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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오호윤국어방 원문보기 글쓴이: 오호윤
해바라기 씨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실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해ㅅ빛이 입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약시 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 지르고 간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이다.
지는 해
우리 오빠 가신 곳은
해님이 지는 서해 건너
멀리 멀리 가셨다네.
웬일인가 저 하늘이
피ㅅ빛 보담 무섭구나!
난리 났나. 이 났나.
띠
하늘 우에 사는 사람
머리에다 띠를 띠고,
이땅우에 사는 사람
허리에다 띠를 띠고,
땅속나라 사는 사람
발목에다 띠를 띠네.
산너머 저쪽
산너머 저쪽 에는
누가 사나?
뻐꾸기 영우에서
한나절 울음 운다.
산너머 저쪽 에는
누가 사나?
철나무 치는 소리만
서로 맞어 쩌 르 렁!
산너머 저쪽 에는
누가 사나?
늘 오던 바늘장수도
이봄 들며 아니 뵈네.
홍 시
에저께도 홍시 하나.
오늘에도 홍시 하나
까마귀야. 까마귀야.
우리 남게 왜 앉었나.
우리 오빠 오시걸랑.
맛뵐라구 남겨 뒀다.
후락 딱 딱
훠이 훠이!
무서운 시계
오빠가 가시고 난 방안에
숯불이 박꽃처럼 새워간다.
산모루 돌아가는 차, 목이 쉬여
이밤사 말고 비가 오시랴나?
망토 자락을 녀미며 녀미며
검은 유리만 내여다 보시겠지!
오빠가 가시고 나신 방안에
시계소리 서마 서마 무서워.
삼월 삼질 날
중, 중, 때때 중,
우리 애기 까까 머리.
삼월 삼질 날,
질나라비, 훨, 훨,
제비 새끼, 훨, 훨,
쑥 뜯어다가
개피떡 만들어.
호, 호, 잠들여 놓고
냥, 냥, 잘도 먹었다.
중, 중, 때때 중,
우리 야기 상제로 사갑소.
딸 레
딸레와 쬐그만 아주머니,
앵도 나무 밑에서
우리는 늘 셋동무.
딸레는 잘못 하다
눈이 멀어 나갔네.
눈먼 딸레 찾으러 갔다 오니,
쬐그만 아주머니 마자
누가 다려 갔네.
방울 혼자 흔들다
나는 싫여 울었다.
산 소
서낭산ㅅ골 시오리 뒤로 두고
어린 누이 산소를 묻고 왔오.
해마다 봄ㅅ바람 불어를 오면,
나들이 간 집새 찾어 가라고
남먼히 피는 꽃을 심고 왔오.
종달새
삼동 내-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저리 놀려 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저리 놀려 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홀로 놀자.
병
부엉이 울든 밤
누나의 이야기-
파랑병을 깨치면 금시
파랑바다.
빨강병을 깨치면
금시 빨강 바다.
뻐꾸기 울든 날
누나 시집 갔네-
파랑병을 깨트려
하늘 혼자 보고.
빨강병을 깨트려
하늘 혼자 보고.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담배ㅅ대를 물고
들에 나가시니,
궂은 날도
곱게 개이고,
할아버지가
도롱이를 입고
들에 나가시니,
가문 날도
비기 오시네.
말
말아,
다락 같은 말아,
너는 즘잔도 하다 마는
너는 왜 그리 슬퍼 뵈니?
말아, 사람편인 말아,
검정 콩 푸렁 콩을 주마.
*
이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데 달을 보며 잔다.
산에서 온 새
새삼나무 싹이 튼 담우에
산에서 온 새가 울음 운다.
산엣 새는 파랑치마 입고,
산엣 새는 빨강모자 쓰고,
눈에 아름 아름 보고 지고.
발 벗고 간 누이 보고 지고.
따순 봄날 이른 아침부터
산에서 온 새가 울음 운다.
바 람
바람.
바람.
바람.
늬는 내 귀가 좋으냐?
늬는 내 코가 좋으냐?
늬는 내 손이 좋으냐?
내사 원통 빨개졌네.
내사 아므치도 않다.
호 호 칩어라 구보로!
별 똥
별똥 떨어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기 차
할머니
무엇이 그리 슬어 우십나?
울며 울며
녹아도로 간다.
해여진 왜포 수건에
눈물이 함촉,
영 ! 눈에 어른거려
기대도 기대도
내 잠못들겠소.
내도 이가 아퍼서
고향 찾어 가오.
배추꽃 노란 사월 바람을
기차는 간다고
악 물며 악물며 달린다.
고 향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산엣 색시 들녘 사내
산엣 새는 산으로,
들녁 새는 들로.
산엣 색시 잡으러
산에 가세.
작은 재를 넘어 서서,
큰 봉엘 올라 서서,
(호-이)
(호-이)
산엣 색시 날래기가
표범 같다.
치달려 달어나는
산엣 색시,
활을 쏘아 잡았읍나?
아아니다,
들녘 사내 잡은 손은
차마 못 놓더라.
산엣 색시,
들녘 쌀을 먹였더니
산엣 말을 잊었음네.
들녘 마당에
밤이 들어,
활 활 타오르는 화투불 너머로
너머다 보며-
들녘 사내 선웃음 소리
산엣 색시
얼골 와락 붉었더라.
내맘에 맞는 이
당신은 내맘에 꼭 맞는이.
잘난 남보다 조그만치만
어리둥절 어리석은 척
옛사람 처럼 사람좋게 웃어좀 보시오,
이리좀 돌고 저리좀 돌아 보시오,
코 쥐고 뺑뺑이 치다 절 한 번만 합쇼.
호. 호. 호. 호. 내맘에 꼭 맞는이.
큰말 타신 당신이
쌍무지개 홍예문 틀어 세운 벌로
내달리시면
나는 산날맹이 잔디밭에 앉어
기를 부르지요.
(앞으로-가. 요.)
(뒤로-가. 요.)
키는 후리후리. 어깨는 산ㅅ고개 같어요.
호. 호. 호. 호. 내맘에 맞는이.
무어래요
한길로만 오시다
한고개 넘어 우리집.
앞문으로 오시지는 말고
뒤ㅅ동산 새이ㅅ길로 오십쇼.
늦은 봄날
복사꽃 연분홍 이슬비가 나리시거든
뒤ㅅ동산 새이ㅅ길로 오십쇼.
바람 피해 오시는이 처럼 들레시면
누가 무어래요?
숨 ㅅ기내기
나-f 눈 감기고 숨으십쇼.
잣나무 알암나무 안고 돌으시면
나는 샅샅이 찾어보지요.
숨ㅅ기내기 해종일 하며는
나는 슬어워진답니다.
슬어워지기 전에
파랑새 사냥을 가지요.
떠나온지 오랜 시골 다시 찾어
파랑새 사냥을 가지요.
비듥이
저 어는 새떼가 저렇게 날러오나?
저 어는 새떼가 저렇게 날러오나?
사월ㅅ달 해ㅅ살이
물 농오리 치덧하네.
하늘바래기 하늘만 치어보다가
하마 자칫 잊을 뻔 했던
사랑, 사랑이
비듥이 타고 오네요.
비듥이 타고 오네요.
2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오월 소식
오동나무 꽃으로 불밝힌 이곳 첫 여름이 그립지 아니한
가?
어린 나그네 꿈이 시시로 파랑새가 되어오려니.
나무 밑으로 가나 책상 턱에 이마를 고일 때나,
네가 남기고 간 기억만이 소근 소근거리는구나.
모초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울렁거리여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남설거리나니.
...나는 갈매기 같은 종선을 한창 치달리고 있다...
쾌활한 오월넥타이가 내처 난데없는 순풍이 되어,
하늘과 딱닿은 푸른 물결우에 솟은,
외따른 섬 로만팈을 찾어갈가나.
일본말과 아라비아 글씨를 아르키러간
쬐그만 이 페스탈로치야, 꾀꼬리 같은 선생님 이야,
날마나 밤마다 섬둘레가 근심스런 풍랑에 씹히는가 하
노니,
은은히 밀려 오는 듯 머얼미 우는 오ㄹ간 소리...
이른봄 아침
귀에 설은 새소리가 새여 들어와
참한 은시계로 자근자근 얻어맞은 듯.
마음이 이일 저일 보살필 일로 갈러져,
수은방울처럼 동글 동글 나동그라져,
춥기는 하고 진정 일어나기 싫어라.
*
쥐나 한 마리 훔켜 잡을 듯이
미닫이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
사루마다 바람 으론 오호 ! 치워라.
마른 새삼넝쿨 새이 새이로
빠알간 산새새끼가 물레ㅅ북 드나들 듯.
*
새새끼 와도 언어수작을 능히 할가 싶어라.
날카롭고도 보드라운 마음씨가 파다거리여.
새새끼와 내가 하는 에스페란토는 휘파람이라.
새새끼야, 한종일 날어가지 말고 울어나 다오,
오늘 아침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처럼 외로워라.
*
산봉오리-저쪽으로 돌린 푸로우피일-
패랑이꽃 빛으로 볼그레 하다,
씩 씩 뽑아 올라간, 밋밋하게
깎어 세운 대리석 기둥인 듯,
간ㅅ뎅이 같은 해가 이글거리는
아침 하늘을 일심으로 떠받치고 섰다.
봄ㅅ바람이 허리띠처럼 휘이 감돌아서서
사알랑 사알랑 날러 오노니,
새새끼도 포르르 포르르 불려 왔구나.
가모가와
가모가와 심리ㅅ벌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목이 자졌다... 여울 물소리...
찬 모래알 쥐여 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여 짜라. 바시여라. 시원치도 않어라.
역구풀 우거진 보금자리
뜸북이 홀어멈 울음 울고,
제비 한 쌍 떠ㅅ다,
비맞이 춤을 추어.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물바람.
오랑쥬 껍질 씹는 젊은 나그네의 시름.
가모가와 십리ㅅ벌에
해가 저물어... 저물어...
발 열
처마 끝에 서린 연기 따러
포도순이 기여 나가는 밤, 소리 없이,
가물음 땅에 스며든 더운 김이
등에 서리나니, 훈훈히,
아아, 이 애 몸이 또 달어 오르노나.
가쁜 숨결을 드내쉬노니, 박나비처럼,
가녀린 머리, 주사 찍은 자리에, 입술을 붙이고
나느 중얼거리다, 나는 중얼거리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다신교도와도 같이.
아아, 이 애가 애자지게 보채노나!
불도 약도 달도 없는 밤,
아득한 하늘에는
별들이 참벌 날으듯 하여라.
석 류
장미꽃 처럼 곱게 피여 가는 화로에 숯불,
입춘때 밤은 마른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 겨울 지난 석류열매를 쪼기여
홍보석 같은 알을 한알 두알 맛 보노니,
투명한 옛 생각, 새론 시름의 무지개여,
금붕어처럼 어린 녀릿녀릿한 느낌이여.
이 열매는 지난 해 시월 상ㅅ달, 우리 둘의
조그마한 이야기가 비롯될 때 익은 것이어니.
작은아씨야, 가녀린 동무야, 남몰래 깃들인
네 가슴에 졸음 조는 옥토끼가 한 쌍.
옛 못 속에 헤엄치는 흰고기의 손가락, 손가락,
외롭게 가볍게 스스로 떠는 은실, 은실
아아 석류알을 알알이 비추어 보며
신라천년의 푸른 하늘을 꿈꾸노니.
슬픈 인상화
수박냄새 품어 오는
첫여름의 저녁 때...
먼 해안 쪽
길옆 나무에 늘어 슨
전등. 전등.
헤엄쳐 나온 듯이 깜박어리고 빛나노나.
침울하게 울려 오는
축항의 기적소리... 기적소리...
이국정조로 퍼덕이는
세관의 기ㅅ발. 기ㅅ발.
세멘트 깐 인도측으로 사폿사폿 옮기는
하이얀 양장의 점경!
그는 흘러가는 실심한 풍경이여니...
부질없이 오량쥬 껍질 씹는 시름...
아아, 애시리,황
그대는 상해로 가는 구료...
향 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불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갑판 우
나지익 한 하늘은 백금빛으로 빛나고
물결은 유리판처럼 부서지며 끓어오른다.
동글동글 굴러오는 짠바람에 뺨마다 고운 피가 고이고
배는 화려한 김승처럼 짓으면 달려나간다.
문득 앞을 가리는 검은 해적 같은 외딴섬이
흩어져 날으는 갈매기떼 날개 뒤로 문짓 문짓 물러나
가고,
어디로 돌아다보든지 하이얀 큰 팔구비에 안기여
지구덩이가 동그랗다는 것이 길겁구나.
넥타이는 시원스럽게 날리고 서로 기대 슨 어깨에 유
월 볕이 스며들고
한없이 나가는 눈ㅅ길은 수평선 저쪽까지 기폭처럼 퍼
덕인다.
*
바다 바람이 그대 머리에 아른대는구료,
그대 머리는 슬픈 듯 하늘거리고.
바다 바람이 그대 치마폭에 니치대는구료,
그대 치마는 부끄러운 듯 나부끼고.
그대는 바람보고 꾸짖는구료.
*
별안간 뛰여들삼어도 설마 죽을라구요
빠나나 껍질로 바다를 놀려대노니,
젊은 마음 꼬이는 구비도는 물구비
둘이 함께 굽어보며 가비얍게 웃노니.
태극선
이 아이는 고무뽈을 따러
흰 산양이 서로 부르는 푸른 잔디 우로 달리는지도
모른다.
이 아이는 범나비 뒤를 그리여
소스라치게 위태한 절벽 갓을 내닫는지도 모른다.
이 아이는 내처 날개가 돋혀
꽃잠자리 제자를 슨 하늘로 도는지도 모른다.
(이 아이가 내 무릎 우에 누온 것이 아니라)
새와 꽃, 인형, 납병정, 기관차들을 거나리고
모래밭과 바다, 달과 별 사이로
다리 긴 왕자처럼 다니는 것이려니,
(나도 일찍이, 점두록 흐르는 강가에 이 아이를
뜻도 아니한 시름에 겨워
풀피리만 찢은 일이 있다)
이 아이의 비단결 숨소리를 보라.
이 아이의 씩씩하고도 보드라운 모습을 보라.
이 아이 입술에 깃들인 박꽃 웃음을 보라.
(나는, 쌀, 돈셈, 지붕 샐 것이 문득 마음 키인다)
반디ㅅ불 하릿하게 날고
지렁이 기름불만치 우는 밤,
모와드는 훗훗한 바람에
슬프지도 않은 태극선 자루가 나부끼다.
카페, 프란스
옮겨다 심은 종려나무 밑에
빛두루 슨 장명등,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뻣적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멘트에 흐느끼는 불빛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 놈의 머리는 빗두른 능금
또 한놈의 심장은 벌레 먹은 장미
제비처럼 젖은 놈이 뛰어 간다.
*
(옹 패롵 서방 ! 꿋 이브닝!)
(꾿 이브닝!)(이 친구는 어떠하시오!)
울금향 아가씨는 이밤에도
경사 커-틴 밑에서 조시는 구료!
나는 자작의 아들도 아모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대리석 테이블에 닿는 내 뺌이 슬프구나!
오오, 이국종 강아지야
내 발을 빨어다오.
내 발을 빨어다오.
조약돌
조약돌 도글 도글...
그는 나의 혼의 조각 이러뇨.
앓는 피에로의 설움과
첫길에 고달픈
천제비의 푸념겨운 지줄댐과,
꾀집어 자즉 붉어 오르는
피에 맺혀,
비 날리는 이국 거리를
탄식하며 헤매노나.
조약돌 도글 도글...
그는 나의 혼의 조각 이러뇨.
피 리
자네는 인어를 잡아
아씨를 삼을수 있나?
달이 이리 창백한 밤엔
따뜻한 바다속에 여행도 하려니.
자네는 유리 같은 유령이 되어
뼈만 앙사하게 보일수 있나?
달이 이리 창백한 밤엔
풍선을 잡어타고
화분 날리는 하늘로 둥 둥 떠오르기도 하려니.
아모도 없는 나무 그늘 속에서
피리와 단둘이 이야기 하노니.
따알리아
가을 볕 째앵 하게
내려 쪼이는 잔디밭.
함빡 피어난 따알리아.
한낮에 함빡 핀 따알리아.
시약시야, 네 살빛도
익을 대로 익었구나.
시약시야, 순하디순하여다오.
암사심 처럼 뛰여 다녀 보아라.
물오리 떠 돌아 다니는
흰 뭇물 같은 하늘 밑에,
함빡 피어 나온 따알리아.
피다 못해 터져 나오는 따알리아.
홍 춘
춘나무 꽃 피뱉은 듯 붉게 타고
더딘 봄날 반은 기울어
물방아 시름없이 돌아간다.
어린아이들 제춤에 뜻없는 노래를 부르고
솜병아리 양지쪽에 모이를 가리고 있다.
아지랑이 졸음조는 마을길에 고달퍼
아름 아름 알어질 일도 몰라서
여윈 볼만 만지고 돌아 오노니.
저녁 해ㅅ살
불 피어오르듯하는 술
한숨에 키여도 아아 배고파라.
수저븐 듯 놓인 유리컵
바쟉바쟉 씹는 대로 배고프리.
네 눈은 고만스런 흑단초.
네입술은 서운한 가을철 수박 한점.
빨어도 빨어도 배고프리.
술집 창문에 붉은 저녁 해ㅅ살
연연하게 탄다. 아아 배고파라.
뻣나무 열매
웃 입술에 그 뻣나무 열매가 다 나섰니?
그래 그 뻣나무 열매가 지운 듯 스러졌니?
그끄제 밤에 늬가 참버리처럼 닝닝거리고 간 뒤로-
불빛은 송화ㅅ가루 삐운 듯 무리를 둘러 쓰고
문풍지에 아름푸시 얼음 풀린 먼 여울이 떠는구나
바람세는 연사흘 두고 유달리도 미끄러워
한창 때 삭신이 덧나기도 쉬웁단다.
외로운 서 강화도로 떠날 임시 해서-
웃 입술에 그 뻣나무 열매가 안나서서 쓰겠니?
그래 그 뻣나무 열매를 그대로 달고 가랴니?
엽서에 쓴 글
나비가 한 마리 날러 들어온 양 하고
이 종이ㅅ장에 불빛을 돌려대 보시압.
제대로 한동안 파다거리 오리다.
-대수롭지도 않은 산목숨과도 같이.
그러나 당신의 열적은 오라범 하나가
먼데 가까운데 가운데 불을 헤이며 에이며
찬비에 함추름 취적시고 왔오.
-스럽지도 않은 이야기와도 같이.
누나, 검은 이밤이 다 회도록
참한 뮤-쓰처럼 쥬무시압.
해발 이천 피이트 산봉우리 우에서
이제 바람이 나려 옵니다.
새빨간 기관차
느으릿 느으릿 한눈파는 겨를에
사랑이 수이 알어질가도 싶구나.
어린아이야, 달려가자.
두뺨에 피여오른 어여쁜 불이 일즉 꺼져 버리면 어찌 하자니?
줄 달음질 쳐 가자.
바람은 휘잉. 휘잉.
만틀 자락에 몸이 떠오를 듯.
눈보라는 풀. 풀.
붕어새끼 꾀여내는 모이 같다.
어린아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새빨간 기관차처럼 달려가자!
밤
눈 머금은 구름 새로
흰달이 흐르고,
처마에 서린 탱자나무가 흐르고,
외로운 축불이, 물새의 보금자리가 흐르고...
표범 껍질에 호젓하이 쌓이여
나는 이밤, (적막한 홍수)를 누워 건늬다.
호수1
얼골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 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2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꼬 간지러워.
호 면
손 바닥을 울리는 소리
곱드랗게 건너 간다.
그뒤로 흰게우가 미끌어진다.
겨 울
비ㅅ방울 나리다 누뤼알로 구을러
한 밤중 잉크빛 바다를 건늬다.
달
선뜻 ! 뜨인 눈에 하나 차는 영창
달이 이제 밀물처럼 밀려오다.
미욱한 잠과 베개를 벗어나
부르는 이 없이 불려 나가다.
*
한밤에 홀로 보는 나의 마당은
호수같이 둥그시 차고 넘치노나.
쪼그리고 앉은 한옆에 흰돌도
이마가 유달리 함초롬 고와라.
연연턴 녹음, 수묵색으로 찥은데 찢 지
한창때 곤한 잠인양 숨소리 설키도다.
비둘기는 무엇이 궁거워 구구 오느뇨,
오동나무 꽃이야 못견디게 향그럽다.
절 정
석벽에는
주사가 찍혀 있오.
이슬 같은 물이 흐르오.
나래 붉은 새가
위태한데 앉어 따먹으오.
산포도순이 지나갔오.
향그런 꽃뱀이
고원꿈에 옴치고 있오.
거대한 죽엄 같은 장엄한 이마,
기휴조가 첫 번 돌아오는 곳,
상현달이 사러지는 곳,
쌍무지개 다리 드디는 곳,
아래서 볼 때 오리온 성좌와 키가 나란하오.
나는 이제 상상봉에 섰오.
별만한 흰꽃이 하늘대오.
민들레 같은 두다리 간조롱해지오.
해솟아 오르는 동해-
바람에 향하는 먼 기폭처럼
뺨에 나부끼오.
풍랑몽1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끝없는 울음 바다를 안으올때
포도빛 밤이 밀려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래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창밖에는 참새떼 눈초리 무거웁고
창안에는 시름겨워 턱을 고일 때,
은고리 같은 새벽달
부끄럼성 스런 낯가림을 벗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외로운 졸음, 풍랑에 어리울 때
앞 포구에는 궂은비 자욱히 들리고
행선배 북이 웁니다, 북이 웁니다.
풍랑몽2
바람은 이렇게 몹시도 부옵는데
저달 영원의 등화 !
꺼질 법도 아니하옵거니,
엊저녁 풍랑 우에 님 실려 보내고
아닌 밤중 무서운 꿈에 소스라쳐 깨옵니다.
바 다1
오, 오, 오, 오, 오, 소리치며 달려 가니
오, 오, 오, 오, 오, 연달어서 몰아 온다.
간 밤에 잠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 아침 바다는
포도빛으로 부풀어졌다.
철석, 처얼석, 철석, 처얼석, 철석,
제비 날어들듯 물결 새이새이로 춤을 추어.
바 다2
한 백년 진흙 속에
숨었다 나온 듯이,
게처럼 옆으로
기여가 보노니,
머언 푸른 하늘 알로
가이 없는 모래 밭.
바 다3
외로운 마음이
한종일 두고
바다를 불러-
바다 우로
밤이
걸어 온다.
바 다4
후주근한 물결소리 등에 지고 홀로 돌아가노니
어제선지 그누구 쓰러져 울음 우는듯한 기척,
돌아서서 보니 먼 등대가 반짝 반짝 깜박이고
갈매기떼 끼루룩 비를 부르며 날어간다.
울음 우는 이는 등대도 아니고 갈매기도 아니고
어덴지 홀로 떨어진 이름 모를 서러움이 하나.
바 다5
바둑 돌 은
내 손아귀에 만져지는 것이
퍽은 좋은가 보아.
그러나 나는
푸른바다 한복판에 던졌지.
바둑돌은
바다로 각구로 떨어지는 것이
퍽은 신기 한가 보아.
당신 도 인제는
나를 그만만 만지시고,
귀를 들어 팽개를 치십시오.
나 라는 나도
바다로 각구로 떨어지는 것이,
퍽은 시원 해요.
바둑 돌의 마음과
이 내 심사는
아아무도 모르지라요.
3
문득, 영혼안에 외로운 별이
바람처럼 일은 회한에 피어오른다
바다1
고래가 이제 횡단 한 뒤
해협이 천막처럼 퍼덕이오.
...흰물결 피여오르는 아래로 바둑돌 자꼬 자꼬 나려
가고,
은방울 날리듯 떠오르는 바다종달새...
한나잘 노려보오 훔켜잡어 고 빨간살 뻐스랴고.
*
미역닢새 향기한 바위틈에
진달래꽃빛 조개가 해ㅅ살 쪼이고,
천제비 제날개에 미끄러져 도-네
유리판 같은 하늘에.
바다는-속속 드리 보이오.
청대ㅅ닢처럼 푸른
바다
봄
*
꽃봉오리 줄등 켜듯한
조그만 산으로-하고 있을까요.
솔나무 대나무
다옥한 수풀로-하고 있을까요.
노랑 검정 알롱 달롱한
블랑키트 두르고 쪼그린 호랑이로-하고 있을까요.
당신은 (이러한 풍경)을 데불고
흰 연기 같은
바다
멀리 멀리 항해합쇼.
바 다2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었다.
흰 발톱에 찢긴
산호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
가까스루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이 앨쓴 해도에
손을 씻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굴르도록
희동그란히 받쳐 들었다 !
지구는 연닢인양 오므라들고...펴고...
비로봉
백화수풀 앙당한 속에
계절이 쪼그리고 있다.
이곳은 육체 없는 적막한 향연장
이마에 스며드는 향료로운 자양!
해발 오천 피이트 권운층 우에
그싯는 성냥불 !
동해는 푸른 삽화처럼 움직 않고
누뤼 알이 참벌처럼 옮겨 간다.
연정은 그림자 마자 벗쟈
산드랗게 얼어라 ! 귀뚜라미 처럼.
홍 역
석탄 속에서 피여 나오는
태고연히 아름다운 불을 둘러
12월 밤이 고요히 물러 앉다.
유리도 빛나지 않고
창창도 깊이 나리운 대로-
문에 열쇠가 끼인 대로-
눈보라는 꿀벌떼 처럼
닝닝거리고 설레는데,
어느 마을에서는 홍역이 척촉처럼 난만하다.
비 극
(비극)의 흰얼굴을 뵈인 적이 있느냐?
그 손님의 얼굴은 실로 미하니라.
검은 옷에 가리워 오는 이 고귀한 심방에 사람들은 부
질없이 당황한다.
실상 그가 남기고 간 자취가 얼마나 향그럽기에
오랜 후일에야 평화와 슬픔과 사랑의 선물을 두고 간
줄을 알았다.
그의 발옮김이 또한 표범의 뒤를 따르듯 조심시럽기에
가리어 듣는 귀가 오직 그의 노크를 안다.
묵이 말러 시가 써지지 아니하는 이 밤에도
나는 맞이할 예비가 잇다.
일즉이 나의 딸하나와 아들하나를 드린 일이 있기에
혹은 이밤에 그가 예의를 갖추지 않고 오량이면
문밖에서 가벼히 사양하겠다 !
사계를 죽임
한밤에 벽시계는 불길한 탁목조 !
나의 뇌수를 미신바늘처럼 쫏다.
일어나 쫑알거리는 (시간)을 비특어 죽이다.
잔인한 손아귀에 감기는 가녈핀 모가지여 !
오늘은 열시간 일하였노라.
피로한 이지는 그대로 치차를 돌리다.
나의 생활을 일절 분노를 잊었노라.
유리안에 설레는 검은 곰 인양 하품하다.
꿈과 같은 이야기는 꿈에도 아니 하랸다.
필요하다면 눈물도 제조할뿐 !
어쨌던 정각에 꼭 수면하는 것이
고상한 무표정이오 한 취미로 하노라 !
명일 ! (일자가 아니어도 좋은 영원하 횬례 !)
소리없이 옮겨가는 나의 백금 체펠린의 유유한 야간
항로여 !
아 침
프로펠러 소리...
선연한 커-브를 돌아나갔다.
쾌청 ! 짙푸른 유월 도시는 한층계 더 자랐다.
나는 어깨를 골르다.
하픔... 목을 뽑다.
붉은 수탉모양 하고
피여 오르는 분수를 물었다... 뿜었다...
해ㅅ살이 함빡 백공작의 꼬리를 폈다.
수련이 화판을 폈다.
오르라쳤던 잎새. 잎새. 잎새
방울 방울 수은을 바쳤다.
아아 유방처럼 솟아오른 수면 !
바람이 굴고 게우가 미끄러지고 하늘이 돈다.
좋은 아침-
나는 탐하듯이 호흡하다.
때는 구김살 없는 흰돛을 달다.
바 람
바람 속에 장미가 숨고
바람 속에 불이 깃들다.
바람에 별과 바다가 씻기우고
푸른 뫼ㅅ부리와 나래가 솟다.
바람은 음악의 호수
바람은 좋은 알리움 !
오롯한 사랑과 진리가 바람에 옥좌를 고이고
커다란 하나와 영원이 펴고 날다.
유리창1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 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ㅅ새처럼 날러갔구나!
유리창2
내어다 보니
아주 캄캄한 밤,
어험스런 뜰앞 잦나무가 자꼬 커올라간다.
돌아서서 자리로 갔다.
나는 목이 마르다.
또, 가까이 가
유리를 입으로 쫏다.
아아, 항 안에 든 금붕어처럼 갑갑하다.
별도 없다, 물도 없다, 쉬파람 부는 밤.
소증기섯처럼 흔들리는 창.
투명한 보라ㅅ빛 누뤼알 아,
이 알몸을 끄집어내라, 때려라, 부릇내라.
나는 열이 오른다.
뺌은 차라리 연정스레히
유리에 부빈다. 차디찬 입맞춤을 마신다.
쓰라리, 알연히, 그싯는 음향-
머언 꽃 !
도회에는 고운 화재가 오른다.
난 초
난초닢은
차라리 수묵색.
난초닢에
엷은 안개와 꿈이 오다.
난초닢은
한밤에 여는 다문 입술이 있다.
난초닢은
별빛에 눈떴다 돌아 눕다.
난초닢은
드러난 팔구비를 어쨔지 못한다.
난초닢에
적은 밤이 오다.
난초닢은
칩다.
촉불과 손
고요히 그싯는 손씨로
방안 하나 차는 불빛 !
별안간 꽃다발에 안긴 듯이
올빼미처럼 일어나 큰눈을 뜨다.
*
그대의 붉은 손이
바위틈에 물을 따오다,
산양의 젖을 옮기다,
간소한 채소를 기르다,
오묘한 가지에
장미가 피듯이
그대 손에 초밤불이 낳도다.
해 협
포탄으로 뚫은 듯 동그란 선창으로
눈썹까지 부풀어오른 수평이 엿보고,
하늘이 함폭 나려앉어
크낙한 암탉처럼 품고 있다.
투명한 어족이 행렬하는 위치에
홋하게 차지한 나의 자리여 !
망토 깃에 솟은 귀는 소라ㅅ속 같이
소란한 무인도의 각적을 불고-
해협 오전 두시의 고독은 오롯한 원광을 쓰다.
서러울리 없는 눈물을 소녀처럼 짓쟈.
나의 청춘은 나의 조국 !
다음날 항구의 개인 날세여 !
항해는 정히 연애처럼 비등하고
이제 어드매쯤 한밤의 태양이 피여오른다.
다시 해협
정오 가까운 해협
백묵 흔적이 적력한 원주 !
마스트 끝에 붉은기가 하늘보다 곱다.
감람 포기 포기 솟아오르듯 무성한 물이랑이여 !
반마같이 해구같이 어여쁜 섬들이 달려오건만
일일이 만져주지 않고 지나가다.
*
해협이 물거울 쓰러지듯 휘뚝 하였다.
해협은 엎지러지지 않었다.
지구 우로 기여가는 것이
이다지도 호수운 것이냐 !
외진곳 지날제 기적은 무서워서 운다.
당나귀처럼 처량하구나.
해협의 칠월 해ㅅ살은
달빛보담 시원타.
화통 옆 사닥다리에 나란히
제주도 사투리하는 이와 아주 친했다.
스물 한 살 적 첫 항로에
연애보담 담배를 먼저 배웠다.
지 도
지리 교실전용지도는
다시 올아와 보는 미려한 칠월의 정원.
천도열도 부근 가장 짙푸른 곳은 진실한 바다보다 깊
다.
한가운데 검푸른 점으로 뛰여들기가 얼마나 황홀한 해
학이냐 !
의자 우에서 따이빙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순간,
교원실의 칠월은 진실한 바다보담 적막하다.
귀 로
포도로 나리는 밤안개에
어깨가 저윽이 무거웁다.
이마에 촉하는 쌍그란 계절의 입술
거리에 등불이 함폭 ! 눈물 겹구나.
제비도 가고 장미도 숨고
마음은 안으로 상장을 차다.
걸음은 절로 드딜데 드디는 삼십적 분별
영탄도 아닌 불길한 그림자가 길게 누이다.
밤이면 으레 홀로 돌아오는
붉은 술도 부르지않는 적막한 습관이여 !
불사조
비애 ! 너는 모양할수도 없도다.
너는 나의 가장 안에서 살었도다.
너는 박힌 화살, 날지않는 새,
나는 너의 슬픈 울음과 아픈 몸짓을 지니노라.
너를 돌려보낼 아모 이웃도 찾지 못하였노라.
은밀히 이르노니-(행복)이 너를 아조 싫여하더라.
너는 짐짓 나의 심장을 차지하였더뇨?
비애 ! 오오 나의 신부 ! 너를 위하야 나의 창과 웃음
을 닫었노라.
이제 나의 청춘이 다한 어느날 너는 죽었도다.
그러나 너를 묻은 아모 석문도 보지 못하였노라.
스사로 불탄 자리에서 나래를 펴는
오오 비야 ! 너의 불사조 나의 눈물이여 !
나 무
얼골이 바로 푸른 한울을 우러렀기에
발이 항시 검은 흙을 향하기 욕되지 않도다.
곡식알이 거꾸로 떨어져도 싹은 반듯이 우로 !
어느 모양으로 심기어졌더뇨? 이상스런 나무 나의 몸
이여 !
오오 알맞는 위치 ! 좋은 우아래 !
아담의 슬픈 유산도 그대로 받었노라.
나의 적은 연륜으로 이스라엘의 이천년을 헤였노라.
나의 존재는 우주의 한낱 초조한 오점이었도다.
목마른 사슴이 샘을 찾어 입을 잠그듯이
이제 그리스도의 못박히신 발의 성혈에 이마를 적
시며-
오오 ! 신약의 태양을 한아름 안다.
은 혜
회한도 또한
거룩한 은혜.
깁실인 듯 가느른 봄볕이
골에 굳은 얼음을 쪼기고,
바늘 같이 쓰라림에
솟아 동그는 눈물 !
귀밑에 아른거리는
요염한 지옥불을 끄다.
간곡한 한숨이 뉘게로 사모치느뇨?
질식한 영혼에 다시 사랑이 이실나리도다.
회한에 나의 해골을 잠그고져.
아아 아프고져 !
별
누워서 보는 별 하나는
진정 멀- 고나.
아스름 다치랴는 눈초리와
금실로 잇은 듯 가깝기도 하고,
잠살포시 깨인 한밤엔
창유리에 붙어서 엿보노나.
불현 듯, 솟아나 듯,
불리울 듯, 맞어들일 듯,
문득, 영혼 안에 외로운 불이
바람 처럼 이는 회한에 피여오른다.
흰 자리옷 채로 일어나
가슴 우에 손을 념이다.
임 종
나의 임종하는 밤은
귀또리 하나도 울지 말라.
나종 죄를 들으신 신부는
거룩한 산파처럼 나의 영혼을 갈르시라.
성모취결레 미사때 쓰고 남은 황촉불 !
담머리에 숙인 해바라기꽃과 함께
다른 세상의 태양을 사모하여 돌으라.
영원한 나그네ㅅ길 노라로 오시는
성주 예수의 쓰신 원광 !
나의 영혼에 칠색의 무지개를 심으시라.
나의 평생이오 나종인 괴롬 !
사랑의 백금 도가니에 불이 되라.
달고 달으신 성모의 이름 부르기에
나의 입술을 타게 하라.
갈릴레아 바다
나의 가슴은
조그만 갈릴레아 바다).
때없이 설레는 파도는
미한 풍경을 이룰 수 없도다.
예전에 문제들은
잠자는 주를 깨웠도다.
주를 다만 깨움으로
그들의 신덕은 복되도다.
돛폭은 다시 펴고
키는 방향을 찾었도다.
오늘도 나의 조그만 (갈릴레아)에서
주는 짐짓 잠자신 줄을-.
바람과 바다가 잠잠한 후에야
나의 탄식은 깨달었도다.
그의 반
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추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이,
바다에서 솟아 올라 나래 떠는 금성,
쪽빛 하늘에 흰꽃을 달은 고산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사로 한가러워-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여지며
구비 구비 돌아나간 시름의 황혼길 우-
나- 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 임을 고이 지니고 걷노라.
다른 한울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었으나
그의 안에서 나의 호흡이 절로 달도다.
물과 성신으로 다시 낳은 이후
나의 날은 날로 새로운 태양이로세 !
뭇사람과 소란한 세대에서
그가 다맛 내게 하신 일을 지니리라 !
미리 가지지 않었던 세상이어니
이제 새삼 기다리지 않으련다.
영혼은 불과 사랑으로 ! 육신은 한낱 괴로움.
보이는 한울은 나의 무덤을 덮을 뿐.
그의 옷자락이 나의 오관에 사모치지 않었으나
그의 그늘로 나의 다른 한울을 삼으리라.
또 하나 다른 태양
온 고을이 받들만 한
장미 한가지가 솟아난다 하기로
그래도 나는 고와 아니하련다.
나는 나의 나이와 별과 바람에도 피로웁다.
이제 태양을 금시 잃어버린다 하기로
그래도 그리 놀라울리 없다.
실상 나는 또하나 다른 태양으로 살었다.
사랑을 위하얀 입맛도 잃는다.
외로운 사슴처럼 벙어리 되어 산길에 슬지라도-
오오, 나의 행복은 나의 성모마리아 !
4
산그림자도 설핏하면
사슴이 일어나 등을 넘어간다.
장수산1
벌목정정 이랬거니 아람도리 큰솔이 베혀
짐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
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뫼ㅅ새도 울지
않어 깊은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
과 밤이 조히보담 희고녀 ! 달도 보름을 기달려 흰
뜻은 한밤 이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
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
연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
내-
장수산2
풀도 떨지 않는 돌산이오 돌도 한덩어리로 열두
골을 고비고비 돌았세라 찬 하늘이 골마다 따로
씨우었고 얼음이 굳이 얼어 드딤돌이 믿음직 하
이 꿩이 기고 곰이 밟은 자옥에 나의 발도 놓이
노니 물소리 귀또리처럼 직직하놋다 피락 마
막하는 해ㅅ살ㅇ 눈우에 눈이 가리어 앉다 흰
시울 알에 흰시울이 눌리워 숨쉬는다 온산중 나
려앉는 휙진 시울들이 다치지 안히 ! 나도 내더져
앉다 일즉이 진달래 꽃그림자에 붉었던 절벽 보
이한 자리 우에 !
백록담
1
절정에 가까울수록 뻑국채 꽃키가 점점 소모된다. 한
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마루 위에서 모가
지가 없고 나종에는 얼골만 갸옷 내다본다. 화문처럼
판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함경도 끝과 맞서는 데서 뻑국
채 키는 아조 없어지고도 팔월 한철엔 흩어진 성신처
럼 난만하다. 산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러지 않어도 뻑
국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기서 기진했다.
2
엄고란, 환약 같이 어여쁜 열매로 목을 축이고
살어 일어섰다.
3
백화 옆에서 백화가 촉루가 되기까지 산다. 내
가 죽어 백화처럼 흴 것이 숭없지 않다.
4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앟는 한모롱이, 도체비꽃 낮
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
5
바야흐로 해발 육천척 우에서 마소가 사람을 대수롭게
아니여기고 산다. 말이 말끼리 소가 소끼리, 망아지가
어미소를 송아지가 어미말을 따르다가 이내 헤어진다.
6
첫새끼를 낳노라고 암소가 몹시 혼이 났다. 얼결에 산
길 백리를 돌아 서귀포로 달어났다. 물도 마르기 전에
어미를 여읜 송아지는 움매-움매- 울었다. 마을 보
고도 등산객을 보고도 마구 매어달렸다. 우리 새끼들도
모색이 다른 어미한테 맡길 것을 나는 울었다.
7
풍란이 풍기는 향기, 꾀꼬리 서로 부르는 소리, 제주
회파람새 회파람부는 소리, 돌에 물이 따로 구르는 소
리, 먼 데서 바다가 구길 때 솨-솨- 솔소리, 물푸레
동백 떡갈나무 속에는 나는 길을 잘못 들었다가 다시 측
넌출 기여가 흰돌바기 고부랑길로 나섰다. 문득 마주친
아롱점말이를 피하지 않는다.
8
고비 고사리 더덕순 도라지꽃 취 삭갓나물 대출 석용
별과 같으 방울을 달은 고산식물을 새기며 취하며
자며 한다. 백록담 조찰한 물을 그리여 산맥 우에서 짓
는 행렬이 구름보다 장엄하다. 소나기 놋낫 맞으며 무지
개에 말리우면 궁둥이에 꽃물 이겨 붙인 채로 살이 붓는
다.
9
가재도 기지 않는 백록담 푸른 물에 하늘이 돈다. 불
구에 가깝도록 고단한 나의 다리를 돌아 소가 갔다. 쫓
겨온 실구름 일말에도 백록담은 흐리운다. 나의 얼골에
한나잘 포긴 백록담은 쓸쓸하다. 나는 깨다 졸다 기도조
차 잊었더니라.
비로봉
담장이
물 들고
다람쥐 꼬리
숱이 짙다.
산맥 우의
가을ㅅ길-
이마바르히
해도 향그롭어
자팽이
자진 마짐
흰들이
우놋다.
백화 홀홀
허울 벗고,
꽃 옆에 자고
이는 구름,
바람에
아시우다.
구성동
골짝에는 흔히
유성이 묻힌다.
황혼에
누뤼가 소란히 싸이기도 하고,
꽃도
귀향 사는 곳,
절터ㅅ드랬는데
바람도 모이지 않고
산그림자 설핏하면
사슴이 일어나 등을 넘어 간다.
옥류동
골에 하늘이
따로 트이고,
폭포 소리 하잔히
봄우뢰를 울다.
날가지 겹겹이
모란꽃잎 포기이는 듯.
자위 돌아 사폿 질ㅅ듯
위태로이 솟은 봉오리들.
골이 속 속 접히어 들어
이내가 새포롬 서그러거리는 숫도림.
꽃가루 묻힌 양 날러 올라
나래 떠는 해.
보랏빛 해ㅅ살이
폭지어 빛겨 걸치이매,
기슭에 약초들의
소란한 호흡 !
들새도 날러들지 않고
신비가 한꺼 저자 선 한낮
물도 젖여지지 않어
흰돌 우에 따로 구르고,
닥어 스미는 향기에
길초마다 옷깃이 매워라.
귀또리도
흠식한 양
옴짓
아니 긴다.
조 찬
해ㅅ살 피여,
이윽한 후,
머흘 머흘
골을 옮기는 구름.
길경 꽃봉오리
흔들려 씻기우고.
차돌부리
촉 촉 죽순 돋듯.
물 소리에
이가 시리다.
앉음새 가리여
양지 쪽에 쪼그리고,
서러운 새 되어
흰 밥알을 쫏다.
비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 바람.
앞 섰거니 하야
꼬리 치날리여 세우고,
죵죵 다리 까칠한
산새 걸음걸이.
여울 지여
수척한 흰 물살,
갈갈히
손가락 펴고,
멎은듯
새삼 듣는비ㅅ낯
붉은 닢 닢
소란히 밟고 간다.
인동차
노주인의 장벽에
무시로 인동 삼긴 물이 나린다.
자작나무 덩그럭 불이
도로 피여 붉고,
구석에 그늘 지여
무가 순 돋아 파릇 하고,
흙냄새 훈훈히 김도 사리다가
바깥 풍설 소리에 잠착하다.
산중에 책력도 없이
삼동이 하이얗다.
붉은 손
어깨가 둥글고
머리ㅅ단이 칠칠히,
산에서 자러거니
이마가 알빛같이 희다.
검은 버선에 흰 볼을 받아 신고
산과일처럼 얼어 붉은 손,
길 눈을 헤쳐
돌 틈에 트인 물을 따내다.
한줄기 푸른 연기 올라
지붕도 해ㅅ살에 붉어 다사롭고,
처녀는 눈 속에서 다시
벽오동 중허리 파릇한 냄새가 나낟.
수집어 돌아 앉고, 철 아닌 나그네 되어.
서려오르는 김에 낯을 비추우며
돌 틈에 이상하기 하늘 같은 샘물을 기웃거리다.
꽃과 벗
석벽 깎아지른
안돌이 지돌이,
한나잘 기고 돌았기
이제 다시 아슬아슬 하고나.
일곱 걸음 안에
벗은, 호흡이 모자라
바위 잡고 쉬며 쉬며 오를 제,
산꽃을 따,
나의 머리며 옷깃을 꾸미기에,
오히려 바뻤다.
나는 번인처럼 붉은 꽃을 쓰고,
약하야 다시 위엄스런 벗을
산길에 따르기 한결 즐거웠다.
새소리 끊인 곳,
흰돌 이마에 회돌아 서는 다람쥐 꼬리로
가을이 짙음을 보았고,
가까운듯 폭포가 하잔히 울고.
멩아리 소리 속에
돌아져 오는
벗의 부름이 더욱 고았다.
삽시 엄습해 오는
비ㅅ낯을 피하야,
김승이 버리고 간 석굴을 찿어들어,
우리는 떨며 주림을 의논하였다.
백화 가지 건너
짙푸르러 찡그린 먼 물이 오르자,
꼬아리같이 붉은 해가 잠기고,
이제 별과 꽃 사이
길이 끊어진 곳에
불을 피고 누웠다.
낙타털 케트에
구기인 채
벗은 이내 나비같이 잠들고,
높이 구름 우에 올라,
나릇이 잡힌 벗이 도로혀
안해같이 여쁘기에,
눈 뜨고 지키기 싫지 않었다.
폭포
산ㅅ골에서 자란 물도
돌베람빡 낭떠러지에서 겁이 났다.
눈ㅅ뎅이 옆에서 졸다가
꽃나무 알로 우정 돌아
가재가 기는 골짝
죄그만 하늘이 갑갑하다.
갑자기 호숩어질랴니
마음 조일 밖에.
힌 발톱 갈길이
앙징스레도 할퀸다.
어쨌던 너무 재재거린다.
나려질리자 쭐삣 물도 단번에 감수했다.
심심산천에 고사리ㅅ밥
모조리 졸리운 날
송화ㅅ가루
노랗게 날리네.
산수 따러온 신혼 한쌍
앵두같이 상기했다.
돌뿌리 뾰죽 뾰죽 무척 고부라진 길이
아기 자기 좋아라 왔지!
하인리히 하이네ㅅ적부터
동그란 오오 나의 태양도
겨우 끼리끼리의 발꿈치를
조롱 조롱 한나잘 따러왔다.
산간에 폭포수는 암만해도 무서워서
기염 기염 기며 나린다.
나 비
시키지 않은 일이 서둘러 하고 싶기에 난로에 싱
싱한 물푸레 같어 지피고 등피 호 호 닦어 끼우
어 심지 튀기니 불꽃이 새록 돋다 미리 떼고 걸
고 보니 칼렌다 이튿날 날짜가 미리 붉다 이제 차츰
밟고 넘을 다람쥐 등솔기같이 구부레 벋어나갈 연봉
산맥길 위에 아슬한 가을 하늘이여 초침 소리 유달리
뚝닥거리는 낙엽 벗은 산장 밤 창유리까지에 구름이
드뉘니 후 두 두 두 낙수 짓는 소리 크기 손바닥만한
어인 나비가 따악 붙어 들여다 본다 가엾어라 열리지
않는 창 주먹쥐어 징징 치니 날을 기식도 없이
네 벽이 도로혀 날개와 떤다 해발 오천척 우에 떠도
는 한조각 비맞은 환상 호흡하노라 서툴리 붙어 있는
이 자재화 한폭은 활 활 불피여 담기여 있는 이상
스런 계절이 몹시 부러웁다 날개가 찢여진 채 검은
눈을 잔나비처럼 뜨지나 않을가 무섭어라 구름이 다
시 유리에 바위처럼 부서지며 별도 휩쓸려 내려가 산
아래 어늰 마을 우에 총총 하뇨 백화 숲 의부옇
게 어정거리는 절덩 부유스름하기 황혼 같은 밤.
진달래
한골에서 비를 보고 한골에서 바람을 보다 한
골에 그늘 딴골에 양지 따로 따로 갈어 밟다 무
지개 해ㅅ살에 빗걸린 골 산벌떼 두름박 지어 위
잉 위잉 두르는 골 잡목 수풀 누릇 붉읏 어우러진 속
에 감초혀 낮잠 듭신 칡범 냄새 가장자리를 돌아 어
마 어마 기여 살어 나온 골 상봉에 올라 별보다 깨끗
한 돌을 드니 백화가지 우에 하도 푸른 하늘...
포르르 풀매... 온상중 홍엽이 수런 수런거린다
아래ㅅ절 불켜지 않은 장방에 들어 목침을 달쿠어 발바
닥 꼬아리를 슴슴 지지며 그제사 범의 욕을 그놈 저
놈하고 이내 누웠다 바로 머리 맡에 물소리 흘리며
어늬 한곬으로 빠져 나가다가 난데없는 철 아닌 진달
래 꽃사태를 만나 나는 만신을 붉히고 서다.
호랑나비
화구를 메고 산을 첩첩 들어간 후 이내 종적이 묘
연하다 단풍이 이울고 봉마다 찡그리고 눈이 날
고 영 우에 매점은 덧문 속문이 닫히고 삼동내
-열리지 않었다 해를 넘어 봄이 짙도록 눈이
처마와 키가 같었다 대촉 캔바스 위에는 목화송
이 같은 한떨기 지난 해 흰 구름이 새로 미끄러지고
폭포 소리 차츰 불고 푸른 하늘 되돌아서 오건만 구두와
안ㅅ신이 나란히 놓인 채 연애가 비린내를 풍기기 시작
했다 그날 밤 집집 들창마다 석간에 비린내가 끼치였
다 박다태생 수수한 과부 흰 얼굴이사 회
양 고성 사람들 끼리에도 익었건만 매점 바깥
주인된 화가는 이름조차 없고 송화가루 노랗고 뻑 뻑
국 고비 고사리 고부라지고 호랑나비 쌍을 지어 훨
훨 청산을 넘고.
예 장
모오닝 코오트에 예장을 갖추고 대만물상에 들어간 한
장년신사가 있었다 구만물 위에서 알로 나려뛰
었다 웃저고리는 나려가다가 중간 솔가지에 걸리여
벗겨진 채 와이샤쓰 바람에 넥타이가 다칠새라 납족
이 엎드렸다 한겨울 내-흰 손바닥 같은 눈이 나려
와 덮어 주곤 주곤 하였다 장년이 생각하기를 (숨도
아이에 쉬지 않어야 춥지 않으리라)고 주검다운 의
식을 갇추어 삼동 내-부복하였다 눈도 희기가 겹
겹이 예장같이 봄이 짙어서 사라지다.
선 취
해협이 일어서기로만 하니깐
배가 한사코 기어오르다 미끄러지곤 한다.
괴롬이란 참지 않어도 겪어지는 것이
주검이란 죽을 수 있는것 같이.
뇌수가 튀어나올랴고 지긋지긋 견딘다.
꼬꼬댁 소리도 할 수 없이
얼빠진 장닭처럼 건들리며 나가니
갑판은 거북등처럼 뚫고 나가는데 해협이 업히랴고만
한다.
젊은 선원이 숫제 하-모니카를 불고 섰다.
바다의 삼림에서 태풍이나 만나야 감상할 수 있다
는 듯이
암만 가려 드딘대도 해협은 자꼬 꺼져들어간다.
수평선이 없어진 날 단말마의 신혼행이여 !
오직 한낱 의무를 찾어내어 그의 선실로 옮기다.
기도도 허락되지 않는 연옥에서 심방하랴고
계단을 나리랴니깐
계단이 올라온다.
도어를 부등켜 안고 기억할 수 없다.
하늘이 죄여 들어 나의 심장을 짜노라고
영양은 고독도 아닌 슬픔도 아닌
올빼미 같은 눈을 하고 체모에 기고 있다.
애련을 베풀가 하면
즉시 구토가 재촉된다.
연락선에는 일체로 간호가 없다.
징을 치고 뚜우 뚜우 부는 외에
우리들의 짐짝 트렁크에 이마를 대고
여덟시간 내- 간구하고 또 울었다.
유선애상
생기생김이 피아노보담 낫다.
얼마나 뛰어난 연미복 맵시냐.
산뜻한 이 신사를 아스팔트 우로 꼰돌라인 듯
몰고들 다니길래 하도 딱하길래 하루 청해 왔다.
손에 맞는 품이 길이 아조 들었다.
열고보니 허술히도 반음키-가 하나 남았더라.
줄창 연습을 시켜도 이건 철로판에서 밴 소리구나.
무대로 내보낼 생각을 하예 아니했다.
애초 달랑거리는 버릇 때문에 궂인날 막잡어부렸다.
함초롬 젖여 새초롬하기는새레 회회 떨어 다듬고 나선
다.
대체 슬퍼하는 때는 언제길래
아장아장 팩팩거리기가 위주나.
허리가 모조리 가느래지도록 슬픈 행렬에 끼여
아조 천연스레 굴든 게 옆으로 솔쳐나자-
춘천 삼백리 벼루ㅅ길을 냅다 뽑는데
그런 상장을 두른 표정은 그만하겠다고 꽥- 꽥-
몇킬로 휘달리고나서 거북 처럼 흥분한다.
징징거리는 신경방석 우에 소스듬 이대로 견딜 밖에.
쌍쌍이 날러오는 풍경들을 뺨으로 헤치며
내처 살폿 엉긴 꿈을 깨여 진저리를 쳤다.
어늬 화원으로 꾀여내어 바늘로 찔렀더니만
그만 호접같이 죽드라.
춘 설
문 열자 선뚝 ! 뚝 둣 둣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 들어
바로 초하로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고 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롭워라.
웅승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기던 고기입이 오믈거리는,
꽃 피기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소 곡
물새도 잠들어 깃을 사리는
이 아닌 밤에,
명수대 바위틈 진달래꽃
어찌면 타는 듯 붉으뇨,
오는 물, 가는 물,
내쳐 보내고, 헤어질 물
바람이사 애초 못믿을손,
입맞추곤 이내 옮겨가네.
해마다 제철이면
한등걸에 핀다기소니,
들새도 날러와
애닯다 눈물짓는 아침엔,
이울어 하롱 하롱 지는 꽃닢,
설지 않으랴, 푸른물에 실려가기,
아깝고야, 아기 자기
한창인 이 봄ㅅ밤을,
초ㅅ불 켜들고 밝히소.
아니 붉고 어찌료.
별
창을 열고 눕다.
창을 열어야 하늘이 들어오기에.
벗었던 안경을 다시 쓰다.
일식이 개이고난 날 밤 별이 더욱 푸르다.
별을 잔치하는 밤
흰옷과 흰자리로 단속하다.
세상에 안해와 사랑이란
별에서 치면 지저분한 보금자리.
돌아 누워 별에서 별까지
해도 없이 항해하다.
별도 포기 포기 솟았기에
그 중 하나는 더 훡지고
하나는 갓 낳은 양
여릿 여릿 빛나고
하나는 발열하야
붉고 떨고
바람엔 별도 쓸리다
회회 돌아 살아나는 촉불 !
찬물에 씻기여
사금을 흘리는 은하 !
마스트 알로 섬들이 항시 달려 왔었고
별들은 우리 눈썹 기슭에 아스름 항구가 그립다.
대웅성좌가
기웃이 도는데 !
청려한 하늘의 비극에
우리는 숨소리까지 삼가다.
이유는 저 세상에 있을지도 몰라
우리는 제마다 눈감기 싫은 밤이 있다.
잠재기 노래 엇이도
잠이 들다.
방황의 도시에서 자연으로의 회귀
문혜원(문학평론가)
(향수)의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정지용은 모더니
즘적인 시에서 동양화적인 산수시의 세계까지 비교적 다
양한 작품의 경향을 보여주는 시인이다. <정지용시집>과
<백록담>에 실려있는 시들은 이미즘적인 경향의 시와
카톨릭 귀의 시, 동양화적인 산수시로 나우어질 수 있
다. 이 중 <정지용시집>에 실려있는 시들은 다시 모더니
즘과 전통 지향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두 축으로 구분된
다. 모더니즘 계열의 시들이 기존의 운율을 파괴하고 자
유로운 리듬으로 쓰여져 있는 반면, 전통지향적인 시들
은 2, 3, 4마디를 바탕으로 하는 민요나 동요의 전통 율
격을 병형시킨 리듬을 가지고 있고, 전자가 슬픔과 외로
움의 감정을 기본 정조로 한다면 후자는 그리움과 평온
함으로 둘러싸여 있다. 표면상 모순되는 것 같은 두 경
향은 <백록담>에 이르러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지용의 시세계는 크게는 <정지용시집>이 발간되기까
지의 청년기와 <백록담> 시절의 장년기로 구분지어질 것
이다. 전자에서 보이는 갈등과 방황은 후자에 이르러 어
느 정도의 균형과 안정감을 확보하고 있다.
<정지용시집>에 실린 시들은 크게 모더니즘 취양의
시와 유년의 정서를 담은 시들로 구분되지만, 둘 다 상
실감에 연유한 것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시인이
느끼는 상실감은 "...앓는 피에로의 설움과 /첫길에 고달
픈 /청제비의 푸념겨운 지줄댐과, /꾀집어 아즉 붉어오
르는 /피에 맺혀, /비 날리는 이국 거리를 /탄식하며 헤
매노나"(<조약돌> 일부)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표면
상 이국에서의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 화
자는 이국의 문물 앞에 서있는 식민지 지식인의 갈등과
번민을 감추고 있다. 그 증거로 이국 문물을 받아들이는
통로인 '바다'는 활기와 희망의 상징이 아닌 어둡고 쓸쓸
한 화자의 내면 풍경을 보여주는 상관물로 등장한다. 적
막한 밤바다의 물결 소리, 끼루룩거리며 날아가는 갈매
기, 깜박이는 등대, 이 모든 것들은 낮 동안의 활기참이
사라진 쓸쓸한 풍경들이다. (<바다 4>, <바다 7>등) 근
대 문명의 상징인 '기차'를 보면서 느끼는 화자의 감정
역시 슬픔과 우울함으로 채색되어 있다. (파충류동몰)이
나 (슬픈 기차)에서 '기차'는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자
신만의 생각의 공간을 제공하는 구실을 할 뿐, 근대문명
이 주는 경쾌함이나 편리함의 상징은 아니다. 낯선 이국
의 거리를 정처없이 해매는 화자는 '나라도 집도 없'거나
(<카페 프란스>), '멧천리 물 건너' 온 바나나처럼 한밤
에 누워있는 시름의 인간 (<파충류동물>)이며, <슬픈 기
차>, <바다 3>, <슬픈 도회> 등의 시에 등장하는 외로
움, 서러움, 시름은 화자가 느끼는 슬픔과 동일한 감정
들이다. 이러한 슬픔은 유년의 평온했던 기억과 대조를
이루면서, 현실의 시간 질서에 적응하지 못하는 화자의
좌절감을 두드러지게 한다. 화자가 처해있는 현실은 합
리적 질서와 자연적이고 물리적인 시간이 지배하는 '도
시'이다. 지쳐있는 화자는 '도시'라는 인위적인 공간의 질
서뿐만 아니라 시간의 질서까지를 부정함으로써 이 좌절
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때 그 돌파구로 제시되는 '고
향'은 물리적인 시간과 상관없이 화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인상으로서만 의미를 갖는다. '회상'은 그 자
체가 정지해 있는 '경험적 시간'속에 위치하는 것이다.
기억 속에서는 모든 현재의 시간질서는 붕괴되고, 평안
했던 시간의 마디마디만이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이는
공적이고 객관적인 시간 또는 자연에 있어서 '시간 관계
의 객관적인 구조'에 의하여 정의되는 '자연적 시간'이 아
니라 사적이고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또는 심리적인 '경
험적 시간'의 영역이다. 화자는 유년의 기억 속으로 회귀
함으로써 도시의 시간의 질서 속에서 탈출하고, 일상의
삶에서의 좌절을 무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지
친 화자가 돌아가 쉴 수 있는 곳으로 설정된 '고향'은 정
적이고 평화로우며 일상에서 벗어나 있는 공간으로, 노
동의 고달픔이나 가난한 생활 등 실생활이 빠져있는 곳
이다. 고향을 기억하는 시인의 정신은 유년으로 돌아가
있어서 감성적인 추억만이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
이 널리 알려져 있는 (향수)의 세계이다.
그러나 유년으로 돌아감으로써 갈등을 잊으려는 시도
는 실패로 끝나고 마는데, 왜냐하면 시인은 자신이 이미
'어린 아들이 버얼서 아닌것'(<슬픈 기차>)을 깨들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깨달음 뒤에 청년기의 갈등과
방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종교에의 귀의로 시화되어
나타나는바, 중기시로 구분되는 카톨릭적인 시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 쓰여지는 지용의 종교시는 초기의 시에
서와는 달리 '자아'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
다. 즉 초기의 시에서는 자신의 주관적인 처지와 심정을
표현하는 시적인 화자가 존재하는 반면 카톨릭적인 시에
서는 주관적인 '자아'가 사라진 대신에 오로지 신을 향한
'신앙적 자아'만이 존재하게 된다. 시의 화자는 신과의
관계에서만 의미를 부여받고 있는데, (임종), (별1),
(은혜), (갈리레아 바다)등 <카톨닉천년>에 발표된 지
용의 시들이 모두 반성의 여지없는 일방적인 믿음만으로
일관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증명해 준다. 특이하게도
지용의 종교시에는 신앙과 세속적인 자아 사이의 갈등이
나 회의가 드러나 있지 않다. 지용의 종교시들이 일방적
인 믿음을 보여 줌에도 불구하고 시적인 해결책을 제시
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즉 거기에는 믿음에 이
르기까지의 인간적인 번민과 갈등의 과정이 생략된 초월
적인 공간만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용의
종교시는 갈등과 안식이라는 구도로 볼 때 진정한 의미
의 시적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청년기의 갈등과 방황에 대한 시적인 해결책은 오히려
지용의 후기시에 나타난 자연에의 귀의 속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미지즘적인 색채를 선명하게 보여 주었던 초기
의 시들과 비교할 때 후기의 산수시들은 표면상 상당히
이질적이다. 그러나 지용의 후기 산수시들이 자아를 감
추고 풍경을 베끼듯이 그려내고 있는 점은 이미지즘의
수법을 원용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시의 소재나 배경이
동양적인 자연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시를 짓는 방법
상으로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초기의
시들이 현실 안에서 부대끼는 젊은이의 오갈 데 없는 심
경을 표현한 것이라면 후기의 시는 정면에서 어느 정도
비껴선 자리에서 쓰여지는 관조의 시라는 차별성을 가지
고 있을 뿐이다. 동양적인 관조의 미를 보여 주는 후기
의 시들은 내용상 단순히 자연을 관조하는 시와 인간적
인 감상이 덧붙여진 시로 나누어진다. (옥류동), (구성
동), (비로봉2) 등은 전자의 예로서, 이 시에서 시인은
화자가 그림을 그리듯이 풍경을 관찰하고 그대로 옮겨놓
는 구실만을 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예찬의 마음이 극
대화된 자리에서 시인은 "...나도 내더져 앉다 일즉
이 진달래 꽃그림자에 붉었던 절벽 보이한 자리 우에
"(<장수산2>일부)와 같이 그 자신이 자연의 일부가 된
듯한 체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용의 산수시에서 역
시 서러움은 시인이 자연을 완상하는 가운데서도 마음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앉음새 갈히여
양지 쪽에 쪼그리고,
서러운 새 되어
흰 밥알을 쫏다.
-(조찬) 중 일부
어름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긔롭어라.
옹승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춘설) 중 일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러움이 단순한 영탄으로 끝나지
않고 견고해 보이는 것은 슬픔을 인내하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자연은 적막한 곳에 변화가 있고, 변화 속에
서 영원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 속에서 시간은 정
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부패가 아니라 불변
하는 자연의 진리를 뜻하는 것일 뿐이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깨달음으로써 시인은 방황과 갈등을 안으로 갈무
리하는 시적 해결책을 찾아내고 있다. (장수산1)은 젊
은날의 상채기를 안으로 삭히는 장년의 어른스러움이 돋
보이는 수작이며, 지용의 시적인 결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벌목정정 이랬거니 아람도리 큰솔이 베혀짐
즉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
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뫼ㅅ새도 울지
않어 깊은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조히보담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다려 흰 뜻은
한밤 이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
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히 슬픔
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 내-
정지용 연보
1902(1세)
음력 5월 15일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면 하
계리에서 아버지 연일정씨 정태
국과 하동정씨 정미하
사이에 독자로 태어남. 지용
의 아명은 못에서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태몽을 꾸었다하여 지용이란 같은 발
음의 한자에 맞춘 것임.
1913(12세)
동갑인 은진송씨인 송재숙
과 결혼.
1918(17세)
휘문고보에 입학, 이때부터 습작
활동을 시작함.
1919(18세)
12월 <서광> 창간호에 소설 (삼인)
이 발표됨 지용의 유일한 소설.
<요람> 동인지를 김화산, 발팔양, 박
소경 등과 함께 주도하였음.
1922(21세)
휘문고보를 졸업. 이때까지 계속 아버지 친
구인 유복영의 집에서 생활함.
1924(23세)
휘문고보의 교비생으로 일본으로 유학하여
경도에 있는 동지사대학
영문과에 입학.
1926(25세)
공적인 문단활동이 시작됨. <학조>
창간호에 (카페, 프란스)를 비롯하여 동시
및 시조를 발표함. 1929년 동지사대학을 졸
업할 때까지 일본 문예지 <근대풍
경>에 일본어로 된 시들도 많이
투고하여 일본의 대표적인 시인 북원백추
의 관심을 받게 됨. 이 시기의
주요 작품으로 (기차), (해협), (다시 해
협), (슬픈 인상화), (풍랑몽), (옛 이야기
구절), (호면), (새빨간 기관차), (뻣 나무
열매), (오월 소식), (발열), (말), (내 마
음에 맞는 이), (무어래요), (숨ㅅ기내기),
(비둘기) 등이 있음.
1928(27세)
장남 구관이 태어남(음력 2월 1일).
1929(28세)
동지사대학교을 졸업. 휘문고보의 영어 교
사로 이후 16년 간을 재직함. 시(유리창)
을 씀.
1930(29세)
<시문학>동인으로 참가, 1930년대 사단의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됨. 주요 작품으로는
(이름 봄 아침), (Dahlia), (경도 가모가
와), (선취), (바다), (피리), (저녁 got
살), (갑판 우), (홍춘), (호수 1, 2)등이
있음.
1933(32세)
<카톨릭 천년>의 편집고문을 맡음. <구인
회> 문학친목단체를 결성 (해협의 오전 3
시), 산문 (소곡) 등을 발표.
1934(33세)
장녀 구원이 태어남.
1935(34세)
제 1시집 <정지용 시집>을 시
문학사에서 출간.
1937(36세)
음력 3우러, 북아 현동 자택에서 부친
돌아가심.
1939(38세)
<문장>지 추천위원이 되어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김종한, 이한직, 박남수 등을 등단
시킴.
1941(40세)
제 2시집 <백록담>을 문장사에서
출간.
1945(44세)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자대학교)로 직
장을 옮김. 담당과목은 한국어와 나전어
.
1946(45세)
경향신문의 주간이 됨. <지용시선
>이 을유문화사에 출간.
1947(46세)
경향신문사의 주간직을 사임하고 이화여자
대학교 교수로 복직함. 서울대 문리과대학
강사로 출강하여 <시경>을 강의함.
1948(47세)
2월 이화여자대학교를 사임하고 녹번리 초
당에서 서예를 하면서 소일함.
1949(48세)
<문학독본>이 박문출판사에서,
<산문>이 동지사에서 출간됨.
1950(49세)
1,25동란이 일어나자 정치보위부에 구금되
어 서대문 형무서에 정인택, 김기림, 박영희
등과 같이 수용되었다가 평양 감옥으로 이
감, 이광수, 계광순 등 33인이 같이 수감되
었다가 그 후 폭사당한 것으로 추정(부인
송재숙씨는 70세 일기로 1971년 4월 15일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