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와인을 맛있게 마시기 위한 기조 지식① 온도
와인은 몹시 민감해서 마시는 방법에 따라 본래의 맛을 즐길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회와 다음 회에서는 와인을 맛있게 마시기 위한 기본적인 약속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마시기 적당한 온도에 관한 내용입니다.
많은 와인 책에 ‘적포도주는 실온’, ‘백포도주는 차갑게’라고 적혀 있지만, ‘실온’이라는 것은 에어컨이 없던 시대의 이야기이므로, 지금 시대에는 구체적인 적정 온도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와인의 종류에 따라 마시기 적당한 온도는 대강 다음과 같습니다.
ο 풀 보디, 장기숙성형 적포도주 / 15~18℃
ο 미디엄 보디, 적포도주 / 13~15℃
ο 라이트 보디, 빨리 마시는 타입의 적포도주 / 9~12℃
ο 신맛 나는 백포도주 / 8~13℃
ο 약간 신맛 나는 백포도주 / 5~10℃
ο 단맛 나는 백포도주 / 5~8℃
백포도주의 경우는 병의 라벨에 ‘단맛’, ‘신맛’이라고 적혀 있으므로 마시기 적당한 온도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포도주의 경우 맛의 경향이 적혀 있지 않은데다, 초보자에게는 용어 설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보디]란 와인을 마셨을 때 느끼는 맛의 진함과 무게-소위 감칠맛을 표현하는 용어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보디]가 무거울수록 장기간 숙성한 뒤 마시면 맛있는 [장기숙성형]이고, 가벼울수록 만든 뒤 일찍 마시는 것이 적절한 [빨리 마시는 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와인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어느 타입인지 알 수 없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격과 병의 모양으로 각각 쉽게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이 있으므로 (단, 어디까지나 원칙이므로 예외도 있습니다) 그것으로 마시기 적당한 온도를 판단하면 됩니다.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ο 풀 보디 ․ 장기숙성형 : 값이 비싸다, 병이 무겁다, 바닥에 오목한 부분이 있다, 코르크가 길다.
ο 라이트 보디 ․ 일찍 마시는 타입 : 값이 싸다, 병이 가볍다, 바닥이 평평, 코르크가 짧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온도조절을 하면 될까요?
필자의 경험으로 미루어, 손바닥을 병에 댔을 때 풀 보디․ 장기숙성형 적포도주는 [기분 상 약간 차갑게], 단맛의 백포도주는 [확실하게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하면 맛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다른 와인은 이것의 중간입니다. 먼저 이 감촉을 손바닥에 기억시켜 둡시다.
통상 에어컨을 튼 방은 23~25℃정도이므로 와인 셀러가 없을 때는 어떤 와인이나 냉장고의 채소실(3~5℃정도)에서 차갑게 할 필요가 있는데, 시간 절약을 한다고 냉동실에서 급속히 식히는 것은 금물. 맛이 망가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채소실에서 장기 보관한 와인을 마실 때는 꺼낸 뒤 종류에 따라 30분~1시간 반 정도 놔두고 손바닥으로 병을 만져봐서 적정 온도로 돌아갔는지를 판단해 주세요.
이제까지 마시기 적당한 온도를 의식하지 않은 분은 위의 방법을 추천합니다. 맛이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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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각없이 마셔본것 같은데, 이런 온도를 맞추면, 과연~~ 어떤 맛일까요?? 정말 궁~금,하네요
예전에 어느 두메 시골에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했는데 부모님께서는 달리 대접해 드릴 것도 없고 해서 집안 여기저기 뒤져보니 맥주가 한병 있더랍니다. 뭘 대접해 본적이 없는 부모님은 선생님께 차게 드리기가 뭐해서 따뜻하게 뎁혀 드렸답니다. 이 따뜻한 맥주를 드신 선생님께서는 평생 이보다 더 맛있는 맥주를 드신적이 없답니다. 무조건 따뜻하게 대접해야 하는 소박한 마음 때문이었죠. 저도 어디가면 따뜻한 맥주를 대접받을 수 있을까요??
어느 두메 시골로 찾아가 보렴
약간의 상식에 살을 붙이는 재미가 알콩 달콩이네요
선배님 살을 붙인게 아니라 뺀겁니다.
부기 아우야~ 내가 알고 있는 몇가지 와인에 대한 상식에다가 낙주가 올려주는 자료를 열심히 읽으니 도음이 된다는 야글쎄
이해력이 부족한 유부기...저도 살좀 붙여야 되는데 ..
마음 먹기 나름이지...일체유심조라고 하던가!!