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저장식품 김치와 고추장이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중독성 있는 미식의 이니셜 프로슈토와 살라미가 있다. 돼지고기를 가공한 이 식품들은 이탈리안의 입맛을 책임져 주는 대중 음식으로 다양한 용도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어떤 나라 요리이든 발효와 저장식품은 사람을 매료시킨다. 치즈와 된장, 앤초비와 젓갈은 그 아이콘이다. 한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기 힘들어 중독성으로까지 표현되는 이런 식품은 미각의 기억을 지배할 만큼 환상적이다. 이탈리아는 저장식품의 천국이다. 한국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적지않은 식품이 저장되거나 발효되어 식탁에 오른다. 앤쵸비와 절인대구(바칼라)처럼 생선을 저장하기도 하고 오이와 고추,가지,토마토 같은 채소를 소금과 식초, 오일 등에 절여두고 먹기도 한다. 다 맛있는 재료이지만 돼지가공품의 대표격인 프로슈토와 살라미(살루미)는 더 흔히 먹고 널리 사랑받는 저장식품이다.
프로슈토(Prociutto)는 이탈리아 전역 아니 대부분의 유럽지역에서 즐겨먹는다. 프랑스와 독일은 물론 스페인(하몽 Jamon으로 유명하다)과 포르투갈 등지의 남유럽과 영국에서도 많은 양이 소비된다. 요리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프로슈토의 참맛은 날 것... 그래도 얇게 저며 오일을 뿌리거나 빵에 끼워 먹을 때 잘 드러난다. 프로슈토는 돼지 뒷다리로 만든 생햄을 말한다. 생으로 소금물에 절여 그늘에 말린다. 보통 6개월에서 1년정도의 숙성기간을 거쳐야 제맛이 난다.
프로슈토 가운데 최고로 치는 것은 파르마 산이다. 파르마는 좋은 와인이 생산되지 않는 대신 이 프로슈토와 파메산(파르미지아노)치즈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전 지역에서 생산하는 만큼 지역적으로 각각 고유한 최상품의 프로슈토가 생산된다. 우리가 자기 고향의 장맛을 잊지 못하듯 도시로 나간 이탈리아인들도 자기 고향의 프로슈토를 최고로 치며 일부러 구해 먹는다.
최고의 샌드위치는 프로슈토 한 장만 끼운 파니노
프로슈토 요리로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프로슈토와 멜론이다. 얇게 저민 프로슈토의 짭짤하면서 진한 풍미와 멜론의 단맛이 어우러져 기막히다. 이탈리아 전국 어디든 먹는 요리다. 이때 최고의 조합은 파르마의 작은 가내공장에서 만든 프로슈토와 시칠리아 남부 노토의 잘 익은 여름 멜론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맛 볼수 없어 아쉽다.
프로슈토는 샌드위치의 최고 아이템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파니니라고 부르는 정확히 말해 파니노인 이탈리아식 샌드위치는 단 한장의 저민 프로슈토만으로도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된다 . 영국이나 미국식의 요란한 샌드위치와는 격이 다르다. 빵의 구수한 향과 투박한 식감에 짭쪼름하게 반응하는 프로슈토의 맛이란... 프로슈토는 생것이므로 돼지고기는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는 원칙에 비추어보면 불안하다. 그러나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분이 제거되어 박테리아는 없고 숙성기간동안 자연스럽게 그 밖의 유해한 잡균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프로슈토는 현지 가격으로 킬로그램에 2만원선이다.
입맛 돋우는데 최고인 살라미
살라미(Salami)는 요즘 와인문화가 생기면서 크게 인기를 끄는 식품이 됐다. 여기서 약간의 분류가 필요하다. 살라미란 돼지의 작은 창자로 만든 가느다란 저장 소시지이고 큰창자로 만든 것은 살루미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와인 안주로 먹는 지름5센티미터 가량의 소시지는 그러니까 살라미이다.
살라미는 돼지고기 다진 것과 각종 양념,치즈,아질산염과 질산염 등을 넣어 색깔과 맛을 낸다. 프로슈토처럼 그늘과 바람에 말리는데 그 짜고 진한 맛에 중독성이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대개 그대로 얇게 썰어 올리브오일과 함께 전채로 먹는 경우가 많다. 짜기 때문에 입맛이 돌아 좋고 간단히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살라미는 저장하게 되면 외피에 곰팡이가 피는데, 몸에 해롭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살라미가 상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래도 먹을때는 껍질을 벗겨내고 먹는 게 좋다.
살라미나 살루미 말고 살시체(Salsicce)라는게 있다. 훈제나 건조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소시지를 말한다. 피자 위에 얹어 구워먹어도 좋고 그대로 굽기도 한다. 그 밖의 여러요리에 양념으로 쓴다. 마지막으로 모르타델라(Mortadella)라는게 있다. 프로슈토, 살라미나 살루미, 살시체 등을 만들지 않은 돼지의 잡고기와 전분 향료를 넣어 인공 창자에 넣어 익힌 커다란 소시지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샌드위치집에서 많이 쓰는 얇게 저민 분홍색의 소시지가 바로 모르타델라 이다. 가장 값이 싸고 흔해서 대중적으로 많이 먹는다. |
첫댓글 제가 알기론 피르미지아노 자역이 스모크기술로 알아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