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의 다양한 효능과 건강법
술이 발효되면서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식초는 1만년 전부터 사용돼온 조미료로, 음식의 맛을 돋우고 풍미를 좋게 할 뿐 아니라 건강과 미용에도 좋다. 각종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풍부한 식초의 효능과 다양한 활용법을 알아보았다.
옛날 세계를 돌아다녔던 탐험가들이 오랫동안 바다를 항해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식초에 절인 채소를 즐겨 먹은 덕분이라고 한다.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 비타민이 파괴되지만 식초에 절이면 부패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 비타민의 파괴를 막아 장기간 보관해도 영양가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식초가 뼈를 강하면서도 유연하게 만드는 작용을 해서 곡예사들은 오래 전부터 식초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운동량이 적고 가공식품을 많이 먹어 뼈가 약한데 식초를 매일 한잔씩 꾸준히 마시면 뼈가 튼튼하고 유연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초가 몸에 좋은 이유는 각종 아미노산과 유기산을 풍부하게 함유한 알칼리성 식품이기 때문이다. 식초의 신맛은 체내에서 알칼리성으로 작용해 산성을 적절히 중화시킨다. 더구나 식초에 들어 있는 필수 아미노산은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알칼리 성분을 저장하는 효과가 있다. 아미노산은 상처 치료나 발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자연 발효된 양조식초를 마셔야 효과 높아
특히 식초의 주성분인 초산은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원료로, 살균과 해독 작용을 한다. 술을 마실 때 식초가 들어간 안주를 먹으면 간을 보호하고 숙취를 막을 수 있다.
초산은 방부 효과가 뛰어나 여름에 도시락이나 초밥 등에 식초를 살짝 뿌려두면 잘 쉬지 않고 식중독을 막는다. 식초를 탄 물에 채소를 담가두면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식초는 소금이나 간장보다 살균력이 탁월해 음식뿐 아니라 무좀 등의 피부 질환이나 입 속의 유해균을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식초에는 이외에 호박산, 사과산, 주석산 등 60종 이상의 유기산이 들어 있는데 이런 유기산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또 비타민과 미네랄의 파괴를 막고 체내 흡수를 도와 야채는 물론 곡류, 해조류, 콩류 등과 함께 섭취하면 상승효과를 낸다. 초콩, 초란 등이 몸에 좋은 것도 그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기산의 가장 큰 효능은 장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유기산은 장 안에 생성된 발암 물질이나 유해 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 암은 물론 각종 병원균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준다. 노벨상을 수상한 식초 연구가 크러브스 박사는 하루 100mg의 천연 식초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남자는 6년, 여자는 8년 정도 평균수명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식초의 이런 효능들이 임상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식초를 건강 음료로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일찍이 식초를 마시는 것이 보편화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식초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시기 좋게 가공한 식초 음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아무 식초나 마시는 것은 금물. 시중에 나와 있는 빙초산은 마시기에 부적당하다. 비타민과 유기산을 충분히 함유하지 않아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시기 위한 식초는 술이나 과일을 자연 발효시켜 만든 천연 식초여야 한다. 단, 위산 분비가 많은 사람은 식초를 마시는 것이 좋지 않다.
식초가 우리 몸에 좋은 이유
젖산을 분해해 피로를 풀어준다
신경을 많이 쓰거나 몸을 많이 움직이면 에너지가 소비되면서 젖산이 분비된다. 보통 젖산은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피로가 심할 경우에는 몸 속에 쌓여 근육통, 관절통 등을 일으킨다. 식초의 유기산은 이런 젖산을 인체에 무해한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한다. 그래서 피곤할 때 식초를 마시면 피로가 가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한다
식초의 유기산은 동맥을 보호하고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특히 청주를 발효시켜 만든 전통 식초에는 페프치노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페프치노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발휘한다.
항산화 작용으로 암을 예방한다
식초의 유기산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피를 정화시켜 성인병을 막고 암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준다. 식초만 많이 먹어도 암 발병률이 반으로 떨어진다. 특히 간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식초는 칼슘 영양보조제와 함께 섭취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간과 폐를 튼튼하게 만든다
식초의 초산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 간을 튼튼하게 만든다. 특히 청주를 발효시킨 전통 식초에 들어 있는 페프치노는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식초의 유기산은 폐의 기능을 활성화한다. 폐기종이나 혈관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기 때문에 천연 식초를 충분히 섭취하면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에 걸릴 위험이 적다.
정자를 건강하게 만든다
남성이 유기산을 적게 가지고 있으면 정자에 유전적 결함이 생기기 쉽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기산을 1일 5mg으로 제한했을 때 활성 산소에 의한 DNA의 손상이 늘어났고, 유기산의 양을 늘리자 DNA의 손상이 치료됐다고 한다. 따라서 유기산이 풍부한 식초를 꾸준히 마시면 정자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칼슘 흡수율을 높여준다
피가 산성으로 기울면 몸은 그것을 중화시키려고 한다. 이때 필요한 물질이 칼슘이다. 칼슘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지만, 식초의 구연산과 결합하면 흡수가 잘 된다. 칼슘이 든 식품을 식초와 함께 먹으면 어린이의 성장 발육을 돕고,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을 막을 수 있다.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증진시킨다
식초는 바이러스에 대해 항생 물질과 같은 작용을 한다. 식초를 꾸준히 먹으면 백혈구를 만들어내는 림프구가 많이 생성된다. 백혈구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몸의 면역력이 높아져 질병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
소화를 촉진하고 변비를 예방한다
천연 식초는 장 기능을 강화해 영양분의 소화와 흡수를 돕는다. 장내 유해균을 죽여 변비나 치질 등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비만을 방지한다
식초에는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항비만 성분이 들어 있다. 신진대사를 촉진해 몸 속에 쌓인 지방을 소비시킨다. 때문에 식초를 꾸준히 먹으면 비만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백내장을 예방한다
안구 세포는 약하고 민감해서 몸의 피로를 가장 빨리 느끼는데, 식초의 유기산은 피를 정화하고 피로를 풀어 눈 세포를 건강하게 지켜준다. 또 망막을 청결하게 유지시켜 백내장을 예방해준다.
알레르기 피부를 개선한다
피부 상태는 소화 기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식초의 유기산은 장을 청소하고 통변을 좋게 하기 때문에 천연 식초를 매일 한잔씩 마시면 알레르기 피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 상식
식초의 종류
식초는 크게 양조식초와 화학식초로 나눌 수 있다. 양조식초란 곡물이나 과일을 이용해 만든 것. 서양에서는 사과식초나 포도식초 등 과일식초를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전통 식초는 쌀로 만든 청주를 발효시킨 곡물식초인데, 그냥 쌀보다는 현미를 사용한 현미식초가 영양이 더 풍부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것 중에는 인위적으로 빨리 발효시킨 속성 양조식초가 많다.
속성 양조식초는 비타민과 구연산이 충분하지 않아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화학식초는 에틸알코올에 빙초산을 섞어 만든 것으로, 맛을 내기 위해 여러 화학 물질을 첨가했기 때문에 몸에 해롭다. 건강을 위해 식초를 먹을 때는 반드시 자연 발효시킨 천연 양조식초인지 확인할 것. 속성 양조식초나 화학식초는 그냥 먹을 경우 위가 상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손쉽게 익힐 수 있는 식초 민간요법
당뇨 마늘식초 20~30g을 5~10배의 물로 희석하여 매일 꾸준히 마신다. 날달걀을 식초에 담가 일주일 이상 밀봉해둔 초란을 먹는 것도 좋다. 초란은 하루 세 번, 식후에 3숟가락씩 꿀물이나 과즙, 생수 등에 타서 마신다.
고혈압 유자식초나 솔잎식초를 하루에 반 컵씩 공복을 피해 마신다. 초란을 하루 세번씩 먹는 것도 효과적이다.
위장병 5~10배의 물로 희석한 식초를 하루 세번, 60ml씩 마시면 위 속의 나쁜 균이 제거된다.
감기 파뿌리를 죽처럼 달인 후 식초를 조금 넣어 식기 전에 먹는다. 먹고 나서 몸을 따뜻하게 해 땀을 낸다.
기관지염 날달걀을 식초에 1~2일 담가두어 초란을 만든다. 그 달걀을 그대로 한개씩 하루에 3~4번 먹는다.
만성 피로 식초 10~15g을 5~10배의 물로 희석해 음료수 대신 마신다.
변비 우유 한잔에 사과식초 20~30g을 섞어 마신다. 우유 대신 물로 희석해서 꿀을 섞어 마셔도 좋다.
비만 현미식초를 매일 소주잔(20~30g)으로 한두 잔씩 마신다. 그냥 마시기가 거북하면 물로 희석해 마신다.
골다공증 초란을 하루 세번, 식후에 찻숟가락으로 3숟가락씩 먹는다.
어깨결림·요통 따뜻한 물에 식초와 소금을 약간 푼다. 타월을 적셔 아픈 곳을 찜질한다.
화상 화상 입은 곳에 식초를 바르고 종이를 붙여 축축하게 하면 통증이 가시고 흉터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기름에 덴 부위는 식초에 메밀가루를 개어 붙인다.
소화 장애 아침마다 5~10배의 물로 희석한 식초를 1컵씩 마신다. 감식초나 포도식초의 경우는 식후 음료처럼 마셔도 좋다.
불면증 자기 전 식초를 1숟가락씩 떠먹는다. 피로가 풀리면서 잠이 잘 온다.
숙취 초란을 터뜨려 걸쭉한 액체처럼 된 것을 1숟가락 떠먹으면 숙취가 없어진다.
설사 쑥 10g에 식초 5ml와 물 200ml를 넣고 달여 하루 두번씩 식사 30분 전에 먹는다.
부종 콩 2홉에 물 400ml를 부어 밤새 불린 후 갈아 콩물 한 사발을 만든다. 식초 2숟가락을 넣어 하루에 두번 식후에 먹는다.
알아두면 좋아요
마실수록 몸에 좋은 천연 식초 7가지
현미식초 8종류의 필수 아미노산이 들어 있어 영양이 풍부하다. 혈액순환과 체질 개선에 좋다.
감식초 포도당과 과당, 비타민이 풍부하다. 피부 미용, 성인병 예방, 비만 방지에 효과적이다.
포도식초 각종 유기산, 칼륨, 철분 등 무기물이 풍부해 소화를 촉진하고 피부 미용이나 변비 예방에 좋다.
유자식초 유자가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솔잎식초 솔잎 특유의 향이 머리를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예방한다.
마늘식초 항암 효과가 뛰어난 마늘의 알리신과 소금기를 배출하는 식초의 성질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성인병과 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매실식초 매실은 피를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또 음식물의 소화를 돕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식초 다이어트] 살은 빠지고 몸은 튼튼해지는 웰빙 다이어트
식초는 신진대사를 촉진해 과잉 축적된 지방을 빠르게 소비시키는 성질이 있다. 또한 식초는 각종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풍부해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결핍을 막는다. 식초를 이용한 다이어트는 체질 개선과 변비 치료, 피부 미용에도 좋은 웰빙 다이어트다.
우유식초 다이어트
우유식초는 장내 유익한 균의 활동을 돕고, 장운동을 촉진한다. 덕분에 변비가 치료되면서 피부도 좋아지고, 살도 자연스럽게 빠진다. 식초는 핏속의 노폐물을 배출해 부기를 빼고, 지방을 배설시킨다. 특히 칼슘의 보고인 우유와 함께 마시면 흡수가 잘 되고 피로회복 효과도 커진다. 체질에 따라 많게는 일주일에 3kg 정도의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우유 알레르기가 있거나 위염, 위궤양이 있는 사람에겐 맞지 않다. 설사가 나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속이 좋지 않다면 다이어트를 중지한다. 유제품이 맞지 않는 소양인 체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우유식초를 만들려면…
① 우유 1컵에 식초 3큰술을 조금씩 넣어가며 살살 젓는다.
② 끈적한 점액 덩어리가 생기면서 요구르트처럼 되면, 입맛에 맞게 꿀을 넣는다(단맛을 즐기지 않으면 꿀을 빼도 좋다).
③ 뭉클거리는 느낌이 싫다면 얼음을 넣어 차게 마시거나 냉동실에 얼려 셔벗처럼 먹으면 된다.
□ 다이어트 방법은…
아침은 평소 식사량의 반만 먹고 우유식초를 물컵으로 1잔 마신다. 점심은 과식하지 않고 적정량을 먹는다. 저녁은 먹지 않거나 3분의 1 공기만 먹고 우유식초를 1잔 마신다.
단감식초 다이어트
단감식초는 지방이 몸 안에 쌓이는 것을 막고, 이미 쌓인 지방은 분해시키는 효과가 있다. 꾸준히 마시면 피부 미용에 좋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또한 감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가 다이어트 중에 생기기 쉬운 변비를 막는다. 단감식초 다이어트는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한 다이어트다. 대신 부작용이 없고 체질이 개선되면서 천천히 살이 빠지기 때문에 요요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식사량을 무리해서 줄이지 않아도 되고 방법이 간단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체질에 따라 6개월에 10kg 정도 감량할 수 있다.
단, 위산 과다인 경우는 직접 마시기보다 요리에 넣어 섭취한다. 검은콩과 감식초를 1:3의 비율로 섞어 절인 초콩을 먹으면 위와 간을 보호하면서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다.
□ 단감식초를 만들려면…
① 다이어트 기간 동안 먹을 연시를 용기에 담아 밀봉해 어두운 곳에 둔다. 15일 이상 발효 숙성시킨다.
② 맛을 보아 식초처럼 신맛이 느껴지면 유리병에 담아 4~5일간 냉장보관한다.
※ 감이 완전히 발효되어 신맛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상하기 쉬우므로 반드시 냉장보관한다. 시판하는 감식초를 이용해도 좋다.
□ 다이어트 방법은…
단감식초를 하루에 세번, 소주잔으로 반 잔(20ml 정도)씩 마신다. 그냥 먹기 힘들면 같은 양의 식초에 3~4배의 물을 섞어 매끼 식후에 마신다. 꿀을 조금 넣으면 위의 부담을 덜어준다. (끝)
■ 글·김지예<자유기고가> ■ 사진·지재만 기자 ■ 모델·김주현 ■ 도움말·김관호(동인당 한방병원장)
발행일: 2004 년 07 월 01 일 (487 호)
쪽수: 442 ~ 445 쪽
식초 만드는 법,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5월호 기사가 나간 다음 김희규 씨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방체포기를 개량해서 ‘훨씬 좋은 놈’을 만들었으니 필히 보충취재를 해야한다고, 해서 마감시간을 쪼개 찾아가 보니 과연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멋진 놈 소개는 미뤄야 하겠습니다.
“아아, 이렇게 하면 내 지갑까지 털어놓는 것인데...”하며 꺼내놓은 사과식초의 이야기가 너무 자세하고 유익한 것이라 차마 자를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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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생재배에 대한 소견(지난호에 이어서)
세번째 문제는 병해충의 은신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인데 그것은 부정적 시각에서는 사실이다. 그러나 긍정적 시각에서는 그 점이 바람직하다. 응애나 진딧물 등이 잘 자란 부드럽고 맛있는 풀들을 먹으며 만족하기 때문에 나무에 기어올라가지 않는다. 내가 관찰해 보니 응애나 진딧물은 맛있는 봄나물인 냉이를 제일 좋아하며, 쑥도 응애가 관찰된다. 이 풀들을 일시에 제거하면 응애는 나무를 공격한다. 그래서 제초할 때는 트랙터 부착형 제초기로 한 골에 절반씩만 제초한 다음 4~5일 지나 새 풀이 나면 나머지를 제초한다. 새로운 풀이 5㎝ 이상 자란 후에 나무밑(수관하부)의 풀을 예취기나 낫으로 벤다. 즉 지표를 풀이 항상 덮고 있어서 병해충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제초 방법은 베어버리는 것이 아니고, 눕혀서 키가 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하다보면 너무 힘들어 와초하지 못하고 제초하는 것이다. 잡초가 키가 크면 나무의 통풍과 채광을 방해하고 작업이 어렵다. 농약이나 엽면시비를 할 때 균일 살포를 방해하는 문제도 있다.
풀의 종류는 무엇이 좋은가. 누구는 호밀이 좋다. 이탈리안라이그라스가 좋다. 또는 래드클로버가 좋다 하지만 나의 관찰로는 자생의 온갖 잡초가 좋다. 어떤 한가지 풀로 우점화시켜 놓으면 자연 생태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밥상의 반찬이 한가지로만 나오면 토양과 나무, 잡초간의 상호보완이 깨지고, 병해충을 나무로 밀어 올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탄저병․흑성병․적성병․갈색무늬병․겹무늬썩음병 등 각종 병해도 잡초가 무성하면 훨씬 피해가 작다. 풀 속에 묻힌 사과가 의외로 깨끗한 것이 그 증거이다. 풀 속의 과일이 익고 풀이 빳빳해지면 병해충이 과일을 침해하므로 풀로부터 격리시켜 주어야 한다.
모든 잡초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덩굴이 길고 억센 며느리풀이나 진딧물이 붙지 않고 키가 큰 개망초, 그리고 흰 뜨물이 많아 맛이 쓰고 성장이 엄청 빨라 키가 큰 씀바귀 등은 베어버리면 더 번지므로 계속 뽑아서 씨앗이 생기지 않게 철저히 제거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곰밤부리는 덩굴이면서 땅으로만 기어 키가 크지 않고 무성하여 지표를 완전히 덮어주고 맛도 좋아 나물로도 훌륭하다.
◆ 좋은 사과식초를 만들려면
과일발효식초는 과일 속의 당분과 녹말 등을 미생물들이 알코올발효와 초산발효시켜 만든 액체로 초산을 3~4% 함유하고 있다. 알코올발효균은 당분 등을 먹고 술을 만들며, 초산균은 그 술을 먹고 초산을 만든다. 그런데 초산균이 술을 다 먹고 먹이가 떨어지면 초산을 먹어버려 다시 맹물로 돌아가게 된다.
1) 원료의 준비
일반적으로 식초의 재료로 낙과나 적과한 과일을 생각하나 오히려 그 반대로 과실에 흠이 있더라도 대단히 잘 익은 과실이어야만 당도가 높아 식초가 잘 만들어지며 맛과 향이 좋다. 따라서 식초를 만들 과일은 나무에 그대로 둔 채 과숙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패된 재료는 넣지 말아야 한다.
가정에서 식초를 만들 때 보통 과일을 파쇄하여 전체를 통에 재우는데 그렇게 하면 나중에 걸러내는데 힘이 너무 많이 든다. 처음부터 착즙하면 일도 수월하고 결과도 좋다. 고추 마쇄기가 비싸지 않으므로 그것을 준비하여 과일죽을 만든 후 플라스틱 소쿠리에 베를 깔고 그 위에 담아 놓으면 착즙이 잘 된다. 1차 걸러낸 다음 건더기는 따로 모아두어 1주일 정도 후숙시켜 다시 걸러낸다. 착즙되는 양은 원래 과일 무게에 비해 배는 70%, 사과는 60%, 감과 감귤은 50% 정도이므로 참고하여 재료를 준비한다.
2) 발효통의 준비
시중에서 파는 뚜껑 달린 1t 사각물탱크가 양으로 보나 작업의 편의성으로 보나 제일 좋다. 값은 8만5,000원 정도한다. 마개부분만 제외하고 보온덮개로 4겹 정도 보온처리해야 겨울철에도 온도 유지가 수월하다. 뚜껑의 크기가 클수록 좋으며 하단부에 20㎜ 밸브를 달아놓는다.
3) 온도조절기의 준비
모든 발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적당한 온도의 유지이다. 그러므로 상당한 수준의 장비를 준비하여야 한다. 시중에 기성품이 없으므로 산업용 전자상회에 부탁하여 3㎾ 미만급의 디지털 컨트롤박스를 주문하는데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다. 전열선은 표면온도가 60℃를 넘지 않아야 발효균이 죽지 않으므로 고급건축에서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직경 5㎜ 정도의 열선을 사용한다. 75W용의 경우 길이가 30m 정도 된다. 스테인리스 10㎜ 봉으로 열선 감개를 만드는데 연 날릴 때 쓰는 얼레 모양으로 사각형의 한변 25㎝, 높이 65㎝로 만든다. 그 위에 열선을 감는데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간격으로 고르게 감는다. 열선 감개와 온도감지기를 발효통에 넣고 온도조절기에 선을 연결한다.
4) 알코올발효의 과정
알코올발효의 핵심은 당도의 조정이다. 알코올 발효시 당도가 15도 미만이면 부패될 우려가 많고 20도를 넘으면 발효가 잘 이뤄지지 않으므로 17~19도가 적당하다. 과일을 착즙하여 당도를 측정해보면 사과와 감은 13~14도, 배와 감귤 10~11도이므로 설탕을 넣어서 당도를 올려줘야 한다. 1t통에 과일을 900l 정도를 넣어서 당도 1도를 올리는데 설탕 15㎏ 1포가 필요하므로 사과나 감은 3~4 포도, 배와 감귤은 6~7포의 설탕이 소요된다. 당도를 올려줄 때는 설탕을 과일즙에 잘 녹여서 넣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흑설탕이나 황설탕이 원당에 가까운 순수설탕이고 백설탕은 마지막 정제에서 표백처리 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그 반대다. 백설탕이 더 순수하고, 당도도 더 높고, 가격도 흑설탕보다 1포에 2,000원 정도 저렴하고, 맑기 때문에 제품의 품위가 더 높은 백설탕을 추천한다.
술 만들기에 적당한 온도는 20℃이다. 전열선의 온도를 높여주면 겨울철의 경우 20℃로 올라가는데 하루 정도가 소요되다. 가급적 천천히 완만하게 온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알코올발효 중에는 공기의 소통이 원활하도록 통의 뚜껑을 소쿠리로 덮어놓아야 한다. 3일정도 지나 사이다가 끓듯이 기포가 올라오면 정상적으로 알코올발효가 되는 것이다. 설정온도 이상으로 온도가 저절로 올라가면 부패되는 것이므로 설탕을 첨가하여 당도를 2도 정도를 더 올려 주어야 한다. 이상발효의 경우 정확하고 용이한 온도 판독을 위하여 꼭 디지털 온도계를 사용하여야 한다.
1주일이 지나면 갈색의 과즙이 호박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며, 3주정도 지나 당도를 측정해 보면 처음의 절반 정도로 낮아져 있는데, 이때 알코올도수를 측정하면 처음 당도의 절반 정도의 알코올도수가 나온다. 즉 당도 18도인 과일즙을 발효시키면 알코올도수 9도 정도의 술이 된다.
5) 초산발효의 과정
초산발효는 알코올도수 6~7도가 적당하고 12도가 넘으면 발효가 더디다. 따라서 물을부어 알코올도수를 낮추어 주어야 하나, 당도가 적당하면 별 문제가 없으므로 통상 그대로 초산발효를 시킨다. 초산발효에 적당한 온도는 30℃이다.
초산발효균은 절대 호기성균이므로 신선한 공기(산소)의 주입이 중요하다. 일반 콤프레셔로 공기를 주입하면 기름이 유입되므로 오일리스 콤프레셔(oil less compressor) 1/2 마력짜리를 사용하거나, 어항용 공기주입기를 사용한다. 공기를 너무 많이 주입해도 초산발효에 방해가 되므로 어항용의 경우는 4시간마다 1시간씩, 콤프레셔의 경우는 6시간마다 25분간씩 타이머로 맞춰 일정하게 계속 주입한다.
1주일이 지나면 초맛이 나기 시작하며 3주일이 지나면 초산발효가 완료된다. 산도계로 측정해 pH3.6~3.9의 수치가 나오면 식초 제조가 완료된 것이므로 가열선을 차단한다. 자연스럽게 온도가 낮아져 10℃에 이르면 다른 통에 옮겨담아 저온창고에 저장하거나, 또는 다른 가능한 방법으로 4~5℃로 2개월간 숙성시킨다. 이때 주의사항은 가급적 공기와 접촉하는 면을 넓게 하고, 뚜껑을 막아서는 안되며, 식초액의 깊이가 4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초액의 표면에 얇은 랩막이 형성되는데 3일에 한번 정도 저어서 공기가 접촉되도록 해 주어야 한다.
6) 발효식초의 활용
발효식초를 음료나 조리용으로 사용할 때 기생충이 우려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까 필히 75℃로 가열 살균한 다음 병에 담아 뚜껑을 막아 저장해야 한다.
발효식초는 농업용으로도 매우 유용하다. 발효식초는 강한 산성이어서 침투력과 단백질 분해능력이 강하다. 따라서 성장중인 잎이나 과실에 살충․살균제 대용으로 혹은 과일 저장전, 가공전 세척 때 사용할 수 있다.
발효식초의 강한 산성과 신맛, 냄새가 병해충에게 불리한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병해충이 약해지거나 기피하게 된다. 특히 곰팡이로 인한 병해에 효과가 크다. 멸균초보다는 초산균이 살아있는 생식초가 더 위력적이지만 생식초는 보관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진딧물이나 응애의 발생이 예측되거나, 작물 잎의 당도(실제는 농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하여 갑자기 많은 변화가 생기면 300~700배 액으로 적절히 희석하여 살포한다. 야간에 살포하면 주간보다 3~4배 더디게 수분이 증발하므로 병해충에 더 오래 영향을 줄 수가 있으므로 개체수를 줄일 수 있으나, 천적인 이리응애와 무당벌레의 유충도 같은 피해를 받는다고 보아야 하므로 남용은 문제가 있다.
과일발효식초에는 과일 고유의 양분 중 당분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있기 때문에 영양제로도 효과가 크다. 장마철 수분의 휘산 부진으로 작물체내 수분의 이동이 없어 뿌리의 양분흡수가 부진하면 영양결핍과 탄소동화작용 부진, 저항력 쇠퇴로 이어져 각종 병해충의 급격한 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 이때 3~4일 간격으로 발효식초를 엽면 살포하면 매우 효과적인데, 영양상 사과나무에는 사과로 만든 식초를, 배나무에는 배로 만든 식초가 좋을 것이라 추측한다.
이상은 김희규 씨가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것이므로 자신의 밭에 적용할 때는 사전에 수회시험살포를 해서 사용목적에 따라 희석배수나 횟수 등을 경험으로 조정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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