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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행기 21편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편에서 저는 타자와코행 보통열차를 이용해서 타자와코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제부터 모리오카행 보통열차가 출발하는 오후 3시 40여 분까지는 순전히 자유시간입니다. 지금부터 타자와코 주변을 둘러보면서 자연을 만끽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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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서 막 나왔습니다. 출발열차 안내를 보니 온통 신칸센뿐이군요. ^^;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주변이 온통 민가가 드문 산악지대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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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계를 대체하게 될(지금은 이미 완전히 세대교체를 마쳤지요) 차세대 신칸센 차량인 E6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페라리 디자이너인 오쿠야마 키요유키가 감수하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날렵한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실차는 저번 4월에 처음으로 보았는데 포스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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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 시를 비롯한 이곳 타자와코에서 드라마 아이리스를 촬영했는데요, 마침 한류가 크게 유행하던 때라 이에 대한 홍보가 한창이었습니다.
저는 드라마 아이리스를 군대에서 보았는데요 -_-;;;; 딱 한 회만 보았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또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날 즈음이었는데 한 시간 내내 이병헌과 김태희가 염장질을 하는 장면만 나오더군요. ㅎㅎㅎ 그리고 대미는 사탕키스로 으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를 비롯하여 사탕키스에 열폭한 동기 친구들이 이불 뻥뻥 차던 소리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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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른 시간이어서 문을 열지 않았지만 타자와코 및 근처 츠루노유 온천으로 향하는 버스 안내소도 있습니다.
각 지역별 시간표와 경로까지 보기 좋게 적혀있어 처음 오는 손님들도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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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아예 이렇게 사진까지 찍어서 안내를 하는군요. 으잌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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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제가 그동안 말씀드리지 않은 게 있는데요, 그동안 이전 편에서 심심찮게 등장했던 이민가방 같은 캐리어는 HHP를 개시한 이래로(여행기 11편부터) 언제나 저와 함께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오^
뭐 그동안은 특정한 베이스캠프 없이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같이 관광하는 와중에도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건 좀 곤란하겠지요?
그래서 캐리어는 잠시 코인락커에 맡겨두기로 합니다. 500엔짜리에 넣기엔 공간이 많이 남지만 300엔짜리는 어림도 없기에(...) 어쩔 수 없이 500엔짜리에 넣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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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사진까지 찍으면서까지 친절하게 안내를 하였지만 역 바로 앞이 버스정류장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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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번 정류장은 길다란 정류장 앞뒤에 표식을 세워놓아서 구분을 하고 있는데요, 타자와코나 뉴토온천, 그리고 츠루노유온천 등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버스는 모두 1번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운행시각을 보니 타자와코 입구를 경유해서 뉴토온천으로 향하는 버스가 시간당 한 대 꼴로 가장 자주 있고, 카쿠노다테역까지 가는 버스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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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의 운행경로도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타자와코 입구인 타자와호반까지는 경로가 겹치는 노선이 많아 가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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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탄 버스는 아닙니다만, 정작 탔던 버스는 사진이 심하게 흔들려서^^;;; 대신 올려봅니다.
8시 45분 뉴토온천으로 향하는 버스인데요, 앞에 행선지가 붙어있으니 잘 보고 타셔야 합니다.
저는 5분 뒤에 출발하는 타자와코를 한 바퀴 일주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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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심심해서 찍어봤습니다. -_-ㅋ 후지중공업에서 1990년에 제작되었네요.
당시 기준이라해도 21년째 운영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이정도 연식이면 영업용은 물론 자가용으로도 찾기 힘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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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맨 앞에 앉아 풍경사진이나 실컷 찍어보기로 합니다.
지금은 타자와코로 가는 길목인데요, 아직까지는 평범한 풍경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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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와코에 도착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한 바퀴를 돌기로 하는데요, 날씨가 궃으니 풍경이 영 살아나지를 않네요.
원래는 타자와코 입구에 내려서 자전거를 빌리고 느긋하게 하이킹을 즐길 생각이었지만 날씨가 궃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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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달리다 어느 리조트 앞에서 정차하였는데요, 여기에서 잠깐 동안 차에서 내려 주변을 관람할 시간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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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조금 걸어내려가니 타자와코의 상징, 타츠코상이 서있습니다.
여기에는 타츠코상에 얽힌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데요 잠깐 보고 넘어가시겠습니다. ^^
먼 옛날, 타자와호수 근방 칸나리마을에는 타츠코라는 아가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마을사람들로부터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하였지만, 자신의 미모가 언젠가는 사라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신의 아름다움을 언제까지나 간직하십사 오오쿠라관음에게 백일동안 소원을 빌었습니다.
기도를 마치자 오오쿠라관음은 타츠코에게 마을 북쪽에 있는 고자이시 신사의 영수를 찾아 마실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타츠코는 관음의 말대로 고자이시 신사의 영수를 찾아 마셨지만 아무리 마셔도 심한 갈증만을 느낄 뿐이었습니다.
심한 갈증에 계속해서 물을 마신 타츠코는 어느 순간 거대한 용의 모습으로 변화하였고, 그 사실을 알게 된 타츠코는 타자와호수에 뛰어들어 몸을 숨기고 살게 되었습니다.
한편 타츠코의 어머니는 산으로 들어간 후 돌아오지 않는 딸을 찾아 헤매다 타자와호수에서 용이 된 타츠코를 만났습니다.
사람의 몸이 아닌 타츠코를 보고 슬퍼하던 어머니는 이별을 고하는 타츠코에게 손에 들고 있던 횃불을 던지자
물에 들어간 횃불은 물고기가 되었는데요, 이 물고기가 타자와호수에만 서식했던 쿠니마스라고 합니다.
또 한편으로 타자와코에서 쫓겨나 하치로가타라는 호수를 만들고 그곳의 주인이 된 하치로라는 용이 있었는데, 타츠코에 반해 연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매년 가을마다 하치로는 연인인 타츠코를 만나러 타자와호수에 옮겨와 겨울을 함께 보냈는데요,
하치로가 없는 동안 하치로가타호수는 수심이 점점 수심이 낮아져 겨울이 되면 얼어붙고
2명이 용이 사는 타자와호수는 반대로 수심이 더욱 깊어져 겨울에도 얼어붙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떤가요? 겨울에도 얼지 않는 타자와코를 소재로 한 전설이 재미있게 느껴지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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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늘도 꾸리꾸리한데다 비까지 내리니 호수가 도무지 빛이 나질 않네요. ㅠ_ㅠ
날씨까지 제법 쌀쌀해서 한 손에는 우산을,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는 대강 찍고 후다닥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 사진을 쭉 보는데 타자와코에서 찍은 사진은 제대로 나온 게 없어 너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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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숲길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것도 하이킹을 하면서 느긋하게 찍었음 훨씬 이쁘게 나왔을텐데 말이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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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변화하던 타자와코의 풍경
자전거로 돌아봐도 시시각각 풍경이 바뀌는 게 보이는데 빠르게 달리는 버스 안이라 그 속도는 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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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도 10분 남짓한 시간이 주어지는데요, 기사님이 알려준 길을 따라 내려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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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사가 나타납니다. 도리이가 호수를 향해 열려있는 것 같네요. 타츠코상도 여기를 통해서 호수를 오가는 걸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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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이 얕은 듯 푸른 에메랄드빛의 호수물이 무척이나 예쁩니다.
예전에 삼척에서 비슷한 색깔의 바닷물을 보고 무척이나 감탄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물빛은 오랜만에 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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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곳의 포인트를 모두 보고 타자와호반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타자와코 일주를 모두 마쳤는데요, 시간이 촉박하거나 핵심 볼거리만 찍고 가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분명 좋은 방법이겠지만 아쉽게도 저랑은 그다지 맞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곳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보면서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음미하는 스타일인데 그 예쁜 풍경들이 휙휙 지나가버리니까 크게 감흥이 없더라구요. ㅠ_ㅠ
다음에는 날씨 좋은 날에 들러서 하나하나 제대로 둘러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타자와코 관광을 모두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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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역으로 돌아가지 않고 중간에 타자와호반에서 내렸습니다.
현재 시간은 인제 오전 10시. 예상보다 시간이 크게 남았지만 덕분에 온천에 오래토록 있을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 ㅎㅎㅎ
정류장에 붙여져있는 온천행 버스 시각표를 보니 대략 10시 반 정도. 시간도 충분하니 그동안 주변을 거닐면서 아쉬운대로 사진 몇 장 더 찍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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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궃게도 버스일주를 하는 내내 비가 쏟아지더니 내리니깐 이렇게 비가 그쳤습니다.
산자락 사이로 안개가 피어올라오면서 잿빛 풍경도 점차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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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을 때는 이곳에서 유람선도 탈 수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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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에 주변 산이며 호수며 자신의 푸르름을 거의 되찾았습니다.
입구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이정도인데 맑을 때 호수 깊숙이 갔음 얼마나 이뻤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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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못해 정류장 앞에서 대강 줌 땡겨서 찍은 도로사진도 이렇게나 매력적입니다.
진심 다음에 꼭 찾아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들부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첫댓글 슬픈전설(?)이 있다는 그곳이군요 ㅠㅠ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임자도 만났으니 나름 해피엔딩인 듯 합니다. ㅎㅎ
날이 갠 뒤의 사진들은 정말 어디 바탕화면으로 쓰고싶을 정도로 예쁘군요! 더 아쉬움이 크셨을것 같습니다 :)
그쵸? 그래도 마지막에 잠시나마 날이 개어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
저는 타자와코를 자전거로 한바퀴 돌았는데, 버스를 타셨군요. 생각보다 커서 꽤나 고생좀 했다는건 비밀(...)
버스로 한바퀴 도는데 천엔 가까이 들더라구요. 확실히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나저나 저도 원래는 자전거로 돌 생각이었는데... 부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