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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苦)이라는 녀석 곁에는
낙(樂)이라는 녀석이 그림자처럼 늘 함께하더라.
고생도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연습이 되어집니다.
그래서 더 큰 고생이 와도
'내가 그것도 해봤는데...'하며
보다 쉽게 이겨낼 수 있게 됩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요.
그게 바로 인생에 내공 쌓는 것
고생이다 생각말고
내 인생 업그레이드 되는구나
참 감사하구나
이렇게 선물을 주시는구나
그래 한번 해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도전장을 내미세요.
그리고 절대 지지도 말고
포기하지도 마세요
고생~ 고생~ 하며
종국에는 즐거움의 경지로 갈 수 있도록
우리 힘내서~
부지런히 움직이자구요^^
... jiri-깽이(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아나story) ...
(1일차)
2월26일(토) 용두암~김녕항 인근 35km
고래고래게스트하우스
(2일차)
2월27일(일) 김녕항 인근~표선해수욕장 인근 65km
뉴그린펜션
1일, 2일차까지 누적거리는 100km~
이정도 거리는 해안길 주말마다 걷던 거리라
인이 박혔는지 제겐 딱 적당했는데...
^^
미리부터 해안길 끝난듯 설레발 치는 거 같기도 하지만~ 히힛
암튼, 이제부터는 가장 힘들다는 도보의 3일차
그리고 4일차 뒷이야기까지.
02월28일(월) 3일차
새벽05시30분 출발~다음날 새벽1시까지
표선해수욕장 인근~대포포구 인근까지 58km
다솜펜션
[누적158km]
03월01일(화) 4일차
새벽06시 출발~새벽1시까지
대포포구 인근~신창리포구 인근까지 57km
배배게스트하우스
[누적 215km]
3일차 새벽...
벌써 3일차의 악몽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5시 출발 계획했던 것이
오늘은 서두른다고 했어도
30분이나 늦춰졌습니다.
따뜻한 커피에 이청득심님이 챙겨주셨던 떡으로
숙소에서 출발준비하며 아침 식사 가볍게^^
조용한 표선해수욕장 바닷가 한 번 바라다보며 갑니다.
간밤에는 정신없이 '숙소 들어가야지~'그 생각으로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었거든요.
엘리언니와 행복한 미소 지으며
어둠속에서 조금은 묵직한 3일차 걸음 시작합니다~
걷다 바라본 바닷가
평평한 물 위로 고운 그림자 드리운 달님은
누구 놀아줄 사람 없나 두리번두리번 하품하는 듯 싶고.
근처에 절이 있는지...
새벽의 타종소리가 정적을 가르며 기분좋게 들려옵니다.
그 소리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어떤 울림으로... 잔잔하게 스미며.
이어 목탁소리까지...
오늘은 청아한 목탁소리가 닭이 우는 소리를 대신하네요~
소리 하나가 세상을 밝히고,
소리 하나가 우리를 깨우고.
세상이 눈을 뜨려고 할 찰나... 아~
숨이 탁~ 막히는 이 순간
언제 떠오를지... 긴장감이 고조.
속이 얼마나 탔던지 뼈대만 남은 달님도 긴장한 듯^^
제주에서의 제대로된 첫 일출을 이렇게 맞습니다.
너른 바다가 지금 만큼은 저 녀석 하나를 위해
숨죽여 납작~ 엎드려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너야! 너!!
한번 떠올라보자!! 힘차게 가봐!!
제 몸 속에서도 뭔가가 목구멍을 타고
위로 올라오는 거 같았어요.
이것을 다시 삼켜야하나 뱉어내야 하나...
어쩌나?? 어쩌지??
차량과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곳이 우리는 몰랐지만, 나름 일출 명소였던가 봅니다.
우리는 지금 표선리 해안길 따라~ 걷고 있습니다.
해안마다 검은 바위들이
이 제주를 지키는 병졸들이나 된 듯 포진해 있고~
덕분에 이곳에 위험이란 것은
존재하지를 않는 것 같아요.
이 평화로움이라니...
ㅎㅎㅎ 엘리언니 고개 돌아가는거 보이시죠?
계속 바다를 바라다보며 걸을 수 밖에 없는...
제주해안길~
저 바다가 사랑스런 연인같다며
시적인 표현을 쏟아내던 엘리언니^^
이렇게 해안길을 걸으면 누구나가
반은 시인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진짜~ 바라만 봐도 너무너무 좋아요.
이 새벽 시시각각으로 바뀌어가는 세상의 빛~
세상은 어둠과 빛만 존재하는게 아니었네요.
걷다보니 이 세상은 너무나 많은 빛깔로
단 한 순간도 같은 빛으로 머물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쩜 이 세상에서 한곳에 머무르려고 하는 것은
인간 뿐인듯.
아~ 나 너무 게으른가?! 게을렀던가?!
서귀포 세화2리 세화항 인근을 지나고 있어요.
저런 작은 벽화들까지도
이곳을 찾은 이방인의 눈길은 피할 수 없고.
"여행 좋니, 언니야?"
하니, 엘리 언니가 뭐라고 했게요??
"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 좋아~"
ㅋㅋ 진짜 좋은가봐요.
그냥 말에서 진심이 뚝뚝~ 전해져요.
ㅎㅎㅎ 반가운 시그널들이 있어요.
꼭 그 사람 만난거 마냥~
대간길에서 처음 죽천님 만났을 때
시그널 선물로 하나 주셨었는데...
고녀석은 집에 잘 모셔두고 있습니당.
앞으로 시그널은 서로 명함처럼 좋은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봅니다.
누군가 나한테도 시그널 하나 달라고 할 사람 있으려나?
^^
죽천님 시그널을 길마중으로~
누군가 비질 잘 해놓은 듯 깔끔한 작은 오솔길
그 길 안으로 기분좋게 풍덩~
이 아름다운 아침 모습에 반해 버린 건
비단 우리들만이 아니었던가 봅니다.
저 녀석들도 이 모습에 넋을 놓고 있어요.
평화로움이 이렇게 대책없어도 되나?
제주도 이 땅은 진짜 지상 낙원 맞는거 같아요.
우리가 뭐라고 말하지 않아도...
길가에 이렇게...
"아~ 내 인생 최고의 날 맞네."
숲길처럼 서로 얼키고 설켜 있는 나무들로 폭~ 둘러쌓인 해안길
빛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며
온기를 전해주고.
해산물이 풍부했던 이곳에서
물질을 배우던 누이와 그녀의 동생
넘쳐나는 소라며 보말, 미역 등 따며 시간가는 줄 모르다가는
집에 가려는데, 물이 이미 차올라 길이 없어졌고
누이가 헤엄을 칠 줄 모르던 동생을
뭍으로 계속 밀어대며, 동생은 살리고
힘이 빠진 누이는 뭍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죽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곳을 '누이 죽은 여',
느즈근여~
바닷물 위에 별이 떠있는거 같아요.
죽은 누이가 잘 지내고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전하는 듯
밤에는 하늘에서, 낮에는 이렇게 바다 위에서~
반짝반짝~ 이게 바로 윤슬~
'윤슬'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엘리언니가 제주도 걸음하며 알려준 말인데...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물결을
윤슬이라고 한대요.
언니는 이 단어가 너무나 좋다고.
ㅎㅎ 여긴 뭐지?
물이 이곳저곳에서 마구 솟아올라와요~
신기하당~
이녀석들 모여서 노천탕 즐기는거 같죠^^
이녀석들도 사람처럼 때가 있으려나?? ㅎㅎ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식사해야하는데... 라면이라도 파는 집 있을까~ 기웃기웃~
여기는 슬로우~아일랜드예요. 카페.
언니랑 저랑은 식사로 이렇게 먹는것도 좋아라~해서.
바쁜 제주해안길 걸음일지라도
여기서는 좀 천천히~
롤케이크빵 한조각과 풍미 가득한 커피 한잔~
사실 커피가 많이 진~해 보여서 쓸까 싶었는데...
커피 매니아급 되는 엘리 언니가
인정한 커피맛집~인정. 엄지척!!
달달한 롤케이크와 이 커피 둘의 궁합은
파란 하늘에 흰구름 정도랄까??!!^^
기가 맥~힙~니당~~
이렇게 식사하며 피곤한 발도 더불어 쉬었다 가고.
^^
아직도 입 안에서는 달달함과 커피의 그윽함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있구요.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를 지나~
좌해우한이라...
좌측으로는 바다요. 우측으로는 한라산~
한다음님께 여쭤봤었는데요.
제주도에서는 어느 곳에서고
한라산이 안보이는 곳이 별로 없었거든요.
우와 어쩜 저렇지~ 그 모습들에 신통해 했었는데
그래서 문득 건물 지을 때 높이 제한이 있는지 궁금해지더라고요.
대답은. 그렇대요.
건물 고도제한 높이가 진짜로 있대요.
제주도 어디서고 한라산 조망~ 되도록.
이 말을 들으니 제주도 이 땅이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곳 제주도 진짜~ 뭐야~ 너무 멋지죠^^~ 이야~
검이 짧으면, 일보 전진하고
여건이 불비하면, 노력을 배가하라!
안된다~ 못한다~
그런 소리는 No~No~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며,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멈추지 말고 하면 되는거예요.
큰엉은 큰 언덕이라는 제주방언^^
지금 걷게될 곳은 화산 용암덩어리와 바다가 만나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만든 곳이래요.
약 1.5km라는데, 이곳은 또 어떨까 궁금. 가볼까요~
옆모습이 마치
사나운 호랑이가 사냥을 하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모습이어서
호랑이의 머리를 닮아 호두암이라고 한대요.
저는 매의 구부러진 입 모양 같은건 알겠는데
호랑이의 모습은 잘모르겠어요. 어떻게 봐야 호랑이일까??
유두암은 어머니의 젖가슴이 봉긋하게 솟아 있고
까맣게 젖꼭지가 선명하여
보는 이들이 미묘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바위~
안내 문구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이건 제 표현 아닙니당~
우왕~ 시원~하니 멋지죠. 뭐 같아 보이세요?
인디언추장 얼굴이래요.
딱 보자마자 이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겠다 싶더라고요.
큰엉 해안길 끝내주네요.
이곳은 제주도 오면 산책하듯 꼭 걸어보라고 추천드릴만 합니다.
자연의 신비~
물이 빠지고 해안가로 걸어 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고 좋을까 싶어요. 탐나는 해안길~
가다보니... 어? 사람들이 왜 저리 많지?
뭐지?
아아~ 그 유명한 한반도지도가 큰엉 구간~
여기 숨어 있었네요.
이렇게 줄 서서 한번씩은 인증 남겨야
제주도 다녀왔다고 자랑할 수 있는 곳
우리도 요로코롬~ 줄서서 사진 찍고 가유~
큰엉 곁에 서니~
뭐 지리산, 한라산 인증석에서 사진 찍기라도 하듯~
기분 썩~ 좋은데요^^
인증석이 산 위에만 있는게 아니었네용.
멋진 절경 바위들~ 큰엉과는 이렇게 아쉬운 마음 달래며~
"안녕" 인사하고.
올레길5코스래요.
길 멋지죠?
우리가 걷는 이 해안길도 올레길과
80프로 이상이 겹치는 동선~
올레길 코스~ 자연과 더불어 숨쉬며 느낄 수 있도록
해안길쪽으로 잘 되어 있었습니다.
세천포구방향~해안길
올레길과는 갈라지는 길~ 우리는 해안길로 가니까 이쪽길로~
딱 봐도 올레길 하시는 분들인데
우리가 이쪽으로 가니까 그냥 따라오셨나봐요.
^^가다보면 또 올레길과는 만나게 된다며
길 안내도 해드리고.
얼마나 덕지덕지인지 보이시죠?
저런 발로 걷고 있어요.
제주 3일차, 언니는 지금도 불편한 발 자신과의 싸움 중~
참고, 참고, 또 참고...
언니는 국토종주할 때 신었던 신발~ 괜찮았어서
그거 신고 왔는데
걷다보니 첫날부터 물집이... 이곳 저곳에...
배낭 짐이 무거웠던게 가장 큰 문제.
우리가 사실 해안길 끝내고나서 다음날,
한라산까지 가려고 예약해 놓은 상태라
산에 갈 짐까지 배낭 안에 있었다보니.
ㅠㅠ
해안길 3일 이상 걷기 할 때는
짐은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줄여야하구요.
쉴 때마다 양말 벗고 발 건조는 무조건 필수~
장거리 걷기할 때 신발은
보통보다 한치수 정도 더 큰 것으로^^
제가 일반 신발은 245, 250정도 신어요.
키는 작은데 도둑발을 가져놔서~^^
등산화 255 신어봤는데 좀 작고
(발 트러블이 생기더라고요)
260 신으니 넉넉하니 딱 좋았습니다.
단점은 신발이 커지니 그 무게감에 발이 쉽게 지치더라고요.
지금 신는 트레킹 신발은 265.
일단 가벼운 소재라 ok
신발 속에서 발이 놀 수 있는 정도 되니까
발이 부어도 크게 문제 생기지 않고 좋은거 같아요.
발목을 잡아주는 신발(알트라 론픽5)이라
건들건들하지도 않구요.
지금까지 신어본 신발 중에서는 단연 최고인듯.
(사실 신발 이것저것 많이 신어보지는 않았지만^^)
암튼 이 신발 신고는 남해안길 주말 100키로며
제주해안길 265키로 걸을 때도 진심~ 물집 하나 안잡혔었습니다.
테스트는 이정도면 넉넉히
제 개인적으로는 99점 줘도 될 듯해요.
(-1점)은 뭐냐면요.
신발이 얇아서 금방 젖어요.
대신 금방 마르기도 한다는 사실^^
점점 가까워지기도 하고
때론 점점 멀어지기도 하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한라산과 함께하는 해안길~
이번 해안길에서
엘리언니의 연인은 바다
언니 연인을 같이할 수 없으니...
깽이의 연인은 한라산^^
한라산 듬직하니 얼마나 좋아요~
저는 산같은 사람이 좋아용.
살도 갈라지고 벌어지면 아픈데...
바위도 갈라지면 아프려나??
갈라지고 쪼개지고 부딪히며 점점 작아지고...
종국에는 먼지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려나?
우리도 죽고... 시간이 가고,
더 한참이 지나면 먼지처럼 그렇게 되겠지요.
그런데 다들 어찌 그리 아등바등 그러며 살까?
이제 위미항에 들어서구요.
아까봤던 큰엉 해안길에 있었던 호두암,
매의 구부러진 입모양하고 비슷한 작은 녀석이 여기도 짜잔~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사진에 담아보며.
위미항 지나고 인근 식당에서 식사하고 가요.
요건 흑돼지돈까스^^
칼질 스스슥~~ 우왕 신난다~
언니랑 저는 요것도 찰떡케미~
식당 안에 탐나는 것들 여럿 있던 소품방.
사고 싶은 것들 많았었지만
꾹 참았어요. 짐 늘리면 안되니까.
이곳 테이블에 앉아서 먹어도 된다고 하셔서
우리가 이곳에 하나뿐인 테이블 독차지했어요~
'고망' 구멍.. 어감이 비슷하네요.
이건 알아들을 수 있겠어요^^
여긴 바위 구멍에서 물이 솟아난다고 하구요.
한라산 화산회토층의 천연적인 여과 과정을 거쳐
물맛이 일품~ 상수도 개설되기 전까지
음용수로 이용되었대요.
용천수의 일종인 고망물
이곳 용천수는 수량이 거의 없네요. 많이 마른거 같죠.
한번도 웃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는 건
얼마나 슬플까?
이 글귀를 보며 지나면서
어찌나 이 하루가 감사한지...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다면
이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을거고
제주도에서의 이런 좋은 날도 오지 않았겠죠.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법이거늘.
기존 회사 접으며, 다른 회사로의 입사도
좋은 조건에 연달아 순조롭게 이루어졌구요.
새로 들어갈 회사 사장님의 배려로
이 일주일이라는 휴식 시간이 제게 선물처럼 주어졌어요.
우리에게는 오늘이 바로 그 어디에도 없는
'어느 멋진 날~'
놀멍놀멍 봅서~(천천히 보세요~)
아~ 네 그럴께요^^
제주도 말은 애들 장난하듯 재미납니다.
따라만 해봐도 웃음이 나고 신나요.
제주도 걷다보면
집집마다 귤나무가 그렇게나 많더라고요.
다들 큰 덩어리 열매 엄청 많이 매달렸는데도 따지를 않고...
왜 저렇게들 탐스러운 녀석들을 가만두지??
관상용인가? 싶었을 정도...
근데 나중에 이청득심님께서 얘기해주더라고요.
이 녀석들 '하(夏)귤'이래요.
지금은 못먹어요.^^
넓은 바위라는 뜻의 '넓은빌레'~ 넙빌레는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곳으로
여자는 동쪽, 남자는 서쪽에서 노천욕을 즐기는 곳이래요.
예전 어릴 적 갔던 그 목욕탕 느낌좀 있는듯^^
때가 꼬질꼬질 끼어있는 목욕탕 같아서
어쩐지 청소좀 해주고 가야할 거 같은데...
사진 찍고 있는 남자 두 분 계시길래
저희도 사진 한 장 부탁~좀~ 하며...
이 두분 배낭 수준이... 남다르셨어요^^
마침 방향도 같은쪽이라 일부 구간 함께 걸어가며,
이런저런 걷는 이야기~
이분들 올레길 하시는데 며칠씩 걷고 가신대요.
오늘이 그 며칠 중 마지막 날~
길에서 만나는 이런 부담없이 편안한 만남들이
또한 참 감사하고 좋습니다.
홀로 걸음하시는 여성분을 만났는데...
깃발 달고 가는 우리들을 보자~
'이분들 전문가들이네.'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인사하며 말 붙이게 되었다고^^
해안길하면서도 늘 달고 다녔던
이 '삼각깃발'이 그렇게 남들에게 보여질지 진짜 생각도 못했어요.
서울분이신데 제주도 걷는게 좋으셔서
방도 하나 전세로 얻어 놓으셨대요.
혼자 걷는게 조금 무섭기도 하다고 하셨는데
이분에게 좋은 길동무 한 분 생기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길 잘 보면서 다니시라고 트랭글이며,
카카오맵 지도도 알려드렸어요.
가족분들과 지금 현재 위치 공유도 된다고 하며^^
꽤 오랜시간 이렇게 서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우리가 걷는 이 길이 갈길이 멀고 급하다고
서둘러서만 될 길이 아니잖아요.
사람을 만나면, 사람에게도 온 마음 집중해가며.
걷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람을 만나며
점을 찍듯 가는 길.
여행자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길가의 풀 한포기, 돌 하나도
늘 예사로 보이질 안잖아요..
이런길이 또 걷고 싶은 길이죠^^
예쁜 소로~
한라산이 보이는 정겨운 돌담길~
원래는 봉수터였대요.
1960년대 이후 감귤원이 조성되며 사라졌다고.
예촌망은 지형이 여우처럼 생겼다고 해서
호(狐)촌봉수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아~ 한라산이 그림같죠??~
눈이 제법 많이 녹았어요.
제주도는 한라산이 있기 때문에 존재할까?
한라산은 제주도가 있기 때문에 존재할까?
같은 하나의 덩어리겠죠^^
제주도=한라산
욕심같아서는 5일간의 제주해안길 모두 걷고 나서
6일째되는 날에는 한라산 등반~
물론 미리 예약도 해놨죠.
마지막날 저 높은 곳에서 바닷가쪽을 내려다보면
보이는 모든 해안길이 우리가 걸어온 길일텐데...
그럼 너무 좋겠죠^^
제주도 관광지로 손에 꼽히는 쇠소깍
이름 참 독특합니다.
'쇠는 소+소는 웅덩이+깍은 끝'이라는 의미로
깊은 웅덩이인 '쇠소깍'이라 불려지고 있습니다.
쇠소깍은 해수와 효돈천 담수가 만나는 곳
진한 청록의 투명한 물빛 참 신비롭죠.
뱃놀이 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바다와도 이렇게 연결된 부분이 보이고~
하효쇠소깍해수욕장을 지나 편의점에서 잠시 쉬며
음료수와 과일 섭취~하고 가요.
더불어 언니 고통을 잠재워줄 약도 또 먹고.
오늘 하루만 약을 몇 번째 먹는건지...
근데 문제는 약을 먹어도 약발이 잘 안들어요.
통증이 계속 있대요.
섶섬이 그 근사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
어쩜 저런 모습일까요?
잠시 요런 숲속길도 걷고... 너무 근사하죠?
어디선가 바위요정, 나무요정들이 살 것 같은 곳
제주도 와서 좋은 곳들 일부분만 걷는다면
뭐랄까? 기억이 드문드문 끊긴 것 같을 듯.
장거리 하는 우리들은 뭐든 쭈욱~~ 연결되는 게 또 좋잖아요.
한바퀴라는 게 그래서 좋은거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물론 이 길로 갔기에 다른길은 만날 수 없지만
그건 우리들의 선택이고.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도록
설렘의 여지를 남겨두기도...
이곳의 유채꽃은 섶섬을 위해 피어난 듯...
뭔가 한가득 피어 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소규모로 길가에 피어있는 가족같은 유채꽃들
얘네들을 우짤까~ 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저곳에서는 그냥 앉아봐야해요. 꼭요!!
해안가 여긴 뭐 이렇게 또 신비로운지...
저 한 가족들, 그들도 그들만의 추억을 차곡차곡~
저 안에서 유독 반짝이는 하트 하나 찾으셨나요?
사랑이 이루어지리라~ 뿅~~
이곳은 거북이의 머리와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구두미'라 불립니다.
섶섬을 지나고 앞을 보면 섬 두 개가 보이는데...
문섬과 범섬입니다^^
섶섬~문섬~범섬
이 안에 뭐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지나가면서 이 섬 이름들 외워지지가 않더니
오늘 저녁에야 이 섬 이름이 머릿속에 저장!!~
...섶섬지기 이야기...
옛날옛날 섶섬에는 소천지가 고향인
큰귀 달린 새빨간 뱀이 살았답니다.
용이 되는 것이 소원인 뱀은
오랫동안 기도를 드렸지요.
그 기도에 감복한 용왕님이
섶 동쪽 깊은 바다 속에 숨겨진 야광주를 찾아오면
용이 될 수 있을거야~라고 하여
100년 동안이나 온갖 노력을 했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10개의 알을 낳은 채 죽고 말았답니다.
이를 가엽게 여긴 용왕님이 뱀을 환생시켜주었어요.
뱀은 섶섬지기로, 10개의 알은 섶섬동자로~
섶섬지기 향해 기도 드려보래요.
섶섬지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평생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줄 거래요^^
전망대도 이렇게 멋지게 서 있고~
헬기장처럼 넓은 이곳에 참새들이 이십여마리는 되었던거 같아요.
옹기종기 바닥에 내려앉아서
사람이 와도 날아갈 생각도 않고^^
구두미 지역은 바닷가쪽으로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뭍은 경작지와 암반지대로 이루어져 있대요.
잠시 들어갔다 나오는 곳인데... 천지가 이곳에??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대요.
소천지^^
날씨가 좋을 때는 이곳 물 속에서
한라산의 반영을 만날 수 있다고 해용.
이렇게 작업하시는 분 모습도 만날 수 있었구요.
올레길 걸음하시는 분들 모습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니랑 저랑 걸어가다가는... 어라? 저건...
부처님 한 분 앉아서 바닷가 바라보고 계시는 듯~
정말 그래 보였어요.
올레길도 이런 길들이 많아요.
바닷가 바위 위로 걸어가는...
남해안길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제주도 해안길
남해안은 큰 바위들을 타넘고 걷거나
자잘한 돌, 모래가 대부분
소정방폭포로 가는 숲길
물이 콸콸콸콸~ 시원하게 쏟아지고~
물소리는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거 같아요.
아~ 좋다.
숲속을 걸어가다 만나게 되는^^
주상절리 해안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소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소남머리(소낭머리)
소나무가 많다고 그렇게 불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머리'는 동산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소남머리도 해안가 용천수가 나오는 곳
여기가 소정방폭포~
전에 정방폭포는 가봤는데
여기는 들어와볼 생각을 못했어요.
관광이라는 것이 여기 찔끔 저기 찔금~ 그렇잖아요.
아~ 쏟아지는 물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그런데 이런 소리는 소음이 아니고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소리~
스님들의 목탁 소리정도로 비유하면 좋으려나?!
물줄기가 바위에 떨어져내리며 내는 그 소리, 그 울림~
소정방폭포가 아래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내려가질 못해서 일부분 위만 찍은 모습~
우리나라의 담장이 아닌듯
오렌지빛 담장
이런색의 담장은 또 처음이라,
그 옆을 지나가며 뭐지? 궁금증 유발~
이곳은 서복불로초공원
진시황 하면 자연스럽게 불로초가 떠오르죠.
진시황의 사자인 '서복(서불)'
‘서불은 동남동녀 500쌍과
그들이 오랜 세월 먹고 쓸 모든 물건을 가지고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한라산에 도착했다.
서불 일행은 한라산에 올랐으나
불로초를 캐지 못하고
신선의 열매라고 부르는 시로미만
구한채 그냥 돌아가야만 했다.'
영주산(瀛洲山(한라산漢拏山))에 올랐다가
돌아가면서 그 경관에 감탄하며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徐巿過之, 서불이 이곳을 지나갔다)라고
새겨 놓았다고 하구요.
정방폭포 위쪽에 아직도 이 글자가 있다고^^
'서귀포'라는 지명은 서불이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라는 뜻~
이 지역의 이름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서귀포가 이런 뜻이었다니...
제주도에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는데
여긴 어쩐지 필수 코스겠어요^^
동양에서 유일하게 바다로 직접 떨어진다는
정방폭포.
전에 가봤을 때는 관광지니까
그냥 갔다가 "우와~"하고 나왔었는데...
그땐 뭐 아무 생각이 없었죠.
정방폭포는 시간이 늦어져서 입장불가~
오후6시가 넘었어요^^
그래도 전에 가봤으니까 기억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시간이 맞았어서 들어가 만나봤다면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만나보긴 했을거 같아요.
에라~모르겠다~
들어가는 입구쪽에서 그냥 양말 벗고 언니랑 주저 앉아서
남들이 보든 말든
우린 이대로 좋으니까~ 행복하니까~
우리 이런 모습들 좀 멋있어 보이지 않나?? ㅎㅎ
이런 자유로움 너무 좋잖아요.
서귀포항을 지나고
새섬공원으로 연결되는 새연교다리에도 불이 켜졌습니다.
서귀포항 앞의 문섬이 제법 제 몸집을 과시 중이고.
오르막 꾸역꾸역 오르며~ 땀도 좀 삐질~
옷도 하나 벗고~ 에구구~
서귀포시 서홍동 걷고 있다가는
이청득심님 연락 받고 택시 불러타고
잠시 나가 저녁식사해요~
생갈치요리 전문점인 '네거리식당' 갈치국
이청득심님 댁이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
이곳을 우리가 지나는데 그냥 보낼 수 없다며
이렇게 미리 도착해서 갈칫국 먹을 수 있게 주문해 두셨어요.
제주도 최애 음식이라며~
사실 엘리언니와 저는 갈칫국 이야기 하셨을 때
의심의 눈초리를 계속 주고 받았었거든요.
이청득심님이 계속 가장 좋아한다고~ 맛있다고~ 했었어도
비릿한 갈치로 국을 끓이는데
그게 어떻게 맛있을 수가 있어??
일단 사람들은 홀안에 가득~
갈칫국이 나왔는데 비쥬얼은 일단 나쁘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입 떠서 먹어보니~
뭐야? 갈칫국 맞아?
뭐 이리 하나도 비릿한 느낌이 없지?
왜이리 국물맛이 깔끔하지?
아~ 이래서 이청득심님이 최애음식이라고 자랑을 그리 하셨었구나.
신통한 음식입니다.
이렇게 억지처럼 먹어보질 않았다면
평생 모를 맛~
이 식당이 갈칫국으로 또 유명하다며
굳이 여기서 꼭 먹어봐야한다고~
^^
방장님이 엘리언니 물집 많이 생겼다는 말에
바르는 밴드 사라고 해서 낮에 약국 들렀었는데
약사님이 뭔지 잘 모르시더라고요.
동네 조그만 약국...
그래서 번화가에 나온 김에 약국에 들러 바르는 밴드 물어보니
여기도 잘 모르기는 마찮가지
이거 아니냐고 하셔서 일단 되는대로 사봤습니다.
요녀석이 언니 발을 잘 지켜줘야할낀데...
진통제도 좀 더 사고.
아까 걷던 곳까지 택시타고 다시 이동~
근처에 별빛옥상이라는 멋진 카페~로 들어가는 이청득심님?!~
어? 배도 부른데 어찌 카페를???
"이거 뭘까요?"
이건 술 아니고, 유산균 요구르트(요거트맛) 같은 거라고 하네요.
쉰다리는 원래 쉰 밥을 이용해서 만든 술이래요.
밥과 물, 제주산 보리누룩, 설탕을 이용한
이곳의 쉰다리는 누룩을 망사포에 감싸서
밥 사이에 끼어넣어 발효가 되면
누룩을 빼버리기 때문에 술맛이 나지 않는대요.
여기 남자사장님 와이프께서 어머니께 전수받아서
직접 만들고 계시대요^^
서귀포시 서홍동 644-9(남성로 140)
별빛옥상
건강한 쌀발효음료 쉰다리가 드시고 싶을 땐
010-5883-3521
제주도에서 맛본 쉰다리도 잊지 못할 거예요.
언젠가 택배 신청해서 먹을수도 있을 듯 해서
후기에 일단 메모~
외돌개(명승 제79호)는
화산이 폭발하며 분출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돌기둥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할머니가
외돌개 바위가 되었다는 할망바위 전설이 함께~
언니와 저 둘 뿐이면 사실 숲길 같은 이런 구간들은
조금 꺼려지기도 해요.
셋만 되도 이런 걱정 안하는데...
오늘 저녁 이후 다행스럽게도 이청득심님이
같이 걸어주신다고 이렇게 함께하셔서
걱정없이 숲길로~ 진행 중~
실제로 걷다보니 사람도 있긴 있더라고요.
그런 길에서 밤에 사람 만나면 좀 거시기~ 하잖아요.
삼매봉중계소 탑에 불빛이 보이고~
제주도에는 제주올레길 띠지가 곳곳에 잘 매달려 있어서
밤에도 길찾기에 별~ 어려움은 없습니다.
이곳은 속골(서귀포시 서홍동).
외돌개에서 속골 구간이 올레길 중 아름답기로 유명하다는데
이렇게 밤길로 만나게 됩니다.
녹색 우체통은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빨간 우체통에는 1년 후에 보내질 편지를...
입구쪽으로 쭉쭉 뻗은 야자수나무가 엄청 많았던 멋진 곳.
속골은 수량이 풍부하고
골짜기 깊은 계곡 이 물이 바다까지 이어진대요.
올레꾼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연생태길로
세 번째 올레 코스 개척 시기인 2007년 12월
길을 찾아 헤매던 올레지기 '김수봉'님이
염소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삽과 곡괭이만으로
이 길을 만들었다고 해서 길 이름이 '수봉로'
오르막 오르는 나무 계단이며
인공적이 느낌 없이 티나지 않게 만들어진 길들
볼록볼록~ 바윗길을 지나~
문섬이 어둠속이지만 그 모습을 살포시 보여주고~
섶섬~문섬~범섬으로
이어지는 해안길 섬의 모습
이 섬 이름 안에 이청득심님 이름도 있대요^^
그래서 이청득심님 이름 듣고는
저는 섬이름 기억하기가 쉬웠습니당.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
듣는 것으로 마음을 얻는다~
논어에 나오는 ‘사자성어’라고 하구요.
노나라 왕이 바닷새를 궁 안으로 데려와
술과 육해진미 등 융숭하게 대접을 했지만
바닷새는 어리둥절~ 슬퍼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사흘 만에 죽었다는 일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름값 제대로 하며 살고 계시는 듯. 이청득심님^^
닉네임이 네 글자라 부르기 힘들다고
이청님? 득심님? 이득님? 그러다가는...
이청님이 가장 편하고 좋은 거 같아서
이청님 이청님~ 그리 불렀습니다.
편하게 부르라고 하셨어요^^ 히힛~
법환포구를 지나고~
길바닥에 글씨와 그림들이~
싱싱한 뿔소라 전문점~
해녀삼춘들이
법환바당에서
잡아올린
부에난 소라~
"부에난" 뜻이 뭘까 물어보시는데...
딱 알겠더만~
화가난 소라
소라 녀석들 잡혔으니, 얼매나 화가 났을꼬~
이곳 법환쪽은 소라가 유명한가 봐요^^
배염줄이라는 말 좀 어렵죠~
앞에 보이는 범섬까지 배를 이었다고 하여
배(船)+연(連)+줄+이
저는 목호의 난(1374년 8월 28일 ~ 9월 22일)이라고
처음 알게 됐습니다.
황금보기를 돌같이 했다던 우리의 고려 최영 장군님
최영 장군이 이끈 고려 정예군이
몽골족 목호군을 쫓아
범섬으로 건너갔다는 사실에 유래하여
배염(배연)줄이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제주를 장악했던 몽골족과의 최후 결전
몽골족 수뇌부가 싸움에서 계속 밀리다가 범섬으로 도망~
최영 장군이 지휘하던 고려군은 많은 전함을 이어
범섬으로 건너갔고 몽골군을 격퇴했대요.
이로써 고려는 100여 년 간 몽골족에게 빼앗겼던
제주도를 되찾아 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고려 내에 원나라 잔당을 소멸~
우리 삼별초군의 피맺힌 한이 풀리던 순간이었겠네요.
범섬 전투는 그래서 그 의의가 크기에
이렇게 비석을 세워 내용을 알리고 있었네요.
* 원나라 말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을
제주도에 파견 '목호(牧胡, 가축을 치는 오랑캐)'라고 불렀대요^^
동해의 묵호 아니고,
제주의 '목호의 난'입니당^^
(서귀포시 법환동과 그 앞바다의 범섬)
흰돌밑(환해장성터)로 두머니물 동쪽편에 있는
큰 바위를 말하는데
하얗게 보이나요??
까마귀나 물새들이 이 돌에 앉아서
똥을 싸서 돌이 희게 보인다고 하여 '흰돌'
'밑'이라는 말은 '아래'라는 의미로
법환동 1527번지 해변 바다 쪽으로 좁고 길게 뻗어 있는
육지의 한 부분인 '코지'(코지는 제주 말로 '곶'을 의미~)
아래쪽에는 '바다여'가 있대요.
'여'는 바다 해저에서 솟아오른 바위를 말합니다.
법환마을과 강정마을의 경계선인 두머니물을 지나며~
머리 '두'+낯 '면'+화할 '이'=두면이(頭面怡)물
이곳에 와서 물을 먹고 목욕을 하면
젖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
저 멀리 "강정"의 불빛이 반짝이고...
이름도 참.... "썩은섬" 좀 거시기하죠.
서건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구요.
제주사람들은 '썩은섬'이라고 부른대요.
땅이 너무 척박해서 썩은섬~
고래가 물이 빠진 구덩이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어서
'썩은섬'이라고도 하고
해저화산의 응회암으로
석근섬-서근섬-서건섬-서건도...
이름이 이렇게 변화되었다고도 전합니다.
잠시 버스승강장 안에서 쉬어갑니다.
이청득심님 제주의 유명한 떡이죠. 오메기떡을 꺼내고~
강정마을... 얼마만에 다시 와 보는건지...
잊고 있었어요.
까맣게 강정마을을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제가 동해안 남해안~ 해안길을 돌고 있는 이유도
더 간척되어지기 전에,
자연 그대로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가 커요.
그냥 그렇게 뭘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어요.
자연과 만나보고 싶었어요.
제주도를 찾아 이렇게 해안가로 걸어오면서
뭔가 크게 화려하지 않은 곳에서도
그 자체로 너무 좋았는데
그것들이 주는 감동이 엄청났는데...
그런 공간들을 해군기지로 내줬어야하는 거였잖아요.
그에 따른 자연 파괴는 불가피했던거였고...
물론 보상도 그에 따른 돈도 좋겠지요.
저는요. 공사가 되기 전에
제주도 강정마을 해안길을 걸어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아쉬음만이 깊은 한숨과 함께 남아요
앞으로 오래오래 우리의 미래 세대들에게 내줘야 할 것들이 뭘까?
그들이 진짜 바라는 것들은 뭘까?
과연 어떤 모습들을 바라고 있을까?
자연은 찾아온 사람들을 그냥 그대로 어루만져줘요.
치유해줘요. 뭔가를 특별히 하지 않고도...
그냥 그대로 너무 좋잖아요.
언니의 발이 또 불편해오고~ 신발이 벗겨집니다.
이청득심님 발이 피곤할 때
어떻게 해야 잘 풀어지는지
어디를 어떻게 풀어줘야하는지 잘 알고 계시더라고요.
걷기 끝나고 숙소에 들어가서 자기 전 쉴 때
알려주셨던 대로 다리며 발 풀어주고 잤더니
진짜 좋았던거 같아요^^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
힘들 때는 누군가 손만 잡아줘도 걸어져요.
아픔이 조금은 잊혀져요.
강정에서 우리 둘은 주먹 불끈 쥐고~ 손 맞잡고~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끝까지 갈 수 있다는 힘이 되어지고.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1시...
이 새벽까지 여기 사장님 기다려주셨어요.
숙소 방까지 안내해주시고 들어가셨습니다.
이청득심님 싸왔던 먹거리 넘겨주고는
택시타고 집으로 가셨구요.
이곳 펜션 깔끔하고 꽤나 좋았습니다.
사장님도 친절하셨구요.
들어가서 자기 전에 이청득심님이 알려주셨던 방법으로
발좀 주물러주고 운동 쪼매 하고 스르륵~
오래 못해요. 피곤하고 졸려서...
2월28일(월) 3일차
대포포구 인근 다솜펜션까지 158km
새벽에 일어나 어제보다 30분 늦은 시간 6시 출발입니다.
늦어도 새벽5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출발이 점점 늦어지고
밤에 끝나는 시간이 그만큼 더 늘어나고.
하루 60km를 걸어내는게
쉽지 않다던 방장님 말씀에 실감하며.
바닥이 좀 젖어 있고...
다행인지 지금은 비가 내리지 않고 있어요.
출발하기 전에 발 정비 하고 나와 걷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또 불편함이 발목을 잡고마네요.
근데 간밤에, 방장님이 얘기해서 샀던
바르는 밴드로 발 처치 해뒀었거든요.
물집 속에 차 있는 물 깔끔하게 빼내고 발라놓으니
살에 코팅이 입혀지는 효과~
생겼던 물집은 굳어져서 밀리거나 그러지 않아요.
신기하게도^^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는데
걱정입니다.
언니의 이 발에 신발까지 젖으면 진짜 큰일인데...
날이 점점 밝아져요.
우리 몸과 정신도 점점 또렷!~
생체리듬이란게 참 신기하죠^^
중문천이 흘러 바다로~
원래 중문단지까지 전날 계획을 잡아봤었는데
잘곳이 이쪽에는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도 보고 찾으니
적당한 곳이 다솜펜션이 있었던 대포포구 인근~
아~ 비가 와요. 우비 장착해야하는데...뜁니다.
어디 들어갈 곳은 없고, 엘리베이터 타는 곳 앞에서~
채비 중...
사람들 왔다갔다 하는데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드디어 비의 행군은 시작되고~
걷다가는 비에, 바람도 불고~
비 피할 곳이 안보여서 쓰레기장 안으로 부득이 후다닥~
다시 정비하고~
비가 오다가 멈췄다가~
하늘이 잠시 열렸다가 다시 막혔다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그래도 길가에 떨어진 동백 녀석 덕분에
우리는 방긋방긋~
참 고마운 녀석이네요.
꽃들은 좋겠죠. 이 비가...
근데 저희들도 좋아요.
쏟아지는 비는 아니라서...
비오는 날의 조용한 산책 얼마나 좋아요.
아~ 잊고 있었는데... 오늘이 3.1절이예요.
펄럭펄럭~ 태극기~
저 너머로는 골프장이 있어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길.
오랜 시간 동안~ 아픔이 참 많았던 제주도
이제 비가 끝났으려나??
물때가 맞지 않아서 해안가로 오지는 못했구요.
물 차올라 있는거 보이시죠?
갯깍주상절래대~해병대길~중문색달해수욕장쪽으로 연결~
여기는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만나기 좀 힘들 듯
근데 참 좋다~
잠시 자리 잡고 앉았구요.
바로 인근 저쪽에서는 공사가 한창~
쉬려고 쉬는게 아니라... 어휴~ 이놈의 발...
우리 엘리언냐 쪼맨한 발이
뭔 고생이여~ 완전 으아악~~~~
이청득심님이 주고 갔던 간식들~먹으며 쉬려했건만
빗방울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하고.
벗어 옆에 두었던 양말이
순식간에 바람에 휘이잉~ 날아가 아래로 뚝!
아~ 빙~~ 돌아 내려가서 양말 주워왔어요.
그리고는 비가 다시 와서
간식 먹는거 시작도 못하고 주섬주섬 챙겨서 일어섰네요.
비가 다시 와요~
우비 벗자마다 다시 입고~
레드향을 먹는건지...
물이 없는 관계로다가
진통제를 요녀석으로 꿀~꺽~ 삼키는 중....
자~ 가볼까~ 의쌰~
주위가 온통 노랗고..
노오란~ 마음으로 힘내서!!
참고 잘 가는 우리 엘리 언니야 귀엽죠^^
근데 저 귀여움 속에 180도 다른 모습이 숨겨져 있으니
반전 매력 소유자~
국공200km도 무지원으로 해냈고,
남자들도 고개 절래절래 흔들어대는 설태를
그것도 홀설태로 해버린
무서븐 제삼리 산꾼~
저는 늘 이런 언니를 보면서 인내를 많이 배워가요.
언니는 늘 배낭도 사실 무겁거든요.
언니가 그랬어요.
"나 아까 쫌 눈물났어."
"언니, 왜? 너무 아파서?"
하고 물었더니 언니가 뭐랬는줄 아세요?
"아니, 바다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런걸 뭐라고 표현하지?"
걸으며 만난 제주의 바다는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예요.
감동이예요.
모든 여건이 갖추어져 있을 때 잘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불리한 여건 속에서 뭔가를 이루어 낸다는 건
결코 아무나 할 수 없지요.
장거리 산행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만큼은
인내력에 관해서 논해서는 안됩니다.
사실 저는 산에 가면 저만 힘든 줄 알았어요.
그러면 언니는 늘 그랬어요.
언니는 뒷산만 가도 힘들다고~ 다 똑같다고...
내가 힘들 때 그 사람들도 힘들고 그렇다고요.
그런말 들으면 위로가 되고
저 사람들도 힘내는데, 나도 더 참고 가야지 싶어지잖아요.
그래서 주위에 누가 있느냐가 중요한거 같아요.
"산하고 이런길하고 3일 이상 걸으면
산보다 이런길이 훨씬더 힘든거 같아."
산에서 그렇게 잘 걷는 언니가
이 길이 힘들다고...
너무 힘들다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그랬어요.
언니는 지금 국공 이상의 길을 지금 걷고 있었던 거였어요.
국공 해보신 분들
국공이 어느정도 힘들다는거 아시잖아요.
그것보다 이 길 걷는게 국공 해본 언니가 훨씬 힘들대요.
그 고통이 장난이 아니래요.
이 바위들은 어찌??
계룡산 문다래미 같기도 하고...
바다와 육지로 통하는 신들의 좁은문인가??
하예포구쪽의 진황등대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처럼~ 오매불망~
그토록 기다리는 건 누구일까?
거북이들이 목 길게 늘어뜨리고,
육지로 기어들어오는 것도 같고~
이야~ 저건 뭐꼬? 완전 어쩔 저쩔~
두 눈이 휘둥그레~
박수기정?? 이름 신기하죠?
'박수'는 샘물을, '기정'은 절벽을 나타내는 제주도 말로~
저 거대한 녀석이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절벽'이래요.
여기 길 이름이 '난드르로'
'난드르'라는 말은 넓은 돌로
용암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땅^^
바닷가쪽으로는 돌담이 쌓여져 있고
이것도 환해장성의 일종이겠죠?
다른건 안보이고 박수기정에 눈 고정~~
너무 멋진뷰니까~
물 맑은거 보이시죠? 아 이 사랑스런 바다며~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신기하게 서 있는 박수기정.
대평포구는 낭만포구~ 석상이며...
벽의 그림들이 지친 나그네들 얼굴에 미소 짓게 합니다.
이게 바로 윤슬~
햇살이 그대로~ 떨어져 내려 물 위에서 어쩔줄을 몰라해요.
좋아서 그런거죠. 너무 좋아서~
햇살은 대평포구에 머물지만
우리는 박수기정 산을 넘어야 하고~
좁은 산길이예요.
오르막만 조금 올라가려면 더워서~
옷도 벗고.
신발에 돌이 들어가니 털고 가야하고~
몰질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예전 말다니던 길이래요.
죽천님이닷~^^~
여기도 다녀가셨구나.
죽천님과는 곧 만나요. 이 산 넘으면 거기 계실거예요.
박수기정 산 위로 뭐가 있을까 싶잖아요.
이렇게 밭들이 있어요^^
발전소 건물을 돌아 나가면~
안덕면 화순리 마을 해안가쪽으로
집에 계시는 우리 아부지, 어무니 생각이...
우리 5남매 키우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꾸며드릴 수 있을까?
맨날 걷는다고 싸돌아댕기기나 하고...
"아~ 죽천님.. 오랜만이예용^^"
가까운 식당에서 먹으면 되는데...
더 맛있는거 먹게 해주고 싶으신 욕심에
차로 좀 이동해서 용머리해안쪽까지.
제주삼합으로 유명하다는 '순천미향'식당~
오오~ 요녀석이 제주삼합이렷다.
문어, 흑돼지, 전복까지~ 양이 작아 보이셨는지
계속 뭐 더 추가할까 하셨는데...
먹어보니 작은 양이 아니었습니다.
아~ 죽천님... 맛집 일부러 찾아서 맛난거 사주시고^^
죽천님 산을 즐기며 다니시는 진짜 산꾼이세요.
산만 즐기시는게 아니고, 삶도 즐기시는 멋진 분.
고맙습니다. 감사해용~
산방산 아래 도로가에 있는 식당이었구요.
저희 들머리쪽 데려다 주고, 제주 오름 하나 또 하러 가신대요.
죽천님은 제주도 동쪽의 오름들은 이미 다~ 끝냈고...
부지런히 다니시다 보면 제주 오름 끝내는 건 시간문제~
제주 오름 중에서 최고의 오름이 어디인지 여쭤보니
'흙붉은오름'을 꼽으셨구요.
관광지로는 '따라비오름'이라고 하셨어요.
다음에 기회 꼭 만들어서 제주도 오름도 올라보고
해안길 야간 구간 아쉬웠던 부분도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제주도 오름 다~ 하면 어디로 또 가실건지 여쭤보니...
저한테 살짝 말씀해주셨는데...
그건 비밀^^
뭐에 이끌려서 가려고 하는건지...
어떤 걸음 하실지 사뭇 기대도 됩니다.
죽천님은 화순금모래해수욕장까지 우리 다시 태워다주고
오름하러 가신다고 가셨어요^^
언제 뵈어도 따뜻하게 정감있고
주위 사람들 잘 챙겨주시는 죽천님.
육지에서는 이런 바위절벽 하나만 있어도
유명관광지가 될껀데
제주도에는 이런 모습들이 가는 길마다 곳곳에...
산방산 용머리 지오트레일 길로 들어와서~
편안한 숲길 걷고 있어요.
점심 먹었던 곳, 산방산이 앞에 보이고...
용머리 해안 모습도~
걸어온 길~
북쪽에는 산방산이, 동쪽에는 박수기정이 함께하는
황우치해변^^
짜잔~! 산방산의 모습
누가 이쁘게 잘 다듬어 놓은거 마냥~ 어쩜 이렇게 생겼을까요?
군더더기 없이 참 깔끔하다~
언니는 사진 찍을 때도 보면 이렇게 여유가 느껴지는데..
편안해 보이고...
저는 아직도 사진 찍으려면 어색해서~ ㅎㅎㅎ
이곳 뒤 산방산에서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해서 용머리 해안~
여기 아래로 내려가니까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유채꽃은 이제 막~ 노랗게 올라오고 있는 중이고~
아~ 좋은 시절이네요.
제법 커다란 하멜상선전시관 배도 보입니다.
1653년 일본의 나가사키로 가던 네덜란드 상인의 배
거친 비바람 폭풍우에 배는 난파되었고
생존자는 36명 뿐.
그 중 하멜은 7명의 동료들과 함께 1666년 일본으로 탈출~
1668년 네덜란드로 돌아갔습니다.
14년동안 조선이라는 나라에 머물며 썼던
하멜표류기의 그 하멜
하멜이 이렇게 알려질 수 있었던게 뭐였을까요?
바로 기록이예요.
이순신 장군님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만큼 자기 삶의 기록은 중요합니다.
왼쪽에 보이는 언덕이 용머리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로 내려가서 바람 피해 잠시
따끈한 호떡하고 귤음료수 먹고^^
사계항을 지나 조금 걷다 보니 사람들이 꽤나 보입니다.
회 파는 노점도 보이고~
^^
뭐~ 들이대기만 하면 곳곳에 그림 아닌 곳이 없어요.
이런 평범함조차도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 같잖아요.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뭐 그런 이야기들이~ 몽실몽실~ 피어나고.
이런 바위들은 어쩐지 조금 말랑말랑할거 같죠?
만졌봤는데... 딱딱해요. 바위 맞습니다.
이 섬을 보며 걸어가면서 언니랑 이야기했어요.
형제섬이라기 보다는 '엄마+아기+아빠' 가족섬 같다고...
물고기들이 물 위로 얼굴 내밀고는
숨쉬고 있는거 같지 않으세요?
금방이라도 물 위로 한번 솟구쳐올라왔다가
물속으로 다시 들어갈 것도 같고...
셋은 가족처럼 뭔가 안정되고 완벽해보이기도 하고
참 보기 좋아요.
행복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져요.
언니도 저도 딱 보자마자
강아지 한마리 엎드려 있는 거 같다고 느꼈어요.
그 퍼피 개 있잖아요~^^
"맞네 맞아 진짜네~우하하 귀엽다~"
뭔가를 보며 같이 공감하고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다는 것...
길동무란 것은 그런 사람이어야해요^^
마라도 가는 여객선 타는 곳...
마라도에서 배 한 척이 들어왔구요.
마침 사람들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 드디어 송악산 입구르 통과해서...
이런 입구에는 주차 1~2대쯤 안할 수 있는 공간 놔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음에 지나가면서...
작은 생각, 배려심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 얼굴에
한번 더 미소 지을 수 있게 한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저 송악산 표시석 앞 포토존이잖아요.
다들 사진 한번 찍으려고 이리저리~
누군가들의 수고로움으로 깨끗하게 편하게 걸을 수 있음에
잠시 감사해보는 시간도 갖고...
지나가려다가 뒤돌아서 한번 더 바라보며
마음으로 감사함도 전해봤습니다.
아~ 이런 분들의 손길 덕분이었구나... 감사합니다.
그냥 무심결에 지나칠수가 없었어요.
^^
생명을 심는 손길들~
아래는 온통 돌뿐인데...
위에는 이렇게 풀도 자라고 나무도 자라고~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뚫고
바위 위에서도 생명은 소리없이 피어납니다.
이 송악산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에 경외감이 느껴지며...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저 스스로 계절마다 피고 지는~
대자연의 그 흐름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비가 오면 오는대로~
폭풍우가 치면 그 모든 것들을 오롯이 몸으로 받아내가며...
절대 피하는 법 없이.
그 거센 비바람 폭풍우에도 꺾이지 않고 흔들리는 억새가
약하다고 그 누가 단정지을 수 있으며...
단단하듯 보이지만 제 살을 떨어뜨리며 잘게 잘게 부서지는 바위가
강하다고 그 누가 단정지을 수 있을까?
걷다보니 송악산에서 해안가로 갔어야했는데...
길을 놓치고 말았어요.
덕분에 좀 돌아가게 되었구요.
제주 셋알오름을 지나가게 됩니다~
알바네요. 알바~
잠시 지도 보는 거 접어두고
오늘 밤 묵을 숙소 찾아본다며 정신팔렸다가는
올레길 따라 오게 된거^^
모슬포항 지나서
국밥 한그릇씩 뚝딱~
제주도의 너무 맛있는 음식들 많이 먹었더니
그냥 평범한 국밥 같은 것들이 또 생각나더라고요.
봉수대는 주로 산 정상에 설치하는 반면~
제주도의 서림연대처럼 연대라는 것은
주로 구릉이나 해변지역에 설치해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군사적 신호를 보내던 용도로 설치 사용.
밤이 되니 걸음은 더욱 지치고 더뎌지고...
가로등 깜빡이듯 불안불안~
1653년 8월16일(음력7월24일)
동인도회사의 무역선 스페르베르호가
5일간의 폭풍우로 난파 좌초되어
64명 중 생존자는 36명
난파되어 죽었던 28명의 넋을 기리고자 위령비가 서 있고.
생존자들은 제주에서 10개월간 있다가
서울로 소환되어 3년을~
그리고 또 전라도로~
가뭄으로 여수, 순천, 남원 등지에 분산.
그때까지 생존자는 16명이었고...
후에 일본으로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8명.
배의 서기관이었던 하멜~의 손을 통해 나오게 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하멜표류기^^
하멜일행이 표류하다가
이곳 신도2리 해안가에 도착하게 되었다는 증거 자료들~
배가 부서지고 눈을 떠보니 해안가였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 신도리였던 거네요.
역사적인 장소네요. 이곳...
도구리는 돌로 된 큰 그릇을 말하는데...
옛날에 선녀들이 큰 도구리에는 잡은 해산물 보관,
작은 도구리는 목욕탕으로 썼는데
순덕이란 처자가 큰 도구리에
거북이 3마리가 있는 걸 보고 잡아서
몸아픈 아버지를 위해 약으로 쓰려하니
그 거북이들이 보통 거북이가 아니었던지라...
옥황상제, 서왕모, 동해용왕의 아들들
풀어주면 소원 한가지씩을 들어드리겠다고~
첫번째 거북에게 아버지 병이 나아 오래 건강하게 사시게 해달라~
_알려준대로 모살물에서 물 떠다드리니 완쾌가 되셨다~ 하고
두번째 거북에게 소원이 없다고 하자~
_서왕모 아들 현수는 순덕의 그 착한 마음에
일년 후 돌아와 순덕의 지아비가 되어 죽을 때까지
곁을 지켜주겠다고 약속~그 약속을 지켰으며,
세번째 거북이가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말할 소원이 없자
_그렇다면 마지막 소원은
꼭 필요한 다른 사람을 위해
남겨두겠다고 하였다~ 전합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서왕모의 아들 현수 위해
순덕이 복숭아(桃) 나무를 심어 주었고
그래서 이곳 지명이 신도(새로운 도원)라~ 전해지게 되었다는...
공원 한바퀴 돌며 사진 찍고 나오니, 우리 엘리 언니~
...ㅠㅠ...
신도해변과 포구를 지나~
방장님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꼭 가봐야할 장소라고 말씀하시던 곳
제주도에서 가장 가봐야할 곳 꼭 한 곳을 고르라면
망설임없이 이곳을 말하실 정도로~
바로 수월봉 지오트레일길
우리는 어둠속에서 지나가야만 했기에
바닷가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도로 따라 갑니다.
수월봉
(천연기념물 제513호,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3760)
수월봉 지오트레일
녹고의 눈물-갱도진지-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수월봉 정상(고산기상대)-엉알과 화산재 지층- -검은모래해변-해녀의 집
A코스 - 수월봉 엉앙길
B코스 - 당산봉
C코스 - 차귀도
이곳은 꼭 시간 제대로 내서 가보려구요.
인터넷 찾아봤었는데 엄청난 길이더라고요.
오롯이 해안길로 제대로 가볼꺼예요.
꼭!! 다음에!! 일부러 시간 내서 말이죠.
가장 소중하고 귀한 보물~ 더 아껴둔거라 생각하고!!
우리가 가는 길에서 모든 좋은 것들만을
골라서 만나고 갈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욕심내서 될 길도 아니고.
수월봉 구간~ 이번에는 우리와 인연이 아닌가보네~
뒤에서 걷다가, 앞에서 걷다가...
도로 따라 가도... 조금 맛보기는 되더라고요.
이렇게 조명이 밝혀져 있어서^^
차귀도 앞의 자구내포구를 지나 당산봉~ 숲길로~
올레길12코스인데 숲길이라 꽤나 살벌~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일부구간 숲으로 걷다가
또 숲으로는 못들어가고는 소로 따라서 진행~
어둠속에서지만 낭떠러지 벼랑을
뿌리로 꼬옥~ 부여잡고 있던 작은 소나무가
길 가는 우리들을 내려다 보며
힘내라 손 흔들고~
언니는 바다소리 프로펠러 소리가 들릴까?
그 꼿꼿하던 허리는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고개는 땅만을 바라보며...
이제 다 왔다는 반복되는 내 거짓말 같은 말에
고개만 끄덕끄덕...
다왔다는 말~ 진짜 거짓말 아니었는데
지도보면 가까워져서~ 가까워서~
그렇게 계속 말했던 거였는데
시간이 우리를 붙잡는거였는지
길이 늘어나는거였는지
도통 숙소가 나오질 않았어요.
아~ 저 모퉁이만 돌면 나올까 싶었는데...
길은 길로 이어지고~
전에 산에서 언니가 그랬던 적이 있어요.
진짜 힘들면 말없이 걷게 된다고...
근데 저도 그렇긴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언니 살펴가며 묵언수행하듯 그렇게...
드디어 숙소 도착!! 아~ 살았다.
쉴 수 있겠다~
여기 숙소 굉장히 어렵게 잡았어요.
처음 이곳에 전화 했더니, 연결이 계속 안되더라고요.
포기하고 다른 곳 전화했더니
방이 없다고한 곳들이 두 곳이나 됐고...
근처 갈만한 게스트하우스 말씀 부탁 간절히 드렸더니
'배배게스트하우스'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그곳 전화 연결이 안된다고 말씀드려
휴대폰 전화번호 어렵게 받아서~ 또 전화~
오늘 뭍에 나갔다가 비행기 타고 뭐하고
주인장님이 정신없으셨던가 보더라고요.
^^
그래도 문자로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고 예약도 받아주셔서...
안심~ 휴~
해안길에서 가장 가깝게 머물 수 있는 숙소인
배배게스트하우스~
주변 숙소들보다 저렴해서 인기도 많은것 같았습니다.
숙소도 깨끗하고 좋았고.
그리고 저희 엄청 늦게~ 새벽1시 넘겨서 들어갔는데...
들어갈 때까지 잠 안주무시고 계시다가
들여다봐 주셨어요.
새벽에 점점 늦게 나와 출발하게 되고
밤에 마무리 시간도 점점 늦어지게 되고 있어요.
하루 약 60km 걷기 맞추려 하다 보니
이거 맞추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네요.
아~ 그래도 4일째 간당간당 마무리했습니다.
03월01일(화요일) 4일차
새벽1시 넘겨 신창리포구 인근까지 57km
배배게스트하우스
누적거리 215km가 되었습니다.
아~ 이제 하루 남았당^^
새벽1시 넘어 들어가면, 씻고 뭐하다가 2시쯤 잠자리에~
새벽5시에 나올 생각으로
알람 맞춰 그 전에 일어나 준비해야 하고
출발 준비도 점점 늦어져서 5시, 5시30분, 6시로
일부로 그러는 것도 아닌데 늦어지니...
저도 엘리언니와 같이
아프고 힘들면 좋겠는데...
그건 공감이 전혀 안되고 있어요.
ㅠㅠ
제 발과 다리 몸상태는 이상할 정도로 너무 멀쩡해서
제가 원래 맨날 후미에서 쩔쩔매는 사람인디...
저는 또 씻고 누우면
레드썬~ 3초만에 바로 또 기절 폭풍잠 속으로...
근데 엘리 언니는 약을 먹어도 허리 통증이 가시질 않아
밤에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씻고 발바닥 정리하고 약바르고 그런 시간들이며
잠이라도 푹~ 잘 자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안되네요.
이제 마지막 날만 남았어요.
제주도 해안길 5일차...
... 3부에서 만나요 ...
첫댓글 오늘 1편, 2편 잘 보고 갑니다. 3편도 기대 됩니다. 아름다운 글 너무 멋지십니다.
^^ 은목님~ 감사한 댓글~ 3편도 작성중이니 재미나게 봐주세용~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