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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의 기도문은 변경할 수 없다. 기도문 중에서 성인께 대한 호칭 기도 역시 국가나 지방의 성인 또는 어느 특정 성인을 추가하거나 바꿔서는 안 된다. 그러한 교체나 추가가 거론될 만한 사유가 있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이러한 규칙은 희생을 요구하지만, 이미 가장 큰 희생을 바탕으로 세워진 규칙이다.
레지오의 모든 규칙을 만든 나라가 아일랜드이고, 아일랜드의 주보(主保)인 파트리치오 성인이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 왜 이 같은 희생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쉽게 납득하게 될 것이다.
특정 성인께 대한 호칭 기도를 용인하는 것 그 자체는 레지오 단원이 공통적으로 바치는 기도문을 크게 달라지게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안에는 레지오 조직 체계를 흐트러지게 할 싹이 들어 있어, 레지오로서는 그러한 어린 싹마저도 염려하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레지오의 정신은 그 기도문에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어느 나라말로 바치든 가장 정확하고 통일된 공통 기도문을 바치는 것은 레지오의 깃발 아래 모여 봉사하는 모든 단원들의 정신과 규율이 완전히 일치되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자녀이듯 또한 로마의 자녀이다."(성 파트리치오 / St. Patrick)
"사랑하는 주님, 제가 간구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 노력하는 은총을 주소서."(성 토마스 모어 / St. Thomas More)
1. 성 요셉
레지오의 기도문에는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께 대한 호칭 기도 다음에 요셉 성인(St. Joseph)이 나오는데, 이는 요셉 성인이 하늘나라에서 예수님과 성모님 다음가는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요셉 성인은 성가정 안에서 예수님과 성모님을 위하여 가장으로서의 기본적인 역할 이외에 특별한 임무까지도 맡아 수행하셨다.
성인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요셉 성인은 성가정 안에서 하셨던 일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똑같은 임무를 그리스도의 신비체와 이 신비체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위하여 지금도 수행하신다. 요셉 성인은 교회의 존재와 활동이 올바로 유지되도록 도와 주신다. 따라서 레지오 역시 이 성인의 돌보심에 의존하고 있다. 이 성인의 보살핌은 우리에게 활기를 주며, 어버이의 사랑을 듬뿍 느끼게 한다.
이러한 요셉 성인의 능력은 성모님 다음가는 영향력을 지니게 되므로, 레지오는 이 성인의 돌보심을 올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요셉 성인의 사랑을 우리 안에 가득히 받아들이기 위하여 우리는 이 성인이 우리에게 쏟으시는 헌신적인 사랑에 보답하는 자세로 우리의 마음을 완전히 열어 놓아야 한다.
예수님과 성모님도 늘 요셉 성인에 대해 마음을 쓰셨고, 성인이 두 분을 모시느라 쏟은 온갖 정성스러운 노력에 대하여 성인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계셨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도 요셉 성인을 언제나 정성껏 모셔야 한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축일은 3월 19일이다.
노동자 성 요셉 축일은 5월 1일이다.
"역사 안에서의 예수님의 삶과 그리스도 신비체인 교회 안에서 지속되고 있는 요셉 성인의 신비적 삶을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여러 교황들이 요셉 성인을 교회의 수호자로 선언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시대와 방법의 변화 속에서도 요셉 성인의 임무는 항상 변함이 없다. 그리스도 교회의 수호자로서 이 성인이 하시는 일은 세상에서 하셨던 일에 못지않다. 나자렛 시대 이후 하느님의 가족은 꾸준히 불어나 땅 끝까지 퍼져 나갔다. 이에 따라 요셉 성인은 새로운 아버지로서의 역할까지 맡게 되었는데, 이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아버지가 되도록 해 주겠다고 하신 약속을 능가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다루시는 섭리는 변함이 없고, 한번 계획하신 일을 다시 생각하시거나 임의로 바꾸지도 않으신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은 한결같고 질서정연하며 일관성 있고 지속적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양부이신 요셉 성인은 모든 세대를 통하여 예수님 형제들의 양부이시기도 하다.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의 배필 성 요셉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들이 교회의 신비적 탄생을 계속하는 동안 줄곧 성모님과 신비스럽게 일치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이 땅에 하느님의 왕국인 교회를 확장하기 위하여 활동하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갓 태어난 교회인 나자렛 성가정의 가장이었던 요셉 성인의 특별한 보호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쉬넨스 추기경 / Cardinal L. J. Suenens)
2. 사도 성 요한
복음 성서에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로 나타나 있는 사도 성 요한(St. John, the Evangelist)은 예수 성심께 대한 신심의 표본이다. 이 성인은 끝까지 주님께 충실하여 예수 성심의 고동이 멎고 창에 찔려 숨을 거두시는 순간까지 곁에서 지켜보았다. 그 후 요한 성인은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대한 신심의 모범으로 등장하게 된다. 그는 천사처럼 순수하여 예수님께서 하시던 일들을 대신 맡아하였고, 성모님이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아들로서 꾸준히 효성을 드렸다. 그런데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세 번째 말씀에는 복되신 어머니께 드린 지극한 효성 이상의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주님은 요한 성인을 통하여 온 인류에게 말씀하셨고, 그 중에서도 믿음으로써 당신께 매달리는 사람들을 향하여 그와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주님은 이 말씀을 통하여 성모님을 인류의 어머니로 선포하셨고, 당신 자신은 수많은 형제들의 맏이가 되신 것이다. 요한 성인은 이와 같이 새롭게 태어난 자녀들의 대표자로서 하늘나라의 첫 번째 상속자로 올랐고, 그의 뒤를 따르는 자녀들의 모범이었으므로 레지오가 가장 친근하게 공경하는 성인이다.
요한 성인은 교회와 교회 안의 모든 영혼들을 사랑하였고, 교회가 펴는 봉사 활동에 온 힘을 쏟았다. 그는 사도이자 복음사가였으며, 한평생 주님을 위해 희생함으로써 순교자와도 같은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요한 성인은 성모님을 끝까지 모신 성모님의 후원자였다. 그러므로 레지오 마리애를 돌보며 성모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본받으려고 노력하는 모든 영적 지도자들의 특별한 수호 성인이기도 하다.
사도 성 요한의 축일은 12월 27일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너의 어머니이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 26-27)
3.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마리아
"어떤 특정 성인이나 지역의 수호자를 레지오의 수호 성인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결정에 비추어 볼 때 몽포르의 복자 그리니용을 포함시키는 것은 얼핏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레지오 발전에 이분만큼 큰 역할을 한 성인이 없다. 레지오 마리애 교본은 이분의 정신으로 가득 차 있고, 레지오의 기도문들은 바로 이분이 하신 말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분은 사실상 레지오의 스승이므로 레지오가 이 성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거의 도의적으로 당연한 의무이다."(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 마리아의 이름을 호칭 기도에 넣기로 한 레지오의 결의문)
이 성인은 1947년 7월 20일에 시성되었으며, 축일은 4월 28일이다.
"성 루도비코 - 마리아는 수도회의 창립자일 뿐만 아니라 선교사였다. 또한 그는 선교사 이상의 다른 면도 있는데, 교회의 박사와 신학자로서 그때까지 아무도 착상하지 못한 성모학을 우리에게 마련해 주었다. 그는 성모 신심의 뿌리를 매우 깊이 탐구하여 널리 보급하였고, 우리에게 현세에 일어난 모든 성모 발현을 미리 알려 주었다. 즉, 루르드로부터 파티마에 이르는 모든 성모 발현과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한 교의 선포로부터 레지오 마리애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예언한 분이다. 그는 성모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왕국이 이 땅에 오고 있음을 알리는 데 힘썼으며, 때가 차 하느님의 동정 성모님이 티 없이 깨끗하신 성심으로 인류가 목말라 하는 구원을 세상에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전해 주었다."(훼데리고 테데스키니 추기경 / Cardinal
Federigo Tedeschini 성 베드로 대성전 주임 사제 : 1948년 12월 8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행한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 마리아 동상 제막식 강론)
"나는 성난 짐승 같은 무리들이 미칠 듯이 달려와서 그 사나운 이빨로 이 작은 책과 성령께서 이 책을 쓰도록 하신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거나, 아니면 적어도 이 책을 궤짝의 암흑과 침묵 속에 묻어 버려 다시 나타나지 못하도록 하리라는 것을 뚜렷이 내다본다. 그 무리들은 심지어 이 책을 읽고 실천하는 사람들까지 공격하고 박해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러한 일이 일어나면 일어날수록 오히려 더 좋은 것이다! 이러한 일들을 생각할 때마다 용기가 솟아나고, 더욱더 크나큰 성공을 하리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다가올 가장 위태로운 시대에 마귀와 세속과 부패와 싸울 막강한 군단, 즉 예수님과 성모님의 용감 무쌍한 남녀 병사들로 이루어진 대군단이 나타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 마리아 / St. Louis - Marie de Montfort 1716년 선종 : 복되신 동정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
4. 대천사 성 미카엘
"성 미카엘은 천상 궁정에서 으뜸가는 대천사이지만, 성모님을 공경하고 또한 성모님이 공경받으시도록 하는 일에 가장 열성적인 천사이다. 그는 성모님께 봉사하는 이들을 찾아가 도와주라는 성모님의 분부가 내려지기를 기다리며 항상 대기하고 있다."(성 아우구스티노 / St. Augustine)
성 미카엘은 신·구약 시대를 통틀어서 항상 선택된 백성들의 수호자로 있다. 그는 언제나 교회를 충실히 수호하였으며, 유다 민족이 등을 돌렸다 해서 그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중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 임무를 더욱 강화하였는데, 유다 민족은 보호를 절실히 필요로 했고, 또한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이 바로 유다 혈족이시기 때문이었다. 레지오는 미카엘 대천사 밑에서 활동한다. 레지오는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주님께서 영원한 사랑의 계약을 맺은 백성들이 다시 되돌아오도록 하는 일에 애정을 기울여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주님의 만군의 사령관'(여호 5, 14)인 성 미카엘 대천사 축일은 9월 29일이다.
"계시에 따르면, 영광의 빛에 싸인 성삼위의 삶 속에 참여하고 있는 천사들은 하느님의 섭리가 정하신 인류 구원사의 중대한 순간순간마다 그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맡아 하도록 부름받고 있다. '천사들은 모두 하느님을 섬기는 영적인 존재들로서 결국은 구원의 유산을 받을 사람들을 섬기라고 파견된 일꾼들이 아닙니까!'(히브 1, 14) 하며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의 저자는 묻고 있습니다. 교회는 성서를 근거로 하여 이를 믿고 가르치는데, 착한 천사들이 맡은 일은 하느님 백성을 보호하고 백성들이 구원되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것입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1986년 8월 6일 일반 알현에서)
5. 대천사 성 가브리엘
어떤 전례서에는 성 미카엘과 성 가브리엘 두 대천사를 천상의 귀공자이며 용맹한 투사로서, 그리고 천상 군단의 지휘관이요 천사들의 우두머리이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는 시종이요, 우리 인간을 지켜 주는 수호자이며 안내자로서 칭송하고 있다. 성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구세주를 잉태하게 되리라는 소식을 전한 대천사이다. 그는 성삼위께서 마리아에게 보내시는 인사를 전달하였고, 삼위 일체의 신비를 처음으로 인간에게 알려 주었다. 성자께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내려오신다는 사실과 성모님의 원죄 없는 잉태를 선포하여 묵주기도의 첫 번째 신비를 밝혀 주었다. 미카엘 대천사가 유다 민족을 돌보았다는 사실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가브리엘 대천사의 경우에는 회교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회교도들은 그들에게 신앙을 전해 준 분이 가브리엘 대천사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비록 근거는 없지만, 그에 대한 회교도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게 해주며, 가브리엘 대천사 역시 적절한 방법으로 그들의 관심에 보답하려고 힘쓸 것이 분명한 일이다. 그 방법이란, 자신이 수호하는 그리스도교의 계시를 회교도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분 혼자의 힘만으로는 회교도들의 회두를 실현시킬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 인간이 그 역할의 일부를 맡아서 가브리엘 대천사를 도와야 한다.
회교 경전 코란(Koran)에는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두드러지게 눈에 뜨일 정도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계시며, 복음서와 거의 같게 설명되어 있으나, 다만 그 두 분께서 맡으신 역할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예수님과 성모님께서는 회교도들에게 당신 자신들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밝히실 수 있도록 누군가가 와서 도와 주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레지오는 이와 같은 일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고, 또한 회교도들이 레지오 단원들을 따뜻이 받아들이고 있음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코란의 가르침에는 우리가 나서서 덧붙여 설명해 주어야 할 내용들이 너무나 많이 들어 있다.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의 합동 축일은 9월 29일이다.
"성서는 가장 높은 품의 천사 한 분이 인간의 눈에 띄는 모습으로 파견되어 마리아께 강생의 신비를 알려 주는 장면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천사가 마리아께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리라고 아뢴 것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어 모든 천사들 위에 군림하는 권한과 힘과 지배권을 가지시기 때문이다. 교황 비오 12세는 회칙 '하늘의 모후'(Ad Coeli Reginam)에서 '대천사 가브리엘은 마리아의 고귀한 임무를 알리는 최초의 하늘나라 사신이었다.'고 말했다. 성 가브리엘은 하느님을 위해서 중요한 사명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나 중요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의 수호자로 공경받고 있다. 그분이 하느님의 말씀을 마리아께 전달하는 순간, 마리아는 온 인류를 대표하였고, 가브리엘 대천사는 모든 천사들을 대표하였다. 세상 끝날 때까지 우리 영혼 안에 영감을 불어넣어 줄 이 두 분의 대화로 하늘과 새로운 땅을 일으켜 세우는 조약이 맺어졌다. 이렇게 볼 때, 하느님의 말씀을 마리아께 전한 그 천사는 얼마나 훌륭한 분인가! 그가 단지 수동적인 전달자의 역할을 맡은 분이라고 과소 평가한다면 잘못된 일이 아닌가! 성 가브리엘은 모든 사정을 훤히 알고 있었으므로 마리아가 하느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도록 가능한 근거를 여러모로 제시해 드렸으며, 또한 하느님의 대변인으로서 마리아의 질문에 공손한 태도로 충실히 답변했다. 이렇게 하여 성 가브리엘과 성모님의 만남에서 창조 사업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첫 번째 하와가 완전히 허물어뜨린 것을 새로운 하와가 와서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다. 천사들을 포함하는 그리스도 신비체의 머리이신 주님은 새로운 아담으로서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배반한 천사들 때문에 더럽혀진 모든 천사들의 명예까지도 회복시켜 주셨다." (미카엘 오캐롤 신부 / Dr. Michael O'Carroll C.S.Sp.)
6. 성모님의 천상 군단인 모든 천사들
"레지나 안젤로룸(Regina Angelorum)! 천사들의 모후!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언제나 천사들의 군단에 둘러싸여 호위를 받고 계시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너무나 황홀하여 마치 하늘나라를 미리 보는 듯하구나!"(교황 요한 23세)
"성모님은 하느님 군단의 총사령관이시다. 천사들은 진을 친 군대처럼 두려운 성모님의 지극히 영광스러운 병사들이다." (부돈 / Boudon : 천사들)
레지오 기도문에는 처음부터 천사들의 도움을 바라는 다음과 같은 호도가 들어 있었다.
대천사 성 미카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우리의 거룩한 수호 천사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초창기에는 천사들과 레지오의 밀접한 관계가 지금처럼 뚜렷이 밝혀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레지오가 이 기도문을 바치고 있었기 때문에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왔다고 생각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천사들에게 의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졌는데, 이는 천사들이 바로 레지오의 싸움을 지원하는 하늘나라의 동맹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동맹군은 각기 서로 다른 분야를 맡아 싸우고 있다. 레지오의 모든 행동단원과 협조단원에게는 곁에서 치열한 싸움을 거들어 주는 수호 천사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이 싸움이 레지오 단원들보다 오히려 천사들에게 더 큰 뜻이 있는데, 천사들은 하느님의 영광과 불멸하는 영혼의 가치에 대한 인간들의 무지가 이미 위태로운 상태까지 이르렀음을 뚜렷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사들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으며, 그들은 결코 실수하는 일이 없다. 그런가 하면, 천사들의 싸움에는 다른 천사들도 모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나선다. 예를 들면, 레지오가 활동 대상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도 그들을 지켜 주는 수호 천사가 있어 그들의 수호 천사들 역시 레지오의 수호 천사들이 이기도록 힘써 도와 준다.
그뿐 아니라, 천상 군단 모두가 싸움터로 서둘러 달려온다. 태초부터 천사들은 사탄과 그의 졸개들을 맞아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이제는 레지오가 그 싸움의 일부를 떠맡아 수행하고 있으므로 천사들은 레지오 단원을 도우려고 달려오는 것이다. 구약과 신약 성서에서 천사들은 매우 인상 깊은 자리에 배치되어 있으며, 천사들에 대하여 언급된 구절도 수없이 많다. 천사들이 마귀와 벌이는 인간의 싸움에 어깨를 나란히 하여 가까이에서 보호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들은 중요한 대목마다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라는 구절이 반복된다. 모두 9품으로 분류되는 천사들은 다양한 수호 임무를 띠고 있다. 그들은 각 개인이나 장소나 도시 또는 나라를 수호하고 자연을 보호하며, 때로는 동료 천사들을 지켜주기도 한다. 성서에 따르면, 이교도 왕국들도 각기 수호 천사가 있다고 한다.(다니 4, 10-20 ; 10, 13) 천사의 품급은 천사, 대천사, 지품천사, 치품천사, 역품천사, 능품천사, 좌품천사, 주품천사 및 권품천사이다.따라서 천사들은 마치 공군이 지상군을 지원하듯 집단적으로나 개별적으로 도와 준다. 결국 레지오가 초기에 사용하던 천사들에 대한 호칭 기도는 이와 같은 천사들의 보편적 보호 역할을 충분히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음과 같은 결정이내려졌다.
(가) 호칭 기도를 좀더 나은 형태로 고친다.
(나) '레지오'(군단)라는 말을 천사와 연관시킨다. 주님께서도 '레지오'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시어 이 말을 축복하셨고, 몸소 천사들에게 적용하셨다. 즉, 주님을 잡으러 온 무리로부터 위협을 받고 계실 때, 주님께서는 "내가 아버지께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두 군단(레지오)도 넘는 천사를 보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마태 26, 53)라고 말씀하셨다.
(다) 호칭 기도에 성모님의 이름을 넣는다. 성모님은 천사들의 모후이시다. 성모님은 정녕코 천상 군단의 총사령관이시므로 '천사들의 모후'라는 뜻 깊은 칭호로 인사드리는 것은 우리 레지오가 누리는 새로운 은총이 될 것이다.
모든 레지오 조직을 통하여 오랫동안 논의한 끝에 레지오는 1962년 8월 19일 다음과 같은 새로운 호칭 기도를 채택하였다.
"성모님의 천상 군단, 모든 천사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이 천상 군단의 축일은 10월 2일이다.
'필란젤리'(Philangeli)라고 부르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천사에 관한 지식과 천사들에 대한 신심을 보급하는 사업을 하는데, 본부는 영국 미들섹스 하로우 윌드 시 (129 Spencer Road, Harrow Weald, Middlesex HA3 7BJ, England)에 소재하고 있다.
"성모님께 '천사들의 모후'라는 칭호를 드리는 것을 단지 명예를 드리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성모님의 직분은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예외 없이 절대적인 지배권을 행사하시는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는 것이다. 성모님이 왕이신 그리스도와 어떤 방식으로 공동 지배권을 행사하시는지에 관하여 아직 완전한 신학적 설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성모님의 모후로서의 직분은 행동의 원리이며, 그 행동의 효과는 볼 수 있는 세계와 볼 수 없는 세계에 두루 미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성모님은 착한 영혼들을 다스리고 악한 영혼들을 꼼짝 못 하도록 만드신다. 성모님을 통하여 인류와 천사의 두 공동체가 끊을 수 없는 동맹 관계를 이루어 모든 피조물을 성삼위의 영광이라는 진정한 목표로 인도한다. 성모님이 천상의 모후 되심은 곧 우리의 방패 되심이다. 우리를 보호하시는 성모님이 천사들에게 우리를 도우라고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계시기 때문이다. 모후로서의 성모님의 직분은 아드님과 적극 협력하여 인류를 괴롭히는 사탄의 제국을 허물어뜨리고 멸망시키는 역할인 것이다."(미카엘 오캐롤 신부 / Dr. Michael O'Carroll, C.S.Sp.)
7. 세례자 성 요한
세례자 성 요한(St. John, the Baptist)이 1949년 12월 18일에야 비로소 레지오의 수호 성인으로 정식 인정되었다는 것은 쉽게 해명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다. 그는 요셉 성인을 제외하고는 다른 어느 수호자보다도 레지오의 신심 체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가) 세례자 성 요한은 모든 레지오 단원들의 모범이다. 그는 선구자로서 주님보다 먼저 와서 주님의 길을 고르게 하였다. 그는 자신의 사명을 다하려는 굳센 힘과 신심의 표본이었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으며, 끝내 순교하였다.
(나) 더구나 세례자 성 요한은 그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성모님이 친히 보살피셨던 분이다. 이는 레지오 단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암브로시오 성인(St. Ambrose)은 성모님이 엘리사벳을 찾아가시어 오랫동안 머무르신 목적은 엘리사벳이 나이 들어 얻은 이 어린 대예언자를 양성하시고, 그에게 사명을 정해 주시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파하였다. 레지오는 성모님이 세례자 성 요한을 양성하시는 순간을 단원들이 매일 의무적으로 바치는 까떼나를 통하여 기념하고 있다.
(다)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이야기는 우리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처음으로 보여 주신 것이며, 세례자 성 요한이 첫 번째로 그 혜택을 입었다. 그러므로 그는 처음부터 레지오 단원들의 수호 성인이었으며, 레지오의 접촉 활동과 방문 활동을 비롯한 모든 레지오 활동의 특별한 수호자였음이 드러난다. 레지오가 펴는 모든 활동은 성모님의 중재자 역할을 협력해
드리는 데 지나지 않는 것이다.
(라) 세례자 성 요한은 우리 주님께서 당신의 사명을 수행하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주님의 사명을 실현시키려는 조직체의 소속원은 그 조직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선구자인 세례자 요한은 지금도 여전히 필요하다. 만일 이분이 예수님과 성모님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두 분은 등장하시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레지오 단원들은 세례자 성 요한의 이러한 특별한 위치를 깨닫고 신뢰하며, 이분이 자신의 사명을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만일 예수님께서 끊임없이 '오실 분'이라면, 세례자 성 요한은 언제나 주님에 '앞서 오는 분'이다. 역사 속의 그리스도 강생은 지금도 그리스도 신비체 안에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다니엘루 / Danielou)
(마) 세례자 성 요한의 호칭이 들어가기에 적당한 자리는 마침 기도에서 수호 천사 다음이 알맞다. 호칭 기도 다음의 마침 기도문은 성모님을 통하여 불기둥처럼 나타나는 성령의 그느르심 밑에 레지오가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와 같이 레지오가 전진하는 것은 천상의 군단과 이를 지휘하는 미카엘과 가브리엘 두 대천사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진하는 대열 앞에는 정찰원과 선구자로서의 사명을 받고 이를 늘 완수하는 세례자 성 요한이 앞장 서고, 그 뒤를 레지오의 두 장군인 베드로와 바오로 성인이 따르고 있다.
(바) 세례자 요한 성인에게는 두 축일이 있는데, 탄생 축일은 6월 24일이고, 순교 축일은 8월 29일이다.
"나는 세례자 성 요한의 신비가 오늘날에도 이 세상에서 여전히 실현되고 있다고 믿는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라면 누구나 세례자 요한의 정신과 덕행을 자신의 영혼 안에 받아들여, 주님 앞에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의 거친 길을 바로잡고 매끄럽게 닦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례자 성 요한의 정신과 덕행은 여전히 주님의 오심을 앞질러 예비하는 것이다."(오리겐 / Origen)
8. 성 베드로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 성인(St. Peter)은 사도직 단체의 탁월한 수호자이다. 이분은 초대 교황이었고, 역대 교황으로부터 현 교황에 이르기까지의 빛나는 계보를 대표한다. 우리는 베드로 성인에게 호칭 기도를 바침으로써 믿음의 중심이며 권위와 규율과 일치의 원천인 로마 교황에 대한 레지오의 충성을 표현한다." (레지오가 성 베드로를 호칭 기도에 넣기로 결정한 결의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축일은 6월 29일이다.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 16, 18-19)
9. 성 바오로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구하려면, 바다처럼 크고 넓은 영혼을 가져야 한다. 세상을 회두시키려면, 세상보다 더 큰 영혼을 지녀야 한다. 하늘로부터 내려친 빛이 갑자기 그를 에워싼 날부터 바오로 성인(St. Paul)은 바로 그런 분이 되었다. 빛이 그의 영혼을 꿰뚫고 들어가자, 그의 마음속에 그리스도의 이름과 믿음으로 세상을 가득 채우려는 열망이 불타올랐다. 바오로 성인을 '이방인의 사도'라고 부르는데, 이 호칭은 그의 업적을 말해 준다. 사형 집행인의 칼날이 그의 굴하지 않는 영혼을 하느님께로 보내는 순간까지 그는 지칠 줄 모르고 활동하였으며, 성인의 글은 그의 사명을 지속시키기 위해 살아 남았고 또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교회는 기도문에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를 함께 넣고 있는데, 이는 참으로 잘한 일이며, 또한 이 위대한 두 분의 사도가 모두 순교를 통하여 로마를 봉헌하였으므로 합당한 일이다.
교회는 이 두 성인의 축일을 같은 날(6월 29일) 지낸다.
"그들이 그리스도의 일꾼들입니까? 미친 사람의 말 같겠지만, 사실 나는 그리스도의 일꾼으로서는 그들보다 낫습니다. 나는 그들보다 수고를 더 많이 했고 감옥에도 더 많이 갇혔고 매는 수도 없이 맞았고 죽을 뻔한 일도 여러 번 있습니다. 유다 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를 감한 매를 다섯 번이나 맞았고 몽둥이로 맞은 것이 세 번,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것이 한 번,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이고, 밤낮 하루를 꼬박 바다에서 표류한 일도 있습니다. 자주 여행을 하면서 강물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의 위험, 이방인의 위험, 도시의 위험, 광야의 위험, 바다의 위험, 가짜 교우의 위험 등 온갖 위험을 다 겪었습니다. 그리고 노동과 고역에 시달렸고 수없는 밤을 뜬눈으로 새웠고 주리고 목말랐으며 여러 번 굶고 추위에 떨며 헐벗은 일도 있었습니다." (2 고린 1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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