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세금을 내고, 세금을 알뜰하게 쓰자

[나라임자]

세금신고때마다 쩔쩔매는 납세자

즐겁게 세금을 내고, 세금을 알뜰하게 쓰자     2004/06/15

국세청은 지난 7월 25일까지 2003년도 1기분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받았다. 그런데 해마다 보는 일이지만 신고 방식과 절차가 까다로워서 납세자들이 쩔쩔매고 있었다. 신고 서식을 보면 그 낱말부터 어렵고 세금을 계산하기 힘들어 보통 일반인들은 항상 당황하고 머뭇거리게 된다. 그러다가 세무서 직원에게 물어보거나 아예 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한다. 나도 수십 년 간 세금을 내고 있는데 신고할 때마다 그런 꼴이다.

이번 신고기간동안 동대문세무서와 안산세무서에 갔었다. 그런데 똑 같은 상황이었다. 동대문세무서는 지난해와 달리 신고하는 방이 따로 있지도 않고 직원 사무실 한 귀퉁이에 신고 용지와 신고자를 위한 책상이 하나씩 놓여있었다. 신고 서식과 방법을 알려주는 견본도 보이지 않았다. 안산세무서에 가니까 지하실에 신고를 하는 방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신고서 작성법을 잘 몰라 물어보고 다시 쓰느라고 시장바닥처럼 시끄러웠다.

보통 부가가치세를 내는 사람이 ‘간이 세금 납세자’와 ‘일반 납세자’로 나뉜다. 앞의 납세자는 1년 매출액이 4800만원이 넘지 않는 조그만 가게나 수입이 적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간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국어 사전을 보면 “간ː이(簡易)[명사] 《일부 명사 앞에 쓰이어》 간단하고 쉬움. 간편함. ¶간이 시설./간이 휴게소.”라는 뜻풀이밖에 없다. 그렇다면 ‘세금 신고가 간편한 납세자, 간이 휴게소처럼 조그만 가게를 하는 납세자’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실제로 세금 신고는 그렇게 간편한 것도 아니다. 이런 조그만 사업자는 몇 년 전만 해도 ‘과세 특례자’라고 했다. 그런데 바뀐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금 신고하기가 힘든데 절차와 계산 방법과 용어까지 자꾸 바뀌고 이해가 힘드니 납세자들이 세금 신고 때마다 쩔쩔매고 있다. 부가가치세 신고서 작성 요령을 읽어봐도 납세자 스스로 신고서 작성하기가 쉽지 않다.

▲ 간이납세자 부가가치세 신고서 양식과 작성요령

ⓒ2003 이대로

일반 기업에서도 많이 쓰지만 ‘매출액’이라는 말을 세무서에서도 많이 쓴다. 그런데 그 말도 인터넷 국어사전에선 찾을 수 없는 낱말이다. ‘매출’은 있는데 ‘내어 팜’이라고 되어있다. 그렇다면 ‘내어 판 돈’이라고 볼 수 있다. 아예 일반인들이 많이 쓰는 ‘판매액’이라고 하면 좋지 않을까? ‘판매액’은 사전에 올라있는 말이다. 아마 ‘간이’나 ‘매출액’이란 경제 용어도 일본인들이 그 낱말을 쓰니 그대로 따라서 쓰는 것일 게다. 일반인들을 힘들게 해서 세무사의 돈벌이를 돕는 것이 아니라면 세금 신고 방법이나 용어를 자꾸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꾸려면 쉬운 방법, 쉬운 말로 바꾸자.

그리고 분명히 조그만 사업자로 보이는 사람들에겐 꼭 세무신고를 하도록 않는 게 좋겠다. 안산세무서에서 한 노인은 농사를 짓다가 농사짓기가 힘들어 가게가 두 개인 집을 하나 장만했는데 경기가 좋지 않다고 월세도 받지 못하고 있단다. 거기다가 세무신고서를 봐도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지 몰라 세무서 상담원에게 물어봐도 무슨 말인 지 모르겠고 신고서를 작성해달라고 했다가 세무사에 가서 물어보라는 핀잔만 들었다. 화가 난 노인은 “장사가 안 되어 달세도 못 받는데 무슨 세금 신고를 하라고 늙은이를 오라 가라 하느냐. 정치 더럽게 한다”고 큰소리로 욕까지 했다. 그 분의 신고 내용을 살펴보니 부가가치세 낼 대상도 안 되는 영세 납세자였다. 그런 사람들에게 신고를 강요하는 것은 납세자를 괴롭히는 것이고 행정 낭비로 보였다.

보통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세무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신고 방법과 양식을 쉽게 하는 것이 세금도 잘 내게 하는 길이고 행정 낭비도 줄이는 일이다. 세금 낸다고 해도 그 액수가 세무사 상담비나 보통사람 하루 일당도 되지 않을 게 뻔한 사람을 세무서로 오게 만드는 일도 잘못이다. 인터넷신고가 가능하다면서 꼭 세무서에 와서 인증을 받으라는 것도 불편한 일이다. 학교에서 세금 신고 방법과 절차를 교육하던가, 교육방송을 통해 신고서 작성 요령을 납세자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하다. 세무 상식이나 업무에 능통한 회사나 일반 사업자는 서식이 힘들어도 괜찮겠지만 영세 사업자인 간이세금납세자는 세금 신고가 큰 걱정거리다. 아래 국세청 누리집(홈페이지)에 의견을 올린 사람을 봐도 모두 간이납세자들이다. 한국 관청에서 나온 공문서는 보통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읽고 작성! 하기가 쉬워야 할 것이다. 세금은 나라 살림을 꾸리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납세자에게 최대한 편의와 서비스를 해서 즐겁게 세금을 내게 하라. 그리고 정치인과 공무원은 그 세금을 알뜰하게 잘 써라. 떼먹고 낭비되는 일이 없게 신경을 써라. 그게 선진국이 되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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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세 개선을 위한 국민의 소리

1. 부가가치세를 신고해야되는데?...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작성자 : 정0수   작성일: 2003-07-22 

** 안녕하세요?  부가가치세를 신고해야하는데..조금은 난감합니다.

서식이 바뀌어서 간단한 것은 좋은데 지난 자료가 확인이 안 되어서 불편한 점도 있군요.

다른 게 아니라 지난번까지만 해도 예정신고 때 납부한 금액과 신용카드 매출금액이 기재가 되어서 계산하기가 참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서식은 그런 게 전혀 기제가 안 되어있군요?. 사실은 신용카드사에서 보내준 분기별 매출전표를 잘 받아야 하는데 우편물 분실 때문에 그렇지 못합니다. 전화상담으로 세무서에 알아볼까 하고 전화를 해보지만 이 기간동안 세무소에 전화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은 요..과세기간동안 세무소에 잡히는 납세자별 신용카드 매출액 과 그에 대한 일정공제세율이 2%인 것 같은데 그에 대한 세액을 기재를 해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예정납부세액이 있다면 그것도 기재를 했으면 하고요. 참고로 저는 간이과세입니다.

그 점만 보안이 된다면 정말 손쉽게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 부가세 신고서 발송에 관한 건

작성자: 김0호   작성일: 20030722 조회: 33 

안녕하세요. 연일 바쁜 업무에 수고가 많으십니다. 7월 25일까지는 부가세 자진 신고기간입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요즘은 웬만한 업무는 앉아서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저희 집은 촌이고 부모님도 연로하셔서 아직 인터넷이라는 문명에 눈뜨지 못했습니다. 항상 신고기간에는 제가 집에 가서 부가세신고서를 작성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7월 중순이 넘도록 신고서가 오지 않았습니다. 저도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느라 주중에는 가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전에는 항상 2주전에 신고서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저희도 대처하기가 난감하네요. 서식이야 인터넷에 접속하면 다운받을 수 있지만, 비단 저희 부모님뿐만 아니라 연로하시고 문명의 혜택을 못 보시는 분들을 생각하신다면 신고서 양식이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받아볼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도 서비스차원에서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장마철이라 불쾌지수도 높고 습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3.부가세 안내장에 임대보증금 예금 이자율을 고지해 주세요

작성자: 부가가치세과   작성일: 20030721 조회: 6 

안녕하세요? 6개월에 한번씩 하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할 때 임대보증금에 적용할 정기예금 이자율이 늘 틀리기 때문에 안내말씀을 내보내실 때마다 안내장에 이번의 이자율을 ....입니다 라고 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안내장을 받고 늘 전화를 해 확인한 후 계산해서 보내는데 불편합니다. 민원인이 전화를 하지 않고도 안내장만 보고 계산해 보내면 세무서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덜 번거로우실 것입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리며

안 0선 드림.

세금신고때마다 쩔쩔매는 납세자:사람일보 - 사람 사는 세상 (saramilbo.com)

≪사람일보≫ 세금신고때마다 쩔쩔매는 납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