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련회는 저에게 정말 특별했습니다. 그래서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했지만 결국 끝나버렸네요.
사실 수련회 직전에 많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굉장히 불안하고 괴로워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전도사님께 연락이 왔고 전 조장이 됐습니다. 불안하던 마음이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나 하나도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는데 10명도 넘는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가지? 내가 그럴 상태가 안되는 것 같은데?"
이미 저번 여름에 한번 망했던(?) 전적이 있었기에 더욱 불안했습니다. 연락을 받은 후 엄마한테 가서 말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난 진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내가 이 애들을 이끌어줄 자신이 없는데."
그러자 엄마는 네가 하려고 해서 그런거라고, 너 혼자 해내려고 해서 힘든거라고, 일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거지 네가 하는 게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님께 맡겨드리기로 하고 더 열심히 사역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오히려 이전에 힘들던 상태가 나아지기 시작했고,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첫 조별모임이 있던 주일, 불안감은 다시 찾아왔습니다. 원체 겉과 속이 모두 어두컴컴한 저이기에 이 어색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어떻게 바꿔야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디까지가 친절이고 어디부터가 부담인지, 이 아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점점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조장으로서의 역할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원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답장이 없을 때도 서운하기보단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됐습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특새 때 매일 나와 기도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드디어 수련회 첫째날, 걱정 반 기대 반의 상태로 그토록 기다리던 2박 3일이 시작되었습니다.
개회 예배 때 설교는 정말 저에 대한 얘기 같았습니다. 힘들고 지쳐 더이상 살고 싶지 않았던 때, 하나님을 원망했습니다. 하나님 왜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하십니까? 저를 버리신건가요? 하며 하나님을 원망하던 제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설교를 듣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따라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돌아왔다 날씨 레인저때 분명 열심히 했지만 게임을 내리 져서 과자를 많이 못받았습니다. 역시 젊어서 그런지 잘먹는 조원들을 위해 더 많이 받지 못한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집회 때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1시간 동안 사진기를 들고 쭈그리고 다니다가 또 뛰어다니니 상당히 힘들었습니다.(스탭 존경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기뻤습니다. 평소 주일에도 뜨겁게 찬양하고 기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찍는게 너무 좋았는데 수련회인만큼 더 열정적인 아이들과 선생님, 스탭들을 보니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게 싫었고 내년에도 꼭 이런 모습을 다시 보러오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 후 설교 때 정말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사역을 하면서 항상 말로는 하나님께서 내 주인이시라고 했지만 정작 삶 속에서 제 모습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말씀이 아닌 세상의 가치를 붙들고 살아갔고,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을 우선시했습니다. 그런 제 마음 속에 있는 하나님의 제단은 무너지다 못해 박살난 상태였습니다. 그런 제 상태를 인식하고 나니 너무 간절해졌습니다. 더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만께서만 제 삶의 주인이심을 깨닫고 또 그게 삶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울부짖었습니다.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게 해달라고, 주님이 없는 삶은 살고 싶지 않다고, 오직 하나님만이 제 주인이시니 제 제단을 다시 짓겠다고 저 좀 살려달라고 정말 소리질렀습니다. 신기하게도 팔을 들고 있었는데 하나도 아프지 않았고 목에서는 더이상 온전한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계속 기도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집회시간이 너무 짧다 느껴졌습니다.
둘째날 아침을 먹고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데 아이들이 많이 지치고 지루해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저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과 유의사항같은 것 밖에 해줄 수 없었습니다. 점점 조장으로서의 역할은 아무것도 못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했습니다.
집회 전 조별로 기도제목을 나눌 때도 같은 걸 느꼈습니다. 나눔이 정말 빨리 끝났는데 내가 부족해서 아직도 서로 가까워지지 못해 그런 것 같았습니다.
이후 집회 때 이틀 간의 피곤이 몰려왔습니다. 그러나 은혜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제 뺨을 때리며 잠을 깼습니다. 그리고 기도할 때 너무도 지쳤지만 또 간절했습니다. 지금 밀려오는 피로와 졸음때문에 하나님과 더 가까워질 기회를 놓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쉬어버린 목으로 소리지르며 기도했습니다.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모든 장애물들을 잘라낼 칼과 그 칼을 휘두를 힘을 달라고. 그리고 조원들과 서로를 위해 기도할 때 많이 아쉬웠습니다. 시간이 너무 짧아 모두와 얘기 나누지도 못했고 기도도 짧게밖에 못해준게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날 끝난다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너무 지쳤는데 더 있고 싶었습니다. 아직 끝나면 안될 것 같았습니다.
아침을 먹으며 GBS를 하는데 조원 아이들 중 몇 명이 더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얘네 역시 젊어서 그런가 3일 내내 더 먹고 싶어했는데 나중에 돈 생기면 뭐 좀 사먹여야겠다 싶었습니다.
폐회 예배 때 마지막까지 은혜누리고 싶어 정말 열심히 찬양하려 했는데 목소리가 안나와서 음소거로 찬양해야했는데 목이 더 튼튼하지 못한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시상할 때 블록을 꽤 많이 모은 것 같아 기대를 좀 했는데 1등이 너무 넘사벽이라 기대가 아주 와장창 깨졌습니다.(ㅋㅋㅋ) 블록 받으려고 자존심 따위 다 버리고 온갖 행동을 다했는데, 무대공포증이랑 시선공포증이 있는데다가 목이 이미 쉰 상태였음에도 장기자랑으로 노래를 부르며 블록을 받아냈던터라 정말 아쉬웠습니다. 우리 조원들도 정말 열심히 인사하며 받았는데... 열심히 한 우리 조원아이들한테 상주고 싶었는데...
우리 조원들 너무 고생이 많았습니다. 부족한 조장을 두고도 뭘하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도 감사하고 귀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고등부에서 남은 시간동안 꼭 더 큰 은혜누리고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과 함께하는, 말씀 붙들고 살아가는 우리 조원들이 되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교회에 도착해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금 늦으셔서 1층에서 스탭들이 일하는 걸 끝까지 보게 됐습니다. 비를 맞고 흠뻑 젖어가며 물건을 옮기면서도 고등부 아이들을 보면 빨리 집에 가서 쉬라고 말하는 걸 보며 정말 울컥했습니다. 고등부를 위해 온갖 힘든 일을 다 하는 우리 스탭들 꼭 삶 속의 은혜와 축복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수련회 내내 프로그램 짜고, 진행하고, 고등부 학생들 돌보고...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특히 미디어 스탭들 예배 때도 피피티 넘기고 사진찍고 영상찍느라 쉬지도 못하고 수련회가 끝나서도 편집하고 사진 고르느라 고생하는데... 정말 수고가 많아요...) 20살부터 20대 후반까지, 남들처럼 놀고 즐기고 싶을 20대의 청춘인데 고등부를 위해 이토록 열심히 일한다는 게 너무 멋져요.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내년엔 같이 해요!)
그리고 선생님들도 너무 수고하셨고 감사했습니다. 각자의 직장이 있으실텐데도 아이들 위해 수련회 같이 오시고 수련회 준비하면서 금식하시고 새벽에도 오셔서 기도하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들 삶과 가정 속에 은혜가 가득하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또 우리 목사님이랑 전도사님 제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이 하나님과 만나는 은혜를 누릴 수 있을까 고민하시고, 기도하시고, 설교 준비하시고, 모든 일에 열심이셨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이미 그러시겠지만 더욱 말씀대로 살아가시길, 은혜가 가득하길,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이제 수련회는 끝났고 저에게는 붓고 염증 가득한 목과 몸살에 걸린 몸, 수액을 맞아도 별 효과가 없을 정도로 망가진 체력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 아프다는 게 감사했고 죽을 것 같이 아프지는 않다는 것도 감사했습니다. 이 정도 아픔따위 주님께서 주신 은혜에는 비할 바도 아니니까요.
비록 이번 수련회는 끝났지만 수련회를 통해 받은 은혜를 잃지 않고 말씀 붙들고 결단하여 삶의 변화를 누리고 오직 주님만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 고등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빛이 있으라! 아멘아멘!
첫댓글 멋있다 아멘아멘🥰
아멘아멘
멋지다 시현^^ 고생많았고 은혜 받은것 그리고 결단한 것들 잊지말고 매일 살아내길 기도할게여~~
ㄱㅅㄱㅅ너도 이번에 얻은 은혜 놓치지 말고 매일 주님 안에서 살아내길 기도할게:)
진짜 진짜 수고 많았어 우리 조장ㅠㅜㅜㅜㅠ 이번에 받은 은혜가 지속되길 바라!!! 학생으로서 수련회는 마지막이지만 내년엔 스탭으로 ㄱㄱㄱㄱㄱ
고맙...너도 말씀 붙들고 살아가는 은혜 누리길 기도할게! 스탭 같이 하자ㅋㅋ
@박시현 구랭 같이 스탭 하자!!!!
뭐야 아퍼? 아프지마러! 고등부에서의 마지막 수련회 하느라 정말 수고했어..! 이번 수련회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저보다는 스탭이 더 아플거 같은데...? 수련회 끝나고 업로드까지 하느라 진짜 수고 많았어요ㅜㅜ 저도 이번에 함께 해서 정말 감사했어요! 다음 수련회에서는 스탭으로 같이 섬기겠슴다...!
@박시현 나 배고픈거 빼고 완전 멀쩡하니 걱정마러ㅋ 수고했다~
@김현수sf 잘 먹고 잘 쉬고 건강하게 다시 만나요...ㅋ
언니 아프지말아요ㅠㅠ
조장으로 섬기느라 수고많았고 언니랑 같이 수련회 준비도 하고 수련회 때에도 같이해서 너무 즐겁고 고마웠어요
우리 윤서 고마워ㅜㅜ 나도 너랑 같이 수련회 준비하고 같이 섬길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고 좋았어! 선교 가서도 힘내고 다치거나 아프지마! 꼭 내가 기도할게!
@박시현 언니 고마워요! 음성선교 가는데에도 우리가 수련회때 받았던 은혜처럼 그곳의 친구들도 그 은혜를 받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강윤서 응응 꼭 할게
조장으로 섬기느라 수고많았어~ 고3 마지막 수련회라 많이 아쉬웠을텐데 마지막인만큼 수련회동안 더 간절히 기도했을거라고 생각해 ㅎㅎ 스텝까지 생각해주는 마음 너무 고맙고 남은 고3시간동안 무너지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힘으로 이겨내가자 화이팅!!
감사합니다! 스텝도 진짜 수고 많으셨어요..! 마지막 날 파스 붙인거 보고 진짜...ㄷㄷ... 빨리 회복하시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 살아가길 바랍니다!
시현이 언니! 잘은 모르지만 정말 간절히 간절히 은혜를 바라며 이번 수련회에 임하셨을 모습이 간증문을 통해 상상되는 것 같아요 특히 목소리가 더 나오지 않는데도 음소거 찬양... ㅋㅋㅋㅋㅋ 비록 소리는 안 났을지라도 그 마음을 정말 귀하게 받아주셨을 거라 확신합니다! 돌아온 삶의 자리에서 하루하루 하나님과 열심히 살아가길 진심으로 축복하고 기도할게요!!! 시현이언니에게 빛이있으라!
우와 무지개다!ㅋㅋㅋ고마워... 너도 비록 수련회는 끝났지만 매일매일이 말씀으로 가득하고 하나님께 모두 맡겨드리는 삶 살길, 은혜가 넘치는 삶 살길 진심으로 축복하고 기도할게! 정말 수고 많았어! 빛이 있으라!
목 다 쉬어가면서 열심히 하는 거 보고 완전 멋져보였어 !! 같이 미디어팀으로 섬길 수 있어서 좋았고, 아픈거 빨리 다 낫길 기도할겡
고마워..! 나도 같이 섬길 수 있어서 좋았어! 피피티...너무 수고 많았어... 하나님만을 주인으로 삼는, 말씀으로 가득찬 은혜로운 삶 살길 기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