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30
도깨비 명운
모터보트 119구조대원이 모터보트 위에 앉아
멋진 모습으로 해수욕장 바다 위에서
근접하여 순찰한다
혹여 물에 빠진 피서객 물놀이 사고 예방 차원이다
모터보트에 앉아 순찰하는 모습이 멋지다
젊은 시절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모터보트 타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린 어두워 질 때까지 해변에 의자를 놓고
차츰 어두어 지는 바다를 보거나
너울파도 해변으로 밀려오며 힘을 과시하는
우렁찬 소리를 듣고 몽돌 구르는 소리에
자연의 오묘함을 가슴에 새긴다
수십 년 수백 년 반질반질하게 자갈이 갈려
변했을 것이다
우렁찬 소리는 바다가 아니라면 굉음일 것이다
바다이기 때문에
자주 접하지 않기에
파도 소리 몽돌 굴리는 소리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싫지 않은 것이리라
의자에 앉아 소연인 포즈 취하고
어여뿐 소연을 여러 컷 사진에 담는다
자세 취하는 모습이 프로에 가깝다
다음엔 포즈취하는 모습을 배워서
자세를 잡아줘야 겠다
훗날 사진첩 동영상으로 만들어
추억을 되새길 수 있게
맥주 소주 안주가 복숭아 포도 자두하고
마트에서 묶음으로 세일 판매하는 과자였지만
그 어떤 육류 고기류보다 안주가 좋았다
누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어떤 분위기였는가
장소가 어디였는가에 따라
술맛과 안주 맛 느낌이 다른 것이다
여름이 가기 전 소연인 바닷가에서 텐트 치고
하룻밤 보내자고 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하룻밤이지만
기회를 잡은 것이다
좋다는 말이 이런 시간에 나오는 것이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웅장한 파도 소리 들으며
바닷가에서 텐트 치고 하룻밤 보낸다는 것
무수히 떠 있는 별과
달빛에 속삭이는 파도의 은물결
그 사물들과 하나가 된다는 것
이보다 행복한 것이 어디 있으랴
파도는 해거름 때보다 밤이 깊어질수록
더 웅장하게 으르릉거린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해변 역시
급변하는 도시화로 조명 불빛이 많아져
별이 잘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해무가 저 멀리 바다에서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입은 옷이 눅눅해지고 살갗이 차가워진다
우린 텐트 안으로 들어가 나란히 누웠다
누운 채로 팔베개 하고 그녈 끌어 앉고 입맞춤한다
소연인 숨을 고른다
한동안 전신을 전위하고 혀를 주고받다가
깊은 꿈속으로 유영한다
혹시나 거친 파도가 날 끌어가더라도
옆에서 누운 채로 끌어안은 소연일
놓지 않겠다는 각오는 금세 파도 소리에 묻힌다
새벽이다
옆에서 자는 소연인 한참 꿈속이다
자는 소연이 볼을 살며시 만지고
뽀뽀해주고 텐트 쟈크를 열고 나온다
팔월 둘째 주 일요일 아침 2017년 8월 13일
바닷가는 시원하고 상쾌하다
간밤에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일출이 시작되기 전
일어났다는 것은 마음과 몸이 편하다는 것이리라
수평선 저 멀리 동이 트기 시작한다
하늘엔 구름이 많고 해무가 많은 것을 보니
끓는 바다를 뚫고 올라오는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없겠다.
구름층이 붉게 물들이나 십더니
드디어 일출이 시작된다
붉은 해가 조금 솟아오르다가 구름층으로 숨는다
하지만 구름층 속으로 떠올랐지만
구름층이 물들어 구름 모양 모양이 아름답다
휴대전화길 일출시작되기 전부터 몽돌에 부서지는
파도와 너울성 파돌 찍거나 동영상 촬영을 했다
일생 숱한 날 중에 이렇게 멋진 모습을
얼마나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훗날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둬야 한다
스쳐 지나가는 한순간을 찰나라 한다
그러고 보면 하루하루가 찰나다
무엇을 하고 있든 순식간에 지나가고
한번 간 시간은 시곗바늘처럼 되돌릴 수가 없다
날마다 무언가 하며
날마다 감정이 달라지는 찰나의 순간
그 순간 감정이 최고여야 하겠다
삶이란 마음 먹기 따라 달라진다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