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A591485B9748BF30)
![](https://t1.daumcdn.net/cfile/cafe/99FFCF485B9748BF24)
비오는 날
천둥번개 두드리는 날
이런 날에는 요트수업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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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D9AA485B9748C029)
오후가 되자마자
문자가 날아들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1B9E485B9748C221)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20B485B9748C22E)
오후 요트교육도 취소한다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99C66B485B9748C32A)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78D4D5B9748C326)
부슬비가 내리지만
서둘러 텐트를 거두고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곤
내비를 공주 황새바위성지로 맞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2D24D5B9748C42B)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3674D5B9748C43A)
몸이 괜찮다고 계속 운전해서는 안 된다.
추풍령 고개에서 잠시 쉬는 동안
처음으로 고속도로준공 기념탑이 있는 동산에 올랐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CD04D5B9748C526)
건설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선배들로부터 고속도로공사 무용담도 많이 들었지만
내게는
첫 개통과 동시에 청주에서 서울로 오르는 고속버스의 추억이
더 진하다.
그때가 1970년이었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D7F4D5B9748C61D)
잠시 추억에 잠기곤
꽁지 없는 차
내달려서 공주 황새바위성지 주차장에 도착하곤
어디에 텐트를 위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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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69AE455B9748C71E)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836505B9748D625)
잠시 둘러보곤 성지로 곧바로 올랐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9B2455B9748C824)
![](https://t1.daumcdn.net/cfile/cafe/9904804D5B9748C626)
TO : 아들에게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3564D5B9748C532)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BC1455B9748C82A)
아들의 책 정리를 하다가
아들의 묵상 노트를 보았다.
한참 세상 속에서 자유로울 나이에
주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번민하고 힘들어하는
아들을 들여다 보면서
엄마도 많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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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AAC8455B9748C931)
2년 전 아들이 신학교에 합격하였다는 전화를 받고
기도를 담아 지갑과 벨트 셋트를 샀다.
평생 아들을 지갑과 벨트의 유혹으로부터 보호해 주시라고,
기도를 담아 사고는 백화점을 몇 바퀴 돌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혼자만의 그 싸움이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처절할까 해서,
묵상 노트는 그 때 막연하게 했던 생각과는 또 다른
아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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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E6BB455B9748CA0D)
어느 80세 된 노 신부님께서 생신잔치에서 하셨다는 말씀을
배문하 신부님의 글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40, 50대에 들어서면서 이젠 조금 자유로워지겠지 했지만 아니었고,
60, 70대에 들어서면서는 이젠 정말 아니겠지 했지만, 역시 아니었고,
80대에 들어 밥 먹기가 힘이 드니 이제야 여자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성과 돈에 대한 금욕이 얼마나 커다란 희생 제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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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26144D5B9748CB27)
아들의 노트를 보면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본 성모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아들이 선택한 죽음의 길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성모님의 그 마음이, 가슴 미어졌을 그 아픔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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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574B4D5B9748CC22)
애미로서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그저 아들이 선택하는 길을 지켜볼 수밖에
그리고
기도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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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과 갈등만큼 성숙해서
멋진 사제 되기를 기도한다.
2006.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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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글
십사년 전
그 추웠던 날
이년 후의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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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6E114E5B9748CF1A)
요즈음
스페인어 어떻게라도 익혀보자고
온통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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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94EA4E5B9748CF34)
연습지로 이면지를 사용하는데
우연히 아내의 이 글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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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60064E5B9748D01B)
성지를 돌아보고 나니
해는 뉘엿 누엿
서산을 넘어가려 하는데
공산성에 올라 유유히 흐르는 금강을 바라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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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9C2F505B9748D118)
인생사
세상사
모두 저렇게
흘러만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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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94C3505B9748D219)
14년 전 그날
어덕위에 우람한 명동성당
무자게 추웠다.
겨울바람이 매서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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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5876505B9748D221)
입학미사 시작시간에 도착했건만
성당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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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73B3505B9748D31F)
다른 건물에 설치된 씨씨티비 화면으로
입학선서하는
아들의 늠름한 모습을 보면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9969F5505B9748D420)
눈망울에 맺히는 물방울을 참을 수 없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526505B9748D519)
아내가 담아뒀던 속내를 곰씹어보며
핸폰에 저장된 가족들 사진
둘째의 사진들을 세세히 들여다 보면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99D096505B9748D533)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15F485B9748D628)
여태것 짓눌러왔던
무거운 마음을 저 강물위에 띠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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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죽님의 아들에대한 사랑과 걱정과 번민이 느껴집니다
80세 되어 여자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글에
.........인간이란
참 나약하고 불안하고 항상 자신을 긁고투닥이며 사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잘살고계십니다
계속 화이팅하세요
천주교성지는 지금것 찾아 본곳은 모두 주차하기 편리하고 아늑해서 텐트 던져놓고 하루 묵기에 편했는데...
이곳의 주차장은 길가이고 성지 전체가 작은 산이라서 잠자리가 불편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