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 08 마 6:13; 대상 29:11 우리를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찬송: 363, 359장
성경적인 기도는 굉장히 단순하다. 예수께서 가르치신 주기도문도 보면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배우고 있다. 하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간구하는 것이요, 또 하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우리의 육신의 삶에 필요한 것에 대한 간구이다. 이 간구는 다만 육신적인 평안함, 나의 필요를 위한 간구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함을 의미한다.
첫 세 가지를 보면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다스리고 계심을 인정하며, 그 통치하심에 순종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그렇기에 첫 번째로 간구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간구는 사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존재를 인정하고 아버지의 다스리심에 순종하는 것을 성도가 최상의 기쁨으로 여기는 것을 아버지께서 기뻐하시기 때문이다.
신 28:14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 말씀을 떠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다른 신을 따라 섬기지 아니하면 이와 같으리라”
신명기 28장은 축복과 저주의 장으로 불리는데, 순종할 때 복을 허락하신다는 것이 14절 말씀의 선언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당신을 우리의 아버지요, 창조주요, 구주요, 만왕의 왕으로 인정하며 나아가기를 원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의 영광을 간구한다면 마땅히 그리고 반드시 그 기도에 응답하신다. 따라서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아버지의 영광을 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간구해야 하는 부분은 우리의 육신과 관련이 되어 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함을 받았지만 아직은 불완전한 육신의 삶으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에 여러 가지 부족한 부분들이 있음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주기도문의 두 번째 부분에서 주님께서는 세 가지의 간구를 하도록 가르쳐주신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일용할 양식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개인적인 육신의 삶에 부족함이 없도록 채워주신다고 약속하신 대로 해달라는 간구이다. 두 번째는 개인과 타인의 관계에서 이루어내야 할 섬김의 간구이다. 이는 용서함으로 나타난다. 주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용서하며 섬길 수 있도록 인도해달라는 간구이다. 이제 세 번째 간구가 남았는데, 오늘 여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개인의 삶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삶에서 간구하였다면, 이제는 더욱 중요한 간구가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사탄의 통치와 관련된 것이다.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의 사역을 마치시고 승천하시면서 성령 하나님을 보내시고 예정하여 택하신 당신의 백성들을 부르신다. 이에 반응하여 이 자리에 나아온 하나님의 백성들이 우리이다. 그러나 아직은 완성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탄의 통치는 여전하다. 이는 사탄의 유혹이 가득하여 어느 순간에 우리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죄성을 자극하여 이전의 죄 된 모습을 드러내도록 유혹함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주께서는 이 사탄의 유혹과 관련하여 아버지께 간구하도록 하신 것이고, 이 간구를 할 때 아버지께서는 반드시 들으셔서 당신의 백성들이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성령 하나님을 통해 보호하실 것임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여섯 번째 간구는 이런 의미이다.
“우리 자신만으로는 너무나 연약하여 한 순간도 스스로 설 수 없으며, 우리의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인 마귀와 세상과 우리의 육신이 우리를 공격할 때 바로 설 수 없으니 아버지께서 우리를 친히 붙드시고 강하게 하셔서 이 영적 전쟁에서 패하지 않고 마침내 완전한 승리를 얻을 때까지 우리의 원수에 대해 항상 굳세게 대항하도록 도우소서.”
결국 여섯 번째 간구는 신앙의 삶은 영적 전쟁터임을 인정하라는 요청이다. 사실 우리는 영적인 원수들을 의식하지 않고 하루를 살아갈 때가 많이 있다. 나를 유혹하는 많은 것들, 세상과 타협하게 하는 여러 문제들, 일신상의 문제들에만 집착하는 모습들, 이런 것들이 우리의 일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영적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매일같이 적의 위치와 동태를 파악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적군의 상황으로 인해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살펴보려 할 것이다. 또한 적이 어떻게 공격해 올지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고 신중하게 대비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신앙의 삶을 살펴보면 참으로 영적인 교만에 빠진 경우가 많이 있다. 교만이란 것은 내가 그 전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조심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조심과 준비가 없으면 그 전쟁은 반드시 패배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는 늘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여섯 번째 간구를 통해 우리가 배우는 것이다.
여러분의 육신의 삶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먹을 것인가?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사람들과의 관계인가? 섬김과 용서를 친히 보여주셨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영적인 전쟁과 관련된 부분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여기이다. 우리는 영적인 전쟁에 대한 준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어디에서 이것을 알 수 있느냐 하면, 바로 우리의 기도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여러분의 기도의 내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가? 여러분의 기도는 세상의 여타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자들이 기도하는 내용과 얼마나 다른가? 우리의 기도는 마치 불교에서 기와에 자기의 이름을 올리고 소원을 적기 위해 많은 예물을 바치는 것과 사실 다를 바가 없다. 많이 드리고 더 많이 받고자 하는,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에게는 분명히 있다. 이것 때문에 우리의 기도는 사실 왜곡되어 있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여섯 번째 간구에 우리의 신앙의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이 세상의 어떤 대상도 날마다 그리스도인들을 모든 유혹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다. 유혹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날마다 격렬한 싸움을 해야만 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고 날마다 간구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도는 더욱 많이 할수록 좋다. 왜냐하면 이 기도를 통해 우리의 영적인 상태를 점검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유혹을 물리치고자 하는 자세가 되어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이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영광이다. 이것은 주기도문 전체의 주제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영광이 이 땅에 가득하기를 바라는 기도, 그리고 내가 하나님의 영광으로 인한 기쁨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기도, 이런 기도를 통해서만 오직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자리에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기도에서 언제나 이 부분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대상 29:11 “여호와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우리가 만들어낼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영광 그 자체이시기 때문에 피조물인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고 즐거워하며 찬양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래서 다윗도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다고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시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찬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섯 번째 간구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 있도록, 그래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사탄의 유혹(誘惑)과 궤계(詭計)에서 우리를 건져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이것이 참된 기도의 내용이 된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우리 육신의 삶에서 하나님은 필요한 것을 채우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렇기에 우리는 “일용할 양식”에 대해 간구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친히 보이신 대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섬김과 용서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간구하라고 하셨다. 세 번째는 아버지의 영광을 온전히 찬양하기 위해 사탄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간구하라고 하셨다. 이 세 가지가 우리의 육신에서 가장 필요한 내용들이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온전히 드러내는 자리에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의 기도의 내용이 어떠한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자녀를 위한 기도는 어느 부분에 속하는가? 이는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한다. 자녀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지키시기를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일용할 양식이나 용서와 섬김이나 사탄의 유혹과 관련된 부분에서 항상 기도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업과 직장과 관련된 기도는 어떠한가? 일용할 양식을 약속하신 것을 기억하며 열심으로 나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실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하면 주지 않으신다. 왜냐하면 우리는 원래부터 일을 하도록 지음을 받았기 때문이다.
창 2:5을 보면 “여호와 하나님이 땅에 비를 내리지 아니하셨고 땅을 갈 사람도 없었으므로”라는 말씀이 있다. 이 말씀은 분명히 인간이 노동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을 오해하여 가만히 있어도 필요한 것을 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종종 있다.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우리 신앙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분명히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우리가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며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일하는 자리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일용할 양식이 있게 만드시는 것이다. 여러 다른 부분에서도 이렇게 하나씩 생각하면서 기도한다면 우리의 기도는 많은 부분에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기도에 들어가게 되면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언제나 있을 것임에 대해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이라는 찬양이다.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시며, 그렇기에 영원토록 홀로 영광을 받으셔야만 한다는 고백이다. 그리고 ‘아멘’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기도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참으로’, ‘틀림없이 기도한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라는 고백이다. 달리 말하면 내가 간구하며 바라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하나님은 나의 기도를 들으신다는 고백이 바로 이 ‘아멘’이라는 한 단어에 들어 있는 것이다.
주기도문은 하나님의 영광을 간구하는 기도이다. 그리고 이 기도는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기도이다. 그리고 이 기도는 우리의 마음에 커다란 확신과 위로를 가져다주는 기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를 통해 올바르게 고백해야 하고, 올바르게 간구해야 하고, 올바르게 아버지의 영광을 구해야 할 것이다. 그럴 때에 하나님은 반드시 응답하신다. 이것이 우리의 확신이다. 확신을 갖고 담대하게 주기도문에 근거해서 기도하라. 주기도문을 통해 여러분의 신앙을 고백하라. 그러면 하나님의 자비 안에서 기대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결과를 경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