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북한 등 여러 나라가 올해 최고 정치권력을 교체하고 새로운 출발대에 서게 된다. 2013년을 앞두고 이러한 민감한 시기에 새로운 지도력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올해 12월 한국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차기 대통령은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 대통령과 내년부터 호흡을 맞추게 된다. 북한도 올해 김정은이 3세 승계를 마쳤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11월에 치러진다.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격돌한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은 2017년 1월까지 재임한다. 마찬가지로 2022년 가을까지 재임하는 시진핑과 G2의 최고 지도자로서 대면하게 된다.
11월 8일 새로운 중국의 역사 시작 - ‘과거 없이는 미래도 없다’
2012년 11월8일, 중국의 권력교체가 시작된다. 이날 5년마다 맞이하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중국공산당 제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후진타오(胡锦涛)-원자바오(温家宝)가 물러나고 시진핑(习近平)-리커창(李克强)을 쌍두마차로 하는 ‘5세대 리더 그룹’이 등장한다. 주목할 점은 이날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당의 지도방침이 제시된다는 점이다.
18차 전국대표대회 첫 날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지난 10년간 4세대 지도부가 이룬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중등생활 수준 이상을 향유하는 것)사회 지향 경제성장, 베이징올림픽, 상하이엑스포 및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 등 치적을 총괄해 정치보고를 한다
시진핑 체제의 국정 지도방침은 후진타오 체제의 것을 승계해 과거사의 공과 사를 한데 안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당과 국민간 소통 강화, 성장과 수출에서 분배와 내수 위주 전환, 중서부와 동북지방 개발을 통한 빈부격차 해소, 국가와 국민의 공동 부유화가 핵심이다.
중장기 국가 발전 청사진 제시
불멸의 이노베이터 덩샤오핑(邓小平)은 “개혁개방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현재에 이르기까지도 국가건설의 밑그림은 초창기 마스터플랜으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2020 비전과 2050 청사진을 갖고 있다.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1년 전면적 샤오캉 사회를 실현하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부강하고 민주적 문명을 가진 ‘조화로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중장기 국가 발전 목표를 설정했다.
2009년 10월 1일 건국 60주년을 맞이한 중국은 후진타오를 비롯한 전ㆍ현직 최고 지도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권력의 상징인 톈안먼(天安门) 광장에서 성대한 경축행사를 가졌다. 중국은 당시 지난 60년의 발전 성과를 한껏 과시하면서 역사적 굴욕과 가난을 떨쳐내고 미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중화 부흥의 새로운 시대’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7월1일 열린 ‘공산당 창당 90주년 경축대회’에서 후 주석은 “공고한 국방과 강력한 군대는 국가주권, 안보, 영토보존을 위한 강력한 뒷받침”이라면서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총괄해 중국 특색의 군민(军民)융합식 발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집권 10년, 중국의 미래를 준비했다
덩샤오핑은 일찍이 “공(功)이 첫째고 과(过)는 둘째다”라고 말했다. 후진타오는 집권 10년동안 새 시대를 열지는 못했지만 그의 후임자가 새로운 시대를 개막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경제 발전 방식이 전환된 점 등은 후 주석의 공이다. 후 주석이 집권초기부터 공산당의 위기 의식을 강조하고 무계획적인 과거의 발전 방식으로 많은 폐단이 생긴 것을 파악, 대대적인 경제 구조 조정에 나서 성공을 거뒀다. 지난 10년 사이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약속한 개혁·개방 일정을 충실히 이행해 중국이 세계 질서에 융합하면서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또한 취임 초기부터 소득분배 조정에 나서 3농(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에 최대 심혈을 기울였다. 서민과 노동자, 농민을 위해 공평하고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의료, 교육, 주택, 양로 등 방면에 개혁의 그물을 깔았다.
후진타오 주석이 품은 이상과 업적은 풍부했으나 수 십 년 간 축적된 빈약한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자신이 직접 정치·사회 개혁에 나서지는 못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그쳤다. 지난 10년간 중국은 정치개혁 방면에 확실한 진전이 없어 권력의 상호 불견제, 빈부격차, 언론 통제, 군중시위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해 국가의 명예와 정치 지위에 불리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수출 위주의 저부가가치-외형성장 경제를 국민소득 증대를 통한 고부가가치-소비위주 중심의 경제구조로 바꾸는 구조전환을 강조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해 사회 안정의 기반인 중산층을 육성하는데 역부족이었다. 정치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조치가 미흡해 부패가 만연하고 사회적 갈등이 격화됐다.
CHINA 2012, 중국의 새로운 황금기가 시작된다
중국은 위협론과 붕괴론의 관점에 따라 공룡일수도, 아니면 종이 호랑이일 수도 있다. 중국과 중국인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중국은 지금 공룡처럼 몸집만 큰 대국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역동성이 넘치는 사회로써 강대한 슈퍼파워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중국은 100여 년 전 아편전쟁의 후유증과 서구 열강의 수탈에 시달리던 과거를 거침없는 기세로 설욕하고 있고 매년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외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중국은 이미 경제규모로 일본을 추월한 데 이어 앞으로 10∼20년이면 미국과 맞먹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력 증강 속도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
차기 권력을 이양 받을 시진핑은 이 기초 위에서 역사 발전의 대들보를 짊어지고 미래를 기획해 새로운 중국을 이끌어 나아갈 것이다. 그가 이런 역사적 임무를 수행해 낸다면 후 주석 집권기는 역사적 좌표상 황금분할점에 위치하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시진핑의 가장 큰 과제인 중국 현대화의 길을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