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고전 독서 교실을 다녀와서..
독서독인-독서는 인간을 어떻게 단련시키는가.
부산 경남여자고등학교 1학년 8반 15번 손 민 지
기차를 타고 들뜬 마음으로 부산역을 떠났다. 도착지는 밀양역. 밀양역에 내려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 밀양에 위치한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였다. 내 나이 또래 아이들이 많았다. 다들 동갑이나 나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다. 앞 로비에서 이름표를 받고 같은 학교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오늘 강의를 들을 준비를 했다. 학생들이 많았고 무슨 강의를 하실까? 내심 기대도 됐다.
오늘 강의는 독서독인이라는 책을 주제로 한 것이다. 드디어 강의가 시작됐다. 교수님께서 생각 외로 편안한 옷과 인상을 가지고 계셨다. 교수님 성함은 박 홍 규 교수님이셨다. 그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는데... 독서독인이라는 책과 거의 비슷했다. 책을 읽긴 했지만 내용이 어렵고 단어도 어려워 읽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교수님은 약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시는 것 같았다. 물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중 독특한 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강의의 내용은 약간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하며 그저 미소로만 표현했다. 그 강의를 듣고 느낀 점이 있다면 책을 잘 읽고 한 번 더 생각을 가지고 글의 내용을 받아들이라는 주장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또 비판적이고 주체적으로 독서를 하자 이런 교훈을 말해 주시고 싶어 하셨던 것 같다.
강의가 끝나고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같은 학교 친구들과 강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 갔다. 학생들의 생각은 다 비슷했다. 강의가 좀 부정적이었다, 색달랐다, 어떤 아이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런 내용으로 다들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 했다.
이제 각자 모둠에 가서 토론을 할 차례이다. 이런 경험이 얼마 있지 않아서 긴장한 상태로 강의실을 찾아갔다. 나는 15모둠이다. 학생 여섯 명, 선생님 두 분 이렇게 총 여덟 명이었다. 자기소개를 했다. 긴장된 탓인지 말이 잘 나오지 않아 가장 간단하게 학교와 이름을 밝혀 인사만 했다. 처음에는 다들 서먹서먹하니 어색했지만 차차 나아졌다.
처음, 주체적인 독서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을 들어 볼 수 있었다. 나는 흥미 있는 책을 찾아 읽는 게 주체적인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면 거부감도 없이 내용도 더 잘 받아들여 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생각 중에서 자기가 직접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려 책을 고르고 그 책을 읽게 되는 것이 주체적인 독서방법이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가장 주체적인 독서방법에 가까운 답인 것 같았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계발도서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베스트셀러나 자기 계발 도서는 잘 읽지 않는다는 답이 대부분이었다. 대중적이라서 ‘어, 사람들이 많이 사가네?’하며 따라서 베스트셀러 도서를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읽지도 않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는 이유였다. 그 말을 들어보니 일리도 있었을뿐더러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독서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교수님께서 말하길 교과서는 획일주의, 전체주의, 독재적이라고 이야기 하셨다. 그래서인지 할 이야기가 많았다. 토론할 때, 그래도 교과서에서 기본 바탕을 만들어야 다른 새로 덧붙일 것도 많지 않겠느냐 하는 주장이 나왔다. 그 주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 주장도 비슷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친 후, 6월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토론을 마쳤다. 밀양에서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오는 동안 나의 독서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뜻 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