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코르크 전체 부피의 85%가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되어 독특한 물리적 성질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해 연하고 가벼우면서 탄력성이 좋아 압력을 가해도 금방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이다. 코르크는 물과 공기를 통과시키지 않고 탄력성이 좋아 힘들이지 않고 병입구에 집어넣을 수 있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병에 들어간 와인은 유리, 코르크 그리고 한정된 양의 공기와 접촉하게 되는데 그 어떠한 것도 와인에게 화학적인 변화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와인헌법(?)이다.
어떤 경우든 와인은 일단 병 속에 들어가면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르크는 표면에 있는 작은 구멍에 곰팡이 같은 것이 생기거나 먼지 등이 들어가 비위생적이 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보통 레스토랑이나 와인 공장에 가면 와인병을 뉘어 보관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왜 이렇게 할까. 와인병을 세워 오래 보관하면 코르크가 건조해지면서 바깥쪽 공기가 쉽게 들어온다. 공기가 들어오면 와인의 질이 달라진다.
그러나 와인 병을 누이거나 거꾸로 두면 코르크는 와인과 접촉하여 팽창하므로 공기가 들락거릴 틈을 주지 않는다. 코르크를 통해 공기가 들락거리면 와인은 쉽게 산화되어 맛이 변해 마시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준다. 그래서 와인은 항상 뉘어 시원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다. 주둥이 부분이 밑으로 가게 해서 45도 정도 기울여 놓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러니 와인이 만날 누워 있다고 탓하지 말지어다. 옛날에는 나무를 깎아 기름먹인 헝겊으로 싸서 병을 틀어막았는데 제대로 밀봉되지 못해 맛이 떨어졌다.
그러면 몇백년 된 와인은 갓 출하된 와인보다 맛이 더 있는가. 여러가지 이설도 있기는 하나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와인은 병에 들어가면 애초의 맛을 개봉할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병 안에서 변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당연히 와인을 오랫동안 보관한다 해서 더 좋아질 것은 없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면 미세한 변화가 생겨 맛이 부드러워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값은 왜 비싼가. 그건 오래되었다는 희소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괜한 허영심 때문에 비싼 값에 사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