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HELL>정치판을 정화하자
허 만 배
(허만배법률사무소 소장)
아, 어느덧 가을! 바이올린의 서글픈 소리가 하염없이 타는 마음을 울려주는 가을이다. 그런데 참으로 불행하게도 오늘도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는 정치인들의 싸움소리가 국민들의 가슴 가슴을 찢고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 여 ᐧ 야 정치인들은 오늘도 서로를 고소, 고발한 상태에서 열심이 ‘헬정치판’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득 떠오른 몇 곡의 노래 말을 새삼스레 음미(吟味)해 본다.
「정치는 개판 / 경제는 막판 / 여의도는 인간난지도/ 미쳤다 미쳤다 세상이 미쳤다 / 높으신 분들아 그러지들 마라…」 / (가수 미스조 레퍼 -- JJ 노래 말에 나오는 구절이다.)
「누군가 당신들을 천사라고 부르고 / 누군가는 당신들을 악마라 부르지 / 권력이란 무상한 것 / 무섭다가 웃기는 것 / 똥오줌 못 가리는 것 / 달콤하다가 쓰디쓴 것 / 날아가다 기어가는 것/ …」 (가수 안치환의 폴크 송<Folk Song> 노랫말에 나오는 구절이다.)
「더러운 놈의 세상 / 미친 놈의 세상 / 정말 성질나서 뒤지겠네 / 때려 부셔 부셔 부셔 / …」 (가수 정태춘의 앨범 “아 대한민국”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개 같은 세상 / 거꾸로 된 이 나라 / 너희는 아니야 / 너희는
나라 걱정할 자격 없어 / 너희만 뻥 안 뜯어 먹어도 경제는 살아
날 거야 / 너희들 헛소리 천만번 양보해서 옳다고 해도 / 그래도 너희는 아니야 /너희만 찌그러져도 세상은 좋아질 거야 / …」 (유민석 작곡 “너흰 아니야”에 나오는 노랫말 구절이다.)
이 지점에 정치인들께 감히 몇 말씀드린다.
첫째, 이제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마시라는 것이다. 아울러 옛 선현들의 심원(深遠)한 교훈 몇 말씀을 환기(喚起)코자 한다.
“소수를 영원히 속일 수 있고, 다수를 잠시 속일 수는 있겠으나 다수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미국의 아브라함 링컨)
“감추는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것이 없고 (막견호은막莫見乎隱), 숨기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 (막현호미莫顯乎微)”
(동양의 고전 「중용」 中庸)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 (천지 지지 여지 아지(天知地知汝知我知)”
동양의 한비자(韓非子)는 “왼손으로 원(圓)을 그리고 오른손으로 사각(四角)을 그리면 두 개 다 이를 수 없다.” 하였으며, 서양의 R-다렌도프는 “네모난 동그라미를 그리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도 한국 정치인들은 오늘도 ‘네모난 동그라미’를 열심히 그리고 있지 않은가!
둘째, 정치인들께서는 공익과 정치와 법의 삼각관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공익이란 너와 나 사이의 공통분모에 다름 아니며, 정치란 바로 이 공익의 지킴이 체제이고, 법은 바로 이 정치의 지킴이 체제에 다름이 아니다.”고 했다.
따라서 법 앞에 정치권력은 복종해야 하며, 비록 정치권력이 그 법을 제정했다해도 일단 만들어진 법 앞에서는 윤석열 대통령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법에 복종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2022. 9월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법을 위반했다해서 고발(고소) 을 당한 형사피의자의 신분이며, 이재명 대표 또한 법을 위반했다해서 고소당한 형사피고인이다. 두 분은 혹시라도 ‘무죄추정(無罪推定)의 원칙’을 내세우지 마시기 바란다. 유 ᐧ 무죄를 떠나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다수당 대표로서 부끄럽지 않느냐는 것이다.
차제(此際)에 우리 국민들은 주권자 · 유권자로서의 mission을 되찾자는 것이다. 그것은 곧 정치인의 위법 부당한 행태에 대해 결코 침묵하지 말자는 것이다.
헨리 입센은 「민중의 적」에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침묵하는 다수’는 ‘민중의 적’이라고 했다. 따라서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주권자로서, 유권자로서의 미션을 일탈한 것이다.
요컨대 유권자로서의 국민이 먼저 달라져야만 정치인이 달라지고, 정치인이 달라져야만 법과 제도가 개선되고, 법과 제도가 제대로 개선되어야만 비로소 정치가 선진화 된다는 사리(事理)이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우리 국민들은 ‘헬<Hell> 정치판’에 대한 침묵을 깨고 과감히 발언하는 것이다.
끝으로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을 되새겨보면서 ‘인간의 학문’이라 할 인문학ᐧ 문학인의 역할을 괄목(刮目)하자는 것이다.
즉, 1930년대 좌익 카프계열의 ‘한국 문학인동맹’ VS 우익계열의 ‘조선문학가협회’의 활동을 잊지 말고 되새겨 보자는 것이다. 그 엄혹(嚴酷)한 식민지배 체제하에서도 문학인들은 침묵을 깨고 정의를 토로(吐露)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1960년대 ‘참여문학’(이어령) VS ‘순수문학’(김수영) 활동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그 엄혹(嚴酷)하고 혹독했던 군부독재 체제하에서도 문학인들은 국민으로서 과감히 발언하고 정의를 토론했다는 사실이다.
결론컨대 오늘의 ‘헬<Hell> 정치판’에서 우리 국민들은 침묵을 깨고 발언하는 것이다. 1930년대~1960년대 문학인들의 숭엄한 발자취를 되새겨 오늘의 ‘헬<Hell> 정치판을 정화(淨化)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