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0 오후 1:13:33
봄... 봄.. 봄이네요..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그 짧은 길에도 봄을 느낄수가 있었답니다..
윗분들이 다들 자리를 비우셔서.. 마치 금요일 오후같은 목요일을 보내고 있네요..
볕이 따뜻하게 드는 공원 벤취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싶은 그런 오후..
모두들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시죠?
가슴 설레임.. 계절이 주는 기대감..
아주 잠시라도.. 눈을감고.. 느껴보세요..
하/얀/앙/마
You Must Believe In Spring - Eddie Higgins Trio
에디 히긴스(Eddie Higgins)는 60년대부터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베테랑 피아니스트로,
최근에는 비너스 레이블을 통해 잇따라 신작을 녹음하여 지금은 비너스 레이블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가 되었다. 필자는, 에디 히긴스가 3년 전에 <Again>(비너스TKCV-35068)이라는 앨범을 완성하고, 동
경 하라주쿠의 [키스톤]에 출연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던 그의 70년대
~80년대의 상황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1932년 2월 21일 생으로 67살(1999년 당시)이라는 에디는 실
제로 만나 보니 예상대로 느낌이 좋은 젠틀맨이었다. 그 때 에디는 의외의 사실을 밝혀주었다. 틀림없
이 첫 일본 방문이라고 착각하고 있던 나에게, “처음 내가 일본에 온 것은 1980년도인데, 그 때는 동경
나카노에 아파트를 빌려 4개월간 체재했었다네. 당시 내 아내가 일본인이었으니까 귀향 같은 것이었
지. 그녀는 간사이의 아시야(芦屋)대학교 출신으로, 쿄토도 안내해 주었다네. 그래서 일본을 좋아하게
되었지. 그 때는, 동경을 거점으로 오사카, 니가타, 히로시마의 호텔에서 연주를 했었다네. 동경에서는
긴자의 [스윙]에도 나갔었고, 도시바 EMI에서 레코딩도 했었지” 라고 말했다. <Again> 앨범에 수록된
<Gion Kouta ~ Kyoto Blues>(기온 고우타 ~ 쿄토 블루스)라는 에디 히긴스의 오리지널 곡이 들어 있
는 수수께끼가 이것으로 풀린 것이다. 그 때 에디는 “물론 그 뒤 그녀하고는 이혼하게 되었지만. 그러
고 나서 두 번이나 재혼을 했어” 라고 눈짓을 해보였다. 그의 7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친 활동에 관해
서는 [신 세계재즈인명사전](스윙 저널 사 1988년 간행)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이 기회에 공
백기간의 활동상황에 대해 물었더니, 에디는
“1970년에 시카고에서 플로리다로 이주를 했다네.
재즈의 성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틀어박혀 있는 꼴이 되어 버렸지.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50년대부터 60
년대에는 유명한 [런던 하우스]의 하우스 트리오의 리더로 긴 세월 활동했기 때문에 주목도 받았었어.
어쨌든 [런던 하우스]에서 1957년부터 1969년까지 12년간 계속 일을 했었으니까. 당시는 [런던 하우
스]의 전성기로, 클럽에는 언제나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Oscar Peterson Trio)나 스탄 게츠(Stan
Getz),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와 같은 유명한 뮤지션이 매주 출연했었어. 그들의 연주를 들으
면서, 교대로 스테이지에 오르는 것은 정말 굉장한 자극이었다네. 1960년에 VeeJay라는 레이블에서
리처드 에반스(Richard Evans) (베이스)와 마샬 톰슨(Marshall Thompson) (드럼)이 멤버인 트리오
로 녹음한 앨범은, 그 당시 매일 [런던 하우스]에서 연주했던 그룹이었어.” 에디는 역시 시카고의 [런
던 하우스]시대가 그리운 모양이다. 플로리다 주의 Fort Lauderdale로 이주한 뒤, 에디는 1978년부터
82년까지 시카고 시절의 동료로써, 같은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트럼펫과 색소폰의 전설적인 연주자 아
이라 설리번 (Ira Sullivan)과 콤비로 플로리다의 클럽 [바바즈 (Bubba`s)]에서 계속 연주했었다고 한
다. “[바바즈]에는 디지 길레스피나 스탄 게츠와 같이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자주 와 주어서
함께 재회의 기쁨을 나누곤 했지.” 라고 한다. [바바즈] 이외에 에디는 80년대 후반기에는 종종 호화
여객선 노르웨이호의 재즈 크루즈에서도 활약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에디 히긴스가 1996년 플로리다에서 녹음한 앨범 <Portrait In Black And White>(비너스
TKCZ-36028)의 커버에 사용된 그의 어린시절의 초상화가 그 유명한 가수 Meredith d`Ambrosio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필자가 에디에게 “그 초상화 밑에 d`Ambrosio라는 인증은, Meredith
d`Ambrosio를 말하는 것입니까? “ 라고 물었더니, 또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실은 메레디스는 지금의
내 아내라네. 1988년에 결혼했지. 1987년 7월이었나, 케이프 코드 (Cape Cod)의 별장에서 휴양하고
있을 때 알게 되었지.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보컬이 너무도 멋있어서 그만 반해 버렸어.
난 수많은 가수의 연주를 해 왔으니까, 보컬에 관해서는 좀 까다로운 편이거든. 그런데 여태까지 내가
알지 못하는 Meredith d`Ambrosio라는 가수가, 지금껏 들어본 적이 없는 독특한 스타일의 가수로,
정말 유니크 하더구먼. 그런데 방송 도중 DJ가 <지금 들으신 곡을 부른 메레디스가 케이프 코드의 클
럽에 출연하고 있답니다>라고 하지 않겠어. 곧장 클럽에 노래를 들으러 갔던 게지. 그 클럽은 피아니
스트 데이브 맥켄나 (Dave McKenna)가 자주 출연하는 레스토랑인데, 그날 밤은 붐비지도 않았지. 메
레디스는 피아노를 치면서 이야기를 들려 주었는데, 도중에 <혹시 리퀘스트 있으십니까?>라고 하길
래, 내가 [All Too Soon]을 청했지. 그 때 그녀의 노래와 피아노가 너무나도 멋있어서 난 그만 녹아웃
당하는 느낌이었다네. 그러고 나서 그녀가 휴식시간에 들어갔을 때, <막간을 이용해서 피아노를 쳐 줄
수 없을까?>라고 물었더니, 그녀는 <당신은 누구시죠?>라고 하더군. <에디 히긴스>라고 했더니, 그녀
도 나를 알고 있는지 기분 좋게 피아노를 쳐 주더군. 그날 밤부터 나는 피아노를 치고, 그녀는 노래를
부르고, 완전히 의기투합하는 사이가 되었지. 그 뒤 1년 후 정식으로 결혼했다네.” 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그 후 에디는 Meredith d`Ambrosio의 앨범 녹음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그녀와 콤비를 결성해서
매년 유럽에 라이브 투어를 가게 되었다. 메레디스는 파리나 코펜하겐 등 유럽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높은 가수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은? 하고 묻자, 에디는 자랑스럽게 “1959년 시카고에서 열
렸던 제 1회 플레이보이 재즈 페스티벌에서, 테너 색소폰의 거장 콜멘 호킨스 (Coleman Hawkins)와
함께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이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네” 라고 한다. 계속해서 에디는 “60년대에
[런던 하우스]에서 영원한 아이돌 오스카 피터슨의 피아노를 매일 밤 눈 앞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최고의 행복이었지. 나에게 있어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오스카 피터슨은 세계최고의 피아니스트이니
까.” 라고 매듭짓는다.
- 코야마 키요시
→ 오영록 앙마님~좋은 음악과 좋은 글 잘봤슴다,,
벗뚜~~ 글을 띄어쓰기로 해서 해서 해주심 ㅈ ㅓㅇ ㅏ,~~눈이 아프다오,,^^ 2003-02-20 21:36:19
→ 오영록 아이고 착해라,,,읽기에 훨씬 낫군. 후훗^^ 2003-02-21 07: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