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산각종과 33번 타종의 유래
보신각은 원래부터 종루로 종을 쳐 朝夕을 알렸던 것인데 맨 처음 종은 조선 태조 5년(1396)에 조성된 것이었다. 임진왜란 때 종루와 종이 불타버려 1594년 종루를 재건하고 원각사에 있던 종을 대신 내걸었다.
원각사 종은 태조 이성계의 제2비인 신덕왕후 강씨의 능인 정릉의 능사에 있었다. 정릉사가 폐사되면서 원각사로 옮겼던 것이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따진다면 보신각종은 정릉사종이라 불러야 맞다.
이후 고종 32년(1895)종루의 이름이 보신각으로 바뀌면서 보신각종이라 불리게 된 것이고, 현재 보신각종은 근년에 새로 조성한 것으로 이전 종은 따로 보존하고 있다(중앙박물관 야외 전시장). 어찌됐든 보신각종을 33번 타종하는 것은 우리민족, 우리국가가 홍익인간, 광명이세를 근간으로 仁⋅義⋅禮⋅智로 백성을 다스리고 교화할 것임을 33천, 즉 우주 전체에 맹세한다는 의미이며 이러한 통치이념이 종이 울릴 때마다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하겠다.
33번을 타종하는 것의 종교적 의미는, 불교에서 유래하는데 불교의 우주관 28계, 33천 신앙에서 새벽이 열리는 寅時에 4대문을 여는 파루(罷漏)에서 33번 타종하였고, 저녁 酉時에는 28번 타종은 밝아오는 새해와 밝아오는 아침에 우리 국민들이 33천민들처럼* 건강하고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고,
*하늘의 별자리 28수(宿)를 상징한다고도 하고, 33천을 도리천(忉利天)이라 하는데 그곳의 天民들은 모두 건강하고 무병장수하므로 이곳이 천당이라는 것이다
또한 민족적인 의미로는, 33천은 동서남북 사방에 8계층의 하늘이 있고 그 가운데 이 모두를 지휘하는 하늘을 선견성(善見成)이라 하는데, 국조 단군이 바로 이 선견성의 성주인 환인천제의 아들이므로 단군의 개국 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광명이세(光明以世)가 널리 선양되기를 바라는 염원에서다.
언젠가 어떤 아나운서가 보신각 타종장면을 중계하면서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하여 33번 타종한다고 하는 어이없는 해설을 했는데 무지의 소치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