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가장자리에 한 그루의 아푼 복숭아나무가 있다. 전년도에도 동해로 간신히 살아남은 놈이라 올해는 착과량를 적게 한 나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뭇잎이 쳐지고 잎이 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살려 볼 심정으로 복숭아를 오늘 모두 따 주었다. 그 중 한개의 복숭아를 당도측정계로 재어 보았다. 무려 14.5브릭스가 나왔다. 실로 놀라웠다. 대월 복숭아는 당도가 10브릭스 정도로 당도가 잘 나오지 않는 복숭아 품종이다. 몇 년 동안 당도를 높이려는 시험을 해 오던 중이었다.
요즘 조생종 복숭아가 당도가 나오지 않아 맛이 없다고들 한다. 당도가 잘 안나오기 때문이다. 당도는 농사짓는자의 농법에 따라 당도가 올라 간다. 그래서 농법이 중요한 것이다. 이정도 당도면 20일 전 후 수확 시기에는 16브릭스 이상 나올 것 같다. 아직 복숭아의 겉과 속살이 푸르고 색이 들기 시작했다. 수확 후 후숙하면 17내지 18브릭스까지 나올 것 같다.
복숭아는 착색비대다. 색이 들어 오면서 커지고 당도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상단 부위의 과일이 색이 들기 시작해서 중단, 하단까지 색이 들어 와야 비로서 상단부위를 수확하게 된다. 그런데 농가에서는 수확을 일주일 정도 앞 당겨서 수확 한다. 남들보다 일찍 출하해서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먼저 수확한다. 말하자면 상단의 복숭아가 빨갛게 색이 들어 오면 골라 따기 시작한다. 이 때 따면 아직 복숭아가 다 크지도 않은 상태고 복숭아의 맛도 들지 않은 상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조생종 복숭아가 당도도 없고 맛도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일 년 내내 고생해서 농사지으면 무엇하랴! 죽서서 개주는 꼴이 된다. 막판에 실수를 해서다. 남들보다 일찍 출하해서 조금 가격을 높이 받았다고 자랑할 것이 못 된다. 이미지만 나빠지고 오히려 본인의 노력이 숲으로 돌아가고 만다.
농사는 하늘 보고 농사진다. 최선을 다할 때 비로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잉과응보인 샘이다. 농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첫댓글 잘 키우시게, 노력의 댓가가 온전히 보상 받기를 바라네. 교직을 떠나, 복숭아 한알 한알에 정성과 사랑들 공들여 키워내는 모습이 보기 좋구먼. 건강 잘 챙겨가며~~~일하고.
시간내서 한번 들름세~~^^
장마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다음주 20일 정도에 출하 할 예정이었는데 목요일까지 비가 온다고 합니다. 비가 그치고 난 후로도 2,3일 지나야 딸 수 있는데 걱정입니다. 손님들과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하늘이 도와주신다면 가능하겠죠!
제차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