나는 이 노래를 신청해서 듣곤 한다.
내 기억 속에서 이 노래를 가장 잘 불렀던 사람은 교사극단 징검다리 후배 장익서 선생님이었다.
엄청난 감성과 가창력이 필요한 노래다.
사랑이 끝나 버린 후 종착역을 향해 분명히 폭주하고 있는 기차 길 옆에 서서 더욱 도드라지는 망연함과 길 잃음.
새벽을 밝히는 모든 불빛들에도, 숨가쁘게 달리는 세상의 바쁜 흐름 속에도, 아이들이 돌아가는 그 따뜻한 곳에도 속하지 못한 소외감과 고독이 전인권의 절창으로 더 할 수 없는 절정을 빚어내고 있다.
이 노래는 내 젊은 날의 새벽을 닮아있다.
넓고 넓은 공간과 긴 시간들이 열어 보이는 세계보다 한 사람의 아슬아슬한 마음의 어둠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려 하는 시절, 근거없는 믿음에 모든 것을 거는 시절이 있다. 닫힌 마음의 문 밖에서 서성이며 노래 부르는 긴 꿈들로 새벽을 맞이하는 날들이 있다.
그 긴 그리움의 꿈이 고단했었지만, 그 꿈이 세상과 만나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그 정도의 그리움과 동경과 절망과 소외를 치루지 않고,
닫힌 문 밖에서 서성이며 노래 부르지 않고
어떻게 문이 열릴 것인가?
무엇을 진정 겪어내고 만났다 할 수 있을까?
아프지 않게 살고 싶어 살얼음 걷듯 마음 길을 단속한 후,...
그 새벽보다 생은 더 적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