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의 문전박대(삼상 25:9-17)
9. 다윗의 소년들이 가서 다윗의 이름으로 이 모든 말을 나발에게 말하기를 마치매
10. 나발이 다윗의 사환들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다윗은 누구며 이새의 아들은 누구냐 요즈음에 각기 주인에게서 억지로 떠나는 종이 많도다
11. 내가 어찌 내 떡과 물과 내 양 털 깎는 자를 위하여 잡은 고기를 가져다가 어디서 왔는지도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주겠느냐 한지라
12. 이에 다윗의 소년들이 돌아서 자기 길로 행하여 돌아와 이 모든 말을 그에게 전하매
13. 다윗이 자기 사람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칼을 차라 하니 각기 칼을 차매 다윗도 자기 칼을 차고 사백 명 가량은 데리고 올라가고 이백 명은 소유물 곁에 있게 하니라
14. 하인들 가운데 하나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말하여 이르되 다윗이 우리 주인에게 문안하러 광야에서 전령들을 보냈거늘 주인이 그들을 모욕하였나이다
15. 우리가 들에 있어 그들과 상종할 동안에 그 사람들이 우리를 매우 선대하였으므로 우리가 다치거나 잃은 것이 없었으니
16.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 우리에게 담이 되었음이라
17. 그런즉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지를 알아 생각하실지니 이는 다윗이 우리 주인과 주인의 온 집을 해하기로 결정하였음이니이다 주인은 불량한 사람이라 더불어 말할 수 없나이다 하는지라
<나발이 ... 대답하여 이르되 다윗은 누구며 이새의 아들은 누구냐...>(10절).
다윗이 그를 따르는 사람들과 함께 바란 광야로 내려가 은거하는데 나발은 거기서
가까운 마온의 큰 부자였습니다. 다윗이 소년들을 나발에게 보내 떡과 물, 고기 등을 좀 줄 수 있냐며
은혜를 구하자 나발이 한 말입니다. 그는 다윗의 간청을 거절했을 뿐 아니라 경멸하기까지 했습니다.
<요즈음에 각기 주인에게서 억지로 떠나는 종이 많도다>(10절). 다윗 일행을 제 주인을 배신하고 도망한 종들 쯤으로 폄하한 것입니다.
다윗의 소년들이 돌아와 나발의 문전박대를 그대로 보고하자 다윗이 부하들에게 <각기 칼을 차라>(13절)며
무장을 명령하고 응징하기로 뜻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나발의 하인들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급히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로 가 나발이 다윗에게 취한 태도가 극히 무례했음을 알리고
<우리가 들에 있어 그들과 상종할 동안에 그 사람들이 우리를 매우 선대하였으므로
우리가 다치거나 잃은 것이 없었으니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
우리에게 담이 되었음이라>(15-16절)며 다윗 일행이 자신들에게 베푼 선의에 대해 세세하게 얘기했습니다.
<그런즉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지를 알아 생각하실지니 이는 다윗이 우리 주인과 주인의 온 집을 해하기로
결정하였음이니이다>(17절).
심지어 그들은 자신들의 주인인 나발이 <불량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는 히브리어 <벤 벨리야알>이란 말로 악한 성품과 못된 성질로 말미암아
<쓸모없는 인간, 백해무익한 인간>이란 뜻입니다. 이게 바로 자신들의 주인 나발에 대한 그 하인들의 평가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남을 비판하지 말라>(마 7:1)고 하셨습니다.
물론 그것은 빛나는 비판 정신을 죽이라는 뜻은 아니셨습니다. 그 누구도 자신이 내린 평가나
판단을 절대 옳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먼저 끊임없이 자신의 눈 속에 박힌 큼직한 들보를 의식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어느 새 자신을 <오류가 없는 절대적인 심판자의 모습>으로 내세우는 교만한 자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 나발이 종들이 자신의 주인을 평가한 <불량한 사람>이란 그들의 교만에서 나온 평가가 아님은 자명합니다.
그랬기에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 하인들의 말을 깊이 수긍하고 급히 그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했던 것입니다.
-마온의 부자 나발은 왜 다윗과 그의 사람들을 경멸했을까요?
-본문 8절에 나오는 <좋은 날>이란 무슨 뜻일까요?
-나발의 하인들이 그 주인과는 달리 다윗 일행에 호의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주님, 마온 사람 나발은 부자였고, 그의 하인들이 다윗과 그의 군사들의 보호도 받았으나
정작 다윗이 도움을 청했을 때는 오히려 모욕하고 경멸하며 외면했습니다.
그래서 다윗이 그의 군사들에게 <칼을 차라!>고 했습니다. 그를 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발은 그의 종들조차 <불량한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저희들로 하여금
늘 은혜를 잊지 않고 살며, 힘껏 남을 도우며 살게 하사 결코 <불량한 사람>이란 평가를 받지 않고 살아가게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