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정권비판 전단배포 교사 해임은 가혹”등의 보도에 대한 해명
□ 보도개요
○ 일 시 : 2010. 11. 6.(토) ~ 2010. 11. 8.(월)
○ 언 론 사 :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 몇몇 언론사
○ 제 목 : “‘정권비판’ 전단배포 교사 해임은 가혹”(연합뉴스)
정부 비난 전단 나눠준 교사 법원 “해임은 지나쳤다” 판결(조선일보)
○ 주요 보도내용
- 정권에 대한 불만을 담은 전단을 배포했다는 등의 이유로 교사
에게 내려진 해임 처분은 가혹해 취소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 김형태 교육의원 입장 및 해명 내용
지난 주 금요일(11월 5일) 10시, 저에 대한 행정법원 선고가 있었습니다.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보도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등 몇몇 언론이 하필이면 제목을 위와 같이 뽑아, 전후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제가 마치 반정부인사라도 되는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렇게 해명자료를 냅니다.(그저 ‘작은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좋은 선생님 되려고 애쓰던 평범한 사람을 투사로 만드는 현실이 서글픈 뿐이고, 몇몇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저의 소회를 두서없이 적습니다.)
'08년 당시 학생들이 촛불집회 참석 후, 주최측에서 나누어 준 <이명박아웃>이라는 A4크기의 초록색 전단지를 자연스럽게 학교에 가져와, 더러는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고, 더러는 부채처럼 접기도 했습니다. 제가 출근길에 복도와 계단에 떨어진 전단지 몇 개를 주워, 교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았는데, 학생들이 와서 자기 것이라며 달라기에 준 적이 있습니다. 이것을 학교 측에서는 침소봉대하여 다른 징계사유에 포함시켜 저를 반정부인사처럼 악의적으로 호도하여 파면했던 것입니다.
’솔직하게, ‘약자인 학생과 학부모 편에 서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싫어 파면했다’ 다시 말해 ‘급식비리 등 교육비리를 공익제보한 것이 미워 파면했다’ 그러면 억울하지나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상 보복적 파면이면서도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파면하니 참으로 피가 거꾸로 솟는 듯 고통스러웠습니다. 특히 CA활동 시간에 저의 시집을 무료로 나누어주며 몇 시간 수업을 했는데, 칭찬을 못할망정 강매를 했다고 징계를 하니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교육청에 교육비리를 제보했는데, 공익제보자인 저를 지켜주지도 못했고, 당시 교육청은 문제를 해결해주기는커녕 축소·은폐 감사와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했고, 당시 경찰과 검찰도 비리사학에 대해 면죄부 주기에 급급했습니다. 당시 저는 희망을 볼 수 없었습니다. 정말 깜깜하고 절망스러웠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분신을 생각했겠습니까? 전태일 열사처럼 저 하나 죽어서라도 교육비리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된다면 저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즈음 노무현 전대통령이 돌아가셨습니다. 저의 지인들이 저의 계획을 눈치 채고 만류했습니다. 죽음 대신 죽기를 각오하고 견뎌보자고 하면서... 그래서 죽을 각오로 1년 넘게 학교 앞에서, 교육청 앞에서, 남부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였습니다. 깨어있는 시민들과 언론들 덕분에 어느새 교육비리 척결의 상징이 되었고, PD수첩과 함께 ‘투명사회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시민단체의 추천으로 교육의원 선거에 나와 당선되는 영광까지 안았습니다.
행정소송에서의 승소로 이제 넘을 산은 거의 넘은 듯합니다. 지난 며칠, 사필귀정이라며 축하한다는 인사를 참으로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난 저는 어쩐지 기쁘지 않았습니다. “웃어도 눈물이 난다”는 말처럼, 그저 서글프고 착잡하고 심란하였습니다. 목숨 걸고 끈질기게 버텨, 명예는 회복했다지만, 저와 가족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과 상처는 이미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육비리, 제발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교육비리는 아이들의 꿈을 훔치는 도둑질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선생님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해직시키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익제보했다가 해직되는 교사는 제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둑을 신고했는데, 잡으라는 도둑은 잡지 않고, 신고자를 잡는 세상이 이제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저에 대한 언론보도는 이미 200회 가까이 되는 듯합니다. 저의 해직과정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보다 자세한 것은 다른 언론보도를 참고바랍니다)
교육의원 김형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