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제주시 읍․면 도서관
지역문화를 꽃피우는, 3色 도서관
애월․조천․한경 도서관
농촌지역 사랑방 역할 톡톡, 조천도서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와요. 읽을 책이 많아 좋아요.”
함덕초등학교 6학년 이나영, 권주영 어린이.
조천읍도서관에서 만난 두 어린이는 이곳에 오는 이유에 대해 또박또박 말을 이어간다.
“책이 좀 찢어져서 읽기 힘든 책도 조금 있긴 해요. 찾는 책이 없을 때 속상하기도 하고요. 오늘 반납한다고 해서 찜해두고 간 책이 있는데, 그새 누가 빌려갔대요.”
웃음이 나온다.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느껴져 기분이 좋다.
아이들은 읽을 책이 많아 좋다고는 하지만 서고가 비좁아 다니기에 불편할 것 같았다. 한 사람이 들어서면 꽉 차버릴 정도인데다 특히 한쪽 편에 마련된 어린이 서고는 어른 두세 명이 앉아있기에도 좁을 듯 했다.
그러나 정보이용실이나 아동열람실, 일반열람실은 비교적 쾌적한 분위기였고, 공부하는 학생과 일반인들이 하루평균 2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조천읍도서관에는 어린이 한자교실과 한지공예, 어머니독서논술교실 등 주민을 위한 도서관문화프로그램 강좌가 마련돼 호응을 얻고 있으며, 매주 토·일요일에는 영화상영을 실시해 문화적 혜택이 비교적 적은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체험의 좋은 기회가 되고 있기도 하다.
도서관 증축에 따른 예산반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른 어려움이 다소 있겠지만, 조천읍도서관이 보다 쾌적한 분위기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한경도서관
한경면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농번기엔 다른 일을 할 여유도 생각도 없다. 바쁜 일이 끝나도 시내처럼 버스를 타고 도서관을 찾아올 형편도 아니다. 물론 걸어서 오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
이렇게 지역주민들이 찾아오기 힘들다면 차라리 직접 찾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내년에는 아예 트럭을 하나 구입해서 한경면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지역의 문화를 한 단계 높이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한가지 더, 한경도서관은 연휴가 시작되면 더욱 바빠진다. 전경부대에도 가야하고, 사회복지시설도 찾아가야 한다. 관내 어린이집에도 방문하여 그림책을 대여해 주고 애니메이션 영화도 상영할 계획이다.
이렇듯 한경도서관은 직접 찾아가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전개한다. 넓은 지역과 불편한 대중교통 그리고 농촌지역의 특성을 잘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어린이독서교실, 로봇창작조립교실, 컴퓨터 교실, 마당극 공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BookJeju 어머니 봉사대
“이주여성들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감싸 안고 싶어요.”
“애월읍 도서관에서도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스치듯 지나만 다녔는데, 이주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에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Bookjeju 어머니 봉사대 임려선 회장은 이렇게 마련된 어머니봉사대와 이주여성들과의 만남의 자리가 그들과 우리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특히 만남의 자리를 주선해 준 애월읍 도서관 직원 분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이주여성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회원들은 이주여성들의 실제 고민이 무엇인지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 사는 가족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데에서 오는 외로움뿐만 아니라,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이었다.
“저희 회원이 14명인데요, 앞으로 그냥 친정언니처럼 허물없이 지내려고요. 동화책을 들고 집을 방문해서 읽어주기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가서 돌봐주기도 하려고요. 고추장 만들기도 해볼까 하는데, 더 도울 일이 없을까 회원들은 요즘 그 생각만 하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임 회장은 한글강좌의 경우 4개월 과정에 국한돼 있어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봉사대와 직접 연결시켜준다면 이주여성들이 보다 지속적으로 한글을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