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뇌종양’으로 투병중인 남편의 병석을 지켜온 아내가 그간의 병상일기를 웹상에 올려 놓아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소리꾼이자 시인인 김석옥씨(50).)
2002년 10월 8일
죽겠다는 사람들로 온통 북새통인 응급실.
침대 하나에 가느다란 생명줄을 의탁하고 의료팀의 바쁜 손놀림이 시작되었다.
남편을 실은 하얀 이동 침대는 별의 별 검사를 다 받기위해 종횡무진 병원 곳곳을 누볐다.
심한 경련 후의 남편은 언어도 어눌해져서 의료팀이 물어보는 이름과 나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도 힘들어했다.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6시간 정도??
새벽 5시경 마침내 분주하던 검사 결과가 나왔다
악성뇌종양 그것도 예후가 안 좋은 신경교종!
그래, 영화 'Love Story' 의 여주인공이 그 병으로 젊은 생을 마감하고 죽었던 병이지?
슬픈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바로 그 병!
내 집에 그 병이 들어왔단 말이지?
그렇구나. 그랬구나.
즉시 입원실이 결정되고 환자는 옮겨졌다.
길고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절망감.
그 것은 견뎌내기 힘들 것만 같은 그런 절망감이었다
2004년 1월 1일
한 자리에 식구가 다 모였다. 얼마만인지.....집안이 그득하다.
세배를 받았다.
원래 아픈 사람한테는 절을 안 한다는 것이지만 대장은 절을 받고 싶어 했다.
살아날 거니까 염려말고 하란다.
아이들은 내 눈치를 살폈다.
빨리 절 하게 하라고 내 옆구리를 쿡 찌른다.
그래, 하거라!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산 사람 소원 왜 못 들어 주겠나!
절을 하는 아이들의 눈에도 절을 받는 우리의 눈에도
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동아일보에서 발췌)
‘악성뇌종양’으로 투병중인 남편의 병석을 지켜온 아내가 그간의 병상일기를 웹상에
올려놓아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소리꾼이자 시인인 김석옥씨(50).
독자 ‘회오리’님은 “악성뇌종양인 남편을 돌보면서도 시인으로 수필가로
또 인터넷 작가로 등단을 마치고, 얼마 전엔 음반까지 발표한 ‘눈물겨운 중년의
신인 아티스트’가 있다”며 이메일을 통해 김석옥씨의 사연을 알려왔다.
‘회오리’님은 “남편을 간병하면서 매일같이 올리는 병상일기는 눈물 그 자체지만,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당당히 외치며 늦깎이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그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석옥씨는 몇 년 전 군복무 중인 아들에게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편지 ‘병영일기’를
웹상에 올려 화제가 됐던 인물. 지난해에는 일본 위안부 출신의
고 김순덕 할머니의 발인제에서 ‘김순덕 할머니 영전에 바치는 추모시’를 낭독해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남편의 병상일기를 올려놓아 많은 네티즌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첫댓글 맑은 노래소리안에 그런 아픔이 있구나...1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마음의 기도를 바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