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후 감
도서명: 괭이부리말 아이들( 김중미 소설)
인천의 대표적 달동네인 만석동 괭이부리말 사람들 얘기다.
만석동은 유리공장, 제철소등 공장이 모여 있었던 지역으로 내가 한때 근무한
경인에너지 정유공장에서 바다 건너 바로 보이는 곳이었다.
항상 잿빛 먼지로 덮여있어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곳에서 사는지 한때 궁금했던
적이 있었기에 그 궁금했던 사항을 이제 알 수 있게 되어 재미있게 읽었다.
나이 25세의 젊은 청년(영호)이 홀어머니를 암으로 보내고 일정한 직업이 없이
혼자 살아가면서도 같은 동네에 사는 어려운 아이들을 한 가족같이 돌보는 휴먼
드라마다.
어머니와 아빠 모두 집을 나가 아이들만 사는 동수, 동준이 형제는 물론 한때
집을 나갔던 어머니가 돌아왔으나 곧 원목 하역장에서 사고로 아빠를 잃은
숙자, 숙희 쌍둥이 자매를 가족처럼 돌본다.
동수는 학교도 중퇴하고 불량배와 어울려 본드를 마시고 경찰서와 구치소를 다녀
온 아이였다. 영호는 약물 중독 상담교사인 초등학교 동창 명희를 찾아가 상담
하려 한다.
“ 너 상담 배운다며. 동수는 정말 어렵게 자랐어. 엄마는 일찍 집 나갔지. 아빠는
일 다니느라 동수랑, 동준이 둘만 있는 날이 더 많았어. 나도 개네 집에 가 봤는
데 사람 사는 집 같지 않았어.내가 생각하기엔 동수가 그냥 호기심 때문에 본드
를 한 것 같지는 않구,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애, 니가 좀 도와 주면 좋을 것 같
아서.”
그러나 명희는 영호의 요청를 매몰차게 거절한다.
“ 상담이 꼭 문제아들을 위해 있는 건 아냐. 나는 이런 학교 아이들을 만나려고
공부하는 게 아냐. 이 동네 아이들은 이미 가망 없는 아이들이 더 많아. 내가
중학교 때 제일 싫어한 말이 뭔지 아니? ‘너도 괭이부리말 사니? 였어.
그러나 며칠 후 명희 선생님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내가 너에게 말한거 , 그 동안 꼼꼼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가 정말 왜 선생님이 되었는지, 상담 대학원에 왜 갔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어. 이렇게 내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해준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
이렇게 해서 명희 선생님도 괭이마을로 이사 와서 아이들과 한 가족 같이
서로 도우며 살아가게 된다.
영호, 명희, 동수, 동준, 숙자, 숙희, 동준친구 명환이, 숙자엄마, 숙자 띠동갑 동생,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에 길에 벼려진 국민학교1학년 호용이 등 모두 10명이
괭이마을에서 각자 희망을 갖고 앞길을 개척한다는 얘기다.
이에 힘 입어 동수는 야간학교를 거쳐 중소기업 공장기술자로 사회 첫발을 딛게
되고 조금 지능이 부족한 명환이는 제빵 기술자로, 영호는 부두에서 아쉽지만
1년 계약직을 갖게 된다.
숙자엄마는 남편의 사망보상금으로 비디오 가게를 운영해 보았지만 실패하고
앞으로는 식당을 차려볼 희망을 갖는다.
비록 어려운 환경에서도 동병상련 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보듬어 주며
살아가는 모습을 착실하게 그려낸 이야기 책이다.
2022년 12월 28일
윤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