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요즘 완이사진이나 얼굴을 보면 너무 잘 생겼다고 감탄합니다. 여름기간동안 보조교사로 일했던 여선생도 완이의 잘 생긴 얼굴을 꽤 좋아했지만 하는 행동이 너무 엽기적이라 실망하곤 했지만요.
얼마 전까지만해도 이 잘생긴 얼굴이 빛을 발하지 못했던것이 바로 시각정보처리 때문에 늘 눈을 찡그리고 얼굴가리는 행동이 상습화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동이 거의 사라진 지금 원래 완이의 잘생긴 선들이 살아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외모를 가졌지만 불행하게도 완이 자신은 자기얼굴을 모릅니다. 거울을 보여주면 거울 속 자신이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회피하고 어떤 의미있는 반응을 하지 못합니다. 물 속에 비친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고 적인 줄 알고 짖어대다 입에 물린 먹이를 물에 빠뜨리는 이솝우화 속 이야기하고 다를 바가 없습니다.
보통 18개월 전의 아가들은 거울을 보여줘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자기자신에 대한 개념을 만들어주는 전두엽의 Anterior frontal Cortex 전대상피질이 아직 성숙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자기자신에 대한 인식이 생기는 시기는 18~24개월 사이, 즉 자신신체인지가 생기는 시기와 맞물려서 시작됩니다.
자기인식 개념을 어떻게 만들어줄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넘어가야 할 사항은 바로 촉각이라는 감각입니다. 놀랍지만 신생아일지라도 내가 내 몸을 만지는 것과 타인이 내 몸을 만지는 접촉감각을 구분한다고 합니다. 결국 내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은 태어나면서부터 감각적 뇌신경망의 형성과 그것의 올바른 가동에서부터 시작되고 그것에 문제가 있을 때 발달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뇌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나니 완이의 수많은 문제행동이 이해됩니다. 끝없이 자기몸을 만져달라는 요구, 틈날때마다 사람에게 접촉하고 비비적거리려는 행동, 그럼에도 체계적인 맛사지를 해주려고 하면 기피하고 도망가는 행동.
끝없는 신체 접촉요구때문에 여름에 일했던 여자보조쌤은 성적인 행동으로 크게 오인해서 저한테 심각하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도 있습니다. 자기행동에 대한 판단능력이 없기에 그런 의도도 전혀 없고 완이의 감각적 문제를 설명듣고 오해는 풀렸으나 사실 이런 식의 오해는 향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에 요즘 철저하게 접촉금지 자세독립 훈런을 받고 있기는 합니다.
촉각적 문제행동들의 시작은 바로 신생아기에만 발동되는 설근반사와 놀람반사가 아직도 잔존하는 뇌의 초기화작업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입니다.
설근반사는 신생아 입주변에 손가락만 대도 입으로 핥으려는 본능적 자세를 취하는 것을 말하고 놀람반사(모로반사)는 아기를 공중에 치켜올렸을 때 (큰흐소리가 났을 때) 양팔과 양다리를 뻗쳐올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가 다시 오므리는 반사행동을 말합니다.
이런 원시반사들은 시각이 발달되는 생후 6개월 이후 다 소거되거나 다른 행동으로 대체되는데 자폐증과 ADHD문제행동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 배경에 바로 이런 원시반사가 잔존하는 것이 큰 걸림돌이 되곤 합니다.
설근반사가 잔존할 때 나오는 행동이 끝없는 구강자극이고, 모로반사가 잔존할 때 보이는 행동이 과도한 불안과 촉각방어들입니다. 이 두 가지 반사의 잔존은 올바른 촉각자극 처리에 큰 걸림돌이 되어서 정상적인 촉각체계를 만들어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합니다.
자기인식이란 자기 얼굴과 이름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과의 연계성, 내 나이, 내가 사는 곳, 속해있는 소속 등의 인지로 확대되다가 내 성격, 내 능력, 상황대처 방식 등등 자신의 정신적 상태까지 확대해가는 작업입니다.
자기인식이 없으면 의식이 없다고 봐야합니다. 의식이 없으면 전두엽이 성장할 리가 없고 전두엽 성장에 어려움이 있으면 인간적 행동은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감정처리 수준도 그저 호불호 수준에서 머물기 때문에 그건 인간의 감정처리 방식이 아닙니다.
자기인식의 시작은 자기몸의 인지이며 사회적 의미를 담고 목적성있는 동작의 구현기능이 완성되어야 합니다. 끝없이 움직이기는 하는데 의미와 목적성이 빠진 동작만 연속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깊이 놓여있는 감각문제 해결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함을 말해줍니다. 전두엽이 살아나야 의미있고 체계적이며 상황과 목적에 맞는 동작을 구현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완이는 숙제가 깊은 감각해소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활동을 하려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전두엽이 살아날지 지식이 없는 입장에서는 그저 캄캄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