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변호사자격시험이란 무엇인가? 법무부에서 밝힌 바로는 변호사시험은 법학전문대학원 과정을 충실히 이수하여 변호사로서의 자질을 갖춘 졸업생이라면 무난히 합격할 수 있는 자격시험으로 법학이론과 실무능력에 대한 평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법무관시절에는 국선변호인으로서 매월 1000여건에 육박하는 형사사건을 처리해왔고, 지금은 법무법인에서 형사사건을 전담하여 맡아 처리하고 있는 변호사로서, 법무부가 말하는 변호사로서의 자질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모호한 기준인지를 알고 있다.
대학원에서 형사법을 전공하여 박사수료를 하였고, 10년이 넘게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가르쳐 온 나로서도, 형사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법리적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있고, 놓칠 뻔한 법리적 쟁점이 갑자기 떠오를 때면 해결책을 찾았다는 안도감보다는 내가 왜 이걸 바로 알아내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에 밤잠을 설치곤 한다. 변호사의 자질이라는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나는 의뢰인에게 법적 구조를 하기 이전에 적어도 피해를 입히지 않는 변호인으로서의 자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식한자가 용감하다고 했던가? 멀쩡한 사람에 대하여 진단을 잘못하거나 부족한 수술능력으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는 커녕 생명을 잃게 만드는 의사가 있듯이 별일 아닌 일을 크게 부풀리거나, 큰 일이 발생했음에도 의뢰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여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뜨리는 변호인도 분명 있을 것이다.
변호사자격시험은 이런 불량변호사를 막는 최소한의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변호사자격시험의 난이도는 앞으로도 큰 화두가 될 것이며 본 교재가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수험생들에게 그 난이도를 대비함에 있어 지침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본 교재를 만든 첫 번째 이유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은 저마다 학사관리를 강조하며 로스쿨 학생들에게 강도 높은 교육을 이수하도록 강요하고 있지만 정작 변호사자격시험에 대한 대비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이는 이론교수와 실무교수가 각각 별개로 수업을 진행하고 형법 교수와 형사소송법 교수가 별개로 과목을 진행하는 탓에 두 과목의 연계적 이해가 불가능하고, 그 이론이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형법의 몰수의 요건을 공부하면서 압수계속의 필요성과 압수물의 (가)환부를 유기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하고, 실무적으로 이를 주문에 어떻게 설시하는지, 변호인은 수사단계에서 압수물 중 어느 것에 대하여 가환부를 청구할 수 있을지를 공부하여야 실무에 적용할 수가 있지만 현재 어느 로스쿨에서도 이렇게 강의를 하는 곳은 없다. 형법 교수는 몰수에 대하여 강의를 하고 형사소송법 교수는 압수에 대하여 강의할 뿐이다.
법무부에서 시행한 모의 변호사자격시험에서 보았듯이 “적용법조”를 쓰라는 문제유형이 존재한다. 이는 검찰에서 공소장에 적시하는 ‘적용법조’를 의미한다. 하지만 만일 문제가 “법령의 적용”을 쓰라고 한다면 그 문제는 형사소송법 제323조상의 판결이유의 설시를 의미하여 그 설시방식이 또 달라지게 되지만 ‘적용법조’와 ‘법령의 적용’의 차이를 이론강의만으로 습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법무부에서는 모의시험을 통하여 형법과 형사소송법 그리고 실무를 종합한 문제형식을 예시로 선보였다. 이에 의하면 실무적 내용을 알지 못하고서는 문제를 정확히 풀어낼 수 없도록 되어 있으며 논리적 흐름과 학설대립에 중점이 있던 기존 사시와 달리 쟁점에 대한 명확한 판례의 입장, 그에 따른 정확한 법률적용에 중점이 두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변호사자격시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종합적 사고를 연습할 교재가 전혀 나와 있지 못하다.
본 교재는 형법, 형사소송법, 형사실무를 종합한 최초의 사례집으로 변호사자격시험의 실전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형사법에 대한 종합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교재라는데 그 의미가 있으며 이것이 저자가 본 교재를 만든 두 번째 이유이다.
세 번째로 본 교재는 시험범위에 포함되어 있으면서 기록형 시험의 쟁점으로 자주 등장하는 부정수표단속법,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도로교통법 등 형사특별법과 관련된 판례를 정리하여 두었다는 점에서 첫 변호사자격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기록형 시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쟁점이 될 수 있는 판례들을 선별하여 두었고 기록형문제를 풀기 위한 tip을 교재 곳곳에 나열해 두었다.
마지막으로 객관식을 대비할 수 있도록 각 파트별로 객관식 지문 O.X 를 두어 중요한 리딩판례와 최근판례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해두어 객관식문제도 함께 대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본 교재가 기본서가 아니라 형사법과목에 대한 연습교재인 만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쟁점에 대하여는 각자의 기본서를 통하여 확실히 파악을 해두고 이해를 하기 바란다.
형사법 사례집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진 교재라는 점에서 부족한 점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바라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면서 보다 충실한 교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약속하는 바이다.
서초동 법무법인 우리 사무실에서
변호사 김 정 철
첫댓글 ㅎㅎㅎ 출간전 이미 대박이에요!!!
변호사님, 지금 형법의 개정과 더불어서 언제쯤이면 위 사례개정판이 출판되는지 궁금합니다. 수많은 로스쿨러들이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가능하면 빨리 개정판을 선보이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