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아버지는 언제나 나의 든든한 드라이버! "룰루랄라~' 휴가를 받아 집으로 가면
항시 대기조! 내가 터미널에 도착할 즈음, 아버지는 먼저 와 계셨고 우린 함께
'룰랄라~' 따뜻한 밥을 준비하는 엄마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밥을 먹으려는 순간, "띵똥!" 벨이 울렸다. "누구세요?"
약간 당황한 듯 아버지는 머리를 긁적이며 나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아닌가... .
"딸 수녀님, 미안한데 아빠가 잠깐 저기 윗집 좀 다녀올게. 잠깐이면 돼~"
그렇게 아버지는 아들뻘 되는 젊은 베트남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집을 나섰다.
내막은 이랬다. 집 주변에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데, 노동비자를 갖고 일하고 있는
베트남 청년들이 주일미사를 참여하러 성당에 왔다고 한다. 주임신부님은 아버지를
그 청년들과 연결시켜주셨고 그때부터 아버지의 따뜻한 돌봄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집에 불러다 오리고기도 구워주시고 베트남 청년들이 지내는 데 불편함은 없는지
온통 관심과 사랑을 쏟고 계시다고.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베트남 청년들이 준비한
삼겹살파티에 다녀온 아버지는 기분 좋은 얼굴로 최고의 칭찬을 들었다며 기뻐하신다.
"베트남 청년들이 글쎄... 나보고 자신들을 아버지처럼 돌봐주는 '용운동의 박항서'
라고 하네."
쑥스러우신 듯, 미소 짓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문득 이천 년 전 예수님의 파파리더십도
이런 모습 아니었을까 괜스레 떠올려보게 된다. 한없이 든든한 아버지! 사랑합니다.
- 안효영 수녀님/소금항아리 -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