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로운 기운을 얻고자 서산(瑞山)을 다녀왔습니다.
요렇게 단체사진 찍었다가(요긴 황금산 코끼리바위), 한 분 빠졌길래 다시 찍었습니다.
요긴 서산마애삼존불 앞.
앞 사진하고 비교하면서 숨은그림찾기 해보세요. 이 중에 누가 빠졌을까요?
당일 코스라 일정도 부담 없고 회비도 부담 없어 좋다더니 참석자는 1박이나 당일이나 뭐 거기서 거기.
14인승 우등버스 나올 날만 기다립니다. ^^
서산9경 중 1, 2, 7경을 다녀왔습니다.
9경은 지나가다 버스 차창밖으로 봤고, 3경은 작년에 다녀왔어요.
우리가 다닌 순서는 무시하고 서산 1경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3대 읍성 중 하나,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해미읍성입니다.
남한산성이나 수원화성에 버금가는 저 성벽을 보세요. 저건 암만 봐도 지방 읍성의 담벼락 규모가 아닙니다.
그렇다네요! 해미읍성으로 불리기 전에는 충청병마절도사영이었다네요. 충청도 전체의 병권을 통솔하는 관아가 있던 자리니 성벽이 저리 높을 수밖에요.
읍성 내부 규모도 무지 큽니다. 충청병마절도사영 시절에는 천 명 가까운 병력이 거주했다고 합니다.
왼편에 익숙한 얼굴이 보이시죠?
지난 8월 17일 해미읍성을 다녀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토피어리? …와 비슷하게 만든 모형입니다.
교황이 왜 다녀가셨냐 하면,
바로 이 해미읍성이 천주교 박해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종교적인 신념을 지키다 저 회화나무(이 지역 사투리로 호야나무)에 매달려 많은 신자들이 고문을 당하가 순교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옥사도 재현해 놓았습니다.
이곳은 해미읍성이라기보다는 해미읍성공원이라고 해야 더 정확합니다.
왜냐면 이곳엔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3대 읍성 중에 순천 낙안읍성이 이곳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그건 그곳에 사람이 거주한다는 것입니다.
문이 열리면 들어온 입장객들이 휴식을 즐기다 문이 닫힐 때 나가야 하는 곳!
그래서 공원입니다.
이름도 예쁜 해미읍성(海美)이었습니다.
이 부처님을 처음 봤다는 사람이 있을까요?
천수만의 철새, 서산 간척지와 농장, 간월도와 어리굴젓, 가로림만과 삼길포항, 개심사, 앞서 소개한 해미읍성까지…
서산에 많은 랜드마크가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서산표'는 바로 이 서산마애삼존불이 아닐까요?
왜냐? 교과서에 나오니까!
(요즘도 나오나???)
엥, 이게 뭐지??? 싶으시죠?
문화재를 보호한다며 보호각을 설치한 적(1965~2007년)이 있었습니다.
자연채광이 차단되니 저렇게 삿갓등을 든 관리인이, 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른 백제의 미소를 시연(?)해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도 우스꽝스럽거니와 무엇보다 보호각 설치 이후로 습기가 차서 오히려 보호각이 문화재를 훼손하게 되자 지난 2007년에 보호각을 철거하고 자연채광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보호각은 철거했지만 그 아래 설치한 단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본래 모습은 이랬다고 합니다.
두 사진 모두 출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3(유홍준 지음)입니다.
유홍준 책 얘기 나온 김에 재밌는 얘기 하나 할까요?
서산마애삼존불을 발견(1959년)하게 된 에피소드!
문화재를 찾아다니던 학자 한 분이 이 동네 나무꾼에게, 혹시 인근에서 불상을 보지 못했느냐고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나무꾼 曰
… 저 인바위에 가믄 환하게 웃는 산신령님이 한분 새겨져 있는디유, 양옆에 본마누라와 작은 마누라도 있시유. 근데 작은 마누라가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손가락으로 볼따구를 찌르고 슬슬 웃으면서 용용 죽겠지 하고 놀리니까 본마누라가 짱돌을 쥐고 집어던질 채비를 하고 있시유
부처님을 산신령 내외로 알아본 나무꾼의 묘사가 참신(?)합니다. ^^
어때요? 코끼리 닮았나요?
지금은 썰물 때라 실감이 덜 날 테고, 밀물 때 코끼리 코 바로 아래쪽까지 물이 차오르면 진짜 물 마시는 코끼리를 닮았습니다.
황금산 코끼리바위는 얼마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핫한 관광지 중 한 곳입니다.
바위 옆이 몽돌해변인데 여기서 몇 시간 쉬다 가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고독을 씹거나
최신 쎌카봉을 시험하거나
기냥 바다를 조망하거나
퍼포먼스를 하거나
이 모든 게 같잖다는 듯이 쪼개거나
뭘 해도 괜찮죠? ^^
점심은 서산에서 나름 한정식으로 유명한 대도관에서 먹었습니다.
비주얼로는 그냥 그래 보이는데 음식 하나하나가 맛이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짜지 않아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카페 회원 중에 해미 출신 '하루' 님께서 추천해주신 집입니다.
하루 님으로 말씀드리자면 작년 4월 10일 회원 가입 이후 108회를 방문하는 동안 글쓰기 한번, 댓글 한번 남기지 않은 그야말로 '눈팅의 제왕'이십니다. ^^
그래도 요번에 한 건 제대로 하셨습니다. 덕분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짧고 굵게 다녀온 15차 서산 여행!
"스산 어땠시유? 괜찮았지유?"
11월 1일 화천 비수구미서 봐유!
첫댓글 아 사진 ~꺄르르륵~ㅎㅎ서산후기 언제 올라오나 오매불망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요!~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여행후기로도 웃겨주시는 대장님!
댓글여왕께서 귀환하시니 글 쓸 맛이 납니다. ^^
이기동 회원님 보고 빵터짐~~~ㅋㅋ
아 어쩔.
거기서 거긴데 다시 부활 안 하나요?
일단 화천은 당일로 다녀와야지요.
근데 요번엔 오지도 않을 거면서 ㅠ
@회화나무 안 가는게 아니라 못 가는겁니다.
회원들의 방문횟수까지 검열이 되는군요.. ㅎㅎ
에 비행님으로 말씀드리자면 방문횟수와 댓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