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_ 수행, 수도, 명상을 통해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각박하고 외로운 현대인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 수도, 명상,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밖에서 만 갈구하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자기를 깨닫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현실에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 위한 생활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휴심정을 찾는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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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깨달음의 장
과연 무엇을 '나'라고 할 것인가
그 이름이 당신입니까
당신은 정말 누구입니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노경신입니다."
"그 이름이 당신입니까?"
"그렇습니다."
"노경신이라는 이름 대신 다른 이름을 사용하면 당신이 아닙니까?"
"..."
경
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1리의 산 중턱에 위치한 정토수련원. 4박5일 일정으로 시작된 '깨달음의 장' 시간에 수련 안내자인 박수일
법사와 18명의 참가자 간에 일대일 문답이 이어졌다. 끊임없이 반복하는 박 법사의 질문에 참가자들은 대부분 화가 나는 듯했고,
화를 참지 못한 어떤 이는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리기도 했다. 좀 거창하게는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성찰해 보고, 작게는
마음이나 좀 편안하게 가라앉혀 보려고 수련원을 찾았는데, 이런 끊임없는 질문이 속을 더 헤집어 놓은 것이다. 하지만 박 법사의
질문은 가차없이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깨달음의 장'에 참가하기 위해 여기에 온 사람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살지 않고, 여기 오지 않았으면 당신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당신은 누구입니까?"
"남편의 아내입니다."
"남편이 없다면 당신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
"당신은 정말 누구입니까?"
"."
물
음은 계속되고, 밤은 깊어갔다.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질문에 미국에서 온 그는 말문을 잃었다. 지금까지
철석같이 '나'라고 믿고, 집착해왔던 이름이며, 직위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진정한 나일 수 없다는 사실 앞에 참가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거부감 속에서도 정말 "나는 누구일까"라는 탐구는 시작되고 있었다. 이름과 직업,
이데올로기, 성별, 종교 등 지금까지 '나'라고 믿었던 것 외에는 무조건 거부하며 철통같이 닫아두었던 '아성'이 깨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음 순서가 이어졌다. 안내자가 지금까지 가장 화가났던 순간에 대해 물었고, 참가자들은 차례로 그 순간들을 털어놨다.
"그런데 당신은 그때 왜 화가 났습니까?"
"남편이 술 마시고 우는데 화가 안 나겠습니까?"
"남편이 우는데 왜 화가 납니까?"
"이웃집도 부끄럽고.."
"그것이 반드시 화가 날 이유입니까?"
"."
"그때 화를 안 냈다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났을까요?"
"무슨 일이야 있었겠습니까? 울다가 잤겠지요."
"그런데 당신은 그때 왜 화를 냈습니까?"
"."
"화를 내면 누구 손해입니까?"
"제 손해인 것 같네요."
"그런데 왜 화를 냈습니까?"
"."
그 순간 그는 눈물을 쏟았다. 화를 낸 원인을 남편에게만 돌리던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남편의 아픔을 이해하는 순간이었다.
췌
장암으로 투병중인 어머니를 모시며 집에서 컴퓨터 게임과 관련한 책을 쓰는데 "아버지가 '남 잠잘 때 자고, 남 먹을 때 먹지
않는다'고 야단을 쳐 화가 났다"는 정일태(29)씨, 딸만 셋 가진 30대 주부로 "시어머니가 딸을 야단치는 것을 보고 속이
상했다"고 고백한 박은영(34)씨도 눈물을 쏟았다.
다음 장에선 아주 특별한 경험을 통해 타인은 물론 해와 공기, 물, 동물, 식물 등의 도움 없이는 한시도 '나'를 지탱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과정을 거쳤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그 외로움이 너무 깊었을 유경(22.ㄱ대 통상학과 3년)씨는 이 과정이 끝난 뒤 "새소리, 바람소리까지도 엄마의 숨결처럼 느껴진다. 난 외롭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분쟁과 갈등, 고통이 모두가 한몸임을 망각한 채 나와 자기 가족, 자기 지역, 자기 나라밖에 모르고 자기쪽만 옳다는 망상에서 비롯했다는 것도 깨닫는 듯했다.
처
음 화가 잔뜩 났던 참가자들의 모습은 환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미 마음의 족쇄는 풀어지고 있었고, 그들은 아주 홀가분하게
산을 내려왔다. 고정 관념을 내려놓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면, 이미 괴로움이나 속박도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문경/글.사진 조현 기자 cho@hani.co.kr
깨달음의 장을 다녀와서
ㄴ이젠 아름다움 지킬래요 - 유경씨
전
돌아오자마자 팔공산에 가서 밤새 북한돕기 하는 청년통일네트워크회의에 참가해 쉴 틈이 없었어요. 전 운동권이거들랑요. 그치만
예전과는 다르답니다. 예전에 운동한 것은 분노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이젠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 할 겁니다. 제 눈엔 조바심이나
분노가 아닌 여유와 아름다움, 생명이 보인답니다. 이제 엄마의 삶도 찾아주고 싶어요. 재혼을 권하고 싶군요.
ㄴ부모님 존재 자체가 감사 - 정일태씨
입밖엔 못냈지만 부모님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돼 도망치고 싶기도 했습니다. 내일은 편찮으신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갈 생각입니다.
병원에 모시고 갈 수 있는 부모님이 옆에 계신 것에 처음으로 기쁨을 느꼈답니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저를 바라보니 정말 아집과 편견으로 뭉쳐진 생각 덩어리네요. 이젠 과거처럼 살지 않을겁니다.
ㄴ잔소리 귀에 안 거슬려 - 박은영씨
내
가 없는 동안 시어머님과 세 딸까지 모두 감기에 걸렸답니다. 하루종일 시어머니 심부름하랴, 약 지으랴, 저녁준비하랴 쉴새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님이나 어머님이 내게 뭐라고 하셔도 하나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전날 밤 남편과 싸우는 꿈을
꾸고 기분이 울적했는데, 나를 배려해주는 남편의 마음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렸답니다.
깨달음의 장이란 - 편견을 부수고 구속됨이 없이 자기본성 찾기
'깨달음의 장'은 정토회의 법륜 스님이 92년부터 월 한차례씩 열어 160차를 마쳤다. 선
불교의 '이 뭐꼬'(난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프로그램화했다. 경험과 문화, 지식, 학력, 종교, 국가, 지역, 직업, 재산,
성별, 나이 등에 의해 형성된 고정관념을 단시간내 부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는데 목표를 둔다. 관념과 편견을 내려놓고,
원래 구속됨이 없이 자유로운 본성을 회복하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수련원쪽은 참가자들의 편견과 아집을 부수기 위해 아주
독특한 수련방법도 활용하는데, 이 부분을 알 경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기사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읽고,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는 '나눔의 장'과 '일체의 장'이 있다. 참가비는 20만원. 종교적 색채를
배제해 타 종교 신도들과 지도자들도 많이 참여한다. 4월5일, 5월3일, 6월7일에 열리며 예약을 해야 한다.
(0581)571-6031.
첫댓글 저...
참석하고싶어요!
전화번호 입력시켜놓아야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