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30분에 등장하는 두부도 놓치지 마시길…. “송도”는 하나의 식당이지만 엄연히 두 개의 전혀 다른 전문 cuisine을 가지고 있는 식당이다. 지난 주에 소개했듯이 고깃집을 고집하면서도 다른 한 섹션은 일식집도 쫓으려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가 가히 성공적으로 보인다.
사장님의 어머니께서는 선주(船主)셨던 아버지를 따라 해주에서 인천으로 이사해서 그 곳에 정착하여 식당을 하게 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송도”에는 인천 바다의 짜면서도 싱싱한 향긋한 바다 내음의 이미지가 묻어 난다.
“송도”는 다른 식당과는 차별화되어 있는 공간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높은 천장은 그릴에서 구워지는 고기의 냄새가 손님들의 몸에 배지 않게 도와 준다. 그래서인지 인접한 아시아 개발은행의 깔끔을 떠는 일본인들을 단골로 만들었다.
사장님은 지금도 청소 및 방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슬쩍 주방도 구경할 수 있느냐고 은근한 수작을 부렸다. 다행히도 아주 깨끗하지는 않다면서도 자신 있게 안내를 해 주신다. (정말 이건 예정에 없었던 주문이었다.) 큰 주방은 놀랍게도 깨끗했고, cooking area, appetizer area, grill area, washing area로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그릴을 사용하는 장소는 한 쪽 구석에 있었는데, 그래야만 굽는 냄새가 다른 음식에 묻어 나지 않는다는 지론이 감동적이었다.
“송도”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반찬은 재활용을 안 하는 까닭에 양이 적다.(물론 기본 반찬은 리필이 된다.) 채소를 씻는 물조차도 정수된 물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인공 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 까닭에 맛내기가 힘들다는 투정은 “송도”의 맛에 대한 양보할 수 없는 철학을 엿보게 만든다.
일단 식탁에 차려지는 음식들을 소개하자. 송도의 사시미는 활어를 떠 먹는 한국 스타일의 횟집이 아니라, 생선을 3시간 정도 숙성시켜 먹는 일본 스타일이다. 스끼다시로는 포항 구룡포에서 공수된 꽁치 과메기, 멍게(물론 냉동이다. 하지만 결코 향이 적지 않다.), 연평도에서 바다 건너 온 굴 전, 오징어 순대, 새우 버터 구이가 나온다. 모듬 사시미에는 연어, 오징어, 성게 알, 블루 마린, 병어, 라푸라푸가 나온다. 이런 해물들은 민다나오의 젠산에서 직접 공수된다.
자, 이젠 맛에 탐닉해 보자. 꽁치 과메기를 다시마나 김에 얹는다.(김도 직접 생 김을 구워 내 놓는다.) 옆 접시에 놓여있는 파쫑이 삐끼라도 할 것처럼 유혹적으로 시야에 들어 온다. 하나를 집어 함께 싼다. 입으로 넘겨 씹자 꾸득꾸득한 고소함이 얼굴에 미소를 만들어 놓는다. 냉동 멍게는 자신은 결코 냉동이 아니었다는 듯이 안간힘을 쓰며 멍게 특유의 향을 뿜어 낸다. 굴 전은 한 입 물자 툭 터지며 연평도, 서해안 수평선의 잔잔한 맛을 만든다. 오징어 순대는 육고기의 묵직한 식감을 바다 향과 함께 느끼게 해 준다. 블루 마린은 참치 전문점에서 나오는 씹으면 씹을 수록의 흰 살의 고소함이 배어 있다.
송도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맛은 “生 와사비”다. 병어회 한 점 위에 생 와사비를 고명처럼 얹은 후 살짝 스치듯 간장에 찍어 한 젓가락 살포시 들어 입으로 넣으면 병어 특유의 쫀득 씹히는 맛과 와사비의 강한 매운 맛이 잘 어우러진다. 이 생 와사비는 고급 일식 집에서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라푸 라푸 보다 병어회의 씹히는 식감이 더 좋다.
송도에서 제일 실속 있게 두 가지의 맛을 모두 느끼려면 스페셜 오더를 하면 된다. 스페셜 오더는 4인 이상이어야 하고, 일인당 1,100페소를 주면 모듬 사시미와 앙거스 프리미엄 육고기가 써빙된다. 쓰끼다시는 무한정 리필이 된다.(어떤 눈치도 볼 것없이…) 물론 매운탕은 당연히 따라 나온다.
깜박하고 필자가 주문을 못했지만, 얼큰한 매운탕 보다 깔끔한 지리를 요구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아주 큰(?) 식당, 송도(松島) 탐방을 정말 아쉽게 마무리한다.
위치는 SM Megamall 뒤 쪽 Podium 건너편 ADB avenue 예약 전화 번호 : 636-3626/636-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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