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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영도 박사님께서 링크 옮겨놓으신 글 내용 전문입니다. 예전 카페에 직접 썼던 글이구요.
이 글을 쓴지 6개월이 넘었지만 만족도는 여전합니다. 언제 경상도 내려갈 일 만들어서 박사님을 한 번 뵈러가야 할텐데요 ^^
플러싱 할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게 참고하시라고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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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식 크레도스 플러싱 후기 - (1) 작업 전 차량상태 소개
96년식 크레도스 2.0 SOHC 오토를 209000km 몰고 내려가 작업한 차량 오너입니다.
마쯔다FE엔진.. 콩코드 2.0과 같은 엔진이구요.
알바틱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무릅쓰고..
앞으로 내려가서 작업하실 분들께 조언도 해드리고 박사님께도 적절한 피드백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상세하게 써보겠습니다.
메모장에서 글을 쓰다가 길어질 것 같아서 좀 글을 나눠서 쓰려고 하니 이해해 주십시오.
(1) 작업 전 차량상태 소개
무조건 다 쓰는 게 최고는 아니겠지만.. 최대한 상세하게 써 보겠습니다.
차 량 - 크레도스
연 식 - 1996. 8
엔진미션 - 2.0 SOHC (마쯔다Fe엔진) 오토 4단
주행거리 - 209000km (연평균 20000km)
관리상태 - 아버지께서 98년경 외국에 나가는 친구분으로부터 400만원/30000km에 인수
이후 시내주행 거의 없이 95% 이상 주말 고속도로/국도 주행(서울-합천) -
엔진오일 광유로 10000km 마다 교환
2005년 본인에게 양도(180000km), 이후 평일 왕복 10km 통학 / 주말 서울-춘천 주행
엔진오일 광유로 5000km 마다 교환
교환내역 - 주요 교환내역만 소개합니다.
2006년 2월 : 컴프터(ECU) / 엔진비후다 / 엔진코일 / 타이밍벨트텐션베어링아이들베어 /
엔진벨트/ 파워에어콘벨트 / 캡리데나/ 크랭크리데나/ 제네레다(발전기) 중고 /
잠바커버가스켓 / 스텝모터 / 연료고압파이프 (당시 198000km)
(*) 안양시 동안구 귀인동 SK꿈마을주유소 옆 하이카에서 시공
미등을 만 하루 켜두는 바람에 차 전기계통이 나가서
정비하는 김에 큰 맘 먹고 타이밍벨트 작업도 하였으나
당시 워터펌프를 교환하지 않는 엄청난 고의적인 미스를..
2006년 7월 : 엔진미미 4개 모두 교환 / 미션오일 교환(순환식)
2006년 9월 : 스프링 + 쇼바마운트 + 쇼크옵저버 - 4짝 모두 교환 (순정부품)
튜닝/DIY - 퍼포먼스 튜닝은 거의 없음
접지 (**) : 어설프게 DIY
휠 : 순정14인치에서 사제 15인치(카제라5)로 교환 (http://blog.naver.com/mynation2/20028890114 )
방음 : 하체방음방청스탠더드 + 엔진격벽 시공 ( http://e3m.co.kr )
실내바닥(트렁크끝 ~ 페달까지) 시트 도배 ( DIY )
카PC 설치 ( http://blog.naver.com/mynation2/20028890114 )
- 카PC 업그레이드 ( http://blog.naver.com/mynation2/20035074416 )
차량상태 - 도착 전 차량 상태를 살펴보면..
아래 글을 보시면 알겠지만 워터펌프 부식 의심으로 라디에이터가 과다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기 타 - 활동중인 클럽에 쓴 글을 몇 개 붙여봅니다.
1. 플러싱 하러 갑니다.. 워터펌프도 교환할 겸..~ (2006-10-13 02:43)
( http://www.club-credos.co.kr/bbs/view.php?id=freeboard&no=3939 )
... (중략)
열받아서 풀악셀로 2단에 70밟고 난리를 친 이후로 항상 절반에서 한 눈금 아래에 있던 수온게이지가
시내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으면 슬금슬금 올라오네요.
주행중엔 맞바람때문에 식어서 또 온도가 내려가고..
찜찜해서 큐서비스에 가서 썸머스탯 갈아보고 나니.. 워터펌프가 맛이 갔댑니다.
눈으로 냉각수 순환 안하는 걸 확인하니 지난번에 타이밍 등등 올바라시를 할 때
( http://www.club-credos.co.kr/bbs/view.php?id=freeboard&no=2614 ) (* 위 카센터)
그쪽에서 조금만 눈치가 있었더라면 워터펌프도 좀 갈아 줄 것이지.. 쩝..
뭐 여튼 이래저래 중복공임에 배아파하던 차에..
며칠 전에 글이 올라온 적도 있는 영천의 모 자동차연구소가 생각이 났습니다.
일단 썸머스탯까지만 갈고 다 덮은 다음, 혹시 싸게 작업이 가능할까 싶어서 그 자동차연구소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30~40% 싸게는 작업 가능하다고 하셔서 다음주 월요일에 여행 겸사겸사하여 한 번 내려가서 엔진 플러싱 작업을 한 번 해보려 합니다.
2. 먹보 도식이, 가스를 원하다.. (2006-07-01 03:12)
( http://www.club-credos.co.kr/bbs/view.php?id=freeboard&no=3283 )
드디어 203000km를 넘어버린 96년식 2.0 SO의 연비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예전에 타던 프라이드 DM 수동의 연비가 17~18km정도 나왔었는데..
이 차는 얼마나 되나 해서 최근 2번 정도 만땅으로 넣고 측정을 해 봤죠.
측정을 해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1회 - 65000원 (43.95리터 / 리터당 1479원 / S-Oil) - 292.8km / 리터당 6.654km / km당 221.995원 -_-;;;
2회 - 65000원 (43.95리터 / 리터당 1479원 / S-Oil) - 343.3km / 리터당 7.811km / km당 189.339원 ;;
사실 운전환경은 말 그대로 '극악'입니다.
등교길 완전 막히는 출퇴근시간에 5km, 하교길 안막히는 길 5km를 달리고,
에어컨 2단은 기본에.. 시동 걸자 마자 출발하고.. 급출발과 급제동을 즐겨합니다 -_-;;
예전엔 안 이랬는데 아침에 급하다보니 이렇게 되더군요.. -_-;;
게다가 할머님 명의로 SM5 장애우용 LPG가 한 대 있어서 이 차를 타기 전엔 주로 그 차를 몰았는데..
LPG 가격이 싸고 게다가 장애인 혜택까지 받아서 막 지르다보니 그게 버릇이 되어버렸네요.
2회차 측정에는 경춘국도 왕복이 있었는데 그마저도 중간에 150km로 20여분을 쏴버렸더니 여전히 좋지 않군요.
지난해말에 어머님께서 뇌졸중으로 쓰러지시고 6개월이 지나도 회복이 안되어 장애인 판정을 받으시는 바람에..
장애인 혜택을 2명이 받을 수 있는 혜택 아닌 혜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쪼들리지만 차는 필요하고.. 목돈이 없으니 LPG 차를 지르지는 못하겠고..
구형EF 가스차 정도로 수준을 맞춰서 대차를 할까 해도
중고차를 구입하면 추가로 들어갈 수리비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100만원 정도 투자해서 LPG로의 전환도 생각중인데
SM5 구입 전에 레간자 1.8을 100000km 정도에 가스겸용으로 전환했었는데 차가 참 겔겔대고 안나갔었거든요..
그래도 지금 차 힘 생각할 때가 아니라 저렇게 줄줄 새나가는 기름값을 막아야 할텐데..
(...)
96년식 크레도스 플러싱 후기 - (2) 작업 후기 및 시승 소감, 총평
A. 작업 시간 및 내용
17일 아침 6시에 여자친구와 휴가 및 여행으로 겸사겸사 같이 갔습니다.
서울 신당동에서 출발하여 현장 도착은 오전 10시 30분쯤 했구요.
작업은 오후 10시 30분쯤 끝났습니다.
식사시간 및 기타 시간 제외해도 제 차 작업만 10시간 넘게 해 주셨네요.
그 시간 거의 내내 플러싱 작업은 오직 제 차 한 대만 작업하셨구요.
중간중간 동네분들께서 차를 몰고 오셔서 경정비를 의뢰하시기도 했는데
제 차 작업 하는 거 보시고는 많이 겪으셨는지 다음날로 거의 다 미루시더군요..
제가 감기몸살이 너무 심한 상태로 좀 무리해서 운전을 한 덕에
사무실 옆에 딸려있는 방에서 전기장판에 온 몸을 지지며 한 2시간 잔 것 같네요.
그 시간 제외하고는 거의 본 것 같은데..
엔진 내부 청소 및 피스톤 내부 청소 / 플러싱 n회 등을 하였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후까시를 통한 연소작업을 하면서 하시더군요.
이건 제가 따로 의뢰한거지만 워터펌프 교체를 위해 당연스럽게 부동액 교환을 하였구요.
그리고 제가 자고 있는 사이에 하신건지 안하신건지는 모르겠지만 미션오일 교환은 안 해주신 것 같더군요.
이건 제 차 상태를 보시고 판단하신건지는 모르겠습니다.
- 이 부분은 제가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견적문의 및 시공상담 게시판의 글을 보니 미션오일 플러싱은 포함되어 있지 않네요 ^^ -
이후 엔진룸 청소 및 접지 오류 수정(?), 튜닝페달 장착 및 시험주행을 하였구요.
B. 시승기
작업 이후 주행 코스는 아래와 같습니다.
작업당일 : 영천 -> (익산포항고속국도) -> 대구서부터미널근처
익일아침 : (구마/남해고속국도) -> 부산
익일저녁 : (구마/남해/중부내륙/영동/경부고속국도) -> 서울 -> (경부고속국도/47번국도) -> 안양
- 헛심이 사라졌다.
위 코스를 주행하면서 GPS상 100KM/2500RPM/4단, GPS상 130km/3000RPM/4단, GPS상 160KM/3600~3700RPM/4단을 기록했습니다.
11년된 콩코드 2.0 엔진에, 그것도 SOHC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무리인 RPM에 속도일지 모르겠으나
전혀 무리하지 않고 오르막길에서도 위와 같은 힘이 그대로 전달되더군요.
작업 전에는 GPS상 130km만 되어도 엔진이 힘들어하는 것이 엑셀러레이터로 전해져 왔고,
엔진의 부하가 귀로도 들려왔었는데,
작업 후에는 적당한 속도로 치고 올라가 도달하는 고RPM에서는 소음이 거의 없으며,
저속에서 갑작스러운 풀악셀시에도 제가 느끼는 과부하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 3단에서 4단으로 넘어가는 타이밍이 시속 85~90km이었던지라
4차선 국도에서 정속주행시 연비운전하기가 참으로 애매했었는데,
이 타이밍이 훨씬 앞으로 당겨졌습니다.
3단/5500RPM으로 175km 정도까지 가속 후 악셀 조절로 4단으로 변속해도
바람소리와 각종 내장재의 잡소리를 제외하면 엔진에서의 소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저렇게 달리고, 중간에 왠 경쟁심 충만한 차량을 만나 160~170km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운전을 하였음에도
여자친구가 조수석에 누워서 자면서 잠을 한 번도 깨지 않았다는 겁니다 ;;
그동안은 상당히 소음에 민감했었는데 말이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우리 몸의 심장벽에 심장근육세포의 대사물질이 배출되지 못하고 낀다면 심폐지구력이 떨어질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이물질이라 심장세포 자체에도 악영향을 주겠지요.
물론 혈액순환에도 좋지 못하구요.
대동맥과 몸의 구석구석 동맥에도 심장벽 이물질이 떨어져나온 것들이 끼어서 순환이 좋지 못할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아도 엔진에 눌러붙어 있던 때가 갉아먹는 출력은 생각보다 심한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얼핏 떠오르는 몇 가지 수식에 대입해 보아도 연소실의 부피가 줄게됨으로써 잃게 되는 값은
세제곱 네제곱에 비례하니 상당하지요.
아마 영도에서 한 작업은 이러한 부하의 근원을 없애주는 것 같더군요.
이 부분에 있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 작업이 매우 꼼꼼하며, 내공이 상당하다.
우선 저에 대해서는 '차에 어설프게 관심이 있는 대학생'으로 소개해드릴 수 있겠습니다.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젊은 남자인데다가 차에 관심이 많다 보니 대충 차의 이상을 감지하고 검색을 통해 무엇이 이상인지 알아낼 수는 있으나,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오고 공학도가 아닌데다가 어설프다보니 핵심적인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한 마디로 말도 안되는 눈탱이는 안맞고 따질 줄도 알지만,
오히려 저의 차에 대한 지극하지만 무식한 정성을 카센터쪽에서 눈치빠르게 알아본다면
쉽게 눈탱이칠 수 있는 타입이지요.
그 대표적인 예가 1부에 써놓은 워터펌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집 앞에 있는 하이카 협력 카센터에서 작업을 했지만 제가 자세히 몰랐던 관계로
타이밍 갈 때 워터펌프 교환을 체크하는 건 줄 몰랐으니 말을 안했고,
그쪽 카센터에서는 18만킬로에 타이밍 두 번째 교환하는 차에 대해서
이런걸 눈치채고 중복공임을 노린 것이 너무나도 뻔하게 워터펌프에는 손도 대지 않은 것이지요.
영도 박사님게서 제 차에 작업하시는 동안 아파서 누워있던 3시간을 제외하고
여자친구 챙기는 잠깐잠깐의 시간 외에는 옆에 오래 붙어있었고 구석구석 살펴보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적어도 차에 대해서이번에 영천에서 만나뵙게 된 박사님의 포스는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돈으로 사기에도 쉽지 않은 것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당장 코앞에 시험이 있다면 무식하게 암기하는 사람과 이해하고 암기하는 사람의 점수는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시험에 맞춰서 암기만 하는 사람의 점수가 나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자동차 정비라는 하나의 큰 과목으로 보았을 때 엔진플러싱 전체를 이해하고,
또한 차량의 모든 것을 당연히 이해하며,
크게 보아 자동차 정비 시장의 관행도 알고 있으며
이를 정비를 의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까지 이해하여 주신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96년식 크레도스 플러싱 후기 - (3) 작업하실 분께 조언
글을 잘라서 올리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써놓고 보니 잡다한 내용이 많네요.
사실 올라오면서 글을 어떻게 쓸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느끼는 점이 상당히 많았고, 이 느낌을 잘 전달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와 같이 mechanical한 것까지 일일이 알 수 없는 일반적인 오너드라이버께선
자기 차에 대해서 저와 같은 자세를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 바,
다른 카센터에서 이런저런 정비를 하면서 가졌던 불만이 터져나왔기에 더욱 자세히 쓰는 것이기도 하구요.
또한 한 번 먼 길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지라..
작업에 대해서 이런저런 고민하시는 분께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작업 착수 여부 결정 및 총알 장전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까 하여 길게 쓰는 것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1. 우선 작업 여부를 고민하신다면,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곳에 7월달부터 들락날락하면서 모든 글을 읽어보고,
3개월만에 고민하여 총알을 쏴댄 사람으로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언합니다.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 생각에도 30만원이라는 돈이 보통 총알은 아닙니다.
하지만 연비 절감, 엔진 원상복귀를 통해 얻는 출력 회복,
과부하 해결로 인해 예방되는 무리한 운전으로 인한 차량 손실분,
이로 인해 절약되는 추후 작업비분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식이 오래되었고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일수록 효과는 클 것입니다.
특히 박사님께서 차에 대해 전반적인 진단을 내려주신 이후
커피나 음료수 한 잔 하면서 얻는 지식과 감흥까지 생각한다면
30만원 + 작업 12시간 + 왕복기름값 + 시간의 기회비용이 아깝지 않습니다.
하지만 얼마 타지 않고 차량을 바꾸실 예정이시라던가,
그냥 차의 출력에 대해 만족하고 다니시는 분이라면 말리고 싶습니다.
꼭 본인의 돈이 나가는 것과 하루~이틀 지방 오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거니와
1일 1차량 작업시 최고의 능률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수능 허수지원과 대입 허수지원 덕에 경쟁률이 뻥튀기되는 것처럼
예약하실 다른 분들이나 박사님께도 도움이 되는 것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개념이 전혀 자라나지 않아 자기차가 최고인 양 생각하며
차에 돈 무식하게 쏟고 운전 막 하는 분들이라면.. 말리고 싶네요.
2. 하지만 플러싱이 만능은 아닙니다.
차라는 것이 사람과 똑같지는 않습니다만 비유하기엔 참 알맞은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받은 유전자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생겨먹은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지요.
제 차에 아무리 플러싱을 하고 어쩌고 한다고 해도 최신형 BMW의 승차감과 출력을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대치를 너무 높게 가지지는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잘은 모릅니다만 차는 설계단계부터 그 차의 특성이 결정되겠지요.
어렸을 때 학교에서 달리기 잘하는 친구가 있고 팔씨름 잘하는 친구가 시합을 벌인다면
당연히 전자가 100m 달리기를 이길 것이고 후자가 팔씨름을 이기겠죠.
차도 모델마다 모두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플러싱은 그 차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성능을 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기대를 가지고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새차 출고 후 계속 몰고 계시는 분이라면 그 만족도가 훨씬 높을 듯 싶네요.
또한 앞글에서 심장을 비유했지만,
심장의 관상동맥이 좋지 않아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아 심장이 제 기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하더라도
그 분이 퇴원하자마자 멀리뛰기 세계신기록을 낼 수는 없습니다.. -_-;;
아래에도 썼지만 차의 전체적인 상황을 차주께서 알고 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플러싱을 백 번 받았다 한들 안 들던 브레이크가 갑자기 잘 잡힐 수는 없습니다.
3. 일단 가시기로 마음을 먹으셨다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A. 배우는 자세로 가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의 경우, 카센터에서 일부러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쪽이 나보다 많이 아는 건 당연한거다보니 나도 어느 정도 안다고 선수를 치면
그렇게 하면 어설프게 눈탱이 치려는 사장들로부터 뜯기는 일은 확실히 줄어드니까요.
특히나 요즘 인터넷이 무서운지라 왕창 뜯어먹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그래도 돈만 벌려고 정비를 하는 카센터가 대부분인 것이 사실입니다.
자동차동호회에 가입해서 추천 카센터부터 알아보고
무언가 자기 차가 이상하다 싶으면 먼저 자가진단을 내려보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
뭔가 알게 모르게 무방비 상태로 사기를 당하는 느낌에 무기 하나는 들고 가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일 겁니다.
이 곳은 눈탱이치거나 돈만 벌려고 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 정도 노하우와 정비 실력, 그리고 내공 및 꼼꼼함이라면
대한민국 차의 절반이 굴러다니고 그만큼의 정비시장이 있는 수도권에 벌써 올라오셔서 돈 왕창 버셨을 겁니다.
그 정도의 지식에, 철학을 갖추신 분이 저기 아랫동네에 계신 것이 아깝긴 합니다만
찾아가서 정비하고 배우려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이만큼 좋은 기회도 없지 싶습니다.
특히 저같은 어설픈 분 말고, 자동차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추신 분이 내려가신다면
더욱 많은 것을 얻어오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비용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적어지겠지요.
B. 플러싱만 하고 온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고, 종합정비를 받으러 간다고 생각하세요.
보통 내공이 아니십니다. 차에 대해서 모든 것을 맡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오시기 전에 엔진계통 외에도 차에 이상한 곳이 있다고 생각되시면
3~4군데 카센터에서 이상 부품 및 견적을 확인하시고 이 곳에서 정비하시면 더욱 믿음이 갈 것입니다.
뭐 사실 그쪽 카센터들에게는 미안한 일입니다만, 그렇다고 그 쪽이 손해보는 것도 아니구요.
다들 그래도 잘 먹고 잘 삽니다..
특히 확실히 교체해야 할 부품이 있다면 근처 부품사업소나 부품대리점에서 사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부품 구하기 쉬운 대도시에서 사들고 내려가는 것이 시간이 절약되겠지요.
저의 경우 워터펌프 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
차에 대해 고수를 자처하신다면 합성오일, 고급 필터 등으로 차를 꾸준히 관리해 오셨을 테구요
그렇다면 그걸 챙겨가시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저와 같은 순정둥이목 대충정비과 엔진오일속 아무거나요파시라면 그냥 가셔도 되겠습니다만,
말씀드린 대로 종합정비를 생각하시고 몇 가지 부품을 챙겨가시면
저렴한 공임에 매우 꼼꼼한 작업으로 교체해 주실 겁니다.
C. '여행'의 메인 이벤트 테마를 플러싱으로 잡으시고
여유시간을 충분히 가지시고, 근처 여행지까지 체크하고 오세요.
차 한 대 플러싱 작업만 하는 데 순수하게 10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도권에서 가기에는 당일치기는 솔직히 무리입니다. 특히 졸음운전의 위험도 있구요.
저의 경우 아예 2박 3일로 오는 길에 부산국제영화제에 들를 생각을 하고 내려갔습니다.
운좋게도 제 차 외에는 플러싱 작업하는 차량이 없었고, 중간에 정비하는 차도 거의 없어서
당일치기 코스였다면 새벽 6시 출발, 새벽 2시 서울 도착이 가능했겠습니다만
워터펌프 교체에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생각되어
아예 여행계획으로 영천에서 1박, 부산에서 1박을 할 생각으로 내려갔었거든요.
반경 1시간 거리에 안동-포항-대구에, 1시간 30분 잡는다면 넉넉하게 경주까지도 반경에 들어오겠군요.
근처 여행지를 들르실 생각을 하시고 무리하지 않게 내려오세요.
D. 인터넷이 전부는 아닙니다. 전화를 꼭 드리세요.
아무래도 사장님께서 나이가 지긋하신지라..
이곳에 올라온 글을 보시고도 손이 느려 자세히 타이핑하시지 못하셔서 본인도 답답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운영자분께서 많은 일을 하고 계시지만, 차량 작업에 대해서는 사장님께 직접 문의하시는 것이 훨씬 빠르고 속시원합니다.
어색해하지 마시고 그냥 전화 드리세요.
... 문자 보내시면 책임 못집니다.
96년식 크레도스 플러싱 후기 - (4) 이 곳에 드리고 싶은 말씀
우선 작업의 완성도와 저의 만족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작업 현장에서의 꼼꼼하고 집중적인 작업, 그리고 작업 이후에 몇몇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느껴졌던 내공과 철학에
작업 직후에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장거리 운전을 해보고 그동안 차의 성능에 비교해 보았을 때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글이 참 길었네요. 2시간 넘게 쓴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 1부의 첫자락을 쓰다가 익스플로어가 날아가서 아예 메모장에 쓰기 시작했는데
기왕 쓰는거 자세히 쓰자는 생각에 이런저런 말을 다 쏟아내어 봅니다.
아무쪼록 현재의 놀라운 체력 잘 유지하시고,
제가 경상도 내려갈 일이 또 생기면 영천에 또 한 번 들러 제 차 상태를 보러 갈테니 그때 제 차 잘 봐주시길 바래요 ^^
감사합니다.
첫댓글 *^^*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다시 한번 잘 읽었습니다..ㅎㅎ
님의 시승기를 접할때마다 논문을 잘 쓰시는 분이라는 느낌 드네요 전력과 호소력이 매우뛰어납니다 읽을 때마다 새롭고 읽는 이 마다 감동을 받겠다. 하여간 많은도움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와 그의 작품을쓰셨군요 대단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