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미니강의 - 과민성대장증후군
문1. 자, 오늘은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하여 서울시한의사회 홍보이사이신 동대문구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님께서 좋은 말씀 해주시겠습니다. 원장님, 요 근래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게 된 건, 아무래도 사회가 발달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답1. 네, 위원님께서 오늘의 핵심을 정확하게 말씀해주셨네요. 우리가 보통 병명을 지을 때 해부학적인 부위에 그 병을 일으킨 원인이나 증상을 붙이는데요, 예를 들어 장에 염증이 있으면 장염이라고 부르고 종양이 있으면 종양이라고 부르지요. 이렇게 ‘증후군’이라는 애매모호한 병증을 붙이는 경우는 병의 원인이나 기전도 잘 파악되지 않고 기질적 변화 등이 확실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치료도 굉장히 어려워지는데, 단지 병병 앞에 ‘과민성’이라는 단어를 붙여 이 질환이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는 다는 정도를 알아낸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모든 사람이 이 질환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역시 체질이나 병증을 잘 파악해야만 치료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 질환도 또한 한방 치료가 양방치료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문2.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기능성 질환이기 때문에 한방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원장님 그런데 이 병의 증상은 우리가 다 아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경 쓰면 배아파고 설사하는 것... 바로 이거 아니겠습니까?
답2. 네, 말씀하신대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가장 흔한 경우가 복통설사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들이 반드시 설사를 일으키는 것만은 아닙니다. 신경을 조금만 과도하게 쓰면 설사를 일으키는 설사형도 있지만, 오히려 대변을 잘 보지 못하는 변비형도 있습니다. 드물게는 설사와 변비의 혼합형도 오기 때문에 반드시 설사만 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요 근래에는 오히려 혼합형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양방치료의 경우, 설사만 있는 경우에는 지사제를 사용하고 변비만 있는 경우에는 사하제를 사용하는데, 이렇게 혼합형이 와버리면 거의 속수무책이 되어버립니다. 그런 이유로 한의원을 찾아오시는 분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문3. 아,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도 다양하게 있는 것이었군요. 원장님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어떤 경우들이 이 병에 해당하는 지 좀 알려주시지요. 그래야 치료를 받으러 한의원에 갈 것 아니겠습니까.
답3. 네, 가장 흔한 경우로 중요한 일이나 발표 시험 등을 앞두게 되면 배가 싸르르 아파서 수시로 화장실에 가 대변을 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분들은 그러한 문제가 해결만 되면 뱃속이 편안해지고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또한 반대로 자기 집처럼 편안한 곳이 아니면 불안해서 대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가 많은데, 일단 밖에만 나가면 며칠이 지나도 대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이나 물을 마시게 되면 바로 배탈을 일으키는 사람도 이 질환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음식을 잘 먹다가도 누가 옆에서 싫은 소리 한번 하면 바로 체하거나 배탈을 일으키는 경우도 넓은 의미에서는 이 질환에 포함된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사상체질이 유행하면서, 지금껏 잘 먹어오던 음식에 대해 자신의 체질과 맞지 않다는 판정을 받고난 후에는 여태 잘 먹고 별 이상이 없었던 그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바로 탈이 나는 경우도 역시 이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문4. 아,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과 맞지 않는 음식의 경우에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군요? 원장님 체질음식은 가려서 먹어야 건강에 좋은 거 아닙니까?
답4. 사실 저는 저희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께 사상체질 판정을 가르쳐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까와 같은 경우는 소음인이나 태음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자신의 체질과 맞지 않는 음식이라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필요이상으로 위장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태 모르고 먹었을 때는 아무 문제없이 잘 소화시키다가, 자신의 체질과 맞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그 음식 소화를 못시키는 것입니다.
인체는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자신과 맞지 않는 음식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큰 질환이 없는 평소에는 자신의 체질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골고루 조금씩 모든 영양소를 다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섭생법인 것입니다.
우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편식하라고 가르치는 부모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골고루 먹고 잘 소화시키는 것이 건강에는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그 밖의 특수한 음식관리는 주치 한의사와 상담하신 후에 결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5. 음식을 특별히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고 또 잘 소화시키는 것이 건강에 도움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잘 알겠습니다. 자, 원장님 제 주위에 말이에요, 다른 사람은 다 괜찮다고 하는데 유독 본인만 유난히 맵다고 하면서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어떤 겁니까?
답5. 우리가 어릴 때는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다가 이후 나이를 먹고 성장하면서 차츰 잘 먹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이후가 되면 다시 또 그런 자극적인 음식을 자꾸 멀리하게 되는데요, 이는 위와 장의 기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위와 장 또한 내 몸의 외벽을 담당하는 피부의 일부분입니다. 이러한 피부에 지속적으로 자극적인 물질을 문지르게 되면 피부가 피곤해지고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위와 장의 기능이 왕성하고 활기찬 경우에는 충분히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감당해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질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위장기능을 강화시키는 한약을 복용하시는 것이 좋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