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를 오른쪽으로 굴리믄 자연을 훼손하는 시커먼 손이 보입니다. 과연 누구의 손일까요? --
나에게 무박산행은 참 애매한 존재이다.
때론 기다려지기도 하고 때론 두렵기도 한 존재인 것이다.
나이듦의 변화인가? ^^*
언젠가 가보고 말테야 라고 입속에서 뇌까렸던
여수 향일암~~~
이런느낌을 두려움반 설레임반 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길마가지--
며칠동안 맑고 청명했던 날이
비가 추적 추적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모란에서 10시반에 출발하였는데
여수 도착시간이 새벽 3시반쯤인가?
딱 내려서니 을씨년스럽기 짝이없다.
그냥 찜질방에 가자는 분~
단축해서 산행을 하자는 분~
차에서 그냥 잠이나 자자고 하시는 분~
나 역시도 찜질방이나
짧게 줄여서 간단히 산행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맘속을 헤집고 다녔다.
-- 생강나무꽃 --
그러나 운영진의 입장은 달랐다.
이딴비에 여러사람들 의견에 우왕좌왕하믄
앞으로 어떤 산행도 순조롭지 못할것이라는 판단이 앞섰던 것이다.
할 수 없이 묵묵히 따를 수 밖에..
죽포교회를 시작점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믄서 선두 뒤를 바짝 붙어서 따라갔는데
비가 쏟아지는 산속에 설상가상으로 바람도 따라불고
뭔넘의 짐승인지 몰라도
규칙적으로 들리는 이상한 동물의 울음소리는 내귀에만 들리는지 ㅠㅠ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다.
말도 못하고 암거뚜 보이지않는 칠흑같이 어두운 산길에
누군지 모르는 앞사람의 뒷꽁무니만 딱 붙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믄 오싹한다,,ㅎ
한걸음 두걸음 걷다보니 우의에서 흐르는 빗물이
신발속을 가득채웠다.
물컹물컹한 그 느낌은 미꾸라지가 신발안에 들어앉은 느낌 정도라 할까?
아웅~~~~~^^*
이런날도 눈 올 때 쓰는 스패치가 유용하다고
김주용 산행대장님께서 알려 주시기에 이 경험을
토대로 대처하는 방법도 알았다.
그렇게 높진 않지만 비바람과 밤이라는 악조건이
몸보다 심리적으로 힘들게 하였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암흑속이라 암거뚜 뵈키진 않더니
쏟아지는 비사이로 먼동이 트는지 하늘이 훤해졌다.
세상이 밝아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매일 반복되는 어둠과 밝은 낮이 존재하는것을
무심하게 느끼고 무심하게 흘러 보냈던 시간들이
다시 자연의 섭리까지 되돌아 보게 되었다.
바다위로 떠오르는 여명을 꿈꾸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드뎌 봉황산을 찍었다.
머리속은 온갖 생각으로 가득 찼다가
하얗게 비웠다가 하여도 몸은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내게 주어진 이시간
이조건을 내가 바꿀 수 없으니
즐기리라..
느끼리라..
아내와 엄마, 자식으로써의 모든 조건들을
하나씩 짚어가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이 남지않은 나의 미래와
대화를 나누어 보기도하고,,
지나간 흔적들도 살펴보기도 하고
다시금 나를 만든다.
--또다른 석문--
뒤모습엔 누가 누군지 분간키 어렵다.
우아한(?) 우의가 산우님들의 모습을 감춰 버렸다.
갖가지 색갈로 온몸을 휘감은 산우들은 용감도하다.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악천후(?) 속에서도 순조로운 산울림호엔 승선하여
29명 전부 완주하는 쾌거를...^^*
-- 산자고 --
이제 몸도 좀 풀리고 느낌도 다소 편안해졌다.
물이 가득한 등산화속의 발도 천천이 적응되어
어릴적 고무신에 물을 가득 담아서
장난처럼 신고 다녔던 아련한 추억을 쫓아 온것처럼 잼나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은 간사한 것이라 하는가? ^^*
똑같은 조건속인데도 질척거리던 느낌은
아름다웠던 추억속을 더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는 가운데 또 하나의 봉우리 금오산을 밟았다.
--좁은 석문--
해냈다. 우리모두 해내고 말았다.
야홋~~~!!! ^^*
이제 아름다운 곳에 자리한 향일암을 향해
하산길이 진흙탕으로 질척거리는 경사가 닥쳐도
미끄럼 타면서
재미있다..^^* ㅋ
--일주문--
귀암절벽과 갖가지 꽃들이 서서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니 이제야 나의 눈에 보이는지도 모르는일이다.
희미하나마 바다도 모습을 드러내고
그위로 웅장한 모습과 행복한 모습으로 향일암이 다가왔다.
--향일암--
향일암은 익히 알려진 바로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아쉬운것은 바다와 어우러진 산등성이를 못봤으니
내년엔 다시 아니 올안에 한번 더 보고싶은 욕심이 앞선다.
비오는 날 눈오는 날 햇볕이 따가운 날도
나의 산행은 거침이 없으리라~
이제 여수특산품 갓김치를 손에 가득담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비얍다...
--복사꽃--
죽포삼거리 인근 당산나무(봉황산 등산안내도) - 등산로 입구 이정표 - 샘터(벤치) - 삼각점봉(440m)
- 봉황산(461m) - 잇단 임도 - 바위전망대 - 흔들바위 - (성두)산불초소 - 율림주차장(율림치)
- 금오산(360m) - 금오산 정상석봉 - 향일암 - 매표소
이상이 3월22~23 무박산행 여수 봉황 금오산 종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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