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업은 통일그룹 관련 단체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약칭 통일교)의 문선명(文鮮明·83)총재가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文총재는 여수 관광단지 조성과 함께 이곳에 정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그룹은 올 초 용평리조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 평양 관광을 벌이는 평화항공여행사 등의 대북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중공업·식품을 중심으로 20여개 계열사를 지닌 통일그룹이 관광·레저산업을 새롭게 적극 키우고 있는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통일그룹은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일대 총 3백만평 규모(용인 에버랜드 면적의 약 10배)의 관광위락단지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여수시에 관련 계획서를 제출했다. 통일그룹 측은 이미 90만평의 땅을 사고, 인근의 해수욕장 주변 건물 등도 상당부분 매입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 참조>
통일그룹은 1차로 1백60만평, 2차로 1백40만평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일대는 당초 한솔그룹이 종합관광지 조성을 목표로 30만평의 땅을 매입하기도 했으나 자금난 등을 이유로 포기했던 곳이다.
이 단지에는 세계문화촌·골프장·콘도 등 종합관광위락시설이 10여년에 걸쳐 조성되며, 우선 골프장·콘도 등이 건설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이 지역을 세계적인 해양관광 중심도시로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5일 "통일그룹 측이 최근 전남도와 여수시에 관광지 조성 추진 의사를 밝혀 현재 행정적으로 필요한 여러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여수시 측도 "개발에 편승한 투기를 막기 위해 화양면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수시는 인근 지역의 `수산자원보호구역` 해제도 추진 중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文총재가 최근 이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기 위해 두 차례나 헬리콥터로 답사를 마쳤다"며 "그는 이 지역이 세계에서 보기 드문 천혜의 관광단지 지형이라고 감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文총재는 현재 여든살이 넘어 앞으로는 한국에 정착해 여생을 보낼 뜻을 내비쳤다"며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금액 대부분을 미국·일본 등 해외에 있는 돈을 들여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같은 규모의 대형 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통일그룹 관계자는 "文총재와 그룹 측이 최근 관광·레저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여수관광단지와 관련해서는 `NCND(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여수시는 지난해 세계해양박람회 유치 실패 이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자본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유치를 모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