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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앞 안내문에는 솟대를 세워두었다.
샤머니즘이다.
예전부터 있었던듯 보이지는 않고
근래에 마을의 번영을 위해서 세운 듯하다.
오후라 그러한지 여름이 찾아오는 시기라 그러한지
솟대 앞에는 보리싹을 말리고, 새로 지은 건물은 찾아오는 이가 드물다는 것을 나타내기라도하듯
반짝 반짝 윤이나기만하고 문은 꼭꼭 채워져 있다.
이곳을 찾아가기까지 주변은 온통 논밭이고 보이는것은 산뿐이다.
어쩌다 작은 집들이 한두채 보이고 또 조금 가다보면 마을인듯 보인다.
최근에 세워진듯한 마을 안내가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시골냄새가 물씬 풍기고,
어디선가 허리굽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손을 흔들것만 같다.
덕있는 인물들이 많다는 의미로 불려진 지명 덕동!
삽연(淵)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용계정(龍溪亭)뒤의 연못에서 연유하며,
일명 덕협(德峽)이라고도 불리운 것은 지형에 의한 것이다.
자금산(紫金山) 남쪽 산기슭에 형성된 유서 깊은 마을로서 서편 벼슬재(官嶺)를 넘으면
죽장(竹長)의 독골-가사리(佳士里) 일원으로 통한다. -마을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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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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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계정 주변에는 개울이 흐르고 그 앞으로론 또 커다란 산이 있다.
세월이 흘러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이곳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꾸만 변해간다.
여름의 싱그러움은 저렇게도 따가운 햇살을 편안하게 가리워주는데,
우리는 그 자연의 고마움을 자꾸만 변화시키려고 하는것 같다.
이곳에도 시멘트가 들어오고,
다리든 문이든 화장실이든 새로운 것으로 변모하고
이러한 곳을 찾는이 또한 새롭게 변화하지 않거나 현대의 문명과 비교하여 맞지 않다면
낙후 되었다고 하고, 불편하다고 하여 찾지 않는다.
이집을 지으면서 사람들 구경거리고 지었는지?
조상의 얼을 어디로 갔는지 ....
그사람들의 숨결을 느끼고자 했어야 하지 않을런지...
그러한 마음은 나만 가지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옛다리는 저렇게 자그만한게 앙증스레이쁘기만 한데
시멘트로 발라놓음에야.....
이렇게 이쁜 마을에 아무렇게나 개발하는것이 자꾸만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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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들어서면 화장실이 있으며,
토담으로 계단식 담장을 해두었다.
여름이 다가오도록 봄날의 풀들이 정리되지 않아
온통 섞고 있다.
화장실에는 양변기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하여 배려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두었다.
그런사람들을 위해서 주차시설을 만드는곳에 따로 화장실을 내두었다면
우리의 전통은 오히려 더 살아있지 않았을런지?
500년이 흐른 후에는,
저렇게 누각을 지은 화장실에 양변기가 있는것이 정상이 되지는 않을런지?
새롭게 배우는 아이들은 그게 원래의 것인양 배우지는 않을런지?
우리것을 찾아오는 외국인 또한 그것이 진정이라고 보고 가지나 않을런지?
누가 설명해 주는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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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벗이 몇인고 하니 溪山과 水石이라
덕연 구곡이라 한다.
덕연구곡 제1곡은 수통연(水通淵)으로 물이 통해 흐르는 연못이란 뜻이고
제2곡은 속세를 멀리한 너른 바위 대(臺)라는 의미의 막애대(邈埃臺)이다.
제3곡은 서천폭포(西川瀑布)이고,
제4곡은 도송(島松)으로 섬처럼 형성된 소나무 군락지이다.
제5곡은 연어대(鳶魚臺)이다.
그 이름은 '시경'의 대아 한록(旱麓) 편에 '솔개는 날아 하늘까지 이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어 오른다(鳶飛戾天, 魚躍于淵)'는 것을
중용에서 '도의 작용이 천지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음이 없다'라고 설명한 부분을 축약해 지은 것이다.
이 연어대의 정면에 용계정이 마주하고 있다.
마치 송나라 때 주자가 무이구곡의 제5곡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앉힌 것과 비슷하다.
제6곡은 물이 흘러나오다 합쳐지는 합류대(合流臺),
제7곡은 구름이 피어오르는 연못의 운등연(雲騰淵),
제8곡은 용이 누워있는 바위 와룡암(臥龍岩),
제9곡은 삽연(淵)으로 마치 가래같이 생긴 연못이다.
또 세 가지 기이한 경치를 이루고 있다는
삼기(三奇)는 암석 사이에 솟아오르는 샘물이란 뜻의 석간용천(石間湧泉)과
층계누대처럼 누워있는 향나무란 의미의 층대와향(層臺臥香),
용계정 후원에 서린 소나무인 후원반송(後園盤松)을 일컫는다.
팔경은 자금산간운(紫金山竿雲),
귀인봉토월(貴人峯吐月),
응봉낙조(鷹峯落照),
천제당기우(天祭棠祈雨),
오봉귀범(五峯歸帆),
약산방사(藥山訪師),
관령목적(官嶺牧笛),
석현농가(石峴農歌)를 말한다.
구곡, 삼기, 팔경은 사의당의 9세손 석헌(石軒) 이석대가 남긴 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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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계정!!
현판이 걸려있다.
지족당(知足堂) 최석신(崔錫信)의 글씨라고 한다.
사의당 이강이 1686년(숙종 13년)에 착공하여 이듬해에 상량을 올리고
사의당이 임종한 후 손자되는 진사 성헌(省軒) 이시중(1667∼1738)은
정성을 다하여
조부가 못다 이룬 이 일을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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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제 조부가 못다 이룬 것을 이루기 위해서 지은 집을
지금 후손은 관리도 되지 못하고 내버려두진 않았지만,
버려둔것만 못하니...
이것이 어찌 세월 탓이련가?
현실의 부족함 탓이련가?
뒤뜰에 걸려있는 무쇠솥 주변에는 시멘트로 발라놓은 자국이 남아있다.
옛날은 말이 없고...
어디가 덕연 구곡이란 말인지..
모든 곳이 아늑하고 조용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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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안이 까마귀의 행색만도 못하다(7살에 지은 시)
첩이 옛날에 총애를 받던 때는
구름 사이의 달에다 비유했었네
하루 아침에 사랑이 식어지니
까마귀 행색만도 못하게 됐네
까마귀는 아침마다
밝은 햇빛을 받건마는
회광을 첩에게 비추지 않아
눈물만 서쪽 바람에 떨어지네
님을 생각하나 님은 오지 않고
저무는 쓸쓸한 뜰에 낙엽만 구르네
-농포 정문부의 시 : 인터넷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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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을 나서니,
오랜 백일홍나무와 향나무, 은행나무가 세월을 말해주지만,
이미 노화되고 늙은 집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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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목백일혼 나무는 1806년에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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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곡은 물이 흘러나오다 합쳐지는 합류대(合流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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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잘 관리해 보기위해
산책로도 만들고,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에는 마을사람들의 택호가 씌어져있다.
한나무 지킴이 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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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못에 작은 어리연이 아름답게 피었다.
노랗게 넘어가는 햇살을 받아 지는 해인지도 모르고 자태를 뽐내고 있기만 하다
그럼 그렇지 한국연에 미칠까
향기는 어디로 가고...
작은 어리연의 향은 사람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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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칭게 뒷편으로
삼기(三奇)는 중 하나인 암석 사이에 솟아오르는 샘물이란 뜻의 석간용천(石間湧泉)이 있는데,
졸졸졸 물이 흐르는듯 아닌듯...
주변은 뱀이라도 나올것만 같이 잡풀이 우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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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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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연못은 따분한 시간을 돌아보기에 그저 좋았다.
주변에 세워진 정자에는 사람들이 모여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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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은당!!
북평사 농포 정문부선생이 식솔들의 피난처로 사용하다가
임진왜란 후 고향인 전주로 이사하면서 그의 사위인 사의당 이강에게 재산일체를 양여하였는데
1695년 3월 이강의 7남매 자녀 분가시에 4男 이덕소의 분가로 관리해 오다가
현재의 소유주인 이동우의 5대조 이재급이 매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음.
애은당고택이 위치한 지형은 거북형으로 건물배치를 거북형으로 축조하여
거북 앞발위치에 각각 별당과 방앗간을 두었고
머리부분에 속하는 앞면에 잠실이 있었으며 꼬리부분에 화장실이 있다.
정면 사랑채와 붙은 대문을 들어서면 5칸 곡자형의 안채가 자리하며
좌측에는 창고와 방이 딸린 부속사(고채)가 자리하면 전체적으로 ㅁ자형을 이루고 있다.
- 기북면 사무소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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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거북의 앞발치 부분이라고 한다.
어느 산 중턱에 올라 애은당의 자리를 보고 싶어진다.
이런 곳에서 평생을 살아도 좋겠다.
사람이 오든 아니오든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그저 옆에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세상과 거리를 조금 두고...
이런곳에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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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도 이야기 하지 않는 곳이 없지만,
이곳은 유독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발전하기에 앞서 오염이 먼저되는 현실이 싫어지고
변해가는 모습들을 그저 바라보아야하는 현실이 싫어서이다.
내게 힘이 없지만 지켜주고 싶은 마을이다.
어쩌면 개발되지 않음으로 인해서 마을 사람들은 싫어할런지 모르지만
난....
대대로 이렇게 있었으면, 더이상 개발되지 않고 이리 있었으면 좋겠다.
오후 한나절 짧게 지나간 마을이다.
이곳에 두어채의 민속자료 건물들이 더 있지만
시간이 시간이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이라
다 둘러보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자리를 뜬다.
상념에 잠길 겨를도 없이
애은당의 집개는 나를 무지 싫어한다.
큰소리로 울어대니....
비켜줘야 할 것만 같다.
첫댓글 전문가의 눈으로 보시는데다 글 솜씨가 보통이 아니시네요,종종 좋은 델 구경시켜 주시기 바랍니다.불학무식한 사람은 거기 두번이나 갔는데 그런 감흥을 못 느꼈답니다.다시 한번 가고 싶네요,조용히,천천히,오랜 시간을...
감사합니다. 너무나 큰 과찬을 해주셔서...조용히 천천히...오랜 시간 머물다 좋은 느낌으로 돌아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네요.... 무엇이든 해누리님을 만나면 멋지 값을 제대로 나타내네요
어떻게 그 좋은 글들을 모으고 만들어 내시는지.....
자전거 타고 용계정으로 해서 상옥 갈까나?....
ㅎㅎㅎ 샘요..^^; 상옥까지나요??? 샘은 다리에 힘도 좋으세요...!!! 그리고 샘까정 칭찬을 해주셔서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따, 전라도로 제주도로 일본까지 갔다 오신분이 그거사 뭐 아무것도 아니지요? 가이소! 이형우 선생하고 두 분이 나서면 다 됩니다.상옥에 헐무리한 식당이 한 군데 있는데,된장 맛이 끝내 줍니다,자전거 타고 가시거들랑 한 번 맛 보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