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도호쿠 대지진 당시 센다이에 있었으며 지금부터 저의 센다이 탈출 일지를 적어보자 합니다. 지금 3일동안 밤새서 졸립지만 그래도 적어보자 합니다. 좀 내용이 깁니다. 그리고 디카용량 부족으로 센다이 현지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3월 11일
저는 홋카이도&동일본 패스를 이용하여 3월 6일에 출발하여 3월 11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여행을 했습니다. 특히 지진이 있었던 3월11일에는 하마나스(별도의 지정석급행권 구입)를 이용하여 아오모리역에 도착한뒤 아오이모리철도, IGR이와테은하철도, 도호쿠본선을 거쳐 센다이(仙台)에14시 23분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열차를 타면서 마츠시마(松島)역 부근에서 잠깐 보이는 해안을 볼때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용무를 보려고 하던 중, 14시 40~50분경.... 큰 지진이 터졌습니다. 저는 건물 밖에 있어서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보단 충격이 적었겠지만 서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지진은 꽤 오랫동안 계속되었고 결국 용무를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핸드폰으로 열차정보를 확인한 결과 도호쿠, 아키타, 야마가타, 죠에츠, 나가노 신칸센과 도카이도신칸센이 운행 중단되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핸드폰은 전화통화와 인터넷통신 모두 먹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센다이 전체가 정전이 되었습니다.(사실 이때 아오모리현 전역, 아키타현 전역, 이와테현 전역, 미야기현 전역, 야마가타현 전역, 후쿠시마현 일부가 정전되었습니다.
할 수 없이 JR센다이역으로 이동했지만 역 진입이 차단 되어 역에 진입할 수 없었습니다. 버스를 타러 갔지만 전부 운휴되었습니다. 그 뒤에 핸드폰이 먹통인 된 이유로 센다이역의 공중전화를 쓰려고 했지만 또 줄이 늘어서 많이 기다렸습니다. 기다려서 제 차례가 되도 전화 연결은 잘 안됐습니다. 그래서 돌아가는것을 포기하고 재빨리 편의점으로 갔지만 사람은 이미 줄을 늘어선 뒤였습니다. 기다린 끝에 도시락, 2L 물, 과자등을 샀습니다.
그 뒤에 JR센다이역에서 알려준 피난소(초등학교)로 이동했지만 이미 정전상태였기 때문에 저녁이 되자 깜깜하고 너무 추워 있기가 힘들었습니다. 난로가 있었지만 갯수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추위를 극복하기는 부족했으며 점점 더 추워지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와서 77은행의 본점으로 갔는데 피난소보단 있기가 좋아서 거기로 피난했습니다. 그 은행에서는 비상사태를 위해 비축해둔 빵과 물을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은행에 있을때도 계속 간간히 여진이 있었습니다.
저녁쯤 접어들어 NTT에서 공중전화를 무료로 개방하게 되었습니다. 공중전화 사용량이 폭주하여 공중전화에 동전이 꽉 차서 이용 못하게 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부의 공중전화는 국제전화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 연결을 시도하여 새벽 4시쯤에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 연락이 되었습니다.
3월 12일
제가 대피한 77은행은 정식 피난소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전 7시 45분에 나와야 했습니다. 센다이역은 여전히 폐쇄중이었고 버스는 계속 운휴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것이 센다이에 있는 총영사관이었습니다. 센다이 총영사관이 위치한 곳은 미야기현청(宮城県庁)과 센다이시청(仙台市庁), 아오바구약소(青葉区役所)가 몰려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있으면 한국쪽과 연락도 편리하고 재난 관련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총영사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총영사관에 있으면서 뉴스를 본 결과 신칸센, 재래선 전부 당장 복구되긴 힘들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고속도로는 통제되었고 후쿠시마(福島)공항 이외는 전부 불능상태에 빠진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센다이공항은 쓰나미가 활주로를 덮쳐 공항은 불능이 되고 1300명이 고립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센다이에 살고 있는 한국인(유학생, 기업 주재원, 등등)들이 계속 영사관으로 대피 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대피한 사람은 대략 100명 이상 정도 되었습니다.
피난 장소에서는 총영사관에서는 낮에는 라면, 저녁은 밥과 간단한 반찬을 제공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미야기현청에서도 빵과 물을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그곳에서도 빵과 물을 받아서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후4시쯤에 죠에츠, 나가노신칸센(上越・長野新幹線)이 재개 되었으며,야마가타지역이 정전에서 복구됨에 따라 야마가타(山形)공항에는 13일부터 하네다(羽田)행, 이타미(伊丹)행의 임시편이 생긴다는 뉴스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센다이시청에서 도쿄로 접근하는 방법을 게시했습니다. 일단 야마가타(山形)로 간다음에 그곳에서 일반도로를 이용하여 니가타(新潟)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야마가타 공항에서 도쿄, 오사카로 가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항공기, 버스 모두 예약을 하려고 해도 전화가 폭주해서 예약을 할 수 없었습니다.
3월 13일
그러던 와중에 새벽1시~2시 사이에 니가타로 입국한 외교통상부 관계자분들이 도착하여 구호물자를 갖고 오셨습니다. 그리고 방송관계자분들이 취재를 위하여 오셨습니다.
그 뒤에 저는 새벽3시쯤에 외교통상부 관계자로 부터 몇몇의 여행객들과 생후10일의 유아 가족분과 함께 니가타로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새벽4시 30분~5시 사이에 니가타로 출발하였읍니다. 원래 고속도로는 통제되어 있지만 영사관 관계자들은 일본 국토교통성로부터 특별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니가타로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는 꽤 위험했습니다. 특히 도호쿠자동차도(東北自動車道)의 센다이미야기(仙台宮城)IC~코리야마(郡山)JCT 구간은 단차(段差)가 존재하여 돌출되거나 패인곳이 많았습니다. 잘못하면 사고가 나겠구나 싶었습니다. 왜 고속도로를 통제했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코리야마(郡山)JCT에서 반에츠자동차도(磐越自動車道)를 진입한뒤 한참을 달려 니가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귀국하시는 분들은 니가타공항에 내리고 저만 니가타역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죠에츠신칸센 토키314(니가타 08시 59분 출발, 도쿄 10시 39분 도착)을 타고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진 영향으로 혼죠와세다(本庄早稲田)부근부터 70km/h 서행하여 운전하였기 때문에 30분 지연 도착하였습니다.
이상으로 제 센다이 탈출기를 마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외교통상부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관련기사
http://korea.kr/newsWeb/pages/brief/partNews2/view.do?dataId=155727963&call_from=extlink&call_from=extlink
http://www.fnnews.com/view?ra=Sent0801m_View&corp=fnnews&arcid=110313125249&cDateYear=2011&cDateMonth=03&cDateDay=13
귀국 또는 타지역으로의 이동을 강력히 희망한 사람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타지역으로의 이동 희망은 저 한명이었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모두 귀국을 희망하셨습니다.
P.S. 졸업식과 학회때문에 다음주에 센다이, 니가타를 또 가야 하는데 그때까지 도로라도 복구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월 14일 18시 13분 정보 갱신 : 졸업식 취소되었습니다. 센다이 갈일은 없어보입니다.
3월 15일 17시 28분 정보 갱신 : 학회도 취소되었습니다. 이제 일본 철수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위기탈출!... 감동 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센다이공항을 통해서 후쿠시마 고리야마 이나와시로... 다닌기억이 납니다. 평화로운 동네였는데... 마음 아품니다.
큰일 치루셨네요... 안전지대에서 쩔쩔맸던 제가 부끄럽고 한심해지네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무사히 센다이에서 탈출하여 귀국하신 게 다행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일본의 구호 체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놀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일 이러한 재난이 발생한다면 이 정도로 대처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철도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운행이 불통되는 경우 코레일이나 도시철도 운영사에서 바로 제대로 알리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승객들도 지시에 따르기 보다는 흥분하여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많지요.
정말다행입니다 정말 지진 쓰나미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정말로 큰일 날 뻔하셨습니다. 무사히 도쿄에 도착하셔서 다행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위험한 상황의 연속이였겠지요. 그래도 그 와중에 센다이 총영사관으로 가신 것은 정말 현명하신 선택인 것 같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안전하시다니 다행이네요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님께서 재해를 직접 당하시고도 냉정을 잃지 않고, 또한 철도 팬으로서의 전문 지식을 총동원하여 가장 최선의 길로 철수하신 점입니다. 니이가타에서 다행히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오실 수 있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님의 이 글과 재난 체험은 일철연 역사에도 이 처럼 소중히 기록되어 많은 회원님들이 두고두고 벤치마킹하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사람 보호에 소홀했던 일부 공관행태로 인해 외국에서 사고당하면 알아서 해야하는줄 알았는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준 센다이총영사관 직원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그나저나 센다이시내가 아닌 다른 현이나 열차안이었다면 지금도 갇혀있겠네요
침착하게 대처하셨던 모습이 귀감이됩니다
무사하시니 정말다행입니다
정말 살아있는 탈출기 같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빨리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다행이십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학회와 졸업식이 취소되었으니 귀국하셔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위기를 헤쳐 나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이렇게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제가 비행기 동호회도 같이하는데.. 지난주말에 인천공항에 갔더니 프랑스에서 자국민들 철수를 위해 파견한 공군소속 여객기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언론에서 보는 것 보다 여타 국가들은 심각하게 받아드렸던 것 같습니다.
안전하신곳으로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천만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