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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주천강 천렵 | 2005/06/19 17:59 |
[영월 주천강 천렵] 시원한 냇가, 그물로 고기잡자 올여름, 천렵은 어떨까? 시원한 냇가에서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는 천렵 말이다. 잡은 고기는 매운탕을 끓이거나 구워 먹는다. 고기가 잡히지 않으면? 그럴 염려는 없지만, 그래면 어때. 냇가에서 물장구 치는 것만으로도 여름 한나절이 즐겁다. 강원도 영월군 무릉리. 주천강이 흐르는 무릉교 아래는 천렵의 천국이다. 물은 깊어야 무릎 정도. 물흐름도 잔잔하다. 피라미 버들치 쉬리 퉁가리 등 민물고기가 넘쳐난다. 물 반 고기 반이다. 영월 사람들은 여름이면 냄비 하나만 달랑 들고 강가로 나간다고 한다. 고기를 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방법은 족대를 이용하는 것. 2명이 한조가 돼 한명이 족대를 들고 고기를 기다리고 있고 다른 한명은 발로 고기를 몰아간다. 그 다음은 간단하다. 족대를 들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그물에는 어김없이 물고기 열댓마리가 들어 있다. 낚시도 즐길 수 있다. 낚싯줄에 가짜 파리 미끼를 달아 낚싯줄을 끌었다 풀었다를 반복하다 보면 피라미가 술술 올라온다. 잠자리 유충을 낚싯바늘에 달아 꺽지를 잡을 수도 있다. 어항을 이용한 쉬리 낚시도 재미있다. 떡밥을 목이 오목한 어항에 넣어 두고 1∼2시간 후 들어올리면 20마리 정도는 쉽게 잡힌다. 주천강에서 잡을 수 있는 물고기는 참마자 쉬리 피라미 메기 어름치 버들치 황쏘가리 등. 하지만 황쏘가리와 어름치는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잡을 수가 없다. 일반 쏘가리 역시 보호종이라 20㎝ 이내 크기의 것들은 풀어줘야 한다. 주천강의 천렵은 밤에도 계속된다. 밤이 깊어지면 사람들은 낚싯대 대신 손전등과 횃불을 든다. 피라미와 돌마자, 왕종개 등은 강가로 나와 눈을 뜨고 잔다. 강물 위에 둥둥 떠서 잠을 자는 물고기들을 면장갑을 낀 손으로 건져 올리면 된다. 잡은 고기는 어떻게 먹을까? 튀김으로 먹어도 맛있고 얼큰한 매운탕을 끓여도 된다. 도리뱅뱅이도 유명하다. 살짝 말린 고기에 갖은 양념을 발라 프라이팬에 빙 돌려 구워먹는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남김없이 먹을 수 있다. 식당에서는 보통 25마리가 1세트이며 가격은 2만5,000원. 주천강 천렵은 현지 여행사나 숙박업소의 안내를 받는 것이 편하다. 퉁가리여행사(033-372-0277)는 횃불 들고 다슬기 잡기, 옥수수따기 체험, 족대로 고기 잡기, 동강 래프팅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숙소로는 무릉가족식민박펜션(372-6658), 숲속의 아침(374-0051), 모짜르트 펜션(374-8280), 올리브그린펜션(374-0567) 등이 깨끗하다.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신림나들목∼88번 지방도∼주천∼88번 지방도∼영월읍. 영월군청 문화관광과(370-2542).
최근 천렵의 별천지인 영월 수주면 주천강(酒泉江)을 다녀왔다. 술샘이라. 강 이름에 얽힌 내력이 재미있다. 상놈이 대면 탁주, 양반이 대면 청주가 흐르는 샘이 있었다. 그 상놈이 양반 차림으로 댔는데도 여전히 탁주가 흘렀다. 그래서 그 샘을 깨버리자 깨끗한 물이 흘렀다고 한다.
주천강은 `물의 고장` 영월에서도 최상류에 위치한다. 주천강은 강원 평창군과 횡성군의 태기산에서 발원해 횡성 강림면을 거치면서 제법 강줄기가 굵어진다. 영월군 수주면, 주천면을 거쳐 평창강과 만나 서강이 된다. 서강은 영월읍에서 동강과 합류해 남한강을 이룬다. 길이가 40㎞ 정도 되는 주천강은 동강과 서강의 이름값에 가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풍광은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주천강의 천렵 포인트는 수주면 무릉리 무릉2교 일대다. 물은 깊어야 무릎 정도다. 투망은 불법이니 그물이 촘촘하게 엮인 족대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2명이 한 조가 돼 한 명이 족대를 들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발로 고기를 몰거나 고기가 숨어 있는 바위 밑을 파헤친다. 고기가 많이 보여도 경험이 없는 도시인들은 쉽지 않다. 물살이 빠른 곳에 족대를 대고 위쪽에서 고기를 몰아대면 물고기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천강에서 잡을 수 있는 물고기는 다양하다. 어른 손바닥 길이의 피라미와 메기, 갈겨니, 참마자, 퉁가리, 꺽지, 손가락보다 굵은 쉬리가 건강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황쏘가리와 어름치는 천연기념물로 어획 자체가 불법이다. 천연기념물 259호인 어름치가 대도시 식당 어항에서 발견되기도 했는데 범법 행위다. 일반 쏘가리도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어 크기가 20㎝ 이내면 역시 풀어 줘야 한다. 퉁가리에게는 쏘이는 수가 있으므로 면장갑을 끼는 게 좋다.정강이까지 빠지는 여울에 버티고 서서 견지낚시로 연방 낚싯줄을 당겼다 풀었다 하며 피라미를 낚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천강 천렵은 강 주변 민박집에 하룻밤 묵으며 하면 좋다. 무릉2교 앞 주천강변에는 `무릉가족식민박펜션`(033-372-6658) 등 몇몇 숙소가 있다. 사장인 이재훈 씨가 족대나 낚싯대를 빌려 주고 고기 잡는 법도 가르쳐 준다. 해가 기울면 이곳 주천강변의 펜션이나 민박집은 매운탕 끓이는 구수한 냄새와 함께 장작불에 햇감자를 구워 먹는 도시인들로 고향의 정취가 한껏 무르익는다. 시간이 나면 여기서 7㎞ 정도 법흥사 방향으로 올라가면 요선암과 요선정을 둘러볼 수 있다. 요선암은 조선의 지식인 양사헌이 경치에 반해 `신선이 놀다간 자리`라고 한 데서 이름 붙여졌다. 각양각색으로 깎인 바위 사이로 잘 다듬어진 욕조 같은 웅덩이들이 무수히 깔려 있다. 미륵암 뒤로 소나무 숲길을 오르면 절벽 끝에 아름다운 정자 요선정이 있다. 주천강(영월)=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여행메모 ▶주천면 찾아가는 길=수도권에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 원주 만종 분기점에서 우회전해 중앙고속도로를 탄 뒤 신림IC에서 빠져 영월 쪽으로 88번 지방도를 타고 솔치고개를 넘어가면 주천면에 닿는다. 천렵을 하려면 주천면 소재지에서 좌회전해 주천강 상류쪽, 수주면 방향으로 더 올라가야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