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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도음식하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반찬을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가짓수 만이 다가 아니다. 그 음식 하나 하나의 맛과 거기에 담긴 정성이 또한 한번 남도음식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게하는 맛깔나는 양념일 것이다.
남도음식으로 많이 알려진 곳은 담양으로, 이곳에는 한정식집, 숯불갈비집, 두부음식전문집, 한우집 등등 어느곳 하나 빠지지 않는 음식점들이 즐비하지만, 담양에서도 최고라고 손꼽을 수 있을만한 집이 바로 전통식당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남도음식명가 전통식당은 담양군 고서면 고읍리에 위치한다. 담양 고서면에서 소쇄원, 광주댐 방향으로 들어가서 약 1.5 km 정도를 가다보면 왼쪽에 고읍교라는 조그만 다리가 나오고 잘 살펴보면 전통식당이란 간판이 보인다.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고 저택에 들어온 듯 옛 정취가 살아난다. 인위적인 냄새가 나지않게 자연스러우면서도 깨끗하게 정돈된 앞마당이 무척이나 정감있어 보인다. 또한 마당 옆으로 자리하고있는 장항아리들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뚜껑 열고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이라도 보고 싶었지만, 참을 수 밖에... 이제는 본격적으로 음식을 주문해야할 시간이다. 이곳에서는 1인분에 2만원, 2만5000원, 3만5000원 짜리가 있다. 보통 2만원 씩이고 삼합, 전, 5년 묵은지 등 몇가지가 추가되는 게 2만5000원짜리라고 하는데,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한정식이 4인분을 기준으로 나오는데 비해서 2인분이 주문 가능한 점이 이집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찬찬히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대략 40여 가지의 음식이 나오는 듯 하다. 방송에서 가끔 접하는 것 같은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의 가짓수에는 조금 못미친다는 느낌을 받지만, 사실 반찬만 많고 입에 잘 와닿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집에서는 모든 음식이 입에 착 달라붙는 것 같아 마음에 쏙 들었다. 함께 나오는 반찬들을 일일이 이 집에서는 밥과 국이 놋쇠 그릇에 담겨 나온다. 떡갈비는 담양식으로 쇠고기를 다져 만들었고 너무 기름지지 않고 무척 담백하다. 참게장은, 쇠고기를 다져 참게장과 버무려서 게뚜껑에 담겨서 같이 나오는데 이게 또 맛이 일품이다. 갈치 조림이야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이렇게 먹고있다 보면 추가로 몇가지 반찬이 더 나온다, 앞 글에 언급했던 대로 가격대에 따라서 반찬 가짓수가 달라지는데, 이왕이면 맛 볼 수 있는 건 다 맛 봐야 하지 않을까? 추가로 나오는 5년 묵은 묵은지와 어울어진 삼함은 그 맛에 있어서 환상의 궁합이다. 톡 쏘는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를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씹을 수록 고소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최근의 경향이 그래서인지 홍어는 완전히 곰삭히지 않아서 타지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삭혀져있다. 그리고는 각종 전이 추가되는데 특히 버섯전은 그 씹는 맛과 향이 일품이다. 이것이 대부분의 음식이 다 올라가있는 4인 기준의 한상이다. 이후로도 누룽지, 식혜, 숭늉과 후식이 몇가지가 더 나오는데, 너무 배가 불러서 다 먹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도 남겨놓지 못해서 아쉽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한껏 기운을 낸 후에 깊어가는 가을의 풍광을 즐기다보면 심신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거짓말 처럼 날아가 버리는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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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원한 꽃띠 원문보기 글쓴이: gdw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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