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7.25
오른 산 : 금남지맥 봉화산
위치 : 전북 익산
산행거리 : 16km 산행시간 : 6:00 날씨 : 맑음
산행 길 : 함라-함라산-봉화산-칠목제-주례재-망해산-취성산-평북망향동산
산행 후기 :
민생고에 허덕이면 삶의 질이 누추하고 여가 활용이 어렵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이제는 삶이
윤택해지고 시민의식도 많이 선진화 된 것을 알 수가 있다. 특히 여가 선용에 관심이 커지고, 다양한 상품이 개발 되어있다. 제주도에서 올레길이 관심을 모으더니,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는 것
같다. 지리산 둘레길 등의 관광상품이 지방색에 따라 개발 된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도 익산 둘레길의 일부이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피서철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계곡과 바다로 가지만, 나는
以熱治熱이라 찌는 듯한 폭염 아래 산에 올라 체내에 있는 땀을 쏟고 나면 심신이 산뜻해진다.
그래서 한여름에는 대머리를 드러내는 북한산, 관악산의 암릉길을 즐겨 찾는다.
07:00 서울을 떠난 버스는 09:30 이인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한다. 날씨는 흐리지만 비는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 날로 짙푸르게 자라는 벼가 있는 들판을 달려 09:44 연무, 강경 나들목을 나선다.
강경에 들어서니 옛 명성의 젓갈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차창을 통해 좌측으로 저 멀리 미륵산이
보인다. 함라읍사무소 뒤 골목길로 들어가 익산둘레길 시작점에서 10:05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가 맑아지고 후덥지근한 것이 오늘 하루 고행을 예고한다. 민가 앞을 지나 숲길로 들어선다. 얼마를
오르다 길섶에 숨어있는 동굴을 본다.
함라산 갈림길에 이른다. 함라산은 정맥 길에서 벗어나 있지만 고을 지명과 같은 산이라 다녀오기로 한다. 웅포재(함라재)에는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다.
둘레길로 잘 다음어진 산책로이다.
10:40 정상은 넓은 안부로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이다. 되돌아 산책길을 따라 봉화산을 오른다.
정자가 정상을 지키고 있고, 가벼운 복장의 주민 몇 명이 있다. 평야를 가르는 금강과
(長江割地去라 길고 긴 강은 땅을 베고 가는 것 같다)
지난 구간의 걸어온 자취를 더듬어 본다. 미륵산은 어디에서나 보인다. 상의는 축축하고, 이마에서 흐른 땀 방울이 콧잔등을 타고 떨어진다. 금강의 강바람에 잠시 더위를 식히고 내리막을 친다. 산책로는 칠목재까지 이어진다. 칠목재의 포장도로 음식점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천자봉님을 뒤에 두고
홀로 나섰다.
도로를 횡단, 감이 달린 민가를 지나 다시 숲속으로 들어선다.
삼각점에서 직각 좌회전, 수례재로 발길을 한다. 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쳐낸다. 홀로 걷는 산행길이 외로울 것 같지만 자유로움과 한적함이 더 좋다. 물론 위험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송전철탑의 루트를 따라 간다. 차량이 달리는 소음이 들린다. 수례재가 가까워 진 것이다. 도로변 마을 입구에 세워진 정자에서 동네 분들이 소주 한 잔 들고 가라한다.
산은 야트막하지만 풍수지리가 좋은지 가족묘가 많다. 대나무 숲을 지나간다. 다녀온 대간과
정맥구간 중에 산죽지대는 많이 보았지만 여기와 같이 장죽의 밀집 지역은 처음 본다.
130봉에 이르러 무명의 묘 잔디에서 빵으로 홀로 식사를 한다. 백일홍이 붉게 피어있다.
노부부를 만난다. 나이도 그렇지만 부부가 함께 여유롭게 오르는 것이 부러운 모습이다. 얽히고설킨 칡넝쿨이 목을 감싸며 뒤로 당긴다. 장애물까지 힘들게 한다.
고전 끝에 임도에 오른다. 앞선 일행을 만난다. 14:14 팔각정에 올랐다. 사방의 중심이라 조망이 뛰어나다. 신을 벗고 큰 대자로 누워도 본다.
서쪽으로 망해산이 코앞에 있다. 정자를 뒤로 하여 망해산 가는 길 산 아래에 강변에는 나포면의
알록달록한 마을과 골프장도 그리고 서쪽으로는 금강대교가 보인다.
망해산에는 헬기장이 3개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군산시가지와 멀리 장항의 제련소 굴뚝이 보인다. 이제 남은 한 봉우리, 취성산이 남았다. 망해산에서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와 우측으로 내려간다. 약간의 빗방울이 떨어지다 만다. 임도를 따라 얼마를 가다 우측의 숲 속으로 들어가 취성산으로 오른다. 키를 넘는 잡목과 넝쿨이 앞을 막는다. 간신히 정상에 오르니 산불 감시초소가 쉼터를 제공한다.
선두와 만나 휴식을 취한다. 산 아래 버스가 보인다. 짧은 거리지만 산길은 원시림만 같아 팔다리에는 긁힌 자국이 많다. 힘든 산행을 마치고 삼계탕으로 후식을 즐긴 후, 남은 한 구간 산행 시 다시
올 것을 기약하고 서울로 출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